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산업의 미래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관광레저 산업 급변 예상
•백신접종 확대 영향으로 미국 관광레저 시장 회복세 뚜렷
• 밀레니얼 세대 중심으로 지속가능(Sustainable), 의식있는(Mindful), 재활(Regeneration) 등 키워드 부상•포스트 코로나 시대 폭발적 여행수요 증가, 여행 트렌드 변화에 대한 준비 시급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을 꼽자면 단연 관광산업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가장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업종도 두말할 것 없이 관광업이 될 것이다.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의 행동과 인식 변화는 오래지 않아 관광레저 산업의 미래를 바꿀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번 기사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미국 업계가 전망하는 관광 산업과 트렌드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코로나19, 글로벌 관광산업에 치명타를 가하다
작년 7월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글로벌 관광산업에서만 최소 1조 2000억 달러에서 최대3조 30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GDP의 2.8%~4.2%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며,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적 성격과 고용 창출 효과를 두루 고려했을 때 피해는 훨씬 심각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UNCTAD는 국가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등 개발도상국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봤다. 특히 자메이카나 태국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전체 GDP의 10%에 달하는 경제손실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절대 금액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는 단연 거대한 내수 관광레저 시장을 가진 미국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관광산업의 손실 예상액은 압도적인 세계 1위로 무려 1870억 달러에 달한다. 한편, 2위는 중국으로 1047억 달러, 우리나라도 221억 달러 손실을 예상했다.
백신접종 확대로 미국 내
관광레저 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 고조
지난 5월 19일 EU 주요국은 코로나19 여행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여름 성수기에 대비해 해외 백신 접종자에 한해 여행을 개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외 여행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초 실시한 UN 세계관광기구(UNWTO)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응답자 중 1%만이 올해 내 해외 관광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답변했고, 80% 이상의 응답자가 2023년 이후까지 회복 지연을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백신 접종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점차 관광업 회복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맥킨지(Mckinsey)는 미국 내 백신접종 확대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억눌렸던 소비 분출의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며, 특히 여행, 숙박, 관광, 항공, 아웃도어 레저 등 관련 서비스와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가장 먼저 항공업계에서 회복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5월 1~16일 조사된 미국 내 항공여행자 수는 작년 동기에 비해 715%나 증가했다. 또한 미국에서 5월 중 판매된 여름 성수기 항공권 평균 가격은 408달러로 거의 코로나19 이전 수준(426달러)으로 인상됐다.
아직까지 국제선 이용객의 수요는 크게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국내 여행지 위주로 6월 항공권 예약율이 치솟고 있는 중이다. 6월 중 알래스카 도착 항공권 예약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8% 증가했고 플로리다주의 키웨스트, 마이애미, 올랜도 등과 여타 주요 관광 허브지역의 항공권 예약이 이미 코로나19 이전 기록을 웃돌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관광산업은 어떻게 변할까?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미국 관광 업계의 전망부터 알아보자. 대표적인 여행 관련 웹사이트 TripAdvisor는 2021년 하반기 중에 미국 국내 여행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 관련 수요도 급격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초 실시한 글로벌 여행자 설문조사(미국, 영국, 일본, 이탈리아,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응답자의 47%가 2021년 중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고 응답자의 77%가 백신접종 확대로 국내외 여행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Expedia가 실시한 미국 내 설문조사에서도 밀레니얼(1981~1996 출생)과 Z세대 (1997~2012 출생)에서 여행 수요의 급증을 예상하며, 전체 응답자 평균 3444달러,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5462달러의 여행비용을 계획 중이라고 답변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관광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도전(Challenge) → 회복(Resilience) → 변화 (Transformation)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회복단계에서 (1) 정부의 지원노력, (2) 기술혁신, (3) 지역적 소속감, (4) 소비자 및 관련업계의 신뢰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그리고 향후 변화 단계에서 (1)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2) 사회적 웰빙(Wellbeingof society), (3) 기후변화 대응(Climate Action), (4) 지역공동체(Local Communities)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행 전문 컨설팅사 REVFINE은 코로나19 이후 관광의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우선 ‘나홀로 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친환경성, 대도시보다는 지역 경험 위주, 개인 성향에 따른 맞춤형(Personalization) 등 관광 상품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가상현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음성인식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관광업의 광고, 마케팅에 적극 응용되고 호텔요식 업종에서 로봇 자동화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업계 전문가 아리린 파오리네리(Irene Paolinelli)는 “현재 관광업계는 전대미문의 팬데믹에 따른 여행자들의 요구 변화를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객의 요구를 분석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데이터에 기반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관광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에 집중하고 그들이 선호하는 투명하고 경험을 중시하고 정보공유에 능통한 소비 형태를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행정보지 Ecobnb는 코로나19 이후 다소 외진 시골이나 자연을 찾는 아웃도어 관광(Outdoor Tourism)과 자동차를 이용해 숙박까지 해결하는 ‘노마드(Normed) 여행’이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회복과 웰빙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재활(Regeneration)’이 화두가 되고 있다. 여행을 통해 단순히 즐거움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체험함으로써 개인적 변화와 치유를 추구하는 것이다.
또한 비즈니스와 레저가 결합한 ‘Bleisure’가 주목받고 있다. 재택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과 레저를 병행하는 형태의 ‘Workation’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관광레저 산업의 빅뱅에 준비됐는가?
NIH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미래 관광산업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첫째, 팬데믹이 각국의 관광산업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
관광업계 전반의 경제, 고용, 사회적 신뢰 등 손실 분석, 지역별 피해 규모 및 복구방안, 위기극복의 성공사례 등.
둘째, 팬데믹 이후에 대한 준비는 됐는가?
국내외 여행 수요증가 요인 및 전망, 수요 증대에 대비한 예산 및 고용수급 계획, 글로벌 여행업계 트렌드 변화에 대한 연구
셋째, 어떻게 관광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인가?
관광업계의 회복성과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연구 등.
넷째, 어떻게 관광과 산업디지털 기술을 결합할 것인가?
업계의 디지털 기술 수용성, 예상 비용 및 가용 기술인력 분석 등. 현지 여행업계 종사자 P투어의 김창석 이사는 “조금씩 팬데믹 터널의 끝이 보이는 상황에서 머지않아 폭발적으로 증가할 관광레저수요에 대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톤_ 이정민 무역관
Source_ UNCTAD, UNWTO, 뉴욕타임즈, NIH 홈페이지, REVFINE 홈페이지, 포브스,
EXPEDIA, TripAdvisor, Ecobnb 및 KOTRA 워싱톤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