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숙박업계 안전 관리의 현주소와 과제...부천 호텔 화재 그 이후

2024.10.04 09:00:00

 

지난 8월 22일 저녁 7시 30분 경, 부천시 원미구에 위치한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호텔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7명이 사망하고 1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중이용시설의 화재 안전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특히 호텔과 같이 불특정 다수의 고객이 오가는 공간에서는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평상시 철저한 안전 점검과 대피 훈련이 필수적이다. 더 큰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속한 대피 체계 구축과 효과적인 피난 대책 마련에 주력해야 하며, 업계 차원의 자발적인 안전 강화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제도적 지원 및 감독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관계 당국의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또한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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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내 화재 발생 건수, 3만 8857건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는? 


소방청의 <화재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3만 8857건이다. 전년도 4만 113건 대비 3.1% 줄었으며,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역시 사망자는 전년도(342명) 대비 17.0% 줄어든 284명, 부상자는 전년도(2327명) 대비 5.3% 줄어든 2204명으로 나타났다. 


2023년도는 비주거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가 37.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뒤로 주거, 기타 야외, 차량 순의 비율로 화재가 발생했다. 전년도 대비 대부분의 장소에서도 화재 건수는 감소했으나, 주거시설 중 아파트 화재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인명피해도 최근 3년 중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한편, 최근 1년간 언론에 보도된 국내 숙박시설 화재 사건은 총 7건이었다. 이에 따라 총 7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쳤다. 

 

<최근 1년간 국내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가장 최근에 발생한 2024년 7월 22일 경기 부천시의 호텔 화재는 8층 객실에서 시작돼 7명의 사망자와 11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분석 대상 사고 중 가장 큰 인명 피해를 기록한 이번 사건은 호텔 화재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규모 면에서 가장 우려됐던 사례는 2024년 6월 9일 제주시에서 발생한 38층 높이의 호텔 화재다. 6층 여자 건식 사우나에서 시작된 이 화재는 비록 20분 만에 진화됐지만, 200여 명의 투숙객이 대피해야 했고 10여 명이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이송되는 등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2023년 12월 17일 인천 남동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특히나 심각한 안전 문제를 드러냈다. 지하 3층, 지상 18층 규모의 대형 호텔 외부 1층 기계식 주차장에서 시작된 이 화재로 5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호텔 본체가 아닌 부속 시설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더욱이 문제가 된 점은 화재 발생 이후의 사후 대처였다. 사고 발생 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화재 잔해가 그대로 방치돼 추가적인 안전 위험을 초래했고, 결국 일부 구조물이 추락하는 사고로 이어졌다. 다행히 이 추락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이후의 안전 관리와 신속한 복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화재 발생 후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 평가, 잔해 제거, 그리고 2차 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재 발생 시간대를 살펴보면, 7건 중 5건이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집중돼 있어, 야간 시간대의 화재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심야시간대(밤 11시 이후)에 4건의 화재가 발생해 야간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2건, 부산, 인천, 제주, 강원, 경기에서 각 1건씩 발생해 전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또한 호텔 규모 면에서는 4층부터 38층까지 다양한 규모의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특히 18층 이상의 고층 호텔에서 4건의 화재가 발생해, 고층 건물의 화재 안전에 대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화재 발생 위치는 객실, 사우나, 주차장, 직원 식당 등 다양했다. 즉, 호텔 내 모든 공간에 대한 종합적인 화재 안전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진 사례가 있어, 부대시설에 대한 안전 관리 역시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 피해 측면에서는 부천시 사고(7명 사망, 11명 부상)가 가장 심각했으며, 인천 남동구 사고(54명 부상)도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대부분의 사고에서 연기 흡입으로 인한 부상자가 다수 발생해, 화재 시 연기 제어 및 신속한 대피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한편, 화재 진화 시간은 10분에서 4시간까지 다양했다. 신속한 초기 대응이 이뤄진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진화가 가능했지만, 일부 사고에서는 장시간의 진화 작업이 필요했다. 이는 초기 대응의 중요성과 함께, 대형 호텔 화재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화재보험협회 정혜원 책임은 2020년 6월 자사에서 발행한 웹진(Vol.91)에 <숙박시설의 화재 위험성 및 피해경감 대책>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기고했다. 해당 글에서 정 책임은 “숙박시설은 단순히 숙박하기 위한 용도 이외에 음식점, 연회장, 판매점, 스포츠시설 등 다양한 용도가 공존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발화 위험 또한 여러 방면에서 존재하며 실제 화재 및 피해 양상 또한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청은 “2023년 자연 재난(태풍, 홍수, 낙뢰 등)에 의한 화재가 증가했고, 기후변화와 건축·구조물의 복잡·다양화, 사용 에너지원이 다양해지는 만큼 화재 양상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안전 점검 및 관리 소홀이 화재의 결정적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실은 어떠한 안전 관리 체계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재해라 볼 수 있다. 호텔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는 특히 철저한 예방 조치를 취하더라도 화재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화재 발생 시 빠른 대처와 조속한 대피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분석된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신속한 초기 대응과 효과적인 대피는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야간 시간대의 화재 위험이 높은 만큼, 24시간 대응 체계와 효과적인 대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정 책임 역시 “숙박시설의 인명 안전과 관련된 문제의 핵심은 객실 부문 피난에 있다.”고 지적했다. 객실 부문의 복도는 각 객실의 보안을 위해 폐쇄적이기 쉽고, 화재로 인해 연기가 충만할 경우 건물에 익숙하지 않은 투숙객들이 대피할 곳을 찾기 위해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숙박시설의 피난은 이러한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계획돼야 한다. 

 

구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위험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의 안전 수칙 준수, 연기 흡입에 대한 대비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 “각 객실에는 화재의 신속한 감지를 위해 연기감지기를 설치해야 하며(조리시설 및 보일러 등 화기취급 장소가 있는 경우 제외), 수신기는 숙박시설의 프런트, 방재센터 등 상시 사람이 근무하는 장소에 설치해 화재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정 책임은 강조했다. 

 

이처럼 고층 건물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구조 과정에서 추가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화재 발생 후의 조속한 사후 대처 또한 추가적인 사고를 예방하고 시설의 빠른 복구를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다. 

 

일회성 점검으로는 부족해
호텔 화재 안전을 위한 근본적 대책 필요

 

부천 호텔 화재 이후, 전국의 지자체와 소방 당국은 특별 소방 교육 및 안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엠블던 호텔 이정근 이사(이하 이 이사)는 안산소방서와 연 1회 합동 소방 훈련을 실시하고, 자체적으로 연 2회 소방 대피 훈련 및 소화기, 소화전 사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직원들은 온라인으로 의무 소방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경북소방본부는 소방본부 간부 공무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소방 안전 종합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소방 당국은 최근 인천 서구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와 부천 호텔 화재 관련 재난 상황을 공유하고 분석해 재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 대책과 재난 현장에 적응성 있는 인명구조 방법 등 재난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주덕진소방서는 강봉화 서장이 직접 지역 호텔을 찾아 화재 안전 컨설팅을 실시했다. 이번 컨설팅은 경기 부천에서 발생한 호텔 화재와 유사 사고를 방지고자 추진됐다. 강 서장은 직접 팔복동에 위치한 더메이 호텔을 방문, 숙박시설의 안전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화재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또한 호텔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 현황을 청취했으며 호텔 내 시설과 피난시설 관리 상태를 점검했다. 덕진소방은 현장 방문 지도와 더불어, 안전한 추석 연휴를 위한 관내 다중이용시설 화재 안전 조사 및 화재취약시설 현장 방문 행정 지도를 추진했다.

 

 

그밖에 경기 김포소방서 9월 12일 관내 숙박시설 관계인들을 대상으로 특별 소방안전교육을 진행해 △숙박시설 방염 물품에 대한 설명 △소방시설 및 피난·방화시설 유지관리 교육 △완강기 구성품 설명 및 체험 등을 진행했으며, 경기도 의정부소방서는 10월 말까지 관내 숙박시설 129곳을 대상으로 불시 화재 안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방 당국은 경보설비, 비상구 등 소방설비 작동 상태와 실내 커튼이나 벽지 방염 처리 상태, 배연설비 상태 등을 집중 점검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시설 개선 권고 및 소방 안전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소방본부 또한 26일 관내 호텔 53개소 중 지역별로 대형 호텔 10개소에 대해 긴급 화재 안전 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러한 대응은 물론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 삼아 일시적으로 강화된 점검과 교육만으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화재 안전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며, 일회성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소방 인력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며, 현직 소방관들의 업무 강도 또한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자체 소방 당국에 점검과 교육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이유다. 

 

호텔 안전, 정부와 업계의 공동 과제
선제 대응과 지원의 필요성

 

화재 안전 관리에 있어 호텔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 이 이사는 △다양한 국내외 고객들의 부주의한 객실 내 흡연으로 인한 화재 위험, △복잡한 건물 구조로 인한 대피 경로의 제한, △각종 설비와 장비 운용으로 인한 전기나 가스 관련 화재 위험을 꼽았다. 비상계단과 비상대피로의 완전한 확보, 소방 장비 알람의 오작동과 이로 인한 고객 컴플레인 또한 업계 관계자들이 경험하는 주요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이 이사는 “현재 객실 내 비치된 일반 소화기를 휴대용 소화기로 교체하면 화재 초기 진압을 더욱 신속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고객들이 호텔 이용 시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 책자를 객실에 비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화재 안전 외에도 호텔은 다양한 안전 관련 이슈에 직면한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수도 배관 누수로 인한 피해다. 이는 자칫 고객의 물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당이나 화장실(공중 및 객실) 등에서 발생하는 미끄럼 사고도 주요 안전 이슈 중 하나다.

 

또한, 호텔의 위치에 따라 추가적인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시내권에 위치한 호텔의 경우 주취자나 공격적 성향의 고객으로 인한 안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투숙객의 안전에도 위협이 될 수 있어 적절한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호텔업계는 이러한 다양한 안전 이슈에 대비해 지속적인 시설 관리와 직원 교육, 그리고 효과적인 대응 프로토콜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전 점검과 시설 업그레이드, 직원들의 안전 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강화, 그리고 비상 상황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한 매뉴얼 개발이 시급하다. 

 

이러한 업계의 요구에 부응하듯, 서울특별시관광협회는 지난해 12월 관광업종별 종사자들을 위한 안전매뉴얼을 제작했다. 홍규선 교수(동서울대) 등 4인의 저자와 함께 제작한 이 매뉴얼은 여행업, 유람선업, 전세버스업, 호텔업, 외식업 등 서울시 관광업종을 망라하고 있다. 서울시관광협회는 “서울관광산업의 업종별 안전매뉴얼을 통해 업종별 위기관리 대처능력을 배양하고 안전한 서울관광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이 매뉴얼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관광업계 주요 업종별로 특화된 안전매뉴얼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6권 1세트로 구성된 이 안전매뉴얼은 여행업·유람선·전세버스, 관광숙박업, 호텔·외식업 위생,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각 업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이미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신속·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 서울시관광협회는 서울시관광협회는 안전매뉴얼을 통한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 또한 운영하고 있다. 오는 10월 16일에는 호텔﹒외식업 위생﹒안전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함선옥 교수가 강사진으로 나서 △호텔﹒ 외식업에서 위생 안전의 이해, △위생관리, △작업안전관리, △안전사고에 대한 올바른 대처 및 대응법, △음식점 위생등급제 등을 다룬다. 교육 신청은 오는 10월 11일까지 서울특별시관광협회 안전교육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교육생에게는 3만 원 상당의 안전키트가 지급된다. 

 

 

한편, 지역 경찰 및 소방서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최신 보안 기술을 도입하는 등 종합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호텔은 고객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숙박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정부가 관광산업 발전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러한 안전 문제들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건전한 생태계가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관련 협회들이 이 부분에 대해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이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특별’ 교육과 점검만 지시할 것이 아니라, 안전시설 개선을 위한 재정 지원, 안전 관리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제공, 그리고 업계의 안전 관리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종합적인 노력을 기반으로 호텔은 고객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숙박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INTERVIEW

“오작동하는 소방 알람,

안전 위한 필수 장치로 인식하는 의식 개선 필요해”
아르반 호텔 부산 윤현석 총지배인

 

현재 아르반 호텔 부산이 속한 지자체에서는

어떤 특별교육·훈련 및 점검이 이뤄지고 있으며,

호텔은 어떤 예방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르반 호텔 부산은 관할 구인 부산진구로부터 지난 8월 26일, 시설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공문을 받았다. 그 외 별도로 지자체에서의 교육이나 점검은 현재까지는 없지만, 우리 호텔은 자체적으로 비상계단과 비상 대피로 구역에 일부 적재돼 있던 물품을 정리해 대피 시 방해물이 없도록 조치했다. 또한, 연간 1회 진행한 소방 훈련을 2회 이상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화재 안전 관리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아마 대부분의 호텔(숙박업소)은 린넨실 혹은 비품실이 각 층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크기가 충분하지 않아 비상계단에 물품을 적재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이유로 비상계단에 물품이 적재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간의 확보가 우선시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간을 확보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사안이라,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지난 8월 2일 인천 청라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다. 소방 알람이 발생하자 관리사무소 직원이 우선 알람을 중지하고 현장 확인 후(혹은 CCTV 확인 후) 실제 화재 발생임을 인지하고 장비를 다시 작동시켰지만,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더 큰 화재로 이어졌다고 한다. 이처럼 오작동에 의한 소방 알람이 잦을 경우 고객으로부터 다수의 컴플레인을 받게 된다. 원칙대로 한다면 ①소방 알람 발생 ②알람 구역 현장 확인 및 점검 ③알람 해제 ④오작동 관련 안내 방송 순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원칙을 지키기 쉽지 않다. 현장 확인 및 알람 중지까지 최소 7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안전시설 개선을 위해 호텔들은

먼저 어떤 부분에 투자해야 할까? 

 

공용구역 안전 벨 설치와 노후 장비 교체 모두 중요하지만, 우선순위를 두자면 노후한 완강기와 소화기 교체에 먼저 투자해야 할 것이다. 화재 발생 시 직접적인 대응과 탈출에 필수적인 장비기 때문이다.

 

완강기와 소화기는 사용 연한이 도래하면 성능이 저하될 수 있어, 정기적인 점검과 교체가 필수적이다. 특히 완강기는 고층에서의 탈출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다만, 공용구역 안전 벨 설치도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다. 이는 비상 상황 시 신속한 대응을 가능케 하고, 투숙객들에게 추가적인 안전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시설 개선과 더불어 직원들의 안전 교육과 비상 대응 훈련도 강화돼야 할 것이다. 최신 안전 장비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적 역량도 똑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화재 안전 관리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어떤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지? 

 

재정적인 지원보다는 고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이나 교육을 진행하면 어떨까 싶다. 소방 오작동으로 인한 알람은 장비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민들이 이것을 불편하게 느끼기보다 안전을 위해 당연시하고, 시설 관리자에게도 과도하게 컴플레인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소방 알람이 작동해도 ‘일단은 끄고 보자.’는 태도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호텔도 더욱 안전한 시설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호텔 안전 관리와 관련,

정부나 소방 당국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시설물 규모에 따라 법이 정한 방법으로 설계, 시공, 점검이 이뤄지고 있으나, 직원 훈련과 교육은 대규모 업장이 아닌 경우 진행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소방 훈련 등은 휴무자를 포함한 최대한 많은 인원이 참여해야 더 효과적일 듯하다. 훈련 및 교육 시 휴무자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소정의 훈련비 지급이 가능한 지원 방안이 마련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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