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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도쿄 강변의 새로운 물결 메즈무 도쿄(mesm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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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쿄의 강변을 중심으로 핫플레이스가 탄생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오랜 세월 방치해 뒀던 강변 개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토교통부에 해당하는 코쿠도코츠쇼우(国土交通省)는 관광 자원 개발과 도시 공간 디자인의 변화를 목적으로 ‘물’을 활용한 민관(民官) 도시계획 프로젝트인 ‘미즈베링(ミズベリング)’을 추진하고 있다.

 

 

 

수변 개발 프로젝트 ‘미즈베링’
‘미즈베링’은 미즈베(水辺 물가)+R(Rennovation 혁신)+ing(진행형)를 합친 조어로 수변 지역의 가능성에 주목한 기업, 시민 그리고 행정기관이 삼위일체로 하나의 연결고리를 형성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다. 코쿠도 코츠쇼우(国土交通省 국토교통부에 해당)는 전국 각지에서 수변 지역을 활용한 도시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바로 이 미즈베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으로 2020년 후반 도쿄에 오픈한 워터즈 타케시바(Water’s Takeshiba)를 들 수 있다. 사실 이곳에는 하마리큐 온시 테이엔(浜離宮恩賜庭園)이라는 멋진 관광자원이 있다.

 

이 정원은 에도시대에 토쿠카와 쇼군 가문이 도쿄만을 매립해 별채와 정원, 그리고 외국사절을 접객하는 영빈관을 두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곳이었다. 바로 이 정원 옆에 직원들의 사택을 가지고 있던 JR히가시닛폰(東日本)은 직원들의 사택과 그 옆에 위치해 있던 ‘시사이드 호텔 시바 야요이’가 노후화돼 재건축이 필요해지자 이 두 건물을 철거함과 동시에 인접하고 있던 극장 또한 리노베이션함으로써 새로운 상업 공간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바로 이때 미즈베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던 코쿠도 코츠쇼우와 도쿄도는 미즈베링의 거점 중의 하나로 주목하고 있던 타케시바 지역의 재개발에 JR히가시닛폰이 참여해 줄 것을 제안했고, JR히가시닛폰도 이를 받아들여 워터즈 타케시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또한 도쿄도는 워터즈 타케시바의 개발과정에 JR히가시닛폰 뿐만 아니라 수상 버스와 크루즈를 운행하는 기업들도 참여를 유도했다. 왜냐하면, 타케시바에는 원래 배를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으므로, 이곳을 수상버스를 활용한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만원 전철로 붐비는 도쿄의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는 수상 통근 시설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MaaS(Mobility as a Service)의 시점에서 도쿄의 통근객을 소형 선박으로 운반하는 거점으로 워터즈 타케시바를 활용하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오픈과 함께 워터즈 타케시바의 정박장에서는 도쿄의 주요 관광지인 오다이바(お台場), 아사쿠사(浅草), 토요스(豊洲) 등을 잇는 수상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공유 자전거, 공유 스쿠터 등을 설치해, 다양한 MaaS를 활용하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피아노가 있는 객실
이처럼 미즈베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변 지역 개발과 이동수단의 혁신을 도모하는 거점으로 탄생한 워터즈 타케시바에 또 한 가지 주목할 시설이 있다. 바로 JR히가시닛폰이 메리어트 브랜드로 오픈한 메즈무 도쿄(mesm Tokyo)다.


메즈무 도쿄는 ‘TOKYO WAVES’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도쿄는 지금 전통과 혁신의 두 파도가 혼재된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가면서 매일처럼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이러한 느낌을 호텔 공간에 담았다고 한다. 즉, 메즈무 도쿄는 지금까지 도쿄의 럭셔리 호텔이 가진 이미지는 즉 전통과 격식을 중시한 나머지 너무나 일본스러운 호스피탈리티와 인테리어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해 전통을 혁신적으로 계승하면서 독창적이고 글로벌한 모던함을 호텔 내에 담고자 했다. 그야말로 크리에이티브한 도쿄의 이미지를 럭셔리하게 반영한 것이 메즈무 도쿄의 콘셉트라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메즈무 도쿄는 일본의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를 진행했다. 우선 가장 공을 들이면서 다른 호텔과 차별화를 도모한 부분은 카시오(CASIO)와 손을 잡고 피아노를 호텔의 메인 콘셉트로 채용했다는 점이다. 메즈무 도쿄는 카시오가 개발한 전자 피아노인 ‘Privia’를 265개의 모든 객실에 비치했다. 보통 소음 문제로 객실에 피아노를 두는 것은 생각할 수 없지만, 메즈무 도쿄는 음악과 함께 풍요로운 하루를 보낸다는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카시오와 협력해 전자 피아노를 모든 객실에 설치했다. ‘재팬 퀄리티’의 대명사로 불리는 카시오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일본의 기술력을 호텔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 콘셉트라고 할 수 있겠다. 객실뿐만이 아니라 레스토랑과 라운지에도 생생한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야마하의 그랜드 피아노와 상업 공간용 스피커 및 파워 앰프를 설치했다. 덕분에 시간마다 웅장한 그랜드 피아노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컬래버로 만들어 낸 도쿄의 이미지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컬래버는 거장 디자이너, 요우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와의 유니폼 작업이다. 일본의 럭셔리 호텔 직원들의 유니폼은 핏이 딱 떨어지는 정장 혹은 일본의 키모노와 같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메즈무 호텔은 다른 호텔과의 차별화를 위해 유니폼을 디자인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배려를 한 스푼 추가했다. 사실 전통적인 호텔들이 추구해온 유니폼은 불편한 것이 당연했다. 프론트, 벨보이 등의 업무에 따라 다른 유니폼을 입는 것이 당연했고, 여성들의 경우 스커트를 입고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하루 종일 업무를 수행해야해 신체적 부담이 컸다. 이를 배려해 메즈무 호텔은 업무 분야에 상관없이 유니폼을 통일하면서도 세련되고 활동적이며 편안한 유니폼을 디자인해 냈다. 게다가 직원들은 일본 패션 디자인의 거장인 요우지 야마모토의 작품을 자신들의 유니폼으로 입는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


또 하나, 직원들의 대한 업무 부담에 대한 배려를 소개하자면, 바로 청소를 돕는 로봇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객실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힘든 작업 중의 하나는 바로 시트 교체와 리넨의 운반이다. 메즈무 호텔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일본 호텔 최초로 AGV(자동 운송 장치)를 이용한 최신형 리넨 운송 로봇 ‘아일(AISLE)’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운송 로봇, 아일은 객실에서 사용한 시트 등의 리넨을 담은 수레를 자동으로 운반함으로써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메즈무 호텔이 진행한 컬래버레이션은 사루타히코 커피(SARUTAHIKO COFFEE) 브랜드다. 메즈무 도쿄는 최근 인기를 얻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일본의 드립 커피 브랜드, 사루타히코 커피와 협력해 오리지널 브랜드 커피를 만들어냈다. 사루타히코 커피는 도쿄 에비스 역 건물에서 시작한 커피 전문점으로 커피빈에서부터 드립의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심혈을 기울여 도쿄에 맞는 커피를 제공해 주목을 받고 있었다. 메즈무 도쿄는 비록 작고 젊은 커피 브랜드지만 커피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루타히코와의 협업을 통해 객실에서 도쿄의 분위기와 공기 그리고 경치에 맞는 커피 맛을 느끼도록 만들어낸 오니지널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한 가지 더, 메즈무 도쿄 호텔이 미즈베링의 특징을 구현하기 위해 현재 실험이 진행 중인 서비스가 있다. 바로 워터즈 타케시바에 있는 선착장과 하네다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선착장을 연결하는 리무진 보트 즉 ‘하네다 공항 액세스 선’이다. 하네다 공항에서 전용 선착장으로 이동해 고급 리무진 보트에 몸을 싣고 도쿄의 풍경을 약 40분 동안 즐기면서 호텔까지 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2월의 어느 평일 이 호텔을 둘러보게 됐다. 평일 점심시간이었던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긴급사태가 선언된 상황이었으니 호텔에 손님이 많은 것이 오히려 이상했겠지만 그래도 넓은 호텔 라운지에 혼자 앉아 있으려니 황송해서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였다. 얼핏 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진 인테리어, 유명 디자이너의 유니폼을 입은 세련된 직원들, 창문 너머로 하마리큐 온시 테이엔(浜離宮恩賜庭園)의 아름다운 풀숏과 저 멀리 스카이트리까지 보이는 뷰, 그리고 테이블 바로 옆에서 직접 연주하는 그랜드 피아노의 웅장한 선율까지. 모든 것이 근사했지만 이곳에는 정작 가장 중요한 고객이 없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지난 호에 소개했던 사쿠라타운의 EJ아니메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필자는 두 호텔 모두 텅 빈 로비에 앉아서 오픈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 달에 얼마씩 적자가 날까, 과연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하는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콘셉트의 호텔을 가슴 설레며 방문하고 원고도 신나게 적을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 기자, KBS 작가 호텔 농심 마케팅 파트장을 지낸 바 있으며 현재 도쿄에 거주 중으로 다양한 매체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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