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긴 줄을 기다리며 주문을 하는가. 이제 더 이상 줄을 서서 커피를 주문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애플리캐이션(이하 앱)을 다운 받아 휴대폰으로 몇 번의 터치만 하면 바로 주문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 식음료 업계에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모바일 지갑 앱 시럽을 통해 할리스 커피·카페 드롭탑·커피 스미스 등 다양한 커피 업체가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으며, 스타벅스·배스킨라빈스·던킨 도너츠 등은 자체 앱을 통해 O2O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취재 오진희 기자 | 사진 조무경 팀장
다양하게 펼쳐지는 O2O 서비스
식음료 업계의 O2O 서비스는 스마트 오더를 비롯해 터치 적립 서비스, 멤버십 카드 심지어 알람 기능까지 실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선보인 배스킨라빈스 ‘해피오더’ 서비스는 누적 주문 5만 건을, 공차 코리아에서 선보인 ‘터칭’ 서비스는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4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7월 배스킨라빈스에서 론칭한 ‘해피오더’는 매장에서 대기 시간 없이 제품을 바로 수령할 수 있는 모바일 주문 예약 시스템이다. 배스킨라빈스의 해피오더 픽업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해피포인트 앱을 통해 사전에 주문과 결제를 진행하고, 예약한 시간에 매장에서 제품을 바로 찾아가는 서비스다.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원하는 매장과 시간은 물론 아이스크림의 플레이버 선택까지 가능하다.
공차 코리아의 모바일 적립 시스템 ‘터칭(Touching)’ 서비스 역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터칭은 고객이 가지고 있는 카드(교통카드, 신용·체크카드)나 스마트폰(NFC)을 리더기에 대면 본인 인증과 동시에 스탬프 적립, 할인 쿠폰, 이벤트 알림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소지한 교통카드나 스마트폰을 리더기에 터치하기만 하면 적립이 가능하다. 종이쿠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전국 어느 매장에서나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던킨도너츠는 알람 서비스와 미션을 결합한 서비스로 눈길을 끈다. 던킨도너츠가 선보이는 ‘모닝스타트업’ 서비스는 알람을 오전 11시 이전으로 설정한 후 모닝 알람을 해제하는 모닝 미션을 성공하면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아침세트메뉴 모닝콤보 4종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단순 제품 할인 혜택과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알람 기능을 동시에 제공해 ‘바쁜 아침 식사를 거르는 2030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아침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목적으로 착안됐다. 탐앤탐스는 모바일 선불카드 앱 ‘마이탐’ 서비스와 모바일 멤버십 프로그램 ‘마이탐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탐앤탐스의 마이탐은 기존 실물형의 탐앤탐스 기프트카드를 스마트하게 진화시킨 선불카드 앱이다. 또한 함께 운영 중인 모바일 멤버십 프로그램 마이탐클럽은 5% 적립 및 12+1 쿠폰, 생일
쿠폰, 5만원 자동 충전 시 1+1 쿠폰 등의 혜택이 모바일 멤버십 내에 자동으로 제공된다.
디지털 서비스의 얼리어답터, 스타벅스
이렇듯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서비스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것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행보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1년에 업계 최초로 충전식 선불카드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3년 종이 스티커 대신 e-스티커로 적립하는 e-프리퀀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온라인에서 구매해 선물할 수 있는 새로운 ‘스타벅스 카드 e-gift’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스타벅스 최초로 국내에 ‘사이렌 오더’를 론칭했으며, 최근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디지털 기기간의 장벽을 허물었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O2O 서비스로, 스타벅스카드 앱을 통해 앉아서 주문을 할 수도 있고, 복잡한 주문은 미리 저장해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 스타벅스카드 앱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사이렌 오더(Siren Order) 버튼이 눈에 띈다. 이를 터치한 후 들어서면 등록해 놓은 닉네임과 함께 인사를 건네 카페에 들어선 분위기를 나타낸다. 사이렌 오더 안에는 추천메뉴와 더불어 음료메뉴, 나만의 음료, 사이렌 오더 카트, 결제 내역 등의 아이콘이 나타난다. 나만의 음료는 내가 즐기는 음료를 미리 저장 시켜 놓을 수 있으며, 사이렌 오더 카트는 주문서를 미리 작성해 놓을 수 있다. 사이렌 오더는 매장에 진입해야지만 주문이 가능하다. 이에 미리 주문서를 작성해 저장해 놓으면 더욱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결제 내역에 들어가면 지난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데 날짜와 시간이 정확하게 등록 돼 있어 이용현황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론칭 1년이 지난 스타벅스의 O2O서비스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올 3월말 누적이용건수가 70만 건을 넘어섰고 론칭 1주년 기념 이벤트 후 사이렌 오더의 누적 이용건수는 140만 건을 돌파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스테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사이렌 오더, 편리한 서비스로 자리잡을까?
기자가 직접 사이렌 오더를 이용해봤다. 그런데 앱을 통한 주문이 쉽지만은 않았다. 심지어 줄이 길지 않아 직접 줄을 서서 주문하기가 훨씬 수월했고 빨리 음료를 받을 수 있었다. 추후에 알아보니 우연히도, 그리고 안타깝게도 사이렌 오더에 접속한 순간, 홈페이지가 개편되고 있어 원활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사이렌 오더 주문 페이지에 들어서면 주문 요청·승인, 제조 완료와 같은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음료가 완성되면 알림과 함께 알려준다. 귀여운 일러스트가 친근한 느낌을 준다. 혼자카페를 이용할 때면 자리 잡을 때와 주문 할 때 많이 고민하게 되는데 이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고주파에 잡히지 않으면 직접 QR코드를 찾아나서야 하며, 타 스마트 오더와 비교했을 때 시간에 맞춰 픽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빠른 픽업 서비스를 원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INTERVIEW
아날로그 감성에 디지털을 더하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마케팅팀 오세찬 주임
Q.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사이렌 오더는 전 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최초로 국내서 만든 서비스다. 현재 스타벅스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우리의 영역을 어떻게 확장을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고민 끝에 우선 앱을 응용해 확장하기로 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나온 서비스가 ‘사이렌 오더’다. 이용해보면 알겠지만 일러스트를 이용해 스타벅스에 직접 들어온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스타벅스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줄이 많은 경우 이용하면 서비스 효과를 더욱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타벅스의 주 고객층이 학생들과 회사원이라는 점(주로 시간이 한정된 사람들)과 커스텀 음료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감안해 만들었다.
Q. 최근 음료 및 디저트 산업에 스마트 오더 바람이 불고 있다. 사이렌 오더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시다시피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스타벅스는 진동 벨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스타벅스만의 고유 감성을 유지하면서 디지털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사실 사이렌 오더는 ‘이런 서비스를 만들자.’라고 해서 만든 서비스는 아니다. 디지털 영역으로의 확대를 꾀하다가 시작하게 된 서비스다. 그래서 스마트 오더를 생각한 고객들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사이렌 오더를 이용할 때 이용 고객들의 위치를 찾는 시스템을 고주파 기반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에 들어서야만 주문을 넣을 수 있다. 매장 안이라고 할지라도 많이 시끄럽다거나 파티션으로 가려진 곳은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주문대 근처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해야 한다. 매장 밖에서 이용가능하지 않게 한 이유는 음료에 대한 퀄리티 문제와 스팸처럼 느껴지는 위치 인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스마트 오더 위치 시스템은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럴 경우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가게 근처만 지나가더라도 위치가 인식돼 알림이 뜨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디지털 시대에 고객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불편함이다. 이를 해소하고 우리만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벅스에서는 고주파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사이렌 오더 서비스의 실시는 개인적으로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늘렸다고 생각한다. 사이렌 오더는 줄이 긴 경우 앉아서 주문하는 것이 편리하게끔 만들었지만, 줄이 길지 않은 경우에는 주문대에 직접 가서 주문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이 때 나만의 커스텀 음료 QR코드를 보여주며 원하는 바를 바로 전할 수 있는데, 고객들은 편리하게 원하는 바를 전해 딱딱한 주문만이 아닌 직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다. 약간의 시간이겠지만, 복잡한 주문의 경우 잘 들어갔는지 주문에 집중해야한다면 QR코드로 주문을 받는다면 직원들은 고객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다.
Q. 디지털 영역의 확대를 언급했는데, 스타벅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구상 중인가?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없다. 계속 논의하고 구상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우리의 방향성은 제 4의 영역으로 확대에 두고 있다. 즉 집, 회사(학교)를 떠나 제 3의 영역(매장)을 스타벅스만의 분위기 및 감성으로 구축했다면, 제 4의 영역인 디지털 공간을 어떻게 스타벅스만의 감성으로 채울까를 고민하고 있다.
방향성을 확실히 두고 계속 논의하다보면 보다 좋은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이렌 오더의 경우도 처음에는 충전해서 사용하는 선불식 스타벅스 카드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고객들의 반응을 통해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있게 개선했다. 나아가 쿠폰 등의 사용도 가능하게끔 만들 계획이다.
얼마 전 리뉴얼한 웹 사이트의 경우도 제 4의 영역 확대에 대한 고민 끝에 실시한 것이다. 이번 웹 사이트 개편은 모바일, 태블릿 PC 등 어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든 최적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행됐다. 디지털 기기 간의 장벽이 있었는데, 이를 허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최적화된 디지털 라이프를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Q. 앞으로 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보다 어떠한 노력을 펼칠 예정인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디지털 영역의 확대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스타벅스만의 감성을 녹이는 부분이다. 디지털에 감성을 녹이는 일은 쉽지 않다. 아날로그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과 디지털의 감성을 합쳐 고객들에게 편리성까지 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를 위해 앱에 등록된 닉네임을 활용해 특별한 느낌을 주는 서비스 등을 계속 시행 할 것이다. 또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사이렌 오더의 서비스가 실시된 지 1년이 넘었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누적 이용건수가 140만 건을 돌파했다. 스타벅스가 커피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만큼 내 손안의 스타벅스, 마이 스타벅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15년 9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