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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2 (토)

레스토랑&컬리너리

[Creative Dining] 푸드트럭, 어디까지 가능할까?

요리와 함께 여행하는 로망!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이들의 꿈을 물으면, 열에 한두 명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라고 답하곤 한다. 여행하며 좋아하는 음식을 판다는 것,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올해 초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푸드트럭 성공신화를 이룬 로이 최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칼 캐스퍼’는 미국 전역을 돌며 쿠바 샌드위치를 파는데, 길리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특색 있는 음식이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등의 현실적인 조언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국내에서도 푸드트럭이 합법화가 됐다. 국내에서도 ‘제 2의 로이 최’를 만날 수 있게 되는 걸까?

취재 오진희 기자


푸드트럭 합법화, 로망 실현가능한가?
지난해 3월 ‘제 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표 정책으로 푸드트럭 사업을 내걸었다. 정부는 “6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고, “자동차 개조산업 활성화/내수시장 확대/청년 일자리 창출 등 1석 3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개조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길거리 푸드의 시대가 열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니 올해 8월 기준으로 허가받은 푸드트럭은 44대가 전부며, 차량 구조에 대해서도 제약이 많아 특색 있는 푸드트럭을 갖추기 어렵다는 평이다. 또한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는 것도 힘들고, 막상 받고 나서도 차량 구조변경 승인 등 10단계가 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운영자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
또한 푸드트럭의 가장 큰 특징 ‘이동’은 불법으로 간주돼, 푸드트럭 운영자들은 합법화의 큰 장점을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푸드트럭은 국토교통부가 고시하는 장소만 이용해야 하고, 지자체 관리 땅/놀이공원 유원지 및 문화시설 등은 경쟁 입찰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실제 정부가 규제해 놓은 푸드트럭 개조 부분은 0.5~1톤의 트럭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떡볶이/어묵/순대/튀김 등을 파는 기존 노점과 다른 점이 없어, 위생관리도 어렵고 운영자들의 특색을 보여주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여행하며 요리하는 푸드트럭의 로망은 국내에서는 아직 실현하기 어려워 보인다.


길거리 미식의 시대 열리나
이탈리안 푸드트럭 ‘곰파곰파’를 운영하고 있는 김채한, 김슬기 대표 역시 국내 곳곳을 여행하며 요리하고 싶은 로망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도봉구/강북구 일대나 SNS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의 가게 앞에서 허락 받고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슬기 대표는 “확실히 로드숍을 내는 것 보다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저렴하지만, 푸드트럭만의 장점과 개성을 살리기가 어렵다.”며, “현재는 ‘푸드트럭’이란 점을 활용해 SNS로 마케팅 활동을 하며 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푸드트럭만의 특색을 더욱 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요리를 담당하고 있는 김채한 오너 셰프는 “요리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김 셰프는 오전 시간 특색 있는 음식을 만들고자 요리 개발에 힘쓰고, 오후 4시부터 운영한다. 주로 파스타를 제공하는 김 씨는 자리를 잡고 파스타 면을 삶고 소분하면서 영업준비를 하며, 면은 일정시간 사용 후 남으면 버려 새로운 면을 준비한다. 이에 김 셰프는 “재료가 떨어지면 고객들에게 제공을 못할 때도 있다.”며, “그러나 고객들은 푸드트럭 음식이지만 신선하고 확실히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고객들이 다음에 다시 올 때는 반갑고 뿌듯하다.”고 전했다.
김 셰프는 푸드트럭 운영 전 안산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테라스가 있는 초집 마을’을 운영한 바 있고, 현재 약 5개월 째 푸드트럭 ‘곰파곰파’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하게 활용되는 ‘푸드트럭’
합법과 불법사이를 오가며 운영자들과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푸드트럭이 환영받는 곳은 따로 있었다. 푸드트럭이 합법화 되면서 지자체 행사 및 다양한 이벤트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10월 총 7일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내 물빛광장과 이벤트광장에서 펼쳐진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이하 서밤야)’ 행사에서는 음식 하나를 먹기 위해 1시간 가량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밤야를 진행한 서울특별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랫동안 줄을 서야하고, 푸드트럭 수가 부족하다고 항의하시는 시민들이 있다.”며, “밤도깨비 야시장은 합법적 영업허가를 받고 영업하는 국내 최대의 푸드트럭 야시장으로, 푸드트럭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완화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건전한 푸드트럭의 영업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만들어 진다면 더 많은 푸드트럭을 한자리에서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며, 푸드트럭 영업공간 확대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영국계 국제구호개발기관 한국지사 옥스팜 코리아는 스타 셰프 샘킴과 함께 푸드트럭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옥스팜코리아는 샘킴 셰프와 함께 내년 1월 방영될 MBC 글로벌 나눔 프로젝트 <LOVE챌린지> 시즌2 일환으로 지난 10월 인천에서 푸드트럭 행사를 진행했다.


INTERVIEW

푸드트럭을 통해 나눔의 가치 알리고파
보나세라 샘 킴 총괄셰프

요리가 맛있게 먹고 배부름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세상에는 아직도 굶는 사람이 우리의 생각보다 많다. 이번 푸드트럭 이벤트는 한 끼 먹을거리를 나눠, 굶주리는 사람들을 돕고자 마련한 자리다.
지난 번 서울/부산지역 푸드트럭 때는 파스타를 제공했다. 이번에는 메뉴를 좀 바꿔 점심메뉴로 미트소스 치즈 나초를, 저녁메뉴로 야채수프와 마늘빵을 준비했다. 조리와 설거지 등 불편한 부분들이 있지만, 고기를 다지고 야채를 썰고 정말 재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식자재 관리는 매우 엄격하게 진행되는데, 모든 재료는 당일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준비하며, 당일 모두 소진한다. 특히 푸드트럭을 이용할 때에는 보나세라에서 식자재를 싣고 푸드트럭 행사 장소까지 이동해 매번 냉장고에서 나온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조리해 사용한다.
서울, 부산, 인천 지역에서 푸드트럭을 진행했는데, 내년에도 전국적으로 뻗어나가는 푸드트럭 행사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다. 이번 행사로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나눔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처음 러브챌린지 푸드트럭을 시작할 때의 목표였던 전 세계 1만 2500명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을 때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제 1년, 푸드트럭의 매력을 위해
푸드트럭은 다양한 행사에서 가치를 올리고 있지만, 합법화를 통한 가치가 실질적으로 올라갔다는 평가는 아직 부족한 상태. 관계부처에서는 “합법적인 푸드트럭에 한해서 운영 및 위생에 관한 교육을 시행해 영업자들의 합법화를 이끌고 영세업자들을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경기도지자체에서 푸드트럭 영업자들을 위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한 푸드트럭을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인쇄공장단지였던 서울 용산 원효로 1가의 ‘열정도’라 불리는 야시장이 바로 그 예다. 열정도 프로젝트는 푸드트럭 중심의 야시장으로, 매주 둘째 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된다. 용산 남영역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열정도’거리는 침체된 지역의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캐나다에서도 푸드트럭 관련 법안이 보도돼 큰 화제를 모았다. 영업 중인 레스토랑 50m 이내에는 영업을 금지한다든지, 한 블럭당 최대 2대의 푸드트럭이 영업 가능하다는 등 보다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이었다. 물론, 캐나다 국민들도 50m 이내의 영업을 제한다는 등의 내용에는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푸드트럭 합법화가 된지 1년이 지났다. 푸드트럭의 매력은 길거리에 간편하게 즐기는 맛과 재미다. 푸드트럭의 매력을 펼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운영자 역시 새로운 맛, 개성, 위생에 집중한다면 소비자들 역시 푸드트럭 발전을 위해 관심을 더욱 기울일 것이다.

<2015년 11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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