시티센터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위치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민간자금이 투자된 도시 콤플렉스다.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과 두바이 월드의 합작으로 탄생한 시티센터에는 브다라(Vdara), 아리아(Aria), 만다린 오리엔탈([Mandarine Oriental)까지 총 5000개가 넘는 객실을 가진 세 호텔 및 4만 6000㎡ 면적의 쇼핑, 엔터테인먼트 공간인 더 크리스탈이 위치해있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서 가장 현대적인 건축물로 손꼽히는 시티센터에 위치한 빌딩들은 모두 친환경적 건축기술인 Green Technology를 채택함으로써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건축물로 인증받아, 스트립에 위치한 여타 호텔들과의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월,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변화가 있었다. 기존 시티센터에 위치하던 만다린 오리엔탈 라스베이거스 호텔이 힐튼 계열사의 상징적인 최고급 브랜드 월도프 아스토리아 라스베이거스(Waldorf Astoria Las Vegas)로 탈바꿈한 것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뉴욕의 왕궁’이라고 불리는 미국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 뉴욕(Waldorf Astoria New York)은 지난 2014년 중국 자본, 일명 ‘차이나 머니’에 인수되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와 더불어 2018년, 라스베이거스에서도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음식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판다 익스프레스(Panda Express)의 CEO, 중국계 미국인 앤드류 청(Andrew Cherng)에게 2억 1400만 달러(한화로 2400억 원)가 넘는 가격에 인수됨에 동시에, 힐튼 호텔이 ‘월도프 아스토리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경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월도프 아스토리아는 오늘날까지 기존의 만다린 오리엔탈이 보여줬던 아이덴티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 시절부터 시작된 애프터눈 티 라운지의 동양적인 장식들이 줄어든 것과 ‘The Mandarin Bar’라고 불리던 호텔의 바가 ‘The Skybar’로 바뀐 점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시티센터의 위치한 아리아 호텔과 브다라 호텔은 빠르게 자동화돼가는 호텔 트렌드에 발맞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월 호에서 소개한 바 있는 아리아 호텔의 모바일 체크인, 체크아웃 시스템과 더불어, 브다라 호텔에서는 Fetch와 Jett이라는 한 쌍의 일명 ‘로봇 버틀러’를 도입했다. 브다라 호텔의 투숙객이 객실 내부에 마련된 태블릿을 이용해 간단한 간식, 커피 등을 주문하는 동시에, 호텔의 직원이 주문한 아이템을 로봇 버틀러에 실은 뒤 로봇 스스로 투숙객의 객실 앞까지 찾아간다. 브다라 호텔 현직원의 말에 따르면 일평균 30~40건의 배달을 수행하는 로봇 버틀러 Fetch와 Jett은 한화 1만 원에 가까운 Service Fee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동반한 투숙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배달까지 걸리는 시간은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시스템화된 엘리베이터를 통해 로봇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복도에서 마주치는 투숙객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피해 다니며, 배달 완료 후 진행되는 설문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Shimmy Dance’라는 춤까지 추는 기능을 갖췄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일명 자동화 현상 시대가 도래한 2019년, 정통성과 보수성을 강조하는 호텔 산업계에서도 이처럼 기계가 인력을 대신하는 현상은 현 호텔경영학도의 입장에서 봤을 때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프론트 데스크를 없애고 셀프 체크인, 체크아웃을 도입한 호텔들이 수없이 존재하며, 브다라 호텔처럼 기계가 버틀러의 역할까지 맡고 있는 현 호텔산업의 기계화 트렌드는 필자와 같은 호텔경영학생들뿐만 아닌 호텔산업 종사자 모두가 눈여겨볼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김민석
University of Nevada, Las Vegas 재학생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주립대에 재학중이며 라스베이거스 현지의 호텔산업 소식을 전하는 특파원 역할을 맡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