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호텔 잡지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호텔레스토랑> 매거진이 2021년 올해 창간 3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호텔산업에 관련한 칼럼 작성을 검토하던 중, 향후 호텔 경영에 가장 주요한 키워드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매우 혼란스럽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명제가 지금 이 시대에는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살 수 있다’는 역설적인 구호가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내·외국인으로 활기차게 붐볐던 호텔 로비는 간혹 마스크를 걸친 직원들만 오갈뿐 스산한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관광산업에 플랫폼 역할을 하는 호텔업이 산소마스크에 연명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그동안 관광숙박시설의 공급과잉 문제와 더불어 메르스, 사드, 일본과의 수출규제로 인한 경제 갈등을 겪으면서 외래객 감소로 인한 매출하락으로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더불어 사회전반에 걸친 노동정책 변화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단축 등 인건비 비중이 매출액 대비 급속히 증가해 경영난이 매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사태로 호텔이 직격탄을 맞고 벼랑 끝에 서있는 형국은 참담하기만 하다. 그동안 위기상황에서도 호텔업은 굳건히 잘 견디며 맷집을 키워왔지만 현실은 호텔업계가 입을 충격이 과거보다 더 큰 고통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혼재 속에 생존을 위한 호텔업계가 가만히 손을 놓고 코로나19가 사라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따라서 미래 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호텔 경영을 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에서 4차 산업 시대의 도래에 따라 선택이 아닌 필수로 호텔 경영에 접목 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4차 산업 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빅데이터가 주도하는 것으로 사물이 지능적으로 제어되는 시스템을 갖춘 환경 속에서 호텔 경영에 적용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호텔 경영 전반에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등장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1차 산업 혁명을 기계 혁명, 2차 산업을 에디슨 시대의 전기 혁명, 3차 산업을 컴퓨터의 IT 혁명, 4차 산업 혁명은 데이터 혁명으로 칭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데이터를 미래의 식량 또는 석유라고 칭하면서 기초 데이터의 수집, 정제 및 활용에 능한 기업만이 미래에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4차 산업에서 고려하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로보틱(Robotic),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디지털로의 전환이 전 세계 호텔 경영에 접목되며 가속화되고 있다.
4차 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는 소셜 미디어, 금융 거래, 인터넷 트래픽과 같은 온라인 리뷰 사이트 등에서 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통해 발생하는 대규모 실시간 데이터다. 이는 호텔 경영 중 기존 CRM에서 확대돼 호텔고객의 문화적 환경의 영향에 따른 필요와 욕구, 고객생성 콘텐츠 활용, 호텔 평가에 대한 서비스 개발 등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호텔 마케팅 담당자, 매니저, 직원은 다양한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브랜드 평판을 높이기 위해 고객의 개인화된 서비스와 호텔서비스 기능을 홍보하고 제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현 호텔업계에서는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호텔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지면서 호텔 경영의 환경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호텔 이용에 필요한 정보 제공, 예약 결제 시스템 서비스 구매 방식 등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비대면 상황에 따라 호텔의 인프라는 애플리케이션 도입의 가속화, 디지털 호텔사업의 확장, 대면을 꺼려하는 고객 접촉이 최소화된 호텔서비스 및 상품, 스마트 호텔관광시장의 고객 빅데이터 활용 및 인공지능 로봇 서비스 등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원 터치 호텔 서비스가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이용이 보다 편리해지고 레스토랑 주문뿐 아니라 호텔 어메니티 주문 및 객실 정비 요청 서비스까지 원격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호텔은 부대시설 이용 안내, 호텔 프로모션 등 고객이 투숙 중에 필요한 정보를 보다 편리하고 신속하게 제공하고, 고객 선호도를 분석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로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로봇’이 호텔산업에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일본의 헨나 호텔이 로봇종업원 시대를 현실로 만들었으며 이와 병행해 ‘IoT 호텔’이 등장, 사람을 대신해 운영할 수 있어 중소형 호텔의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초 IoT 여행자 전용숙소인 ‘AND HOSTEL’이나 국내의 신라스테이, 포시즌스 호텔, 알로프트 서울 호텔, 롯데시티호텔 명동, 루브호텔그룹 등은 이미 IoT 호텔 서비스를 적용 중이다.
로봇호텔 서비스(R-Service)에서 마케팅은 경험 설계 및 고객 가치 공동 창출로 서비스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고객 체험이 마케팅의 중심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고, 서비스 체험 요소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점에서 서비스 로봇이 보편화되면서 고객 경험을 공동으로 창조하는 매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로봇의 인간적 유사성이 이러한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로봇 서비스의 패러다임 내에서 중요한 선행조건이 될 것이다.
최근 AI의 발전은 로봇 개발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데 로봇은 이미지 인식과 처리기법이 개선되면서 복잡한 서비스 화면을 탐색, 분석하고 자연어 처리 능력으로 인간과 정교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컴퓨팅 파워 증가 및 인공지능의 진보와 함께 로봇이 미래 노동력 시장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호텔 직원의 구조적인 변화, 부서의 업무 변경과 명칭이 달라질 것이다. AI 발전으로 인해 고객이 무엇을 구매할 것인지에 대한 호텔의 예측 능력이 상당히 향상되며, 예측 정확도 수준에 따라 호텔은 비즈니스모델을 크게 변경해 필요한 데이터와 예측에 기초,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AI는 호텔 영업 예측부터 판매 프로세스의 모든 관계를 실시간 변경함으로써 판매 예측력과 정확성을 제시할 것이다.
이와 같이 4차 산업에 따른 IoT와 AI, VR(가상현실체험)로 고객이 누리는 체험경험도 다양해질텐데 예를 들어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도 아마존과 애플의 프로그램을 객실에 설치하고 있다. 이는 한 분야의 전문적인 능력이 다른 분야와 협업하고 융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간과 비인간적인 로봇이 결합을 통해 감성가치와 경험적 체험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경영의 핵심이 된다. 또한 호텔에서 IoT 서비스는 포괄적인 모니터링 솔루션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는지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호텔 서비스 부가기능으로써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단 이때 IoT의 사이버 보안 기능도 고려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호텔산업이 4차 산업을 통해 경영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호텔 가동률을 통한 수익창출을 구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세밀히 살펴야 할 것은 4차 산업이 호텔 직원의 노동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보다 과학적인 접근과 종사원의 교육 훈련에 대해 경영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한진수 교수 jshan@kh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