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와인은 이제 낯설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하나의 문화와 생활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놀라는 것이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시음하는 사람들이 소믈리에처럼 잔을 정식으로 잡고서 진지하게 와인잔을 스월링하면서 향을 맡고 시음하는 모습이 다. 한국에는 소믈리에들이 너무 많거나 지나칠 정도로 진지하게 시음하는 광경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시음와인이 와인의 주요 생산국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미국, 호주, 뉴질랜드, 칠 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국가에서 수입되어 접하고 있 다. 그러나 한국에서 와인이 생산되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한국의 와인은 상기의 국가들이 양조 용으로 대부분 와인을 생산하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 식용포도로 생산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나름대로 한국적인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당도 높은 캠벨얼리 등 대부분 식용포도로 생산
가장 대표적인 품종이 캠벨얼리로 국내 식용포도 가운데서는 가장 당 도가 높은 국내산 포도품종으로 평가되며 황금빛의 화이트품종이다. 안산의 대부도의 그랑꼬토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캠벨 얼리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포도품종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큰 언 덕이란 의미를 지닌 그랑꼬토에서는 적포도인 캠벨얼리로 화이트와인을 생산하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산지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포도재배가 많이 되는 충북 영동의 와인코리아이다. 영동지역은 전형적인 내륙 고원 분지형으 로 일조량이 많고 밤낮의 일교차로 포도성숙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곳은 토양이 석회질로 배수가 잘 되며 자갈, 모래 등으로 형성되어 있다. 척박한 토양으로 좋은 포도를 재배할 수 있은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도밭 면적이 150ha로 샤토 마니 포도농장은 1995년부터 기암절벽의 명산인 마니산 기슭에 자리 를 잡고 와인양조를 시작해서 경영해 오고 있다.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와인생산지로 알려져 있다.
배, 사과, 복분자, 머루, 양파, 감와인 등 다채롭게 생산
한국에서 주목해야할 와인산지를 살펴보면 여러 곳이 있다. 강원도 횡성의 디오니캐슬은 다래와인, 배 와인,복분자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영동의 와인코리아처럼 설비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와인을 생산하고 있 는 곳이다. 다양한 와인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곳이다. 한 우가 유명한 횡성에 위치하여 음식과의 조화도 강조하고 있다. 사과와인으로 유명한 곳도 있다. 예산의 은성농원은 애플 아이스와인 도 생산하고 있다. 사과와인은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다. 예산사과축제 때 사과를 따고 와인을 직접 만드는 행사도 진행한다. 미국대사관에서 리스마스때 주문해서 주한미국대사가 공식선물로 사용할 정도로 유명세도 탔다. 의성의 애플리즈와이너리도 사과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의 사과증류주로 유명한 아르마냑 지방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갖고 대표가 고향 의성에 와서 프랑스 방식을 도입하여 와인을 제조하고 있다. 지역의 특산품의 소비를 촉진하여 지역경제에 일조하고자 하는 오너의 의지가 반영되어 경영되는 곳으로 주목된다.
무주와 임실지역에서는 머루와인이 유명하다. 임실의 금화양조에서는 설비를 갖추고 머루와인을 생산하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치즈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와인과 치즈의 마리아주로 중요한 홍보가 되고 있다. 함양의 산머루와인도 유명한데 2007년 서울 국제와인대회에서 동상을 수여해서 주목받았다.
고창지역의 복분자와인도 주목할만 하다. 고창의 선운산에서 생산되는 선운당 복분자와인은 전통적인 와인도수 12도를 유지하면서 드라이하 면서 부드러운 타닌감을 느낄 수 있는 와인으로 만들어 시판되고 있다. 선운산지역에 위치한 여러 곳에서 복분자와인을 생산해 출시하고 있다. 창원 우포의 아침에서는 양파로 와인을 만들어서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전북 부안의 뽕나무 열매인 오디로 만든 강산명주가 있다. 오디는 백발을 검게 하고 노화방지를 돕고 오장육보에 이로운 천연강 장제로 효능을 광고한다. 부안에서는 전국의 20%인 2,000여의 오디를 생산한다. 연간 3만병정도 생산하고있고 청와대 만찬용으로도 공급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청도의 감와인이 국내의 와인가운데 가장 인상적이다.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도 사용되었다. 경북 청도는 감생산으로 유명한 곳으로 경부선 열차가 지나던 1015m의 터널안에 연간 섭씨 15도를 유지하는 와인숙성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2003년 효모와 발효기술을 개발하여 2003년 첫 와인을 생산했다. 화이트와인임에도 불구하고 타닌감이 좋고 훌륭한 아로마 등 경쟁력있는 와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터널안에는 10만병 정도의 감와인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와인으로 국내의 최고의 와인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청도에서는 감 아이스와인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외국적인 스타일 와인은 마주왕와인이다. 1977년 동양맥 주에서 출시했다. 기술력과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국 내 와인시장을 장악해왔다. 지금은 원액을 수입하여 병입하거나 현지회사에 주문식제조로 수입하고 있다. 카베르네소비뇽, 리슬링 등의 와인 이 출시되고 있다. 가격대비 밸류와인으로 평가할 수 있는 와인이다.
한국와인의 도전정신과 미래
외국의 와인은 오랜 역사와 경험과 수요로 인해 많은 경쟁력을 구축해 왔다. 우리나라 와인은 상대적으로 역사와 전통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새로운 품종의 시도와 차별화로 새로 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어떻게보면 도전 정신과 한국와인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분들의 공로와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물이라고 생각된다.
상기에 언급된 와인들을 시음하면서 한국적인 노력의 현실을 보며 새롭고 차별화된 도전의 산물들을 경험하는 것도 좋은 시간들이 될 것 이다. 특히 이러한 곳들을 방문하여 새롭게 주제가 있는 여행을 하는 것도 즐겁고 뜻깊은 경험이 아닌가 확신하여 독자분께도 추천하는 바 이다.
그동안 부족하나마 독자여러분께 6개월간 세계의 와인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승하시고 행복하세요.
- 고종원 배상 -
연성대학교 고종원 교수
고종원 교수는 경희대학교 경영학박사(국제경영전공),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식품외식 최고경영자과정 이수,일본 OGM 와인전문가 과정 이수, 중앙대학교 와인아카데미 와인마스터 취득, 미국호텔협회 총지배인(CHA) 자격증과 공인 와인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연성대학교(구 안양과학대학) 호텔관광과 교수(학과장)로 재임중이며 연성대학교 평생교육원 와인CEO/소믈리에과정 주임교수, 한국평생능력개발원 식음료검정위원회 와인관리사 심사위원장,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 편집이사 및 이사를 맡고 있다. 세계의와인(공저, 기문사) 외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