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경 바이킹이 왕정 국가를 세운 덴마크에는 바이킹이 모자에 허브 음료를 부어 마셨다는 전설이 있다. 네덜란드에서 티가 덴마크에 전해진 뒤로 수도 코펜하겐에는 유명 럭셔리 호텔이나 <미쉐린 가이드> 스타급 레스토랑에서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를 서비스하는 명소들이 많다. 이번 호에서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파인 다이닝, 애프터눈 티를 즐기면서 최고의 호스피탈러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명소 세 곳을 소개한다.
세계 최초의 디럭스 호텔
호텔 당글러테르
발트해에 면한 질랜드섬 동부에 있는 수도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정치, 경제 중심지면서 북유럽의 금융 중심지다. 코펜하겐은 16세기부터 무역을 통해 크게 발전해 수도가 됐다. 이곳에는 덴마크 총리실, 국회, 대법원이 있는 18세기 바로크 양식 건축물 ‘크리스티안스보르 궁전(Christiansborg Palace)’, 19세기 왕가의 정원을 도시형 놀이공원으로 조성해 안데르센이 자주 찾았던 ‘티볼리공원(Tivoli Gardens)’, 루벤스, 렘브란트 등의 미술품들을 소장한 국립미술관, 코펜하겐 콘서트홀, 왕립 오페라하우스 등 내로라하는 관광 명소들이 많다. 여행객이 하루 만에 모든 관광 명소들을 구경하기에는 벅차다. 그런 가운데 잠시 휴식하면서 파인 다이닝과 티를 즐길 만한 공간이 있다. 그곳은 콩겐스뉘토르(Kongens Nytorv) 광장 부근의 호텔 당글러테르(Hotel d'Angleterre)로 프랑스어로 ‘잉글랜드 호텔’이라는 뜻이다.
이 호텔은 세계 최초의 디럭스 호텔(Deluxe Hotel)이자, 코펜하겐 최고의 호텔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 역사는 17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한 차례 화재로 전소됐다가 1875년에 재건됐다. 럭셔리 앤 라이프스타일 여행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Condé Nast Traveler)>(2015)에서 세계 최고의 호텔로 인증하는 금상을 수상하기도 하다. 그만큼 호텔은 각종 휴양 시설을 갖췄으며, <미쉐린 가이드> 스타급 레스토랑 ‘마샤(Marchal)’의 다이닝 서비스도 세계 정상급이다.
마샤 레스토랑은 요리에 대한 사랑이 역사로 고스란히 간직된 곳이다. 1755년 진스 마샤(Jeans Marchal)와 마리아 커비(Maria Coppy)가 로맨틱하게 힘을 합쳐 창립한 레스토랑을 호텔이 흡수, 그들의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붙였다. 덴마크 정통 요리의 레스토랑인 먀샤는 프랑스 요리의 대가로서 <미쉐린 가이드> 1스타의 수석 셰프인 야코프 데 네르가르(Jakob de Neergaard)가 북유럽 요리에 프랑스의 미식 요소를 가한 혁신적인 예술 요리를 브렉퍼스트부터 디너까지 육감적으로 선뵌다.
또한 애프터눈 티도 코펜하겐에서 최고 수준이다. 다양한 별미와 함께 즐기는 정통 애프터눈 티와 크루그(Krug) 샴페인과 함께 하는 스페셜 메뉴인 ‘크루그 애프터눈 티’는 티 애호가나 샴페인 애호가라면 놓칠 수 없는 필수 코스다. 또한 봄·가을이나 여름에는 콩겐스뉘토르 광장 가장자리의 테라스에서 코펜하겐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네덜란드 최고의 미식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발타자르(Balthazar) 바는 코펜하겐에서도 가장 유명하며 덴마크 최초의 샴페인 바다. 이곳에서는 시그니처 칵테일을 비롯해 에스프레소 마티니와 같은 정통 칵테일, 최고급 와인, 200종 이상의 샴페인을 선택, 캐비어나 굴과 같은 별미들과 함께 맛볼 수 있다.
메종 당글러테르(Maison d'Angleterre) 레스토랑은 덴마크 미식 요리를 만나볼 수 있는 명소다. 이곳은 코펜하겐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 목적지로 예술적 수준의 케이크, 특별 메뉴의 페이스트리와 별미들을 계절마다 바꿔 메뉴로 선뵈고, 또한 구매해 원하는 디자인의 햄퍼(Hamper)에 담아 선물용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이러한 별미들은 일반 가정에서도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덴마크에서 미식 여행을 시작한다면 이곳이 훌륭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www.dangleterre.com/en/gallery
샌드위치를 덴마크에 최초로 선뵌 레스토랑 업계의 선구자
님브 호텔
코펜하겐에는 1843년 옛 왕가의 정원을 성인들의 놀이공원으로 만든 역사적인 관광지, 티볼리공원(Tivoli Gardens)이 있다. 티볼리공원 내에는 각종 놀이기구와 음악관, 극장 등 화려한 모습의 유락 시설들이 있고, 다양한 페스티벌이 펼쳐져 세계인들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덴마크에서도 최대의 놀이공원인 만큼 여행객들에게는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중에는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 1909년 무어 양식으로 건축된 님브 호텔(Nimb Hotel)이 있다.
이 호텔에은 1877년 티볼리공원 최초로 레스토랑인 디밴(DIVAN) 2를 열고, 샌드위치를 덴마크에 최초로 소개해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덴마크 레스토랑 업계의 선구자인 빌럼 님브(Wilhelm Nimb)와 아내 루이세(Louise)를 기리기 위해 그들의 이름이 붙였다.
님브 호텔은 스몰 럭셔리 호텔 오브 더 월드(SLH)의 5성급 그랜드 럭셔리 호텔로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에서 세계 40위에 오를 만큼 명성이 높다. 이곳은 화려한 무어(Moor) 양식의 궁전뿐 아니라 각종 내부 장식은 물론이고 휴양 시설과 파인 다이닝 서비스도 최고 수준이다.
프루 님브(Fru Nimb) 레스토랑은 님브 일가의 후손들이 2015년 처음 문을 열었다. 1800년대 덴마크 최고의 레스토랑 경영인이었던 루이세 님브 부인을 기리는 차원에서 이름을 붙였는데 덴마크어로 ‘프루’는 ‘부인’이라는 뜻이다. 이 레스토랑은 스뫼레브뢰(smørrebrød)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스뫼레브뢰’는 버터를 바른 빵에 절인 청어나 저민 고기, 채소를 올린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다. 님브 일가가 18세기에 샌드위치를 덴마크 최초로 선뵈 대중화한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그런 만큼 이곳에서는 다양한 샌드위치를 런치와 디너에서 미식 수준으로 즐길 수 있다.
코펜하겐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레스토랑인 님브 브라스리(Nimb Brasserie)에서는 프랑스 정통 요리들을 제공한다. 호텔 손님뿐 아니라 티볼리공원의 여행객들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큰 곳으로서 브렉퍼스트에서부터 디너까지 마련된다. 특히 브렉퍼스트에서는 알라카르트 메뉴를 통해 프랑스 요리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으며 애피타이저, 메인 코스, 치즈, 디저트를 곁들이는 런치도 일품이다.
그리고 토~일요일의 브런치 타임은 가족 단위로 프랑스 미식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매우 높다. 미식가들에게는 TWG 프리미엄 티와 스페셜티 커피, 님브 브랜드의 스파클링 와인인 님브 블랑 드 블랑(Nimb Blanc de Blancs)과 프랑스 요리의 페어링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님브 브라스리 내의 바에서는 와인을 비롯해 우아한 향미의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이 호텔에는 오직 야채만을 사용한 요리를 선뵈는 독특한 레스토랑인 게뮈세(Gemyse)가 있다. 온실 형태로 내부에 온갖 식물들이 풍성한 레스토랑에서는 월~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이 고장의 제철 야채들로 다양한 향미와 질감을 맛볼 수 있는 요리들이 제공된다. 베지테리언, 비건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호텔의 유명 제과점인 카켄하겐(Cakenhagen)에서는 프랑스 마카롱에서부터 덴마크 정통 페이스트리인 휘프트 크림 케이크까지 다양한 과자류를 선뵌다. 파인 케이크류를 골라 스파클링 샴페인과 즐길 수 있고, 5코스의 다양한 디너를 디저트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님브 바(Nimb Bar)는 각종 칵테일과 진, 애프터눈 티로 유명하다. 칵테일 팀은 1843년 한스 안데르센이 티볼리공원을 방문해 영감을 받아 동화를 창작했던 데 착안해 그의 동화를 연구한 뒤 우화적 분위기의 칵테일을 13종의 향미로 창조했다. 또한 3종류의 애프터눈 티도 선뵈고 있는데 티 애호가들에게 절호의 경험을 안겨 줄 장소로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는 기본이고, 부분 채식주의자를 위한 변형 메뉴도 함께 제공한다.
더욱이 특별 버전인 애프터눈 티 엑스트라오디너리가 매력적이다. 애프터눈 티에 송로버섯요리, 캐비어, 굴 요리가 최고급 와인인 돔 페리뇽(Dom Pérignon)과 함께 곁들여진다. 이 정도면 티 애호가뿐 아니라 미식가에게도 어필하기에 충분하다. 또 애프터눈 티에 님브 초콜릿을 주요 별미로 구성한 초콜릿 애프터눈 티도 있다. TWG 초콜릿 얼 그레이(Chocolate Earl Grey) 티를 마시면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초콜릿 소르베, 초콜릿 볼, 초콜릿 파이, 연어 샌드위치 등을 즐겨 보자. 티 애호가의 입에서는 탄성의 소리와 함께 다시 잊지 못할 감동이 밀려올 것이다.
www.nimb.dk/da/bar-og-restaurant/bar/afternoon-tea
세계 최초의 디자인 호텔
래디슨 컬렉션 호텔, 로열 코펜하겐
코펜하겐에는 티볼리공원 외에 크리스티안스보르 궁전, 국립미술관, 왕립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많은 관광 명소들이 여행객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정부 중요 시설로서 운영되는 곳으로서 압도적인 규모의 크리스티안스보르 궁전 인근에는 건물 자체가 현대 예술이자 역사적 기념비인 건물이 우뚝 서 있다. 바로 덴마크 최초의 마천루인 SAS 빌딩의 래디슨 컬렉션 호텔, 로열 코펜하겐(Radisson Collection Hotel, Royal Copenhagen)이다.
1960년에 세워진 이 건물은 덴마크가 배출한 세계적인 모더니즘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 1902~1971)이 설계한 것으로, 세계 최초의 디자인 호텔(Design Hotel)의 명성을 자랑한다. 아르네 야콥센은 개미 의자, 항아리, 달걀 의자를 설계해 선뵈 산업디자인계에서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디자이너다. 모더니즘의 거장이 창조한 만큼 호텔 실내로 들어서는 고객들은 아마도 현대 조형 예술의 화랑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건물에 들어선 래디슨 컬렉션 호텔, 로열 코펜하겐은 세계 최대의 호스피탈리티 그룹으로서 9개의 브랜드로 전 세계에 1600개 이상의 호텔들을 운영하는 래디슨 호텔 그룹(RHG, Radisson Hotel Group)의 래디슨 호텔스(RH, Radisson Hotels) 브랜드로 5성급 럭셔리 호텔의 위용을 자랑한다. 또한 모던한 실내 분위기에 더해 휴양 시설과 다이닝 서비스도 세계 정상급이다.
1984년에 문을 연 카페 로열 코펜하겐(Café Royal Copenhagen)은 인테리어와 테이블 세팅으로 매우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키친 레스토랑이다. 이른 아침인 오전 6시 30분 브렉퍼스트를 시작해 정오의 런치, 오후 1~4시의 애프터눈 티, 저녁의 디너, 그리고 11시 이후의 미드나이트까지 풀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주말의 스프클링 와인과 함께 하는 뷔페 브런치는 일미(一味)로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또한 애프터눈 티도 거장 아르네 야콥센의 디자인에 영감을 받아 선뵈는 것으로서 코펜하겐에서도 가장 독특한 요리로 이름이 나 있다.
카페 로열 바(Café Royal Bar)에서는 덴마크 출신 유명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딴 광범위한 메뉴의 칵테일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창조해 제공하고 있다.
www.radissonhotels.com/en-us/hotels/radisson-collection-copenhagen/restaurant-bar/cafe-royal-copenha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