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이 창간 33주년을 맞아 호텔리어들에게 “호텔에 필요한 로봇”에 대해 묻고 창간기념호인 4월호부터 그에 대한 답변을 게재하고 있다. 많은 호텔에서 키오스크를 활용하고 일부 호텔에서 딜리버리로봇 등을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에게 인적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의 특수성을 뼛속 깊이 인지하고 있는 호텔리어들은 로봇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만큼 전 세계 각 분야에 로봇이 도입되고 있기에 호텔에도 로봇 도입은 명약관화. 그렇다면 로봇이 해줬으면 하는 일과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일, 로봇이 함께 일하는 호텔은 어떤 모습일까? 호텔리어들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Question 1. 현재 알고 있는 호텔에서 활용되고 있는 로봇(AI) 사례 |
결국은 로봇보다 사람이 주인공
김규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IT팀 매니저
현재 IT 팀 소속이다 보니 호텔 객실 관리 시스템(PMS) 및 POS 등과 같은 호텔 코어 시스템 운영과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신규 서비스 도입 시 기술 검토도 맡고 있다. 특히 올해 워커힐은 AI 기술의 호텔 서비스 접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AI 및 Data를 연계한 Hyper-Personalized Service 개발을 목표로 데이터 분석 환경 구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경우 객실 내 AI 기반 ‘NUGU’ 스피커 서비스를 시작으로 AI 챗봇, 길 안내 로봇 등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레스토랑(온달, 금룡, 모에기, 명월관)에도 딜리버리 로봇을 도입해 활용 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그외 대표적인 사례로, 길 안내 로봇, AI 챗봇 기반 Q&A 서비스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호텔 서비스 안내 및 Q&A 기반 서비스 도우미 로봇, 객실 룸 서비스 및 물품 딜리버리 로봇, AI 기반 객실 및 F&B 레스토랑 예약을 도와주는 AI챗봇, 객실 내에 시설(전기, 조명, 커튼) 등 제어하는 보이스 기반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업무 특성으로 보면 단순, 반복되는 업무 중심으로 그 활용도가 높은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활용 분야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로봇(AI)의 활용에 있어 잘 활용되고 있다, 그렇지 않다라고 이분법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 현재 잘 활용되고 있는 분야가 있고 아직은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다고 생각한다. 로봇(AI)이 잘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사람의 판단과 개입이 많이 필요하지 않는 단순, 반복업무, 그리고 로봇(AI) 동선이 확보되는 분야에서는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일반 대중 음식점에서도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AI)를 종종 볼 수 있는 것이 그 좋은 예다.
로봇(AI)이 잘 활용되고 있지 않는 부분은 로봇(AI) 기술로 아직까지 구현하기 힘든, 사람의 판단과 감성적인 터치가 필요한 분야다. 예를 들어 호텔에 방문한 고객을 인지하고 고객의 기분과 감정을 느끼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경우, 로봇(AI)을 적용하기엔 아직까지 기술 완성도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찡그린 얼굴로 로비에 들어서는 고객에게 “호텔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는 일률적 인사로 끝내기보다는 보다 섬세하게 고객에게 접근해야 고객의 마음에 와닿기 때문이다.
호텔에사 로봇(AI)이 해줬으면 하는 일은 다양한 호텔의 업무만큼이나 기대 사항이 많을 것이다. 고객 접점에서는 까다로운 고객 요구사항을 나 대신 로봇(AI)이 직접 케어해줬으면 할 것이고, 세일즈 & 마케팅은 고객 정보를 분석하고 인사이트 도출을 목적으로 할 것이며, 경영층은 업무 생산성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바랄 것이다. IT 업무를 하는 입장에서는 고객이 호텔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시스템 오류 및 장애를 경험하지 않도록 사전에 상황을 인지·분석해 적절한 방법까지 자동 안내, 고객의 불만 자체가 발생되지 않도록 AI가 해줬으면 좋겠다. 아마도 대부분 호텔이 비슷한 요구사항을 위해 로봇(AI) 도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면 ‘미래에 과연 로봇(AI)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고객과 공감대 형성 및 유대관계 조성,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마인드 등 감성적인 측면에서 100% 대체는 어렵지 않을까? 지금도 사람의 얼굴을 분석해 간단한 감정 정도는 판단하는 AI 기술이 출시되고 있지만 고객과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서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쉽게 흉내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먼 미래 ‘터미네이터’에서도 결국은 로봇보다 사람이 주인공으로서 긍정적인 결말로 끝났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호텔 안에 로봇(AI)은 고객의 호텔 예약부터 시작해 체크아웃, 이후 고객 관계 유지까지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의 전체 여행(Journey)이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된다. 타깃 고객을 분석하고 예약을 도와주며 투숙 동안에 맞춤형 Personalized Service Offer를 하고 체크아웃 이후 앞에서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타깃 마케팅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Backend에서 경영 효율화를 도출하는 핵심 엔진으로 사용될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 워커힐이 추진하는 AI 및 데이터와 연계한 Hyper-Personalized Service 개발 프로젝트가 이를 위한 그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호텔은 기존의 전통적인 호텔의 공간적, 시간적 제약이나 한계 테두리를 벗어나는 호텔이 이미 생기고 있으며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2027년에 오픈하는 ‘오비탈 어셈블리(OAC)’라는 우주 호텔이 있고, 바닷속, 달 또는 화성에도 많은 호텔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곳에서는 로봇(AI) 기술이 융합돼 사람보다는 로봇(AI)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호텔이 당연히 확산되고 여기에 재미난 상상을 더한다면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 로봇(AI) 기술 집약을 기반으로 시간적 제약을 벗어난 VVVVVIP 대상으로 타임머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도 언젠간 생겨나지 않을까? 그때 되면 나도 한번 타이머신 호텔을 이용하고 체크아웃은 다른 시간대에 하고 싶다^^. 또 앞으로는 분명 가상 현실, 증강현실, 메타버스 등의 첨단 기술과 로봇(AI) 기술들을 전통 적인 호텔 서비스와 접목하는 많은 시도가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일부는 고객 가치 경험 제공 및 나만의 맞춤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고객 앞에 수없이 선보일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중에서 일부는 고객의 사랑을 받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그렇지만 아무리 신기술이 출시되고 초고도화로 진화한다 해도 고객 시각에 눈높이를 맞추고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 녹아든 서비스가 아니라면 고객의 외면을 받을 것이며, 반대로 고객의 입장에 기술을 접목하고 융합해 나가는 호텔만이 고객의 선택을 받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그래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고객을 바라보는 호텔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워커힐 호텔은 어느 호텔보다도 그런 고객의 Needs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더욱 개선해 나가는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가까운 시일 내에 ‘워커힐 AI + Data 기반 신규 서비스 오픈!’이라는 기사가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에 실리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로봇과 인간이 공생하는 환경 조성될 것
정노재 에스엘플랫폼 이사
현재 호텔에서는 배달이나 청소, 컨시어지, 또는 고객에게 웰컴드링크를 제공하는 기능의 일부를 대신하는 사례가 있지만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딜리버리 로봇을 예로 들면 이동경로 중, 계단이나 턱이 있는 경우, 로봇 딜리버리 서비스는 한계에 봉착될 수 밖에 없을 것다. 현재의 기술로 활용이 가능한 AI를 호텔의 서비스 동선에 적용하려면 호텔이 지어질 때부터 AI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도록 설계에서부터 반영돼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언어로 고객의 체크인을 돕는다거나 Back Office 기능을 자동화(예약, 회계 등)해 줄 수 있는 AI가 개발되면 좋을 것이다. 여느 호텔이 마찬가지겠으나 채용, 특히 일할 수 있는 젊은 이들의 채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룸메이드의 경우, 한 대의 로봇으로 모든 것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로봇으로 그 다양하고 복잡한 프로세스를 대체할 수 있을지의 기술적인 지원에 대한 의문이 들며, 로봇을 투입하는 것이 사람을 투입하는 것보다 비용절감 효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면 로봇과 사람이 동일한 노동력을 제공할 시, 로봇을 사용하는 경우가 비용절감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프런트의 기능과 백 오피스의 기능은 꼭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무인 자동화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물론 호텔은 인력투입을 기반으로 인적서비스를 계속해 제공할 것이며 서비스 수준의 질적 차이를 만드는 주요 요인이 호텔의 근무 인원의 수와 연관이 있다면 호텔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이러한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사람이 서비스 제공의 주체가 됨은 유사하나, 로봇 혹은 로봇화된 시스템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을 지원해 주는 쪽으로 발전하며 상생의 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AI 시스템과 연결된 이어폰을 착용하는 경우, 리얼타임으로 번역이 돼 정보를 지각한 종사자가, 그 답변을 다시 웨어러블 스피커를 통해 하는 경우, 룸메이드가 객실을 정비하기 전, 고객이 사용한 쓰레기나 침구류를 적당한 장소까지 옮겨 주는 기능을 로봇이 대체하는 경우, 셰프가 다량의 음식을 만들 때 레시피에 맞는 배합으로 식재료를 준비해 주는 경우 등은 로봇과 인간이 공생하는 환경의 예라 할 수 있다.
로봇 서비스 중심과 인적 서비스 중심의 호텔로 양분화
박종모 25년차 총지배인
일부 호텔 레스토랑에서 딜리버리로봇을 활용하고 있지만 타 업종에 비해 활용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 호텔 안에서 체크인과 아웃도 가능한 키오스크 시스템과 융합된 로봇이 있으면 좋겠는데 대부분 호텔 직원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고객을 접하고 있는 프런트 업무에 보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의 소리 등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업무는 제한적이라 로봇이 대체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호텔에는 CS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에 앞으로 로봇이 도입될 수 있을 것이며 호텔에 로봇을 관리하는 IT 전문가와 CS 담당이 인력의 큰 축을 차지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대부분 인적자원에 의존하던 호텔들은 로봇의 등장과 함께 일부 필수인력만 배치한 심플한 서비스만 제공하는 호텔과 다른 한편으로는 인적으로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로 양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적서비스 지향의 호텔이 하이엔드 브랜드 될 것
이정은 프레이저 플레이스 서울 홍보실장
호텔 안에서 로봇(AI)이 대신 해줬으면 하는 일은 고객 프로파일 자동 취합 및 소팅이다. 호텔 안에서 로봇(AI)이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은, 호텔에는 서비스에 대한 지불을 하며 그것을 바라고 오는 곳이기 때문에 인적서비스는 대체가 어려울 것이다. 호텔 안에 로봇(AI)은 프런트에 이미 많이 대체됐고 객실 클리닝까지는 가능하다고 본다. 앞으로의 호텔은 유일하게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적서비스를 지향하는, 그런 호텔이 하이엔드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또 기술의 발전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호텔을 알리고 간접 투숙 체험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4, 5성급 로봇에 완전히 의존하기 어려워
김재홍 오라카이송도파크호텔 세일즈&마케팅 팀장
호텔 안에서 로봇(AI)이 대신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다면 식음업장 기물 물기닦기, 조리 양식코스 스테이크 굽기 및 플레이팅 등. 하지만 세일즈 & 마케팅 업무, 연회장 테이블 셋팅 및 정리, 식음업장 테이블 퇴식 정리정돈은 대체할 수 없는 업무라 생각한다. 앞으로 로봇은 1차적으로 프런트 체크인/아웃부터 시작해 보안 영역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로봇에 의존하기도 하고 로봇과 공존하는 호텔로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4, 5성급호텔은 인적서비스의 특성상 로봇에 완전히 의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로봇 직원이 점점 더 늘어갈 것
정윤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식음료팀 과장
호텔에서 서빙로봇을 활용하고 있는데 인력효율화 측면에서 잘 사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대중화되고 있지 않다는 측면에서 아직 갈길이 멀다. 챗봇 상담과 같은 것을 호텔에서 로봇이 대신 해주면 좋을 듯 하고 반면 고객 감동 서비스는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호텔 안내, 만족도 체크, 고객 인지 부분에 로봇이 도입될 것으로 보이고 로봇 직원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진실성과 공감 필요한 부분, 로봇 대체 어려워
이윤원 파크 하얏트 서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대리
현재 딜리버리 서비스, 공기 청정 로봇이 활용되고 있지만 잘 사용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브랜드별 지향하는 서비스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렇고 공기청정이나 향기 부분에 있어 로봇이 대신 해주면 좋을 듯하다. 하지만 진실성과 공감이 필요하고 상황의 변수가 많은 서비스는 로봇이 대신 해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청소나 체크인 부분에는 로봇이 도입될 것이며 물론 원활히 접목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 예상된다.
로봇 도입, 인력난에 도움될 것
유지수 르메르디앙 & 목시 서울 명동 마케팅팀 주임
현재 호텔에서 활용되는 로봇은 룸서비스 및 고객 요청 사항 배달 로봇이 있지만 잘 활용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로봇을 도입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 체크인, 체크아웃, 객실 정비 등 단순 노동 업무나 현재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하고 있는 부분이 로봇이 대체해 주면 좋겠다. 반면 단순 업무가 아닌 세심하고 디테일한 고객 서비스 영역은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로봇이 상용화되고 비용 부담이 적어진다면, 단순 업무에는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 호텔 업계에서 겪고 있는 인력난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