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투입할 수 있는 현장형 인재가 필요하다’, ‘갖출 것은 다 갖췄는데 업무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이러한 고용자와 근로자간의 괴리는 호텔을 포함한 관광업계 이외에도 심심치 않게 드러난다. 이는 그동안 사업장의 직무에 대한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와 구직자의 경우에도 본인이 원하는 직무에 필요한 실질적인 업무 능력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일선에 뛰어드는 일 때문에 야기된 현상이다. 이에 국가가 나서 어떤 업장에서도 어떤 근로자에게도 통용될 수 있는 직무능력표준을 세웠다. 관광·레저 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직무능력표준을 관광과 레저관련 기업에 필요한 표준을 전파하고 이를 토대로 제대로 된 인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직무능력표준은 무엇이고 관광·레저 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일까?
국가직무능력표준이란?
국가직무능력표준, NCS는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의 약자로 국가가 산업현장의 직무수행에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그간 우리나라 각 산업군의 고용주와 근로자들이 직무에 대한 개념이 모호했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생겨난 제도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가 그간 양적 성장에 치우쳐진 산업화시기를 거치면서 외국 기술의 도입과 직무경험에 의존하는 다분히 공급자 중심의 교육훈련체계와 이론과 자격검정 위주의, 소위 말하는 스펙위주의 인재양성이 되다보니 생겨났다. 관광·레저 ISC 김영삼 사무총장(이하 김 사무총장)은 “기존에 직무능력보다 학력과 자격에 의해 능력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는 결국 취업단계에 진입한 수많은 예비 직업인들을 스펙만능주의에 빠지게 하는 현상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의 지출과 취업 후에도 기업에서는 직무재교육에 소요되는 소모적 시간과 직간접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국가직무표준(NCS), 각 직무별로 산재돼 있던 직무능력의 기준과 적용방식을 하나로 통일해 고용자와 노동자의 채용 및 근무 과정의 혼란을 줄이고자 한다.
국가는 NCS를 기반으로 현장성 있는 학교교육, 직업훈련체계 및 자격제도 개편을 진행하고 있으며 각 산업현장에서 편견 없는 블라인드채용 확산을 통해 실력중시 및 투명한 인사제도의 정착에까지 활용하고 있다. NCS의 표준은 한국고용직업분류(한국고용정보원이 작성한 직업분류 명칭으로 구인, 구직을 위한 직업분류로 이뤄져 있으며 우리나라 직업현실을 가장 잘 반영한 분류)를 중심으로 대분류(24개)>중분류(80개)>소분류(238개)>세분류(887개)의 분류들을 토대로 개발된다.
올해 2기를 맞이한 관광·레저ISC
NCS에 대한 기본 골자는 산재돼 있는 기준들을 산업별 하나의 기준으로 세우는 것이다. 이에 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Industry Skills Council, ISC)를 구성, 해당 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협·단체(사업주단체), 대표기업, 근로자단체들을 모아 실무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토록 하고 있다.
관광·레저ISC의 경우 2015년 최초로 설립된 13개의 ISC에 더해 2016년 공모절차를 거쳐 추가로 발족됐다. 대표기관은 (사)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며 관광·레저산업분야의 대표적인 14개 협·단체 및 기업으로 사업제안 제출 및 심의 후 최종 선정됐다.
최종 선정 이후에는 매년도 말 사업성과보고 및 심의 평가를 거쳐 차년도 사업계획 제출 및 심의 평가를 통해 연도별 예산 지원 및 ISC 사업지속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NCS의 활용이 중요한 ISC
그렇다면 이들이 하고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산업별 ISC의 주요 수행기능은 대표기관을 중심으로 운영위원회 등의 회의체를 운영하고 산업계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인력수급조사 및 실태분석을 실시한다. 또한 국가가 개발한 NCS를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놓치지 않도록 개발, 보완하며 이를 토대로 NCS의 적용이 필요한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도 진행한다. 이외 자율제안 및 기타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큰 프레임이다.
위 비전을 실현하고자 NCS의 활용 및 확산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관광·레저ISC에서는 개별사업으로 일학습병행제와 NCS기업활용컨설팅을 올해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독일과 스위스식 도제제도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도입한 제도로 기업에서 구직희망자를 학습근로자로 채용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며 맞춤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일학습병행제는 업무를 하면서 부족했던 이론을 병행 보완하는 ‘재교육’과 이론을 공부하면서 필요한 실무능력을 미리 현장에서 익히는 ‘신입교육’ 형태로 나눠져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국가의 교육훈련 운영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므로 교육훈련의 미스매치를 해소할 수 있고 기업의 재교육 및 수습비용이 대폭 감소한다는 이점이 있다.
신청은 연 4회 분기마다 이뤄지며 상시근로자가 50명 이상인 기업으로 해당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갖추고 CEO의 인력양성 의지가 높은 기업 중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컨설팅 및 실사를 통해 선정, 선정된 기업은 관광·레저ISC가 개발한 훈련과정 및 학습도구에 의해 교육을 받는다.
다음으로 NCS기업활용컨설팅은 국가에서 전문 운영기관을 선정해 중견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NCS기반 컨설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 맞춤형 사내 교육·훈련프로그램, 신규 직원 채용 프로세스 등을 기업에 개발 및 제공, 능력중심의 인적자원관리 및 기업발전을 추구하고자 한다. 즉 매뉴얼화가 돼 있지 않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해당 기업의 실정에 맞게 업무 프로세스를 제공, 실제 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마련해준다. 현재 해당 사업의 경우 연초에 신청을 받아 올해는 서울랜드, 라마다프라자수원호텔, 밀리토피아호텔, 신양파크호텔 등을 포함, 약 30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필요한 NCS 적용
관광·레저ISC의 경우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우수사례로 지정된 곳은 아직 없지만 기존에 진행된 기업의 사례를 보면 한 철강 생산 전문 업체 A의 경우, NCS 기반 블라인드 채용의 성과로 입사지원자가 컨설팅을 받기 6개월 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신입사원 이직률은 53%에서 14%로 감소했다. 또 다른 예로 B 신소재 관련 기업의 부사장은 “NCS기업활용컨설팅을 통해 기존에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업무들이 명확한 업무분장이 됐고, 이로 인해 직원 만족도와 책임감이 대폭 상승했다.”며 “업무 표준화는 물론 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릴 뿐 아니라 업무 경험과 노하우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도록 해 결국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레저ISC가 발족된 지 이제 3년차에 들어섰다. 작년 첫 사업을 시작으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잘 활용만 한다면 고용자도 근로자도 만족할만한 제도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김 사무총장은 “아무래도 호텔의 경우에는 특급호텔보다는 3~4성급의 중소호텔들에서 수요가 많기도 하고 우리 관광·레저ISC에서도 중소기업에 보다 맞춤형으로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다. NCS 기업컨설팅의 경우에는 올해 신청은 마감을 했지만 일학습병행제의 경우에는 7월부터 3차 공모 신청을 받는다. 기업 부담금 없이 표준화된 직무능력대로 직원들의 체계적인 역량교육이 가능하니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올해 사업을 통해 NCS 활용 우수사례 배출할 것”
관광·레저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김영삼 사무총장
작년 한 해 첫 발을 디뎌 1기 사업을 진행했다. 작년에 이뤄진 사업에 대해 소개한다면?
관광·레저ISC는 매년 정해놓은 목적 달성을 위해 연차별 산업인력현황보고서를 작성함으로써 우리 산업의 전반적인 현황과 업종별 인력수급실태 파악 및 문제점 도출 후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결과물을 참여기관 및 기업을 비롯한 학계와 유관기관에 제공하고 피드백을 받아 보완, 반영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보고서의 정확도와 실효성을 높이고자 노력한다. 2017년 전략사업으로는 최근 산업별 융·복합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농촌관광과 6차 산업의 연계를 통해 지역관광의 활성화를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효과적인 양성방안에 대해 제시한바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관광·레저ISC에서 진행하는 일학습병행제의 경우에는 신입직원보다 기존에 있던 재직자 교육 전형으로 이뤄진다. 경력직원이 신입직원을 회사 실정에 맞게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교육 툴을 제공하며 작년에 참여한 기업으로는 진성관광개발의 JS호텔, 인천로얄호텔, 호텔앤리조트제주, 캠퍼트리호텔 등이다.
예를 들어 제주에 있는 호텔이 일학습병행제 지원을 원해 이를 국가에 신청하면, 공단에서 실사를 통해 지원을 받을만한 의지가 있는 기업인지 검토 후 승인을 한다. 이후 승인이 된 기업이 관광·레저ISC에 배정이 되면 인근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Off Job Training을 실시, On Job Training은 해당 기업에서 진행하게 된다. 이때 관광·레저ISC는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도록 개발책임자를 지정, On Job Training을 지원한다. 기본 골자는 기업이 주도적으로 기업 내에서 진행하는 것이므로 우리는 기업이 NCS를 자체적으로 활용해 실무위주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호텔 인재개발 이슈는 어떤 것이 있는지?
2016년 기준으로 최근 4년간 국내 호텔 수는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객실 수로는 6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같은 비율로 일자리는 많이 늘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와 약화된 업계 진입장벽으로 인해 높은 이직률, 고용불안정도가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추세로 노동력 위축, 장기적으로는 노동력 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운영상의 고정비용(인건비) 절감 추구 현장은 심화되고 있다.
또한 산업의 발전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새로운 직종과 직무가 생겨나고 있고 기존의 전래적 방식의 직무교육체계로는 더 이상 변화의 흐름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어렵다고 판단, NCS의 개선보완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금년도에 진행하고 있는 자율기획사업 중에 「관광레저산업 내 ICT 도입 및 적용에 따른 분야별 직무수요 변화현황 및 전문인력 수요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ICT신기술 기반 수요변화를 고려한 신 교육훈련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의 홍보가 중요할 듯하다. 계획은 무엇인가?
우선 관광·레저ISC의 2기(2018-2020)의 주 전략과제를 설명하자면 △관광·레저산업현장 중심의 인력양성 표준 정립, △관광·레저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인력양성체계 구축, △고용영향평가 결과를 반영한 인적자원개발 관련 정책제안기능 강화, △유관기관 네트워크 확대 및 산업계 내 대표성 강화, △자율기획사업 확대로 관광·레저ISC의 지속가능성 확보 총 5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NCS 추가개발 및 보완, 일학습병행제 및 NCS기업활용컨설팅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기 사업에 접어들면서 관광·레저산업분야 내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고 ISC 추진사업의 공신력을 높여 위원회의 대표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목표를 세웠다. 이를 기간 내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일학습병행제는 최근 현장형 인력부족문제가 심해지면서 관심도 많이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대내외적인 활동을 통해 관광·레저ISC가 하는 일과 기업에 소개할 수 있는 사업들을 홍보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잦은 홍보를 통해 참여기업을 늘리고 관광·레저 부문의 인재들을 배출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