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ism Column] K-컬처, 한류가 관광산업에 끼치는 영향 및 관광교류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언

2023.09.14 09:00:00

 

지난 6월 2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3~2024 한-태국 상호방문의 해’를 기념해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2023 한-태 관광포럼’을 개최, 관광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태국은 코로나19 이전(2019년 기준) 약 57만 명이 한국을 방문한 아세안 국가 제1의 한국방문 시장으로, 올해 2023년 6월 둘째 주를 기준으로도 아세안 국가 중 1위 마켓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동남아 핵심 시장인 태국 시장의 회복은 정부가 천명한 2027년 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 됐다. 


이에 한-태 양국은 지난해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의 10주년을 맞이해 ‘2023~2024 한-태 상호방문의 해’를 체결하고 스마트 관광, 스포츠 관광, 미식 관광 등 핵심 분야에서 양국 간 관광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협의했다. 


당일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 속, 2014년부터 K-Pop, K-드라마 투어를 기획, 운영해 온 DOJC Korea는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파고든 K-컬처, 즉 한류가 현재 한국 관광에 있어 미치는 파급력이 어떤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관광교류 확대를 위한 방안 제언의 기회가 주어져 토론의 패널로서 참여한 후기를 전하고자 한다.

 

 

언어적 교류 확장으로 
관계인구 형성해 나가는 한류


해외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수학하는 중, 고등학생 수는 약 10만 명인데 그중 2만 명 이상이 태국인이라고 한다. 2016년 6월, 태국대학총협의회(CUPT)와 태국교육평가원(NIETS)은 한국어를 대학입시 PAT(Professional & Aptitudes Test)의 제2외국어 선택과목에 포함시키기로 했고 2018년도 대학입시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시험이 치러져 아세안 국가에서 최초로 대학입시에 한국어를 포함시킨 나라가 됐다. 언어의 확장성이 넓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으로 유학길에 오르는 태국인들이 많아졌고, 이렇듯 언어와 문화, 교육에서의 교류 증가는 태국 내 한국의 한류문화가 확장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교류를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금의 청소년들의 활발한 교류를 더 친숙하고 깊은 관계로 나아가야 하며 퀄리티있고 좋은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학생교류를 증진시키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재의 한류 팬들은 단순히 K-Pop, K-드라마의 관심을 넘어 한류스타들이 가진 선한 영향력을 함께 실현해나가기를 원하므로, 지구온난화와 같은 국제적인 이슈에 스타들이 나무심기, 혹은 플로깅 등 좋은 일에 참여하고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여행 상품화된다면 한류는 더욱 지속가능하며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한류관광은 한류 팬 투어처럼 주제가 명확해지고 세분화돼야 하며 목적에 따라 상품의 다양화와 함께 깊이도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팬덤 문화를 적극 수용하고 이해, 발전시켜 스타와 팬이 선한 영향력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관광에 기여하는 시대를 기대한다. 한국인의 태국에 대한 관심은 여행, 요리, 마사지, 골프에 편중돼 있는데 한국 내의 많은 K-Pop 스타 중 태국 출신 연예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관광-문화-엔터테인먼트-학생 교류 등 많은 부분을 서로 이끌고 어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일방적 아닌 쌍방향적 소통이 핵심


올해 4월 30일부터 8일간 서울시가 주최한 체험형 축제 ‘서울페스타 2023’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페스타 2023은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명동, 한강 등 서울 전역에서 Music(음악)과 Style(멋), Taste(맛), Starry Night(야경), 붐업 행사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꾸며져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 화려한 서막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개막식에 관심이 높았는데 당시 본사 홈페이지가 오픈한지 오래지 않아 홍보가 덜 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다양한 문의가 쇄도했다. 어떻게 알고 문의하게 됐는지 되물으니 구글링이라는 답변이었고 오히려 우리에게 왜 홍보하지 않느냐는 역질문을 받으면서 K-컬처의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는 현상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의 전유물이었던 한류관광에 대한 관심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확대되고 있고 비단 콘서트뿐만 아니라 드라마 촬영지 또한 함께 보고 10일 이상 머무르고 가는 형태로 확장되는 추세다. 여기에 동양인들은 팬 클럽위주의 활동이라면 서양인들은 한국의 드라마, 음악, 웹툰, 영화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해보고 싶어 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단순히 K-Pop을 알리고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쌍방향의 교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DOJC Korea와 같은 여행사들은 K-컬처를 중심으로 문화와 문화를 잇는 매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화는 일방향적 교류일 때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쌍방향적 교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시장과 문화를 흡수하고 언어를 배워야 하며, 다름을 인정해나가는데 노력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행동들이 각 국가로의 방문을 촉진시키고 관광의 패러다임을 확장해나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들의 문화 교류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10대와 20대는 예술과 언어 앞에서 동질성을 확인하고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따라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의 교류가 핵심이 돼야 한다.

 

 

취향에 따르는 럭셔리, 교류의 관광 떠올라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한류관광 상품은 럭셔리면서 두 국가를 동시에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JTBC 드라마 <킹더랜드>는 고급 럭셔리 호텔을 배경으로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이준호)과 웃어야만 하는 스마일 퀸의 천사랑(임윤아)의 러브스토리로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지만 이 드라마가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는 드라마 속의 다양한 문화적 체험과 배경 때문이다. 


최고급 7성급 호텔이 배경이 되는 <킹더랜드>는 대표적으로 파르나스 호텔 제주, 소노캄제주,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등 한 호텔이 아니라 여러 호텔들이 배경이 되면서 한국 럭셔리 호텔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었고, 천사랑의 책상 위에는 여행 트렌드 연구소 히치하이커의 대표인 김다영 작가의 책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가 꽂혀있는 디테일까지 연출되는 등, 한국여행의 모든 것이 집대성돼 있다고 할 수 있다. 1회에서는 최고급 럭셔리 호텔들이 나오지만 6회의 주요 장면은 천사랑의 할머니가 운영하는 소머리국밥집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국밥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경복궁, 행궁에서 전통 혼례를 올리는 장면 등 여행의 소재가 많은 장면들로 구성돼 있어 럭셔리와 로컬 관광이 함께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혼합형 프로그램도 자연스럽게 연상 가능하고, 9~10회는 태국여행이 소재가 되며 자연스러운 쌍방향적 교류가 이뤄진다. 최근에 나온 K-콘텐츠 중에서는 ‘한류의 정석’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킹더랜드> 사례만 봐도 한류관광은 단순히 콘서트만 보고 드라마 촬영지만 살펴보는 것에서 나아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누렸던 것들을 직접 체험해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전통시장도, 최고급 호텔도 그 속의 콘텐츠를 다채롭고 직관적으로 즐기는 것이다. 최고급 럭셔리와 전통문화, 그리고 장인의 손길을 배워가는 체험문화, 최고급의 골프투어 등 단순히 가격적으로 비싼 것이 럭셔리인 것이라기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럭셔리가 새로운 의미에서의 럭셔리로 확대되고 있다. 즉 본인의 개성이 담긴 여행 상품, 그 과정에서 고가의 선택지가 추가돼도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생기는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로 발전하고 있는 듯 보인다.

 

무한한 확장 가능성의 K-컬처
다채로운 스토리 기대돼


한편 K-Pop 이외에도 K-드라마, K-뷰티, K-예능, K-패션 등 방한 관광 수요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한국 콘텐츠들이 무한확장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 한 점은 한국의 한류관광이 앞으로 스포츠 투어리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싱가포르에서 열린 럭셔리 투어 박람회(LTM)에 MOU를 맺은 사우스케이프의 럭셔리 골프 투어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참여했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다수의 셀럽들이 방문한 이 럭셔리 골프장(최초로는 원조 한류스타인 배용준의 신혼여행지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에 대한 인기가 상당했다. 또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주인공 나희도(김태리)는 펜싱을, 영화 <드림>에서 윤홍대(박서준)와 이소민(아이유)은 풋볼을, 영화 <카운트>는 복싱이 소재가 되는 등 국내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들은 스포츠가 중심인 스토리가 많다. 한국은 아직 일본만큼 스포츠 투어리즘이 확고히 자리잡은 것은 아니지만 한류와 연계한 스포츠 투어 또한 무궁한 잠재력을 지닌 관광 상품 중 한 부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슬램덩크가 많은 팬덤을 만들었듯이 애니메이션과 K-카툰의 붐 또한 이미 시작됐고, 기대되는 한류관광의 고부가가치 상품의 원동력이자 잠재력이라고 본다.


다만 앞으로 한류관광의 지속가능한 확장성을 위해서는 한류 콘텐츠와 지방관광의 연계, 또는 상품 기획 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즉 단순 장소 방문의 차원이 아닌, 한류 콘텐츠와의 연계성을 고려해 코스 구성에서 가이드 내용까지 세세하게 기획돼야 할 것이다. 한류 드라마로 인해 유명해진 방문지라 할지라도 결국에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간접체험 수준에 머문다는 점에서 해당 장소 자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역사적, 문화적 가치, 콘텐츠에 대한 이해, 작품의 배경 및 작가 의도 등)을 갖춘 가이드를 육성해 장소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연장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중가요를 포함해 드라마, 예능, 영화, 음식, 뷰티, 의료관광, 애니메이션, 캐릭터, 공연, 전통음악, 패션, 게임, 스포츠, 무술, 전통의복, 명상, 도서출판, 종교, 유투버 등 앞으로 뻗어나갈 교류는 무궁무진 하다. K-컬처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DOJC Korea 최윤희 대표
dojc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