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이 만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변이 바이러스도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어 ‘종식’이라는 단어는 희망사항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고, 이론상 종식이라고 선언하는 접종률 60%에 달한 국가들도 조금씩 늘어 이제는 코로나19의 종식이 아닌 공존을 택하고 있는 추세다. 그 이유는 물론 일상으로의 재개가 가장 크겠지만, 얼어붙은 국제 간 이동으로 인한 피해가 세계적으로 막심하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과 같은 일부 국가들은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 관광객에 대해 자가격리 없이 입국을 자유로이 허용하는 등 국경 개방, 그리고 인바운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백신 수급이 늦어진 탓인지 여전히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 그러나 국내도 빠른 접종률에 따라 10월 말 접종 완료를 전제로 위드 코로나의 적용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질병관리청의 발표로 인바운드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종식 아닌 공존
위드 코로나 선언하는 해외 국가들
전세계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증가하며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외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위드 코로나란 코로나19 이외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돌파감염 등으로 팬데믹이 장기화됨에 따라 대두되고 있는 개념이다. 코로나19의 종식을 완전히 기대하는 것보다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를 도입,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준비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코로나19의 완전 퇴치는 힘들다는 것을 인정한 뒤 오랜 봉쇄에 지친 국민들의 일상과 침체에 빠진 경제 회복,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막대한 비용 및 의료비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 수 억제보다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전환이다.
전세계적으로 전염성 감염병의 경우 공식적인 종식 기준은 없지만 백신이 개발돼 전 국민의 60% 이상 접종을 마치고 항체를 보유하게 되면 이론상 종식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 현재 OurWorldinData에 공개된 세계 백신 접종 현황(2021.09.21. 집계)에 따르면 완전 접종률 1위 국가는 스페인(76.6%)이며, 그 뒤로 칠레(72.9%), 캐나다(69.3%), 이탈리아(65.6%), 영국(65.1%)이 가장 높다. 모두 60%를 훨씬 웃돌고 있는 상황으로 사실상 종식에 가까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나라는 영국으로, 영국은 지난 7월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모임제한 등의 방역규칙을 전면 완화, 위드 코로나 실험에 들어갔다. 그리곤 8월 2일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과 EU 국민들의 자가격리 없는 입국을 전면 허용했으며, 16개월 만에 크루즈 국제선 운항도 재개했다. 다만 출국 전 72시간 이내 PCR 음성확인서와 입국 후 2일차 PCR 검사는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싱가포르와 캐나다도 9월부터 백신 접종자의 입국을 전면 허용했고, 태국의 경우 10월 1일부터 치앙마이, 후아힌, 파타야를 우선 개방 후, 백신 접종률 및 현지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여행지를 오픈, 내년 1월부터는 검역없는 전국 개방을 목표로 잡았다.
한편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빗장을 푼 국가도 있다. 대표적으로 체코와 프랑스는 국가별 방역 상황에 따라 입국 절차를 달리하고 있는데, 체코의 경우 5가지 색으로 코로나19 위험도를 분류, 초록색 국가 국민은 어떠한 목적의 방문이라도 격리 없이 입국이 가능하며 한국도 37개 국가에 포함(21.09.21. 기준)돼 있다.
OTA Insight 황성원 총괄(이하 황 총괄)은 “OTA Insight의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이미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의 항공, 호텔 검색량이 4주 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의 국가 간 이동 제한 완화와 미국의 주와 주, 도시와 도시 간의 이동이 증가하고 있어 미국은 항공과 호텔 산업이 다시 회복될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향후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 도달하면 북미나 유럽과 유사한 형태로 위드 코로나가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하며 “주목할만한 점은 유럽과 북미의 경우 여행 수요가 확연히 살아나고 있는 반면, 아시아는 나라마다 상황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한국만큼 자국 내 여행 수요가 많았는데 그 움직임마저도 줄었다. 올림픽 때부터 확실히 얼어붙은 모습이라 일본은 당분간 이동 제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위드 코로나 전환에
신중한 태도 일관하고 있는 방역 당국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예상보다 접종 시기가 늦어졌지만 접종률이 빠르게 증가, 한국도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워낙 국경 개방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 인바운드 여행사의 시름이 깊어지던 터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단기 체류를 목적으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에게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2주의 시설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게다가 작년 4월부터는 싱가포르와 태국, 프랑스 등 56개 국가와 사증면제협정도 잠정 중단, 사실상 한국보다 방역 수준이나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더라도 한국 입국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여행업계에서는 영국이나 체코처럼 방역 수준에 따른 단계별 기준을 두고 우수 방역 국가를 선별, 이들을 대상으로 격리 면제나 격리 기간 단축 등 점진적 국경 개방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7월부터 중요 사업, 학술 및 공익적 목적, 직계가족 방문 등 인도적 목적으로 입국하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2주간 시설 격리를 면제했다. 그러나 인도적 차원에 대한 기준이 높아 실질적인 면제가 쉽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더욱 절실해진 위드 코로나 전환에 언론에서도 위드 코로나를 키워드로 각종 보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7일 연합뉴스 외 여러 언론사에서 “정은경, 위드코로나 10월 말이면 가능할 것”이라는 기사를 배포해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보도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0월 말 접종이 완료되면, 단계적 일상회복 지침 적용에 대해 ‘검토’가 가능한 전제라고 판단한 것이지 적용 시점으로 언급한 것이 아니다. 즉, 10월 말에 즉시 전략 전환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방역전략 전환의 정확한 시기를 현 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어려우며, 전략 전환의 중요한 전제 조건 중 하나인 예방 접종률 목표가 달성될 경우, 해당 시점의 유행상황 등을 고려해 정확한 전략 전환 시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정정했다. 덧붙여 ‘위드 코로나’가 현행 거리두기 자체를 아예 없앤다는 의미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 내에서는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표현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국민들이 코로나19와의 공존에 공감하고 있는 터라 치명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의 문제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10월 말 즈음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서치에서 조사한 ‘위드 코로나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전환 여부에 대해 73.3%가 찬성을, 20.2%가 반대 의견을 보였으며,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국민 70% 이상 2차 접종 완료 시점인 11월(52.4%)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내다봤다.
K트래블아카데미 오형수 대표(이하 오 대표)는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초반부터 엄격한 방역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조건도 대개 접종 완료 60%를 기준으로 두고 있지만, 지난 8월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는 고령층 90%, 성인 80%의 접종이 완료돼야 전환의 기본 조건으로 언급했다.”고 이야기하며 “이를 다시 생각해보면 고령층 90%, 성인 80%의 접종이 완료되지 않으면 절대 국경을 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인바운드 관광 재개에 대해 다소 수비적이고 보수적인 정부 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인바운드, 관광 목적 줄고
유학 연수 목적 늘어
방한 외래관광객 시장은 2020년 당초 20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병과 팬데믹으로 인해 방한 외래관광객 수가 급격히 감소, 국경이 전면 폐쇄된 것은 아니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이 아예 전무하지는 않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방한 외래관광객 구성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방한 외래관광객은 2018년에 1525만 6000명에서 2019년 1750만 2000명으로 순증했으나, 2020년에는 251만 9000명으로 2019년 대비 85.6%나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6개 대륙 및 방문 목적별 구성비 중 관광 목적의 입국 비중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80% 수준에서 2020년 65.6%로 감소했으며, 관광 이외 목적 입국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 유학 목적 입국자는 2019년 대비 증가, 주로 아시아주, 중동, 구주, 아프리카주에서 유학연수 목적의 입국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한편 공적 업무 등을 포함하는 공용 목적 입국자 비중은 미주의 증가폭이 높기 나타났고, 중동과 아프리카주의 경우 감소했다. 상용 목적의 입국자는 중동, 미주, 구주, 대양주에서 소폭 상승, 아시아 주와 아프리카주의 경우 감소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유학연수 입국 목적 방한이 가장 높은 주요국가는 중국(8.5%, 전년 대비 4.0%p 증가)이었으며, 미국의 경우 관광 목적 비중이 50% 미만임과 동시에 공용 목적 방한 비중이 5.3%(전년 대비 2.0%p 증가)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중동의 경우 상용 목적이 6.4%(전년 대비 0.5%p 증가)로 대륙 중 최고 수치를 보였다. 정리해보면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는 관광목적의 단기 방문 비중이 유지됐으며, 유학연수 목적 방한 비중이 증가, 미국(공용)과 중동(상용) 중심의 상용·공용 목적 방한 등이 2020년 방한 목적의 특징으로 나타났다.
오 대표는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입국자는 8만 3005명으로 2020년 대비 36%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그중 미국이 2만 1775명으로 26.2%, 중국이 1만 3469명으로 16.2%를 차지하는데, 2019년까지 국내를 주로 찾던 일본인 관광객은 1.1% 정도고 그 외 대만이나 베트남은 그 수가 미미할 정도로 드물었다.”고 설명하며 “2019년 인바운드 수요의 83.4%가 아시아지역에서 있었던 상황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쉽게 말해 국내 인바운드 재개는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정도만 재개돼도 이전 수준으로 복구할 수 있는데 아시아지역의 방역이나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국경을 열어도 기존 수요를 회복하는데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용에서 시간으로 여행의 가치 변해
여행 상품 아닌 서비스에 초점 맞춰야
국제관광은 재개만 이뤄진다면 그 회복 수준은 상상 이상으로 빠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인 만큼 수용 태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가 위드 코로나 시대 관광객들의 여행패턴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오 대표는 위드 코로나 시대 인바운드 관광상품 개발은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치 변화로부터 재건돼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의 여행은 얼마나 저렴한지, 같은 값을 주더라도 더 많은 지역과 공간을 둘러보고, 더 많은 베네핏을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염병의 위험을 무릅쓰고, 단기가 아닌 장기간 떠나야 하는 여행이 될 것이므로 여행의 가치는 돈보다 시간에 두게 될 것”이라고 귀띔하며 “여행은 대표적으로 시간 소비 상품이라고 일컫는데 코로나19를 겪고 나서는 단순히 여행에 가서 시간을 덜 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시간을 벌어올 수 있는 여행이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여행상품이 의료관광”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관광과 더불어 학습, 교육, 자격증 취득과 같이 여행을 하면서 일거양득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품에는 돈을 남긴다는 개념보다 시간을 절약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며, 2018년 자궁경부암백신 ‘가다실 9가’의 백신관광 케이스를 예로 들었다. 종국적으로는 품귀현상으로 내국인 접종 수급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만, 가다실 9가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의 대상이 아니었기에 일반 병원에서 백신이 부족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백신 관광 상품을 만들었다. 이때 가다실 9가의 경우 1차 접종 2개월 후 2차 접종, 3개월 후 3차 접종의 수순으로 1년이란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이용, 첫회 접종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2차, 3차 접종을 유도했고, 자궁경부암주사를 맞는 김에 다른 의료 서비스도 받으면서 쇼핑, 여행도 할 수 있는 메리트로 중국인 관광객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이제는 상품보다 서비스에 더 집중해야 한다. 상품은 특정 지역에서 특정한 것을 먹고, 즐기는 것인데 그것들을 지원해주는 서비스를 특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같은 곳에서 자도 다른 것을 바라볼 수 있는, 호텔에 있지만 캠핑도 하고 차박도 하고 싶은 이들에게 +a의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 요구되는 인바운드 재개
한편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외래 여행객의 한국 여행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으로 나타나 인바운드 재개에는 국민적 공감대, 사회적 합의도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행신문>이 지난 6월 9일부터 29일까지 32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 시대 소비자의 해외여행 인식’에 따르면 방한 외래관광객에 대한 호감도를 물은 결과 ‘보통이다’를 선택한 중립적 답변이 39.6%로 가장 높았고, ‘거부감이 든다’와 ‘매우 거부감이 든다’를 선택한 소비자도 35.7%에 달했다.
대안관광컨설팅 프로젝트 수 정란수 대표(이하 정 대표)는 “인바운드 재개에 있어 국가, 업계의 역량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국민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이 돼 있느냐다. 당장 국내 인바운드의 주된 시장을 차지했던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을 쓰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표현은 사회학 쪽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와 다른 이들과의 거리를 두겠다는 말은 장애인, 노약자, 인종과 같은 것들에 차별을 두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오히려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낮아지고, 사회적 교류가 어려워지면서 결국 인종차별이나 혐오현상이 야기될지도 모른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국은 생각보다 개방적인 나라가 아니다. 우리라고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관광을 산업적 측면이 아닌 사회적 인식이 단순히 놀고, 먹는 것으로만 보는 시선도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메이필드호텔 서울 김영문 사장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관광을 산업으로 보지 못하면서 관광이 사회, 국가적으로 끼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 온 경향이 있다. 개발시대를 살아온 우리에게 관광은 ‘노는 것’이었고, 당시는 노느냐, 일하느냐의 이분법적인 측면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여행은 일을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는, 비생산적인 일이라는 개념이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러나 관광은 다양한 산업이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융·복합 산업이자 외화벌이의 주요한 기간산업이고, 국가나 도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활동이다. 인바운드 재개의 요구를 단순히 개별 여행업들의 하소연 정도로 생각해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호텔 인바운드 수요 예측
유의미한 데이터 통한 전략적 접근 이뤄야할 때
현재 외국인 관광객의 인바운드 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한 ‘안심 방한광광상품’을 통해 단체여행만 가능하다. 그동안 논의된 트래블 버블이나 인바운드 재개에 대한 안건을 살펴보면 FIT 개별 여행 허용, 입국제한 완화, 여행업 특성에 맞춘 사회적 거리두기 매뉴얼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이는 민간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변화한 소비자들의 여행 패턴 변화에 주목하며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쉽지만은 않은 터. 이제 과거와 달리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가운데, 황 총괄은 앞으로 여행 수요 예측에 있어 중요한 것은 미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위드 코로나의 전략은 유의미한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에 발생할 수요를 소비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감과 경험에 의존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더이상 감과 경험은 물론, 과거 데이터와 현재 데이터를 결합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무의미해졌다.”고 강조하며 “이제 글로벌 OTA 프로모션은 유의미한 데이터를 통해 향후 3개월 간 우리 호텔, 혹은 지역을 가장 자주 검색하는 지역, 희망 투숙 기간, 방문 이슈 등을 살펴보고, 축적된 데이터가 가르키는 방향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많은 호텔들이 다이렉트 부킹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실질적으로 우리 호텔을 검색하는 이들, 즉 소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이들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앞으로는 핵심 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도 “최근 구미주와 관련된 여행 전략을 세우면서 조사해본 바,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20~30대 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아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백신 접종이 50%대를 넘어 당장 재개 가능한 여행시장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귀띔하며 “여행사들은 이러한 흐름을 잘 파악해 기존 인바운드 상위 시장이었던 중국, 일본, 대만, 이외 동남아 상품을 기획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사회적 공감대나 시장 동향, 현지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을 개발하고 운영 재개의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앞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여행업계의 전략으로 현재와 미래 시장을 시시각각 예측, 온라인 공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실질적인 데이터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OTA Insight는 실시간으로 각 지역, 호텔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의 검색 데이터를 확보하고 카운팅해 전세계적으로 항공과 호텔의 수요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OTA Insight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지역 호텔을 검색한 전세계 검색량 상위 5개 국가는 한국 40.6%(투숙기간 평균 2.7일), 미국 16.3%(투숙기간 평균 7.1일), 일본 7.1%(투숙기간 평균 3.4일), 프랑스 4.1%(투숙기간 평균 4.5일), 영국 3.9%(투숙기간 평균 4.2일)인 것으로 나타났고, 해외국적자의 비중이 60% 가량인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또한 동기간대 서울(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로 들어오는 항공 검색은 일본 13.8%, 미국 11.4%, 영국 8.8%, 독일 6.1%, 한국 5.4% 순으로 해외 출발 한국 도착 항공검색 비중이 97%에 달해 한국 여행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롭게 다져야할 여행 지반
위드 코로나까지 중요한 시기 돌입해
오 대표는 “복구는 그대로 다시 쌓는 게 아니라 새롭게 쌓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위드 코로나도 좋고, 트래블 버블도 좋고, 국제관광도 속히 재개돼야 하겠지만 이는 방역 당국의 몫이니 업계는 빠른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오 대표는 “이미 관광은 소비자의 지형이 변화됐다. 비슷한 모양인 것 같아도 지반이 다시 형성됐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무너진 것을 그대로 다시 쌓는다면 진도 8에 무너졌던 탑이 진도 1~2에도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방역 당국은 이미 고령층 90%, 성인 80%의 접종 완료를 위드 코로나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다행이도 방역 당국에서는 매일같이 접종률을 브리핑하고 있어 위드 코로나의 시점은 어느 정도 카운팅이 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그동안은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벼랑 끝에 몰려있는 상황에 인바운드 재개가 절실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동안 피해에 대한 보상도 없이 방역 수칙은 열심히 지켜왔다.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진다는 것은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크다는 데 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는 단계적 일상회복이지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위드 코로나와 인바운드 재개에 대해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 남은 기간동안 어떤 준비를 통해 비정상의 일상에 적응할 것인지 돌아봐야 할 때다.
현재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늘어나며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바운드 재개도 머지않아 보이는데 위드 코로나 시대 국내 인바운드 수용 태세는 어떻게 갖춰지고 있다고 보나?
코로나19 초기에는 팬데믹도, 이렇게 오랜 기간 바이러스와 싸울 것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운영만 멈춰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6개월이 지나면서 장기화의 조짐이 보이자 점차 몹집을 줄이고, 여력이 남아있는 곳들은 재정비에 들어섰다. 물론 영세한 여행사의 경우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곳들이 많고, 이러한 여러 이유로 업계를 떠나있는 여행업계 종사자들도 상당한 터라 수용 태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것을 이야기를 하자면, 팬데믹과 자연재해가 발생 시기나 규모, 피해 상황에 인간의 영역에선 무기력한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회복의 속도에 차이가 있다. 자연재해는 물리적인 복구가 이뤄져야 하는데 팬데믹은 피해는 똑같이 컸어도 물리적인 피해는 없지 않나. 따라서 이동만 다시 자유로워진다면 회복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다. 때문에 현 시점으로서는 수용 태세보다 위드 코로나와 국제관광 재개의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인지, 그 부분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이미 오랜 기간동안 체질 개선에 대한 고민도 해왔고, 재정비를 마친 곳들도 있다. 수용 태세는 여행객들이 들어오는 순간 발 빠르게 갖춰질 것이다.
기존의 시장과 비교했을 때 앞으로의 인바운드 시장은 어떨 것으로 예상하나?
그간 국내 인바운드 시장을 지탱하고 있었던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의 방한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각국의 경제현황과 그들의 방한 의지에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2019년 전체 인바운드에서 83.4%를 차지하고 있었던 국가들이 이 네 나라인만큼 사실상 국내 인바운드는 네 나라의 여행만 재개되면 회복됐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고, 일본은 자국내 여행조차도 주춤할 정도로 바이러스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게다가 싱가포르는 워낙 작은 도시다보니 인·아웃바운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현재 확진자가 4자리 수에 달하는 국내로 들어올 일이 없다. 여기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GDP가 작년에 비해 –7.5% 성장이라고 할 정도로 경제 성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여행 욕구는 높아도 실질적으로 여행을 올 수 있는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 같아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할 듯하다.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체감한 인바운드 시장 현황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여행이 중단되고 공항이 거의 셧다운 상태에 이르렀지만 면세점은 여행업에 비해 피해가 적고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보면, 국내 인바운드 여행객들에 있어 쇼핑은 요지부동의 콘텐츠라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오히려 코로나19로 방문이 힘드니 훨씬 구매력이 높아진 모양새다.
기존에는 물건만 배송할 수 없도록 면세점 규제가 적용돼 왔었는데, 면세점과 항공사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 것이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공해를 거쳐 면세점 이용이 가능한 무착륙 비행도 발 빠른 대처로 얼어붙은 인바운드 시장을 조금이나마 녹일 수 있었던 효자 상품이 됐다. 인천공항 자체를 트래블 버블로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코로나19로 여행 패턴이 변화됐다고는 하지만 국내 인바운드의 쇼핑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인바운드 여행 상품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한류를 활용한 쇼핑, 체험, 음식 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단순히 한류 드라마나 촬영지나 스타의 방문지를 찾아가는 상품으로는 MZ세대 외국인 관광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여기서 한류라 함은 기존의 K-Pop, K-Drama, K-Beauty를 넘어 최근 핫한 키워드인 넷플릭스에도 주목해보는 것이 좋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중에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들은 아직 한국에서 미처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류를 충분히 활용한 쇼핑(PPL), 체험관광, 미식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제는 여행자들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이 안전한 집을 떠나 여행갈 만큼 나에게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꼼꼼하게 따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가치와 의미를 따지는 여행자를 잡기 위해서는 시간을 소비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하며 시간을 생산할 수 있는 학습, 교육, 자격증, 의료 등의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