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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토)

조성연

[조성연의 Sustainable Hotel] 미국 최초의 Net-Zero 호텔, 호텔 마르셀(Hotel Marcel)

- *이 글은 지속가능한 도시관광연구소 디지털 아카이브(https://blog.naver.com/instsut)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지속가능성은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개념이다. 무엇이 지속가능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속가능이라는 언어 자체가 함의하고 있는 다양한 해석에 대한 개인적 차원, 사회적 차원의 입장정리와 합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분야를 가리지않고 사용하는 매우 핫한 단어가 됐다. 심지어 지속가능이라는 말만 나와도 이제는 식상하다는 반응이 있기도 할 정도다.


그렇다면 호텔업계에서는 어떨까.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며 욕실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어메니티를 다회용기로 교체하고, 지구를 위해 객실의 이불과 수건 세탁 주기를 고객의 선택 하에 최대한 길게 하는 그린카드 제도 등은 이미 일반화된 호텔 운영 사례다. 


그러나 객실의 냉난방, 수도 사용 등은 개인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사용률을 유지하고 있다. 고객의 사생활과 편의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통제는 쉽지도 않거니와 불가능하다. 또한 호텔의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건물 전체에 대한 냉난방, 환기, 쓰레기 처리 등은 여전히 과거의 운영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호텔 하드웨어 자체가 친환경적으로 설계되고, 사용하는 에너지도 자가발전으로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번 호에서는 2022년 미국 최초의 Net-Zero 호텔로 개관한 Hotel Marcel New Haven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ABOUT HOTEL MARCEL

 


호텔 마르셀은 1970년 Armstrong Rubber Company의 본사로 오픈한 건물을 미국 최초의 Net-Zero 호텔로 리뉴얼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165개의 객실로 2022년 5월에 개장했다. 건축설계와 개발을 주로 하는 Becker+Becker의 오너인 Bruce Becker는 빌딩을 매입한 후 화석연료 사용에서 벗어나 탄소발생을 제로화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시 설계했다. Becker는 화석연료 차량 산업의 부품 생산기지였던 New Haven에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기 위해 프로젝트 초기부터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2019년, Becker는 이 빌딩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으나. 건물 전체의 석면제거 등 신규투자규모가 빌딩 구입가격보다도 훨씬 많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석면해체는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인테리어 대부분이 제거돼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위치한 로케이션의 장점은 큰 매력포인트였다. 호텔 마르셀은 미국 내 가장 바쁜 10개의 Amtrak 허브 중 하나인 Union Station에 제일 가까운 호텔이며, 예일 대학교 서부 캠퍼스에서도 가까운 위치에 자리했다. 또한 호텔의 상층부는 드라마틱한 하버뷰와 도심뷰를 고객에게 선사할 수 있었다.

 


호텔 마르셀이 위치한 건물은 바우하우스 출신으로 브루탈리즘을 대표하는 Marcel Breuer가 설계한 건축물로서 국가 역사유적으로 등록돼 있었다. 호텔로 리뉴얼하기 위해 건물 인테리어와 관련해 Becker는 호텔 건물 전용에 경험이 있는 브루클린에 위치한 Dutch East Design과 협업하기로 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건물의 브루탈리즘 요소들을 유지하고, 미드센츄리 모던 콘셉트의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객실에는 Anni Albers 패브릭이 씌워진 브루어의 Cesca 의자와 브루클린 아티스트인 Cory Siegler의 기하학적인 길트작품이 배치됐다.  

 


호텔 마르셀은 조명에 필요한 에너지를 3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PoE(Power over Ethernet) 시스템을 도입했고, 과거 Armstrong 임원집무실과 회의장에 사용됐던 우드패널들을 복원해 객실에 재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실내온도조절 및 공기순환 시스템의 효율화로 기존 호텔 대비 상당한 에너지 절감 운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객실 온도의 안정적 유지와 소음방지를 위해 삼중 단열유리창을 사용하기도 했다. 호텔 레스토랑과 라운지에는 지역특산물과 유기농와인 제공, Grab-and-Go Station에서는 생수 및 지속가능한 스낵을 제공하고 있다. 호텔운영을 위한 인프라로 주방과 세탁실 등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계장치는 전기장치로 세팅됐다.

 


Becker는 호텔 마르셀이 미국 내 전력 인프라로서 기능하는 것과 더불어 새로운 호텔로서의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기를 원했다. 그는 “만약 100% 자체 전력으로 운영되는 빌딩을 건설한다면, 현대적 설비는 더욱 청정해지고, 빌딩은 더욱 친환경적이 될 것”이라고 표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될 것이었다. 글로벌 탄소발생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달하고, 콘크리트 생산만으로도 8%를 넘어선다고 한다. 브루어가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을 기반으로 호텔 마르셀은 작은 발걸음이지만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러한 시도로 모더니즘의 유산이었던 건물을 미래를 향한 영광의 공간으로 재창출할 수 있었다. 

 


호텔 마르셀이 제시하는 호텔의 다섯 가지 주요 키워드는 All-Electric Hotel, Iconic Stature, Modern Design, Art House, Our History다. 이를 하나씩 살펴보면 All-Electric Hotel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전력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Iconic Stature는 브루탈리즘 건축물로서 바우하우스의 실용주의에 영향을 받은 헝가리 태생의 건축가 마르셀 브루어(Marcel Breuer)의 작품으로 역사유적으로서 호텔의 존재 자체가 아이콘이라는 점이다. Modern Design은 바우하우스와 함께했던 브루어의 진취적인 작업들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주문제작된 가구들을 통해 오리지널 미드센츄리 콘셉트로 고객들에게 그 시절의 모던 감성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Art House는 호텔의 공용구역과 객실공간에 큐레이팅된 아트웍을 통해 유니크한 여행을 창조해내고 있다. Our History는 1912년 웨스트 헤이븐(West Haven)에서 설립된 미국의 프리미어 타이어 생산 회사 중의 하나인 Armstrong Rubber Company와 함께 아이코닉한 호텔 빌딩의 기원이 시작됐다는 점과 함께 호텔 빌딩이 지역의 랜드마크일 뿐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라는 점을 제시한다. 주요 키워드 중 첫 번째로 강조되고 있는 것이 지속가능성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호텔의 지향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제 호텔 마르셀의 지속가능성 추구 활동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Hospitality for the Planet, Our Sustainability Commitment


호텔 마르셀은 지속가능성 미션을 경영원칙으로 제시한다.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지속가능성 모델로서 호텔 마르셀은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를 방어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화석에너지 사용에서 탈피해 100% 자가발전 호텔로 운영되고 있는 호텔 마르셀은 친환경 호텔 운영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간 호텔 마르셀은 자랑스럽게 LEED Platinum 인증을 받았으며, 미국내 첫 번째 Passive House 인증에 더불어 2025년까지 미국 내 첫 번째 Net-Zero 호텔이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호텔 마르셀은 호텔운영 방식을 탄소제로에 부합되도록 시도하고 있다. 100% 재생에너지 사용과 화석연료사용 탈피를 통해, 호텔 마르셀이 절감하는 탄소양은 매년 846ac 규모의 숲과 맞먹는 기능을 하고 있다. 호텔 마르셀에서 숙박을 하는 것만으로도 투숙객 모두가 기후변화를 완화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구의 미래를 위한 선한 영향력을 제시한다.

 

 

Zero Fossil Fuels, BUILDING ELECTRIFICATION


탄소를 배출하지 않도록 설계된 호텔 마르셀은 화석연료 사용에서 완전한 자유를 추구하기 위해 고효율 전기시스템과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첫 번째로 호텔의 냉난방 시스템과 온수시스템의 경우 VRF(Variable Refrigerant Flow)와 ERV(Energy Recovery Ventilation) 시스템을 도입, 전력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두 번째로 세탁의 경우 외주세탁으로 발생하는 물류이동의 탄소발생을 제거하기 위해 자체 세탁실을 운영하며, 이 또한 절전 및 절수형 세탁시스템을 도입했다. 세 번째로 주방의 경우 조리 시 화석연료 사용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조리기구를 인덕션으로 설치했다. 네 번째로 전기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의 측면에서 12개의 테슬라 수퍼차저와 12개의 유니버설 EV 차저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셔틀은 모두 전기차를 사용하고 있다.  

 

 

For the Planet, RENEWABLE ENERGY


호텔 옥상과 주차장 지붕을 덮고 있는 1000여 개가 넘는 태양광 패널과 두 개의 에너지 저장장치 설치로 호텔 마르셀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호텔 중 하나가 됐다. 호텔 마르셀은 자가발전, 에너지 저장,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호텔의 에너지 재생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00여 개가 넘는 태양광 패널은 연간 57만 5000kwhs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배터리는 시간당 1.5mw의 전력 저장이 가능하다. 마이크로그리드를 통해 전력의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PoE(Power-over-Ethernet) 시스템의 전력공급으로 30%의 조명에너지 사용이 절감되고 있다. 

 

 

Eco-Friendly, SUSTAINABLE OPERATIONS


호텔 마르셀은 지속가능한 호텔 운영에 전념하고 있다. 주방의 특수 설비부터 자체 세탁 시설뿐만 아니라, 퇴비화 및 재활용 프로그램 등 호텔 마르셀은 글로벌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꾸준히 찾아가고 있다. 호텔 마르셀이 지속가능한 운영방식을 통해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구체적으로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식음료 부문에서 레스토랑과 연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해 재활용하며, 지역 특산물과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활용하고 세탁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 절감을 위해 린넨이 필요없는 테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재활용 제품 사용을 위해 연회, 레스토랑, 객실 및 욕실 어메니티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제거했다. 세 번째로 친환경 활동으로 친환경 세제 사용, 고객 요청에 의한 린넨과 타월의 세탁 등을 시행하고 있다. 

 

 

Learder in the Industry, SUSTAINABLY CERTIFIED


호텔 마르셀은 LEED Platinum 인증을 이미 획득했고, the Passive House 인증과 Net-Zero 인증을 받기 위한 과정에 있다. 모든 인증 프로그램들은 엄격한 에너지 효율 기준에 부합하는 호텔들을 공인하고 있으며, 호텔 마르셀은 자랑스럽게도 이러한 기준에 맞춰가고 있는 중이다. 호텔 마르셀은 호스피탈리티산업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의 리더가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획득한 인증과 획득을 추진 중인 인증들은 다음과 같다.


호텔 마르셀은 Leed Platinum Certification을 획득했으며, 이는 미국 그린 빌딩 위원회의 기준을 충족하는 미국 내 10개의 호텔 중 하나임을 인증하는 것이다. 이는 수자원의 효율적 사용, 에너지 효율, 집적화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점수 획득을 통해 가능한 인증이다. 호텔 마르셀이 인증을 추진 중인 두 개 중 하나인 Passive House Certification은 에너지 사용을 80% 수준으로 절감하는 디자인에 대한 인증으로 1~2년 내에 미국 내 최초의 Passive House 공인 호텔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른 하나인 Net-Zero Certification도 미국 내 화석연료에서 벗어난 첫 번째 탄소제로 호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호텔 마르셀은 지속가능한 호텔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담대한 도전을 현실에서 구현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개념의 지속가능성을 호텔 운영전반에 걸쳐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자가발전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전력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전력 그리드 개념을 호텔 운영에서 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최초의 Net-Zero 호텔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호텔 마르셀은 지속가능성을 측정 가능한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에 적용해 구체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측정가능해야 관리가능하다는 경영학의 개념이 지속가능성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수식만이 아닌 현실적인 지속가능한 호텔로서 호텔 마르셀의 성공적인 항해를 기대해 본다.

사진 출처_ www.hotelmarc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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