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와인 Pick] Dokdo Wine, 799-805

2024.07.20 08:58:11

 

일본이 심상치 않다. 한국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데 편승해, 일본에서 활동 중인 우리 기업의 소유권을 넘보는 등 제국주의 본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 탐욕스러움은 일찍이 계속되는 독도 소유권 주장으로도 나타난 바, 필자는 아껴 보관해 두고 있는 특별한 와인을 오픈해 교육에 사용함으로써 필자 나름의 우리 땅 사랑과 독도 보전 의무를 실천하고 있다.

 

내 나라 내 땅을 지키는 와인, 독도 와인 

 

와인 원고를 준비할 무렵, 바다 건너 일본에서 들려온 소식 하나가 필자의 손에 술잔을 들게 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이 일본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합자기업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분 매각을 강압한다는 뉴스였다. 우리나라 정부의 대응도 미온적이서 답답한 마음에 이날 필자가 딴 와인이 바로 ‘독도 와인(Dok-Do)’이다. 필자가 수업에서 독도 와인을 언급할 때마다 수강생들은 “응? 웬 독도 와인? 독도에서도 와인을 만들어요?”라고 항상 질문을 한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독도가 조그마한 바위섬인데 당연히 그곳에 포도밭을 조성할 땅이 있을 리가 없다. 이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든 와인으로서 양조장 이름이 ‘독도 와이너리(Dokdo Winery)’다. 이 와인이 탄생한 내력은 이렇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일본의 시네마현은 ‘다케시마(죽도, 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을 제정해, 온 국민의 울분을 산 일이 있었다. 당시 필자처럼 독도에 대한 일본의 꾸준한 침탈에 울분을 삭이지 못한 재미교포가 있었으니, 미국 캘리포니아의 치과의사인 故 안재현 씨다. 와인 애호가였던 안재현 씨는 ‘와인을 통해 독도가 대한민국의 땅임을 알려 보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교포, 한국인 및 현지 미국인 투자자와 함께 미국 와인의 명산지 나파 밸리에 양조장을 차렸다. 양조장 이름은 당연히 ‘독도 와이너리(Dokdo Winery)~’! 그의 창의적 생각이 참으로 놀랍지 아니한가? 미국은 세계 정치 외교의 중심이며, 캘리포니아는 세계 최고 품질의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다. 어차피 와인이 생산될 수 없는 ‘독도’기에, 품질이 인증된 캘리포니아에서 독도 이름의 와인을 만들어, 전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이 그 와인을 마심으로써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인 독도를 알리겠다는 야무진 꿈,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독도의 우편 번호가 붙은 와인, 799-805  


이들은 2007년 나파 밸리의 오크빌(Oak Ville), 프리챠드 힐(Pritchard Hill)과 소노마 카운티의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포도밭을 선정, 계약 재배했다. 전통적인 와인 양조법을 사용했으며, 프랑스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후, 최종 블렌딩을 거쳐 드디어 2007년 ‘799- 805’라는 브랜드로 첫 독도 와인을 선뵀다. 까베르네, 메를로, 피노 누아, 이렇게 3종류 와인이 세상에 내보였다. 생산량은 많지 않았다. 1400상자 정도다. 그래서 가격은 좀 높은 편이다. 구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다행히 2014년부터 우표 ‘Stamp’ 모양의 레이블을 단 세컨드 와인이 생산돼 구입 문턱을 낮췄다. 
‘799- 805’라는 브랜드 이름이 독특하다. 바로 당시 독도의 우편번호였다.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불변의 사실을 담고 있다. 또한 레이블에는 동소와 서도로 돼 있는 독도의 모양이 그려져 있고, 세밀한 위도와 경도가 표시돼 있다. 독도 와인은 현재는 구입이 어렵지만, 예전에 구매해 계속 교육에만 사용하고 있다. 와인 판매수익금의 일부는 독도 홍보 관련 비영리 재단에 기부돼 독도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운영기금으로 쓰인다. 799- 805 독도 와인을 마시면서 내 나라 내 땅을 기억하고 지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뜻 깊은 와인이 어디 있으랴~! 아울러,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라는 것도 기억에 담아 두자.

 

독도 와인 3종 테이스팅  


799- 805 메를로 와인에는 그르나슈 6%와 시라 1%가 소량 블렌딩돼 있다. 메를로 품종은 과즙이 풍부하게 담긴 와인을 만드는데, 약간의 그르나슈와 시라 품종은 이 와인에 감미로움과 꽃향기를 더해 주고 있다. 코에서는 싱그러운 베리 향과 농익은 자두 향이 풍부하며, 2년간 프랑스 오크통에 숙성시켰기에, 초콜릿, 에스프레소, 바닐라 향이 은근한 매력을 더한다. 입안에서도 매끄러운 타닌 질감으로 누구나 마시기 쉬운 나파 밸리의 프리미엄 와인이다. 13%vol의 부담 없는 알코올에 미디엄 바디로 마치 유럽 와인처럼 순하고 부드럽다. 그래서 음식하고도 아주 잘 어울린다. 특별히 고슬고슬한 광양식 불고기나, 안심 스테이크 정도면 아주 무난하다. 


799- 805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정통 나파 밸리 와인으로서, 나파 지구 동편에 위치한 프리챠드 힐(Pritchard Hill)은 나파의 숨은 보석과도 같은 지역으로, 오래된 고지의 자갈과 화산의 영향을 받은 경사진 토양이며 인근의 호수와 함께 훌륭한 테루아를 가지고 있다. 10%가량의 메를로를 블렌딩했고, 프랑스 오크통에서 24개월 이상 숙성시켰다. 짙은 색상에 강인한 블랙 커런트향과 파인 민트의 개성이 돋보이며, 아련한 흙 내음과 삼나무의 복합미가 멋진 와인이다. 등심 스테이크와 양갈비구이가 잘 어울린다. 


799-805 피노 누아 와인은 유명한 피노 컬트 와인인 마카신(Marcassin) 주변 두 곳의 포도밭에서 향이 좋은 115 클론과 바디감이 좋은 777 클론을 각 50% 블렌딩해서 양조했고, 프랑스 오크통에서 12개월 정도 숙성시켰다. 캘리포니아 특유의 감미와 힘이 느껴지는 피노 누아로서, 소고기 불고기나 오리 고기 구이, 양꼬치 구이 등과 잘 어울렸다.

 

 

Price_ 799-805 품종 와인 20만 원대 
       799-805 Stamp 4만 원대

구입정보 : 디아드와인코리아(02-752-9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