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와인은 프랑스, 이탈리아에 밀려 주목을 별로 받지 못하다가 최근 구세계 와인의 또 다른 대표주자로 인식되면서 소비가 늘어나며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년대 들어서 유럽, 미국, 일본의 와인매니아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며 소비가 증가되었고 국내에서도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입에 있어서 호주에 이어 6위의 수입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중저가 와인의 수입증가 등으로 인해 연도별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EU FTA협정에 따라 지속적인 증가가 예견된다. 스페인은 기원전 년 전부터 포도를 재배한 나라다. 스페인 와인의 경쟁력은 가격대비한 품질경쟁력에 있다. 같은 유럽권 프랑스와 이탈리아에비해 편안함과 다가서기가 부담스럽지 않고 구세계의 우아함까지 느끼게해준다.
스페인 와인은 진한 향과 강렬한 맛이 특징
스페인은 와인재배면적이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이며 와인생산량은 프랑스,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은 구세계의 대표주자이다. 그래서 스페인 와인은 광활한 대지의 풍부함으로 표현되고 있다. 정열과 태양의 나라 스페인 와인은 진한 향과 강렬한 맛이 특징이다. 스페인의 유명한 토마토축제와 소몰이축제처럼 스페인사람들은 정열적이며 때로는 거칠어 보이기도 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스페인 사람들처럼 스페인 와인은 강렬함으로 표현된다. 정열적인 느낌을 갖게 되며 스페인의 다양한 기후 가운데 건조하며 메마른 환경처럼 건조하고 화끈한 느낌을 받게 된다. 스페인와인은 다른 측면에서는 토양이 기름진 느낌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 스페인 레드와인의 경우 대체로 색이 진하고 깊게 표출되고 있다. 강렬한 맛과 완만한 타닌이 복합적으로 표출된다. 이러한 면모로 인해 스페인 와인에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지고 밸류와인(Value wine)으로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잠자는 거인, 잠재력의 스페인 와인
스페인 와인은 잠재력이 무한한 잠자는 거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배면적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희소성의 가치와 스페인 전역에서 생산되고 표현되는 다양성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페인와인의 숨은 저력은 년 프랑스 보르도 등급과 겨룬 올림피아드에서 마스 라 플라나(Mas La Plana) 와인의 우승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소위 ‘검은 전설(black legend)’로 불리는 마스 라 플라나를 통해 스페인와인은 주목받게 됐다.
리베라 델 두에로에 위치한 배가 시실리아(Vega Sicilia)는 고인이 된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찰스 왕세자가 결혼식 축하주로 쓰인 와이너리로 스페인와인의 전설로 명명된다. 프랑스의 까베르네소비뇽과 메를로, 말백 그리고 알비노 등을 도입하여 템플라니오를 중심으로 블랜딩하여 좋은 빈티지에만 와인을 생산하는 ‘스페인의 로마니콩티’로 명명되는 ‘우니코’는 오크통에서만 년 이상 숙성을 거쳐 세계 최장 숙성할 수 있는 와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년 이상 보관이 가능한 이 와인은 진귀함으로 인해 ‘돈이 아닌 우정으로만 구입할 수 있는 와인’으로 세간에서 회자되고 있을 만큼 가치와 명성을 얻고 있는 전설적인 와인이다.
최고로 평가되는 마리아주
스페인와인은 특히 현지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며 와인과 현지음식의 마리아주가 최고로 평가받는다. 홍합과 조개 그리고 사프란 향료가 들어간 해물밥으로 유명한 파에야(Paella), 넓적다리를 소금에 절여 말려 먹는 하몬(Jamon)은 와인과 함께 먹는 스페인 최고의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페인의 레드와인은 생선이나 야채에도 잘 어울린다. 왜냐하면 스페인 와인은 너무 무겁고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스페인에서도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할 때 재료의 신선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스페인사람들은 와인과 먹는 안주거리로 타파스(Tapas)를 즐긴다. 타파스는 식욕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로 올리브나 치즈와 함께 먹거나 오징어 등 해산물과 튀겨서 먹는다. 타파스는 와인과 잘 어울리며 종류도 다양한 간식거리이다. 치즈도 우유치즈, 양젖 치즈, 염소 치즈 등 지방마다 다양하다. 스페인문화를 말할 때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타파스로 다양한 소시지와 토마토로 만든 타파스는 스페인식 와인스타일로 ‘타파스 하나에 와인 한잔’이라는 낙천적으로 먹고 마시고 대화하는 그들의 와인문화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지역마다 템플라니오를 중심으로 다양한 품종 생산
스페인의 와인생산지역으로 주목해야 할 곳은 리베라델두에로(Ribera del Duero), 리오하(Rioja), 페네데스(Penedes), 프리오라트(Priorat), 헤레스(Jerez)지역이다. 리오하는 스페인 최고급 와인의 산지로 프랑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며 포도병충해의 피해가 없었던 곳이다. 리베라 델 두오로는 리오하와 쌍벽을 이루는 곳으로 진하고 농축된 와인이 특징이다. 페네데스는 화이트와인 산지로 스파클링와인 까바(Cava)를 생산하는 곳이다. 프리오라트는 최근 레드와인의 명산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헤레스는 스페인와인의 대명사 같은 세리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동키호테의 무대인 라만차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와인생산지역이다. 화이트와인이 % 정도로 많이 생산된다. 스페인은 지역마다 템플라니오를 중심으로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스페인 와인의 등급은 개월 오크배양을 포함한 최소 년을 숙성하는 크리안자(Crianza), 개월 오크 배양을 포함하여 최소년을 숙성하는 리제르바(Riserva), 개월 오크 배양을 포함하여 최소 년을 숙성하는 그랑 리제르바(Gran Reserva) 등이 있다. 스페인와인은 라벨에 표기된 숙성기간에 따라 품질을 평가하고 있다. 숙성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는 것이다.
총 여종의 포도 품종 재배
스페인은 북쪽으로 프랑스와 경계를 이루는 피레네산맥, 서쪽은 포르투갈과 대서양, 동남쪽은 지중해가 펼쳐져 있다. 내륙은 무더움과 적은 강수량을 보이며 강들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 서남쪽에 위치한 지형적 조건 즉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입지조건과 이민족의 침입 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다양한 외래품종의 유입이 많았다. 이러한 포도품종은 세월이 흐르면서 토착화되어 현재 스페인의 토착품종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스페인의 토착품종은 템플라니오(Tempranillo)라고 할 수있다. 페네데스, 리베라 델 두오로, 라 만차, 나바라, 토로, 발레페냐스 등 대부분의 스페인 전역에서 생산된다. 짙고 붉은 빛깔에 적정한 탄닌과 산도를 지닌다. 리오하(La Rioja)가 대표적인 산지로 이 품종의 고향으로 알려져있다. 리베라 델 두오로에서도 최상급의 와인을 생산한다. 템플라니오는 다른 품종과 브랜딩함으로써 경쟁력을 갖게 되는데 주로 가르나차(Garnacha), 까리네나(Carinena), 그라시아노(Graciano), 모나스트렐(Monastrell), 까베르네소비뇽, 메를로 등과 혼합하여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게 된다. 화이트와인 품종으로는 아이렌(Airen), 비우라(Viura), 말바시아(Malvasia) 등의 품종이있다. 총 여개의 포도품종이 스페인에서 재배된다.
열정만큼이나 여유와 휴식을 즐기는 스페인 사람들
한편 스페인은 아르헨티나 와인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처럼 와인과 음식의 소비량이 큰 나라로 스페인의 식민지배시절부터 와인문화는 영향을 받고 있다. 스페인의 포도병충해 피해에 당시 와이너리들이 아르헨티나로 많이 진출했고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은 와인들이 생산됐으며, 아르헨티나는 년대 이후 와인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게 되었다. 즉, 유럽의 어떤 나라보다도 와인을 즐기고 많이 시음하는 문화가잘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열정만큼이나 스페인 사람들은 여유와 휴식을 즐긴다. 매일 그들이 필수적으로 갖는 낮잠시간인 시에스타(Siesta)가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의 근원인 것 같아 보인다. 강렬한 와인의 스타일을 지닌 짙은 빛과 강한 향의 스페인와인은 많은 현대인이 추구하는 트렌디한 와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스페인와인은 아내와 시음하면서 가장 좋은 테스팅 평가를받은 와인으로 의미와 가치가 있고 기억에 남는 와인이기도 하다. 열정적인 축제의 나라인 스페인 각 지방의 축제에서 권하는 와인과 타파스를 기대하면서 금번 스페인 와인문화이야기를 마친다.
연성대학교 고종원 교수
고종원 교수는 경희대학교 경영학박사(국제경영전공)로 일본 OGM 와인전문가과정 이수, 중앙대학교 와인아카데미 와인마스터 취득, 미국호텔협회 총지배인(CHA) 자격증과 공인 와인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연성대학교(구 안양과학대학) 호텔관광과 교수(학과장)로 재임중이며 연성대학교 평생교육원 와인CEO/소믈리에과정 주임교수, 한국평생능력개발원 식음료검정위원회 와인관리사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세계의 와인(공저, 기문사) 외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