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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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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f’s Restaurant] ‘쿠키 아티스트’라고 불러주세요! -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 이경란 대표


쿠키에 대한 인식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자리 잡힌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저 쿠키는 우리에게 있어서 서양과자일 뿐이었고, 더러는 아직까지도 어린 아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 쿠키가 서양 디저트 문화, 한 자리에 차지하고 있으며 그 문화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가 있다. 대학교 입학은 플루트로 했지만, 졸업은 호텔경영으로 했다는 이경란 대표는 약 20년 동안 쿠키만을 생각해왔다. 자신만의 브랜드 ‘스마트 쿠키’를 론칭한지도 15년이 넘어가며, 함께 일한 동료들도 다 10년 지기다. 사람 관계도 일도 뭐든지 꾸준히 차근차근 진행하는 ‘쿠키 아티스트’ 이경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오진희 기자 | 사진 조무경 팀장


Q. 대학교 입학할 때까지 음악을 전공했다고 들었습니다. 갑자기 호텔경영으로 전공을 바꾸고, 쿠키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습니까? 어떻게 쿠키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까?
외교관이었던 아버지 덕에 대학교 졸업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외국에서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음악을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플루트를 어렸을 적부터 배웠습니다. 미국의 대학교는 입학시 과에 대한 경계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보통 2학년 말에 과를 정하게 되는데, 호텔경영 수업을 들으면서 저와 더 잘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교 전공 선택 및 쿠키 사업 결정에 있어서 부모님은 당연히 탐탁지 않아 하셨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제 선택에 대해 존중해주시고, 잘 선택한 것 같다며 응원해주십니다.
어렸을 적, 외교관 관련 각종 모임(회의, 파티 등) 때 어머니를 도와 음식 및 디저트를 준비하고 만들면서 저와 쿠키의 인연은 시작됐습니다. 당시 비용절약 차원에서 많은 행사들을 외교공관에서 직접 만들고 개최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 졸업 후 귀국해서 호텔에서 마케팅 업무를 봤었습니다. 한국어 보다는 영어가 편했던 탓에 자연스럽게 외국인 호텔 관계자, 셰프와 친하게 지내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의 외국인 셰프 친구들이 디저트 분야로 고민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정통 서양식 디저트와 쿠키의 맛, 향 등은 한국 소비자들이 어색해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대략 20여 년 전 당시 한국에서는 셰프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으며, 다양한 식문화가 막 들어오기 시작할때였습니다. 당시에 저는 쿠키를 만들고 함께 나눠 먹는 것을 좋아했는데, 여유시간에 집에서 만든 수제쿠키를 맛보고는 호텔/외식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친구들(주로 셰프)이 ‘수제쿠키’를 만들어보라고 강력하게 권유했습니다. 내가 만든 쿠키와 케이크들을 맛보고 즐거워하는 친구/지인들의 모습에 행복했고, 맛있는 쿠키에 대한 열망이 생겨 시작하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언제쯤 본격적으로 ‘수제쿠키’ 사업을 진행했습니까? 처음 시작했을 때 쿠키에 대한 인식이 있었을 때였습니까?
사실 저는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탓에 친구들의 권유에도 쉽사리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대략 7~8년간 지인들의 권유가 계속됐고, 쿠키에 대한 열망이 점점 더 커져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제가 시작했을 때만해도 한국에는 쿠키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생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케이크만큼 쿠키도 어른들이 즐겨먹는 디저트라는 인식이 생겼지만, 당시에는 어린 아이들만 먹는 서양과자란 개념이 강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잘 말해주는 단적인 예로, 10년 전 쯤 저는 현대백화점에서 지금의 팝업스토어 형태로 제가 만든 수제쿠키를 프로모션 했었습니다. 그 때 ‘폭발적인 인기’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소해 했으며, 아이들이 먹는 질좋은 과자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케이크와 쿠키를 디저트로 즐겨 먹으며, 유명 백화점 지하에는 맛있는 쿠키와 케이크를 맛 볼 수 있는 유명 디저트 브랜드가 들어와 있습니다. 이것만 본다고 하더라도 확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여전히 디저트라는 개념이 모든 사람들에게 확고하게 자리 잡혀있지는 않지만, 큰 변화가 있었고 다양한 문화 발전을 위해서 저와 같은 ‘쿠키 아티스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쿠키 아티스트’라는 개념은 조금 생소합니다. ‘쿠키 아티스트’란 어떤 사람들을 말하며, 어떤 일을 합니까?
쉽게 말하자면 쿠키와 관련된 모든 사항, 제품 콘셉트 및 레시피 개발, 생산 제조 방법지도 및 품질관리, 생산시설 및 판매시설 디자인, 포장 패키지 디자인 등 쿠키와 관련된 일련의 사항들을 컨설팅하는 전문가를 말합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쿠키 아티스트’에 대한 개념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수년간 레시피 개발을 하고, ‘수제쿠키’를 선보이며, 제 쿠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쿠키뿐만 아니라 어떤 니즈가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함께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쿠키 아티스트’가 된 것입니다. 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역시 쿠키 레시피 연구입니다. 저는 처음 쿠키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기록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김치를 만들 때도 같은 사람이 같은 재료로 만드는 데 맛이 다 차이가 납니다. 그런 것처럼 쿠키는 같은 재료로 같은 방법으로 만드는 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이를 다 기록하고 최대한 오리지널 맛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이렇게 실험하고 찾아 정립한 레시피만 해도 100여 개가 넘습니다. 이는 다양한 고객들이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활용되고 있습니다.


Q. MPS(Michele Petite Sweets)에서 선보이고 있는 스마트 쿠키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스마트 쿠키란 무엇입니까?
스마트 쿠키는 제가 만든 ‘수제쿠키’의 라인 이름입니다. 저는 ‘I don’t localize the cookies I try to make it true to its origin.’라는 신념을 가지고 쿠키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쿠키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맞춰 크게 변형시키지 않고 오리지널 맛을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심플하면서 고품질의 쿠키를 제공하기 위해 저희 MPS는 오직 최고의 프리미엄 재료들만 엄선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음식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요소들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에서 추출한 신선한 재료들만을 사용해 신선함을 그대로 전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MPS에서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고품질의 미식 쿠키의 수요와 함께 고객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모든 제품들은 주문제작 형식으로 생산 및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가 선보이고 있는 ‘스마트 쿠키’는 無글루텐, 無방부제, 無인공색소, 無포화지방과 같은 요소들을 부분적으로 또는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화학적 제조기법을 배제하려고 노력하며 주문 제작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계절 특수성과 연관된 쿠키들은 해당 쿠키들의 재료가 가장 신선한 계절에만 생산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힘주어 말하고 싶은건 유전자 변형 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쇼트닝/마가린을 사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뭐든지 과하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저는 ‘스마트 쿠키’라인으로 쿠키를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호텔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에서도 MPS의 ‘스마트 쿠키’가 소비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쿠키와 관련된 일들은 우연한 기회에 제게 다가와 시작하게 됐고, 벌써 15년이 됐습니다. 인생 전체를 되돌아보면 어린 소녀시절부터 쿠키와 저는 운명적인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셀 수 없을 정도의 수제쿠키를 제 손으로 만들었지만 항상 쿠키를 만들 때 가장 행복하고 지금도 쿠키를 사랑합니다. 쿠키 관련된 일들만 생각하면 여전히 매일매일 흥분되고 즐겁습니다. 처음 조그마한 쿠키 쿠킹 클래스를 시작할 때의 목표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쿠키를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목표는 변함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무모하지만 다양한 쿠키와 관련된 새로운 일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험적 도전에 금전적 손해도 많았습니다. 아직까지도 상업적으로는 계산을 잘 못합니다.(웃음)
조그마한 바람이 있다면 제가 감히 개척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쿠키 아티스트’라는 직종과 직업을 널리 알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학양성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저와 함께 쿠키를 만들었던 동료들과 한국말도 서툴렀던 저에게 소중한 조언을 해주셨던 업계 선배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와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는 고객들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쿠키들을 다양하게 개발하자는 철학과 비전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2016년 1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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