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덕의 Hospitality Notes] 2021년 호텔 변화의 Key Trends 분석

2021.03.18 08:50:30

2020년 빠르게 변하는 시장상황을 파악하고 예측하기 위해, 수많은 국내외 매체들이 고객 설문조사, 데이터 분석,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2021년 호텔산업의 변화 트렌드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다양한 부분들을 언급했다. 또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장의 정상화 시기에 대한 부분 또한 단골로 회자됐는데, 공통적으로 예상하기를 백신의 개발로 인해 2021년은 시장 회복을 위한 전환기(Transition Period)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부분은 긍정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 호텔산업에 대한 시장데이터를 제공하는 STR(Smith Travel Research) 및 글로벌 Top 컨설팅회사인 맥킨지(McKinsey & Company)의 분석에 의하면 2021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돼 2024~2025년 정도에 호텔산업이 2019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객실점유율이 먼저 회복되고, 객실 객단가가 최종적으로 회복되는 방향으로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중요한 사실은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향후 4~5년 및 그 이후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해 변해버린 삶의 방식들의 일부분은 큰 트렌드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필자는 2020년 12월호에 소개했던 ‘관광산업의 변화방향’에 이어서, 이번호에는 호텔 변화의 Key Trends가 되고 있는 다음의 3가지 사항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1. 내국인 시장의 성장 기회
전 세계적으로 장거리 이동이 엄격히 제한됐던 2020년의 상황은 자연스럽게 국내 여행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게 했다. 2020년의 경우 11월까지 출국자 수는 약 420만 명 수준으로 2019년 약 2637만 명 대비 84.1%가 감소했으며, 이들의 상당수는 해외 여행의 대안으로 국내의 여러 관광지들 및 근거리 스테이케이션 등을 선택하고 있다.


2019년 호텔업운영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의 국내 호텔시장을 분석해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지가 명백하다. 전국 기준으로 2019년 외국인 숙박비율은 27.6%에 해당한다. 즉, 투숙객 4명 중 1명 이상이 외국인인 시장이었으며, 2020년 외래관광객의 급감은 객실점유율이 자연스럽게 급격히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19년 약 1750만 명이었던 외래관광객은 2020년 11월까지 약 246만 명으로 전년동기 -84.7%로 감소한 처참한 실정이다.


서울의 경우에는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는데, 2019년 기준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54.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기에 외래관광객의 급감은 영업에 있어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경기, 부산, 인천 등 대표적인 관광지들도 33~35% 정도의 외국인 투숙객 비율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피해는 심각했다. 다른 지역들도 동일한 상황이었으며, 세부적으로는 호텔의 등급에 따라, 주고객의 세그먼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발생했다.


눈여겨 볼 부분은 강원, 전남 지역이다. 기존 외래관광객 의존도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들로 내국인 위주의 시장이 형성돼 있던 곳들이다. 특히, 강릉, 속초, 여수 등은 2020년 SNS상에 국내여행지로 많이 등장했던 곳이며, 여름기간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높은 숙박률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의 경우에는 항공기를 이용한다는 부분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국내여행객들에게 심리적인 보상을 줬으며, 내국인 입도객 기준 2020년 11월까지 전년동기대비 약 24.3%가 감소한 수준으로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긍정적인 수치를 보여줬다.

 

사전 예약기간이 비교적 길었던 2019년에 비해, 트립닷컴에 의하면 2020년은 국내 여행을 할 수밖에 없는 여건상 항공편 스케쥴 등의 고려가 사실상 필요 없이 빠른 결정을 할 수 있기에 숙소 예약시점이 50% 정도 짧아졌다는 데이터를 발표하기도 했다. 즉, 국내 여행객들이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호텔들은 즉시 예약기능을 보완하고 보다 유연한 환불정책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실내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야외활동에 대한 관심 및 수요도 높아져, 가능하다면 관련한 액티비티나 시설들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은 안전성을 전제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일 것이며 익숙했던 곳이라도 기존에 느끼지 못한, 다양한 지역적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면 여행객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2. 기술을 활용한 고객과의 소통
코로나19 이전에도 호텔은 4차 산업 혁명에 따라 많은 발전된 기술들을 도입해 왔다. 객실내 인공지능 스피커 도입, 키오스크 또는 앱을 통한 체크인/아웃 프로세스 진행,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 객실키 제공 등 많은 부분들이 시도됐다. 고객 만족도 향상 및 운영 효율화라는 두가지 부분에 중점을 두고 실행됐으며, 2020년 이후에는 이러한 부분들이 가속화되거나 고도화됐다. 크게 두가지 이유로 나눠 보면, 첫째, 코로나19로 인해 안전 및 청결에 대한 부분이 무엇보다 최우선시 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Contactless(비대면)’을 통한 고객서비스 부분이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대두돼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들을 빠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 둘째, 코로나19로 매출의 급감이 발생하게 돼 그 어느 때보다 최소의 인력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해야만 했기에 기술적인 부분들이 반드시 필요했다.


호텔로비를 첨단기술을 경험하는 Virtual Concierge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고객서비스를 제공해온 사례로는 Marriott 그룹계열의 ‘Renaissance New York Midtown’이 있다. 두가지의 실질적인 기능을 고객에게 제공하는데, 인근 식당 및 쇼핑정보, 쇼 및 이벤트 등 다양한 정보를 Interactive Wall을 통해 제공하며, 동시에 그 자체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즐겁게 하는 Entertainment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일상적인 안내의 기능을 대신해 주기에 호텔 직원들은 보다 실질적인 고객응대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일상적인 프로세스들은 고객이 주어진 기술(전자기기)을 활용해 직접 처리하고, 그 이상의 부분은 전문 직원들이 세심하게 파악해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Higher Level Interaction’을 실행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가속화됐는데, 고객의 요구 및 불만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고객과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됐다. 따라서, 호텔들은 챗봇이나 채팅 등 실시간 시스템(Real Time System)을 갖춰 비대면 대화창구를 마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의 대면서비스로 놓쳤던 사소한 부분들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을 가지게 되면, 변화하는 고객의 필요사항들을 Reservation→Check-in→Mid-Stay→Check-out→Review에 이르는 전반적인 Customer Journey를 파악할 수 있게 되며, 대면서비스 시 고객들의 작은 불편사항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넘어갔을 부분들을 확인하고 서비스를 응대할 수 있어, 퇴실 후에 호텔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를 작성하는 경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여러 호텔들이 홈페이지 채팅 창, 카카오톡 채널, 챗봇 등을 활용해 고객들과의 실시간 대화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에는 전 세계 대표적인 ‘Customer Feedback Management(고객 피드백 수집 및 관리)’ 회사인 Medallia의 플랫폼 서비스인 ‘Zingle’을 활용하고 있다. Zingle은 Amadeus, Opera 등 운영시스템과 Tripadvisor 등 리뷰사이트 등 여러 3자 업체와의 시스템 통합을 통해 다양한 자동화 기능 및 분석 기능을 갖추고 있어 호텔들에게는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만족도를 향상 및 운영 효율화를 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동시에 보안과 개인정보에 반드시 유의해 진행돼야 한다.

 

3. 구독 경제를 통한 신규 고객군 발굴
호텔 시장의 고객 세그먼트 중에서 가장 더디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군은 비즈니스 고객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화돼 재택근무자들이 많이 생기고,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인해 향후에도 비즈니스 여행 비용 및 수요를 제한하고자 하는 회사들이 많은 현실이다. 현 상황을 극복하고자 기존 객실판매에 대해 다른 다양한 방안을 호텔들은 모색하고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맴버십 형태의 구독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CNBC는 호텔의 멤버십 이코노미 상품에 대한 기사를 2020년 10월에 다뤘는데, IHG, Marriott 등 대형체인 호텔들이 발표하거나 준비 중인, 재택근무자들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단위 멤버십(구독)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했다. IHG의 ‘Work from Hotel’ 패키지는 나라별로 다르게 $1100/월~$1970/월 수준의 구독상품으로 호텔내 회의시설, 객실, 부대시설 등을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Marriott의 경우에는 ‘Work Anywhere’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Day Pass, Stay Pass, Play Pass의 3가지로 세분화했다. 단기 구독의 개념으로, Day Pass는 당일 12시간 객실 및 부대시설 사용, Stay Pass는 숙박개념 추가, Play Pass는 비즈니스 고객이 일과 여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Play Pass, Stay Pass 등은 국내 Marriott 계열 호텔들인 Courtyard by Marriott, Four Points by Sheraton 브랜드들에서 일부 실행 중이다.

 

또한, CNBC는 2008년도에 시작된 네덜란드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부티크호텔, Citizen M이 진행 중인 2가지의 구독상품을 소개했다. 첫째, ‘Corporate Subscription’은 $600/월 가격으로 해당 호텔의 시그니처 공간으로 일과 휴식이 동시에 가능한 다목적 공간인 ‘Living Room’을 무제한 사용하고, 전세계 Citizen M 어디서나 조식포함 총 3박이 가능해, 미팅룸을 3시간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둘째, ‘Global Passport’는 1000개만 한정적으로 판매하고, $1500/월에 29박까지 가능하며 역시 ‘Living Room’ 등 부대시설을 무제한 사용 가능하다.


국내도 비슷한 맥락의 1주, 2주, 한 달 등의 호텔 이용상품들을 내놓고 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호텔 피트니스 멤버십까지 온라인여행클럽에서 월구독 상품을 판매하는 등, 감소된 고객의 수요를 새로운 상품을 통해 신규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Wellness, Bleisure, Solo Travel, Sustainability 등 다양한 트렌드들이 회자돼 왔다. 그러나, 외래관광객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국내 호텔산업의 수요구조를 보다 건전하게 변화시키고,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 혁명에 맞게 최첨단의 기술을 적용해 고객만족 및 운영효율화를 실현하며, 마지막으로 기존 고객 세그먼트의 의미보다는 코로나19에 따른 고객의 변화에 맞게 세분화된 세그먼트를 통해 매출 상승을 이끌어 내는 부분들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향후 몇 년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최영덕

 The Hospitality Service 대표

 호텔업계에서 유일하게 건축, 부동산, 호텔 운영을 두루 섭렵했으며 세계 유수의  

 브랜드사 컬래버래이션을 통해 비즈니스 아티스트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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