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bound Strategy] 일본, 한국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다 - 국내 여행처럼 즐기는 MZ세대, 고부가가치의 중장년 수요 기대돼

2023.08.17 09:00:00

 

역사와 지리, 문화와 관광에 있어 상호 간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국가인 한국과 일본.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후 양 국가가 서로 기다렸다는 듯 왕래를 시작하며 한국에게는 일본이, 일본에게는 한국이 전체 외래방문객 비중의 1위를 차지했다. 지리적인 이점은 물론 문화적 정서도 공유하고 있는 터라 이제는 관광, 여행을 간다라는 개념이 무색할 정도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평균 방한횟수 10.9회의 재방문율, 여전히 욘사마를 그리워하는 한류 1세대, 도한놀이를 즐기는 Z세대, 지속가능한 K-콘텐츠까지. 한국과 일본 관광을 이어줄 다양한 요소들이 많은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드러난 일본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 여행에 목말랐던 일본 관광객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중 일본인 관광객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은 347만 158명인데 그중 일본인이 66만 5611명(19.2%)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상반기 내내 1위를 탈환한 적이 없다고 하니 그간 한국 여행에 대한 일본인들의 갈증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일본의 HIS 투어에서 조사한 <2023년 여름방학 여행동향>에 따르면 현재 일본발 국제선 항공좌석은 2019년 대비 70%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엔저 장기화와 고물가 등 경제 환경의 어려움이 있지만 해외여행 동향은 2022년 대비 703.7%, 2019년 대비 약 53.4%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지별 순위는 서울이 1위로, 서울방면 예약자의 약 30%가 20대 여성, 40%가 여성끼리의 그룹이었다. HIS 예약자 기준 한국 여행자의 경우 2019년의 수준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며, 특히 부산 지역은 2019년보다 증가했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국 여행에 대한 목마름으로 일본 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여행 놀이(渡韓ごっこ)’가 유행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도 공사 차원의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는데 도쿄지사는 이러한 열풍을 일본 MZ세대의 ‘한국 금단현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일명 ‘도한놀이’라고 불리는 트렌드는 일본에서 한국의 분위기를 연출한 사진을 찍어 SNS에 게재하는 활동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한국 여행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숙박 플랜을 기획하는 호텔도 속속 등장했는데, 코리안타운이 있는 신오쿠보 인근 지역의 신주쿠 프린스 호텔(Shinjuku Prince Hotel)은 한복 대여 전문점과 협력해 한복 무료 체험 숙박 플랜을 기간 한정으로 판매했다.

 


이외에도 지난 6월 24일, 서울시가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2023 SEOUL EDITION in TOKYO>에 한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일본인들이 행사장 앞에서 전날부터 진을 치기도 하는 등 한국 여행과 한국 문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사전행사와 본 행사를 합쳐 하루 동안 행사장을 찾은 인원만 1500여 명에 달했다고. 행사에서는 최근 한국 미식에 호기심이 많은 일본 MZ세대들을 대상으로 오세훈 시장이 셰프복을 입고 나와 직접 서울 미식을 소개하고, 참석자들에게 서울행 항공권 추첨 행사를 하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엔데믹 여행 수요 선점키 위한 
각종 홍보 마케팅 활동 활발


한국 여행 대한 일본 관광객의 니즈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던 터. 엔데믹이 도래한다면 가장 먼저 회복될 시장이라 기대한 정부와 업계는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해나갔다. 


한국관광공사 일본팀 양경수 팀장(이하 양 팀장)은 “코로나19 기간은 3년 여간 지속돼 연도별로 단계별 대응이 달랐다. 2020~2021년에는 한국관광의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코로나19가 해지될 경우 방한수요의 회복에 대비해 홍보 활동을 지속했다. 코로나19 종식이 예상되던 2022년에는 ‘엔데믹 시대 외래관광객 유치 선점 마케팅 전개’라는 공사의 기본 전략 아래 일본에서도 방한 수요 선점을 목표로 한일 항공 및 페리 노선의 복구, 여행업계 네트워크 회복, K-드라마 연계 일반소비자 홍보 등 엔데믹에 대비한 사전 수요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하며 “구체적으로는 펜데믹 기간 중 중단됐던 한일항공노선 복항을 위한 한일 전세기 활용 대형 팸투어, 페리 노선 회복을 위한 양국 정부 협조 요청, 일본과 한국 여행업계 네트워크 복원을 위한 일본 현지 로드쇼 등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2023년에는 ‘2023-2024 한국방문의 해’의 시작과 5월 8일,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완화를 일본시장 회복의 전환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2월 일본 3개 도시(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B2B 로드쇼, 4월 5개 도시(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히로시마) B2C 로드쇼를 진행했다. 동시에 실제 일본 관광객들의 방한 모객을 위해 ‘韓動캠페인(감동캠페인)’을 실시, 방한 수요 환기와 실제 모객활동을 병행해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서울 이외 지역 여행도 서슴지 않는 일본 관광객들에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지자체들도 늘었다. 전남도와 전남관광재단은 최근 보성 강골마을 열화정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에게 ‘남도고택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행사는 전담도 명예 홍보대사 신카이 미야코와 함께하는 ‘전남도 약선요리 투어’에 참여한 일본 생활 협동조합 회원 2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일본 관광객에게 기념이 될만한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초부터 보성 광주이씨 원암종가와 협력해 전남 3대 명품고택 중 하나인 이진래 고택과 국가민속문화재인 열화정, 보성의 대표 특산물 녹차와 문화예술을 결합한 남도고택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상품화를 진행해 일본 관광객에게 선보인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일본 관광객들은 연신 ‘이찌방(최고)’과 ‘앙코르’를 외치면서 공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아 8월부터 정기 여행상품으로 확대 판매할 계획이라고.

 

 

MZ세대 한국 관광의 키워드, 한류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방한 일본인의 재방문률은 85.5%(전체 64.7%), 평균 방한 횟수는 10.9회(전체 5회)를 기록, 전 세계 국가 중에서도 상위권 안에 드는 수치였다. 그만큼 한국을 자주, 많이 왕래하는 관광객으로 일본이 인바운드 시장의 핵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방한 일본인 수는 1999년 20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매년 230만 명대를 유지해오다 2009년부터 300만 명대 돌파, 2012년 352만 명으로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다소 감소 추세를 겪기도 했다. 이후 2016년부터는 매년 반등하기 시작, 2019년 327만 명으로 4년간 지속적인 성장 곡선을 그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전체 방한관광객 중 일본인의 비중도 18~19% 정도였다고.


방한 일본인 핵심계층은 ‘20대 여성’으로, 방한 시 K-Pop/한류스타 관련 공연장 및 촬영지 방문(20대 여성 17.7%, 전체 방한 일본인 15.3%), 뷰티/의료관광(20대 여성 15.9%, 전체 방한 일본인 12.1%) 등의 참여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주로 FIT(95.4%) 형태로 방문하는데, 그중 에어텔이 36.4%로 전체 방한 일본인(30.9%) 대비 큰 편이다. 방한 만족도는 93.4%로 전체 방한 일본인(88.8%) 대비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의 니즈는 어떨까? 양 팀장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제4차 한류로 불리는 일본 내 한류의 인기 확산이 두드러지고 있어 한국 여행에 있어서도 K-콘텐츠의 영향력이 크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과거 중장년 여성층 위주의 한류 팬이 코로나19 이후 30대 이하 젊은 층으로 확대돼 10~30대 여성층의 한류 콘텐츠의 충성도 및 방한니즈가 높고, 이들의 여행행태도 과거 중장년 위주의 여행객들과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귀띔하며 “과거 중장년 한류 팬은 명동, 남이섬 등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 위주로 방문했다면 최근 30대 이하 여성층은 한국의 MZ세대들이 방문하고 있는 SNS 핫플레이스, 성수동 일대나 연남동, 가로수길과 같은 서울의 주요 지역이나 부산의 신규 카페나 맛집 등 최신 관광지를 방문하고 K-콘텐츠를 체험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


이미 다년간 한국을 오간 일본 관광객의 경우 수많은 데이터가 쌓인 상황 속, 한국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은 일본인이 선호하는 한국 여행 콘텐츠를 살펴봤다. <데이터가 알려주는 일본인이 선호하는 한국의 여행 콘텐츠는?(Data & Tourism Vol.20 2023.04>에 따르면 카테고리별 상위 5개 토픽 분석 결과, 공통적으로 ‘맛집(카페)’ 토픽이 상위권에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테마여행의 종류를 불문하고 한국관광에 대한 주요 관심사가 맛집(카페)에 집중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관광지’는 공원, 산, 휴양림 등 ‘자연 휴양’ 토픽이 3위에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뷰티’는 대부분 ‘한국 화장품 추천 및 구입’ 관련 토픽이, ‘쇼핑’은 쇼핑 경험 및 정보 외에도 아이템 및 스팟 정보를 공유하는 토픽이 언급되며, ‘음식’은 맛집 추천 및 카페 투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구체적으로 ‘서울’ 맛집에 대한 비중이 큰 편이었다고. ‘패션’의 경우 대부분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여행을 다녀온 여행객이 여행 데일리룩, 쇼핑 제품 사진을 업로드하며 담론이 형성된 모습을 보였다.


한편 한국방문 일본 관광객들이 음식과 함께 언급한 장소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 명동이 1위였으며, 남성은 강남, 여성은 남대문이 2위를 기록했다. 순위와 관계없이는 명동, 강남, 남대문, 동대문, 홍대·합정, 이태원, 광화문, 압구정이 성별 불문하고 관심도가 높고, 남성의 경우 우도와 용산이, 여성의 경우 안국과 종로가 상위권에 랭크돼 있었다. 식사류의 경우 남성은 라면, 치킨, 불고기, 여성은 김치, 라면 불고기 순으로 인기가 있었고, 디저트류는 남녀 모두 빵이 2위보다 2배 이상의 언급량을 기록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양 팀장은 “금년 상반기는 빠른 시장회복을 위해 핵심 타깃층인 20~30대 여성 한류선호층을 대상으로 방한 캠페인에 집중해왔다. 하반기에는 한류선호층 뿐 아니라 방한관광객 전반에 걸쳐 관심도가 높은 K-푸드를 테마로 한 홍보 활동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테면 ‘한국 미식 30선 상품개발’, ‘부산대게 캠페인’ 등 미식관련 캠페인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전한 한류 1세대의 수요
새롭게 형성되는 시니어 시장


지금처럼 전 세계인들이 K-콘텐츠와 K-컬처에 열광하기 전부터 일본인들은 한류의 1세대를 이끌었다. 일본 한류의 시작은 영화 쉬리와 드라마 겨울연가였다. 그 다음으로 대장금이 바통을 이어받았으며, 2차 한류를 아이돌이 계승하면서 큰 성장을 이뤘다. 올해는 특히 일본 한류의 시작으로 보는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NHK를 통해 방영한지 20주년이 된 해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공연 한류의 원조인 난타 마케팅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2003년 당시 겨울연가의 열풍에 따라 남이섬 겨울연가 투어를 최초로 제작한 한나라관광의 조남길 부사장(이하 조 부사장)은 “당시 겨울연가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일본에서 한류는 단순히 열풍을 넘어 하나의 사회 현상이었을 정도였다. 아직도 겨울연가의 여파가 있는지 의문일 수 있겠지만 2022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해외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한국 드라마 선호도 1위가 여전히 겨울연가일 정도”라고 귀띔하며 “1세대 한류 팬들이 팬으로서 왕성히 활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다.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라 여행에도 구애받을 것 없이 자유로운 소비자라 MZ세대와는 또 다른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전히 오프라인만을 기반으로 하는 여행사인 한나라관광은 여행 카탈로그나 팜플렛을 중심으로 여행상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예약문의를 주는 중장년층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그는 “일본은 여전히 편의점이나 역사에서 여행 카탈로그나 잡지를 판매하고 있고 이를 통해 국내외 여행지나 관광 명소, 호텔, 음식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이러한 여행사 상품들만 모아서 카탈로그를 만드는 요미우리, 한큐같은 미디어도 있는데, 이들의 회원만 해도 100만에 가깝기 때문에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하며 “MZ세대들이 온라인으로 자유여행을 위한 에어텔 상품을 서치한다면, 중장년층은 오프라인으로 패키지 상품을 찾아보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일본 정부에서 해외여행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정도로 지원금 제도도 잘 돼 있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이들이라 원하는 니즈만 잘 맞춘다면 MZ세대 못지않게 지속가능한 수요”라고 전했다.

 

 

일본 시장 확장 위한 인프라 개선 요구돼


재방문율도 높고 다양한 지역 경험도 좋아하는 일본 관광객은 그동안 국내 인바운드 시장에서 필요로 했던 관광객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이라면 일본 관광객의 재방문율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 부사장은 아직까지 갖춰지지 않은 지역 인프라와 코로나19 이후 회복되지 않은 업계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역 곳곳 관광 인프라들이 잘 갖춰져 있는 터라 그 차이가 극명히 느껴질 것이라는 것.


조 부사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느껴왔지만 지역을 돌아보면 여전히 인프라가 너무 미비해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숙박이다. 이동하는 것엔 큰 어려움이 없다지만 잠자리는 프로그램 일정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게다가 일본 관광객들은 여행지에서 지역 특산품이나 작은 선물을 사가는 것이 문화인데 기념품이 될만한 것들이 없더라. 지역 관계자를 만나면 여러 차례 어필했던 부분인데 일단 관광객이 오면 고민해보겠다는 답변뿐이어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하며 “물가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너무 많이 올랐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라지만 국내의 경우 가격이 오른 수준에 비해 서비스 퀄리티는 떨어진 편이다. 기존에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일본 관광객의 경우에는 과연 이 가격을 주고 한국에 다시 올 값어치가 있는 것인지 고민할 여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가격이 오른 만큼의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진정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기획할텐데 지방의 경우 선택지가 많지 않은 현실”이라고 이야기했다.


게다가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많은 점도 인바운드 시장 확장의 한계로 꼽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월,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66만 명(국내 외국인 여행객 중 19.2%)인 것에 비해 일본에 놀러간 한국 관광객이 258만 명(일본 외국인 관광객 중 29%)으로 약 3.9배, 인구 비율로 따지면 약 10배 차이가 난다. 그는 “엔저의 영향이 있겠지만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에서 나가는 비율이 4, 일본에서 들어오는 비율이 6이었다면 이제는 반대의 상황이다. 죽 비행기 좌석은 한정돼 있는데 나가는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 일본 관광객들이 들어올 분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라고 귀띔하며 “일본 경제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러한 구조라면 인바운드의 확장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거리상으로나 심적으로나 가깝고도 친근한 국가 일본. 역사와 외교적인 이슈가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문화적 정서가 비슷한 부분이 많아 관광 교류의 영역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어쩌면 이제 일본과는 관광이라는 개념을 넘어섰을지도 모르겠다. 금요일 밤에 도착해 일요일 오전에 돌아가는 일정이지만 홍대에서 간장새우 저녁을 먹고, 한강공원으로 가 진로 소주를 마신 후 광장시장에서 칼국수로 마무리하는 이들이다. 이미 한국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식당 위치와 메뉴뿐만 아니라 대기 상황까지 알려주는 한국여행정보 통합사이트(코네스트)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고.


양 팀장에 따르면 금년 방한일본시장은 1월의 경우 2019년 대비 회복율이 32% 수준이었으나 6월은 약 69% 수준으로 매월 회복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금년 하반기는 한일관계 개선, 기업인센티브 단체 수요회복, 지방공항 노선 운항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9년 대비 70% 수준으로, 내년이면 완벽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바운드에 비해 아웃바운드가 많은 불균형 속, 일본의 내수만큼이나 다양한 지역의 다채로운 콘텐츠들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일본 전문 인바운드로서 오프라인만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나라관광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한나라관광은 1994년부터 일본 인바운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여행사로 현재 동경,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에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전 세계 여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향하는 가운데 한나라관광이 오프라인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이유는 일본 특유의 성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아직까지 전화나 온라인보다는 지류나 대면을 선호하는 특성이 있는데다, 특히 여행에 있어서는 안전성과 신뢰를 중시하기 때문에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오프라인 여행사를 여전히 선호하는 편이다. 그동안 판매했던 상품들은 모집형 기획상품, 즉 패키지가 80%였고, 수주형 기획상품, 즉 기업 인센티브가 20% 비중이었다. 

 

일본 관광객들에게 한국은 어떤 여행지인지, 주로 판매해왔던 상품을 중심으로 설명한다면?

한국 관광객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우선 가깝고, 안전하고, 가격이 부담 없는 나라다. 워낙 자국여행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3~4시간 정도의 이동쯤은 익숙한 이들이다. 이에 부산에서 후쿠오카 정도의 경우에는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특히 기업 인센티브의 경우 2박 3일 정도 업무에 지장이 되지 않으면서 여행하는 기분으로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한국이나 대만 정도다. 그런데 프로그램 구성으로 봤을 때는 한국의 나이트 라이프에 매력을 느끼는 데다 이외 팀빌딩에 적합한 일정이 많아 한국이 더 선호되는 편이다.

 

코로나19 이후 일본 관광객의 여행 니즈는 어떤가? 주목하고 있는 특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기존에 판매하던 패키지 상품들은 주로 중저가형 상품이었는데 현재 중저가 상품을 소비할만한 세대들이 전부 에어텔 패키지로 전향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호텔은 물론, 차량, 가이드, 식당 등 전반적인 인프라의 물가가 모두 오른 탓에 해당 상품으로는 여행사로서도 유지가 힘든 상황이 돼버렸다. 이에 시선을 돌려 40~60대를 타깃으로 각 지역을 순회하는 3박 4일, 4박 5일의 주휴코스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다. 수원코스는 3박 4일에 33만 엔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코로나19 이전이었으면 유럽에도 다녀올 수 있는 금액인데 18명 한정으로 모집하는 패키지였는데도 완판이 됐다. 그만큼 지난 2년간의 공백이 길었던 것 같다. 기다렸던 만큼 반응도 좋아 가을상품도 곧바로 오픈했는데 해당 상품도 반응이 뜨겁다.

 

주로 어떤 코스로 기획되는지 소개해달라.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일본 관광객은 한 지역에 머무는 것보다 다양한 지역을 경험하기를 좋아한다. 게다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같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는 지역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주로 방문하는 곳은 수원이나 안동, 공주, 부여, 경주 같은 곳들이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수원이다. 한국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관광지인 수원이지만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역사관광이 발달했을 뿐만 아니라, 행궁동 카페거리가 조성된 뒤부터는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으면서 성곽 내 원도심이 부활, 각종 먹거리 골목과 산책로, 재래시장이 활성화된 색다른 도시관광지가 됐다.

 

앞으로의 일본 관광객의 인바운드 비전은 어떠할 것으로 기대하나? 이를 바탕으로 한나라관광의 인바운드 유치 전략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현재 엔저의 이슈가 있긴 하지만 일본 관광객의 경우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갈망이 늘 있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중장년층의 폭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요가 젊은 세대만큼이나 잠재돼 있는 반면 씀씀이는 더욱 큰 이들이다. 그런데 여전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여행사와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므로 한나라관광은 그러한 고부가가치 여행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기획, 제공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최근 설악산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설악산을 중심으로 오대산, 남이섬, 평창, 속초 등 세계문화유산 지역은 물론 아름다운 자연들도 다양하게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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