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엔데믹을 맞이하게 되면서 그동안 억눌려 왔던 여행과 숙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만나지 못했던 회포를 풀고 있으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중인 것. 특히 호텔의 수익성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연회 수요도 거의 회복되는 추세다. 그동안 인원 제한으로 인해 만나지 못했던 비즈니스 미팅과 행사, 파티, 돌잔치 등 여러 연회가 다시 정상화 되면서 호텔의 대연회장과 소연회장 할 것 없이 바빠지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각 프로그램의 양상에 따라 연회장의 특성은 어떻게 변모하고, 또 어떻게 유지되고 있을까? 이번 지면에서는 호텔의 수익구조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연회의 공간을 알아보고, 그 패턴과 공간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코로나19 끝, 연회는 시작
‘엔데믹’, 매스컴에 너무 자주 나오는 단어인지라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무렵 고전을 면치 못하고, 수익구조에 직격탄을 맞았던 호텔은 엔데믹처럼 반가운 단어도 없을 것이다. 호텔은 기본적으로 공간을 제공하는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만큼 그동안의 규제에 수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특히 객실과 F&B 등 널리 알려져 있었던 호텔의 부대시설뿐만 아니라 연회장은 말할 필요도 없이 어려움이 많았다. 오프라인 미팅과 연회가 모두 취소되면서 높은 수익을 거두던 공간이 힘을 못 쓰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냥 손을 두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 속 호텔은 여러 돌파구를 마련, 크고 작은 연회를 마련해 왔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하이브리드형 미팅을 준비하고, 많은 고객이 모이지 못하는 만큼 넓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했다. 더불어 스위트룸에서 연회를 할 수 있도록 마련해 프라이빗한 연회의 수요를 부응하면서 가동률이 높지 않던 룸까지 활용, 새로운 수익을 도모하기도 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 세일즈팀 이세웅 과장(이하 이 과장)은 “코로나19 때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건이 많았다. 웨비나나 줌을 통한 형태로 진행하는 행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주로 식사가 포함되지 않은 단순 렌털 위주였다.”면서 “제공되는 커피 브레이크의 경우에는 플레이트에 담아서 준비했는데, 코로나19 때는 개별 낱개로 포장을 해야 됐고, 직원들이 고객들과 대면하지 않도록 일일이 동선을 짜 둬야 됐다. 위생이 무엇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호텔 연회장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는 루북의 김한결 대표(이하 김 대표)도 같은 의견이었다. “코로나19 때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에 호텔 내 놓는 손 소독제, 위생용품 뿐만 아니라 고객들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직원들의 동선을 구성하는 활동이 주효했다.”면서 “현재에도 안전에 대한 니즈가 꾸준한 편이라 호텔에서도 청결 관리나 기물 관리를 꼼꼼히 하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돌아가려는 공간과 새로운 니즈들
@다수와 함께하는 교류 되돌리려는 연회
실질적으로 고객이 연회 자체에 바라는 것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다만 기존의 연회 스타일을 유지하고자 하는 니즈와 함께, 공간을 새롭게 변용해 사용하고자 하는 니즈 양립, 다양화 됐을 뿐이다. 이 과장은 “위생을 좀 더 신경 쓰는 것 외에는 고객이 연회장에 요구하는 내용은 비슷하다. 커스터마이즈를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가 주요 안건”이라면서 “하루 종일 진행하는 행사라면 점심과 저녁 구성을 같이 신경 쓰고, 짧게 진행하면 커피 브레이크와 점심을 어떻게 할지 구성한다. 또한 당 호텔의 경우 큰 볼륨의 연회장보다는 소규모 미팅에 적합한 곳이 많다. 적합한 인원수가 들어갈 수 있는지를 체크하고, 규모에 비해 인원이 많다면 테이블 구성을 바꾸거나 빼거나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웨딩팀 이효선 실장(이하 이 실장)은 “이전에 연회를 할 때는 테이블에 공통적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놓이기 마련이었다. 쿠키나 차, 과일 종류 등이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좀 더 위생적으로 준비 됐으면 하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요청하면 드리는 방식으로 바꾸거나, 직원들이 서빙 하는 것이 아닌 개별적으로 가져가도록 하는 편”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위생 관점 외에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비슷하다. 인원 제한이 풀리니 오히려 이전처럼 대규모 결혼식을 진행하려는 니즈도 적지 않으며, 돌잔치도 많은 인원을 모아 축제처럼 즐기려는 수요가 돌아오는 등 소규모 연회와 양립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호텔 관계자도 마찬가지였다. 한 호텔 관계자는 “오히려 코로나19 때 문을 받은 호텔들이 있기 때문에, 폐업한 호텔들의 대체재를 찾기 위해서라도 많은 문의가 빗발치는 중”이라며 “이전에 하지 못했던 행사를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고객들이 많아 이전에 했던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이전보다 확실히 호텔 연회의 수요가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워낙 호텔이 안전과 위생적인 측면으로 인해 다른 곳에서 오픈하던 연회를 호텔로 가져오는 고객들도 많아졌다고. 그래서 현재 호텔의 연회 수요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고정된 소규모 연회의 수요
그렇다면 정말 바뀐 것이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우선 소규모 연회를 사례로 들 수 있다. 코로나19 때 소규모 행사로 진행되는 곳이 많았고, 현재도 수요가 있다 보니 아예 소규모 미팅룸을 론칭하거나 리뉴얼 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신규 연회장인 ‘랑데부’를 오픈했다. 82평 규모로 브랜드 행사, 세미나, 스몰 웨딩 등 소규모 행사와 미팅에 최적화된 곳이다 대규모 컨벤션 시설뿐만 아니라 소규모 미팅도 진행할 수 있게끔 연회장을 준비해 선택지를 넓힌 것.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은 가족 모임과 프라이빗한 식사 모임을 할 수 있는 소규모 미팅룸 갤러리 7에서 마이 디어 베이비 패키지를 준비한 바 있다. 점점 작아지는 돌잔치 규모와 고급스러운 장소, 퀄리티를 원하는 니즈에 맞춰 진행한 것이다.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 바이 케이트리는 국내 최초로 영화관을 들인 호텔이다. 프리미엄 멀티플렉스와 협업해 30평 규모의 프라이빗한 영화관을 갖췄다. 빔 프로젝터나 간이로 활용하는 곳이 아닌 정식 인허가를 받은 시네마다. 김 대표는 “이러한 부대시설에서도 소규모 행사를 하거나, 영화관의 스크린을 활용해 돌잔치나 프라이빗 파티를 열기도 한다.”면서 “대관을 해주거나 고객이 원하는 연회로 맞춰가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소규모 연회들은 아직까지 꽤 니즈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소규모 연회는 돌잔치나 웨딩 수요가 특히 높다. 안전과 더불어 대규모가 아닌 프라이빗하게 진행하는 것을 아예 고정적인 테마가 된 것이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이 실장은 “이전에는 50~60명이 평균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10~20명 정도의 소규모 연회의 수요도가 높다. 소규모로 진행하면 많은 인원의 식비 혹은 부가 비용 지출을 덜 수 있다. 손님 대신 한정된 공간을 더욱 프라이빗하게 꾸미는 식이다. 돌잔치와 웨딩 둘 다 데코레이션에 주안점을 두고, 본인들만의 이벤트를 더욱 명확하게 구성하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이전에는 돌잔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돌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특수한 포토존을 한 번 더 제작하거나, 아이와 관련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편”이라며 “웨딩의 경우 진행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명확히 구성해서 전달하는 고객들이 많다. 이전에는 많은 커플들의 평균이 있었고, 이에 따른 식순을 선호했다면 지금은 퀴즈나 이벤트 등 참여한 하객들과 즐길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데코레이션도 개인적인 경험과 관련 있는 것들로 채워 보다 특별하게 선보이려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과 하이브리드 미팅은 여전히 지속 중
소규모와 더불어 하이브리드형 미팅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코로나19 때 가장 변화가 있었던 부분은 호텔의 미팅룸을 빌려 온라인 웨비나, 컨퍼런스 등의 하이브리드형 미팅 방식이다. 김 대표는 “하이브리드형 미팅을 위해 기존 빔 프로젝터를 LED 스크린으로 바꾸거나, HDMI 등 케이블 선의 활용도를 높이고, 방송을 위한 장비를 외부 렌탈하는 등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며 “물론 대면 미팅으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하이브리드나 온라인 미팅의 수요가 아예 없어지지는 않았다. 때문에 새롭게 지어지는 호텔들 같은 경우 온라인과 원격할 수 있는 디지털 장비들을 구비해 놓는 곳이 많다.”고 설명하며 지속적인 수요가 있음을 알렸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있었다. 코로나19처럼 확장 돼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대면을 원하는 연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20~30%는 아직 온라인 미팅이나 온라인, 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형을 추구한다. 이들은 보통 어떤 프로그램을 써서 어떻게 진행할지 구성해서 들어오는 편이라 호텔에서는 최대한 편리성을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 세팅하고 있다.”면서 “보통 이런 행사는 위생에 좀 더 민감한 의료, 제약회사 쪽 고객들이거나 외부 강사를 초청해 진행하는 컨퍼런스에서 추구하는 편이다. 케이블, 네트워크, 화면을 송출하는 시설 등을 한 번 더 점검해 쾌적하게 진행하도록 돕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웨딩이나 돌잔치 같은 경우에는 하이브리드형 미팅의 맥이 끊겼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워낙 데코레이션이 중요하고, 주변인들이 참여해 축제처럼 즐기는 연회인 만큼 구태여 몇 명을 위해 하이브리드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이 실장은 “코로나19 때는 웨딩이나 돌잔치도 중계를 하거나, 화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잠깐 유행처럼 스쳐지나갔을 뿐, 현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건을 원하는 고객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당시에도 대중적으로 활성화가 되지는 않았고 안전을 중요시 생각하는 일부 고객들에 한해 진행 됐지만, 지금은 맥이 끊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보자면 아직 컨퍼런스나 기업행사 같은 경우 적게나마 하이브리드형 미팅이 진행되고 있지만, 돌잔치, 웨딩 등의 연회에서는 자취를 감춘 모양새다.
@연회장을 탈출해 호텔 전체를 활용하는 연회 수요
한편 연회가 연회장에서만 진행되지 않는 것도 특징적이다. 연회는 미팅룸, 혹은 연회장에서만 한다는 기존의 관례를 깨고 스위트룸, 연회 뒤 이어지는 식사를 루프탑이나 호텔 내 다른 부대시설과 연계, 더욱 풍족하게 즐길 만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이다.
호텔코리아나는 회의실이 있는 임페리얼 스위트룸을 연회장으로 제공했다. 보통 스위트룸의 가동률이 다른 객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고, 대규모 연회를 이전처럼 많이 진행하지 않는 데서 착안했다. 호텔코리아나 객실팀 최성훈 지배인(이하 최 지배인)은 “코로나19 시절에는 정말 어려움이 많았다. 규제가 매순간 변모하니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세우기가 어려웠고, 고객을 어떻게 다시 모객 해야 할 지 고민이 많던 차, 스위트룸을 연회장으로 이용하게 됐다.”면서 “프라이빗 파티, 돌잔치뿐만 아니라 정부행사, 관공서 등도 소규모 연회를 진행할 때 자주 활용하더라. 스위트룸 면적이 넓은데다가 복도나 밖을 오갈 필요 없이 모든 것을 안에서 해결할 수 있어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수요가 높았다. 스위트룸은 보통 화장실이 2개 이상 구비된 데다가, 연회가 끝나면 숙박을 하고 갈 수도 있어 프라이빗한 연회를 진행하는 고객들에게 만족도가 높았다.”고 귀띔했다.
보코서울강남 또한 스위트 객실을 베뉴의 포인트를 넣어 구성했다. 숙박뿐만 아니라 미팅을 진행할 수 있는 테이블과 소파를 큼지막하게 둬 미팅이나 가벼운 프라이빗 파티를 진행토록 만든 것이다. 김 대표는 “앞서 언급한 하이브리드형 미팅을 위한 LED 스크린, 음향기기 확대는 점진적으로 가능하나, 많은 호텔에서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용 문제도 있지만, 호텔의 경우 이미 공간 구성을 브랜드의 이미지에 맞게 구성했기에 리뉴얼이나 기물을 새로 들이기 까다로운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가구와 인테리어를 재배치하는 식으로 구성된다. 작은 테이블을 좀 더 폭이 넓고 긴 테이블로 바꾼다던지, 소파가 아니라 가족연을 할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을 비치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회장 밖의 부대시설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일례다. 홍대에 위치한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은 호텔 내 공간을 활용해 유니크한 이벤트를 만들어 간다. 메인 행사는 기존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하고, 루프톱이나 F&B 업장을 활용, 디제잉 파티 등 이어지는 행사를 구성했다고. 김 대표는 “이제 연회를 연회장에서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구석구석을 연회의 한 베뉴로 만드는 시기”라면서 “정부나 관공서 등 비즈니스 성격이 강한 연회는 기존 구성과 비슷하게 진행되지만, 여타의 돌잔치, 파티, 기념행사 같은 경우에는 콘텐츠를 더욱 확장하고 더욱 재미있게 진행하려는 니즈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커스터마이즈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현재 연회는 다양한 모습으로 고객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어느 것이 대세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이유는, 연회의 특성 상 고객마다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고정된 형식이 없기 때문이다. 이전의 연회 형식을 바라는 고객, 작은 연회장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고객, 큰 그랜드볼룸에서 소수의 인원으로만 행사를 진행하기를 바라는 고객 등 그 수요가 각자 다르다. 그렇다면 현재 연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커스텀이다. 사실 커스텀은 이전에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연회 자체가 공간을 대관하는 성격에 가깝고, 결혼식이나 비즈니스 미팅, 돌잔치 등 행사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프로그램을 구성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규모나 하이브리드형 미팅에 따른 확대, 연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시설에서도 연회를 이어나가는 것도 다 고객의 커스텀 요청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이미 호텔이 행사에 얼마나 핏이 맞는지 고민을 마치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호텔코리아나의 최 지배인은 “많은 호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호텔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이 질문에서부터 성공적인 예약이 시작되는 것 같다. 연회에서 중요한 것은 해당 호텔의 위치, 미팅룸의 크기다. 고객들은 이미 미팅을 시작할 때 이 사실을 인지하고 시작한다.”면서 “결국 호텔에서 얼마나 연회의 핏을 맞춰줄 수 있고, 커스텀 해줄 수 있고, 이에 따른 금액은 얼마나 만족스러운 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다. 때문에 연회는 늘 얼마나 고객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보자면 연회장의 구성 자체는 곧 고객이 원하는 커스텀을 해줘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때문에 호텔은 이전의 수요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새로운 수요들도 고민하면서 연회장을 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다채로운 활용 기대되는 연회장
호텔의 연회장은 그동안 여러 변화 과정을 거쳤다. 물론 이미 구성된 구조를 단번에 바꿀 수는 없다. 때문에 다른 부대시설에 비해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커스터마이즈로 이뤄지는 연회의 특성 상 고객이 원하는 구성을 생각하며 보다 특별한 연회를 가능케 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특히 소규모 연회와 하이브리드형 미팅 수요로 인한 LED 시설과 음향시설의 정비뿐만 아니라, 엔데믹이 다가왔음에도 보다 안전한 파티를 바라는 위생적인 관점을 생각하고 연회장을 벗어나 스위트룸이나 각종 부대시설을 활용한 연회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넘치는 연회의 수요 속 보다 고객의 니즈에 섬세하게 부합하는 연회장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루북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루북은 국내 최초로 호텔 연회장을 온라인 공간으로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2019년 오픈 이후로 현재 서울 지역의 다양한 호텔의 베뉴를 온라인으로 홍보하고, 보다 편리하게 연회장을 소개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기업 고객들이 공간 방문 없이, VR을 통해 온라인 인스펙션을 가능케 하며 가격, 구성, 의견 등을 정리해 호텔 측에 전달, 더욱 매끄러운 소통을 서포트하는 기업이다.
현재 호텔 연회장의 공간은 어떻게 구성됐다고 생각하나?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인 접촉과 대면의 기회가 사라지면서, 대규모 이벤트가 온라인이나 하이브리드로 대체됐다. 오히려 대면이 가능한 소규모의 이벤트가 많이 진행되는 경험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큰 지점은 기술 발전에 따른 기물이 놓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꼭 하이브리드형 미팅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상품 발표회나 세미나, 더 선명한 영상이 필요한 돌잔치나 웨딩 등을 위해 LED 스크린, 안정적인 인터넷 회선을 구축했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의 빔 프로젝터 대비 더 밝고 선명한 이미지며, 넓은 홀이라도 충분히 시야가 확보돼 편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더불어 소규모 미팅 공간에는 HDMI 케이블도 많이 준비했지만, 미러링을 통해 와이파이를 연결하지 않고서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며 대면 행사로 많이들 전환 됐지만, 아직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식도 적지 않으며 아예 웨비나나 온라인 컨퍼런스를 테마로 잡은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온라인 미팅에 방해되지 않게끔, 시설을 정비하는 호텔들도 다수를 차지한다.
다만 코로나19때 반짝 있었던 방송용 촬영 장비의 경우 대부분이 철수했다. 메타버스나 더욱 재미있는 온라인 미팅을 위해 구비됐던 것인데 대면으로 전환되면서 그만큼의 수요는 나오지 않아 재정비하게 된 것이다.
연회장의 공간 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선은 위치, 그 다음은 가격이다. 고객이 원하는 커스터마이즈가 중요한 만큼 이미 전화나 온라인으로 파악하고, 우리의 예산과 인원에 맞게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에 따라 테이블과 의자 등 세팅이 달라져서다. 그리고 소통을 잘할 수 있는 것. 예컨대 앞서 이야기했던 LED 미디어월 등을 잘 설치하려는 이유는 결국 오프라인 소통을 보다 잘 해내기 위해서다. 연회의 본질 자체가 대면으로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현재 연회장에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예 소규모 미팅 체제로 운영되는 연회장도 있고, 소규모 연회장을 구성해놓은 호텔도 더 많아졌다. 때문에 큰 연회장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수요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때 소규모로 진행하고, 무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업들의 니즈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로사항들도 존재한다. 아무래도 대규모 행사의 경우 인원이 많은 만큼 오래 전부터 행사를 준비하고, 수많은 미팅과 조율을 거쳐 진행되나 소규모의 경우 이해관계자가 적은 만큼 취소가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러한 행사들은 약 3주 전에 준비돼 진행하게 되는 편이다.
또한 온라인 세일즈를 중요시 여기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전화가 아닌 메시지를 주고받는 데 익숙한 현 상황 속 온라인 서비스에 친숙한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으로 견적을 받아보고, 소개받고 싶은 니즈들이 있다. 때문에 적극적인 온라인 세일즈를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호텔은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
우선은 연회장이 아닌 호텔의 모든 공간을 다양한 니즈에 판매할 수 있는 유연한 세일즈가 필요하다고 본다. 유니크 베뉴를 통해 이벤트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미팅 후 식사가 아니라 연회장에서 미팅을 하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혹은 다과가 아닌 애프터 파티 등을 즐기고자 하는 니즈가 기업행사에서도, 프라이빗 파티에서도 있다. 호텔의 특성 상 공간의 하드웨어적 부분은 쉽게 변경이 어렵지만, 유니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난다면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다.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서비스 외에도 캐주얼한 이벤트를 위한 미팅 패키지나 식음 패키지를 구성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