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초 중국에 처음 입성해 베이징에 근무하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호텔에 일하는 것을 봐 왔다. 대부분 영업부 소속이었고 소수만이 객실팀 혹은 식음팀에서 근무를 했는데 베이징 올림픽, 그리고 상하이 월드 엑스포 그리고 광저우 아시아 게임과 발맞춰 한국의 대기업들이 있는, 또 한국인 수요가 있는 도시를 바탕으로 한국인 호텔리어 채용이 상승세를 탔다. 특히 올림픽 전후로 상당히 많은 호텔들이 생겨나면서 수요 또한 급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기회를 찾기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2000년 초반에는 중국어를 꼭 구사하지 않아도 한국어와 영어가 가능하면 각 도시와 시장 상황에 따라 한국 직원을 고용했지만 지금은 학위가 있고 언어가 유창해도 예전에 비해 일할 수 있는 비자를 받기가 좀 더 복잡해졌으며 요구 조건 또한 많아졌고 무엇보다 한국인을 필요로 하는 호텔도 줄어들고 있다. 이는 현지 비용 상승과 동종 업체 또는 다른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 대기업의 경쟁력 부진으로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한국상공회의소와 영사관이 준비한, 광저우 호텔들에서 한국인을 뽑는 면접이 있었는데 이때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 호텔에서는 2년의 경력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어 졸업 후 바로 현지에서 직장을 구하는데 많이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는 학생비자로 근무하기 어렵고 그 기간 또한 졸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간만료로 인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예전에 비해 중국어 수준은 많이 향상됐으나 아직까지 영어와 중국어를 두루 하는 학생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중국에 유학을 와 생활해 중국어는 늘었지만 영어실력이 부족해 졸업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다시 영어권으로 어학연수나 유학을 준비하려 한다는 학생들이 유난이 많았으며, 호텔에 지원했지만 정확히 어느 부서에 지원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지원한 호텔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가 적은, 아니 거의 정보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호텔에서 근무한 경험은 적었지만 본인이 기대하는 월급과 부가특혜의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 현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류때문일까? 중국 현지인의 경우 한국어를 하면서 영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고, 현지 기업들 그리고 호텔업계는 중국 현지인 고용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로 비용절감을 할 수 있기에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기존의 중국공장을 동남아시아로 이전함으로써 중국 현지 호텔에서 직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
언어가 전부는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중요한 도구기에 기본적인 대화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막연히 객실부, 영업부 또는 마케팅부서 등을 지원하기 보다는 본인의 관심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해도를 높여야 하고 동시에 본인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본인이 지원하고 일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서도 많은 이해와 기본적인 모든 정보들을 미리 숙지해야 하며 기회가 주어졌을 때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 글의 제목과 같이 ‘Wants&Needs’의 차이를 정확히 판단해 본인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의 차이를 분명히 파악하고 그에 맞춰 준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호텔에서 필요한 부서에 정확히 배정받아 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영업에 편향된 지원이 많지만 이 또한 본인이 정확히 분석하고 본인의 적성과 미래도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이 분명 위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위기는 위험하지만 기회다. 앞으로도 좀 더 많은 한국인 호텔리어들이 외국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찾아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광저우 메리어트 티엔허 호텔 총지배인
스위스 글리옹에서 호텔재무경영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호텔리어로 15년째 근무 중이며 2019년 4월부터 광저우 메리어트 티엔허 호텔의 총지배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