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해외호텔에서 재직 중인 3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외국의 호텔학교로 진학했고, 그 후에는 계속 해외에서 호텔생활을 시작해왔습니다. 해외 호텔에 근무하면서 연봉, 복리후생 등에서도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한국에 계신 부모님의 건강도 좋지 않으셔서 걱정이 되는데다가,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하려는 생각에 해외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해외에서 근무 중인 한국인 호텔리어들은 보통 싱글로 살거나, 아니면 외국인 배우자를 만나서 해외생활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더러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해외근무기간이 비교적 짧고, 나이도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소수이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서 결혼을 하고, 가족을 데리고 다시 해외호텔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한국호텔들의 기업문화나 연봉수준 등이 해외호텔과는 다를 것으로 생각되는데, 줄곧 해외에서만 근무하다보니까, 여기에 대한 정보가 없고, 또한 국내호텔에 근무 중인 지인들도 거의 없어서, 한국에서 근무하는 것이 막막하게만 느껴집니다. 해외호텔에서 근무하다가, 국내호텔에서 일을 하게 될 때에 고려해야할 점에 대해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해외유학생의 증가와 온라인을 통한 해외취업의 활성화 등으로 인해서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인 호텔리어들이 해외호텔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국내라는 한정된 시장을 벗어나서, 해외에서 근무하는 것은 보다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의 차원에서도 그렇고, 또한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내로 더 이상 돌아오지 않고, 해외에서만 생활하기로 결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언젠가는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국내로 돌아가야하므로, 빠르게 국내호텔에 취업하여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먼저 연봉과 복리후생에서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외국호텔에서는 근무하면, 그 나라의 임금체계를 따르거나, 외국인으로서의 고용계약을 체결하게돼, 국내호텔보다는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외에 호텔에서 세금, 건강보험 등에 대한 비용 지불, 자녀에 대한 교육비 지원 등의 부수적인 복리후생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국내호텔에서는 내국인으로서의 고용계약을 체결하게 되므로 국내호텔의 기준에 맞춘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받습니다.
또 국내호텔의 내부 규정에 따라서 경력을 인정받기 때문에, 외국에서보다 직위가 더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연봉과 복리후생 등에서 예전보다 불만족스러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간혹 해외호텔에서 받던 연봉과 복리후생 수준만을 계속 고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경직된 자세를 버리고 융통성을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국내호텔에서는 독립의 경영성이 보장되어 있는 위탁경영형태의 해외 체인호텔이라고 하더라도 오너의 영향력이 작용하므로, 이 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호텔의 오너가 부서장급이나 주요 직위의 간부급 사원의 채용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권한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외국인 총지배인과 오너 측의 파워게임이 생겨서 중간에서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국내호텔에서는 종종 생길 수 있는 일이므로,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국내호텔의 조직문화에 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한 적극성이 필요합니다. 국내호텔은 외국호텔과는 고객의 구성과 취향 등에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부 호텔에서는 해외에서만 근무했던 호텔리어의 경우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거나, 직위나 연봉 등에서도 다른 직원들보다 높은 경우가 많아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로 선호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호텔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존중하고, 겸손한 자세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씩은 경력과 나이가 많은 부하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권위주의를 내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진정한 권위는 자신이 세우는 것이 아니라 분명 남들이 세워주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해외호텔에서 근무하다가 국내호텔로 옮긴 분들 중에서 일부는 국내호텔에 적응해서, 잘 근무하고 있지만, 적응을 못하고 다시 외국으로 나가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유로 국내호텔에서 근무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위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잘 숙지하고,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이직해서 빠른 시일 내에 한국호텔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5년 3월 게재>
유민석 HR컨설턴트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클럽메드 푸켓 GO, JW메리어트 서울 프로젝트팀 기획과,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 재경부를 거쳐 K.G.A.V의 기획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커리어아카데미에서 ‘취업전문강사’ 과정과 ‘집단상담전문가’ 과정을 수료했고, 호텔리어 양성기관에서 ‘재경’ 및 ‘기획’분야 강사로 활동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호텔 온라인커뮤니티 운영자를 역임했고, 2013년도 호텔산업채용박람회와 ‘나누잡’에 호텔리어 취업멘토로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호텔전문 HR컨설턴트와 취업전문강사, 커리어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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