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 Story] 우리 맛의 근본, 된장

2023.06.16 09:00:40

✽본 지면은 한국음식평론가협회와 함께합니다.

 

된장의 기원


된장은 처음 중국에서 전래됐고, 이후 중국에서는 고구려인들이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 해 된장 냄새를 고려취라 불렀다. 이는 우리나라가 중국의 장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장을 만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8, 9세기경 장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기록이 있다. 1717년 저술된 <동아>에는 고려의 말장이 일본에 와서 그 지역 방언대로 미소 또는 고려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장 담그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문헌이 등장한다. <구황보유방(1660)>에 의하면 메주는 콩과 밀을 이용해다고 해 현대 메누와 크게 달랐다. 콩으로 메주를 쑤는 법은 <증보산림경제>에 기록돼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된장 제조법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된장과 식문화


모든 나라의 식문화는 역사와 함께 발전돼 왔으며, 지역에 따라 고유한 식문화가 있다. 우리 선조들은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고유한 식품소재를 활용해 민족의 정서와 문화가 담긴 전통식품을 만들었다. 이 중에서 된장은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가장 애용되는 부식 내지 조미료로서 모든 음식의 기본이었다.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의 식문화에 단백질과 지방의 공급원인 콩은 매우 중요한 식품재료였으며, 콩 발효식품인 된장은 우리 음식에 맛과 영양을 공급하는 소중한 식품이었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정성을 들여서 한 해 동안 집안의 음식 맛을 좌우하는 된장을 담그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옛날에는 된장의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관계로 장 담그는 일이 일종의 성사였으며, 장 담그는 3일 전부터 부정한 일을 피하고 당일에는 목욕재계하고 음기를 발산치 않기 위해서 창호지로 입을 막고 장을 담갔다.


된장은 우리 민족 맛의 근본이었기에 된장의 독특한 성질과 관련된 오덕(五德)이 있다. 

 

1. 된장은 다른 맛과 섞여도 제 맛을 잃지 않는다.
2. 오래둬도 변질되지 않는다.
3.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제거해 준다.
4. 매운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5. 어떤 음식과도 잘 조화된다.

 

이처럼 된장은 우리 음식에 맛의 조화와 영양을 공급하면서 우리 식문화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발효식품이다. 또한 곡류와 채식을 위주로 하는 일본, 인도 등에서도 콩을 원료로 한 발효식품이 제조돼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있다.

 

된장의 분류


우리나라에서 콩을 원료로 하는 발효식품인 된장(Doenjang, Soybean Paste)은 재래된장과 개량된장의 2종류가 있으며, 일본된장(Japanese Type Soybean Paste)인 미소(Miso), 인도네시아의 Tauco를 비롯한 춘장 등이 있다. 재래된장은 곰팡이와 고초균(Bacillus Subtilis)이 주로 관여하는 메주로 만든 조선간장의 부산물을 말하며, 일본된장은 콩과 Aspergillus Oryzae를 번식시킨 밀 코지를 이용해 제조한다. 이들 된장들은 원료의 종류, 제조방법 및 지역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개량식 된장은 재래식과 일본식 방법을 혼용해서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조하는 공장식 된장 또는 절충식 된장을 말한다. 된장의 분류 및 특징은 다음과 같다.

 

종류 특징
재래된장 •막된장 : 조선간장 제조 시에 얻어진 부산물이다.
•토장 : 막된장과 메주 및 염수를 혼합 숙성했거나 메주만으로 담은 된장, 상온에서 장기 숙성시킨다.
•‌막장 : 일종의 속성된장으로 메주를 소금물과 섞어서 따뜻한 곳에서 6~7일 숙성시킨다. 현재는 보릿가루를 엿기름, 고춧가루, 소금 및 메주가루를 혼합해 더운 곳에 30~40일간 숙성시킨다.
•‌담북장 : 볶은 콩으로 메주를 띄워 고춧가루, 마늘, 소금 등을 넣어 익힌다. 따뜻한 장소에 7~10일 발효시켜 단기간에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된장보다 맛이 담백하다. 일종의 청국장 가공품이다.
•즙장 : 막장과 비슷하게 제조되나 수분이 많으며 약간의 산미도 있다. 밀과 콩으로 메주를 띄워 초가을 무나 고추, 배춧잎을 많이 넣어 담근다.
•‌청태장 : 마르지 않은 생콩을 시루에 삶고 쪄서 떡 모양으로 만들어 콩잎을 덮어서 뜨거운 장소에서 메주를 띄운다. 청태콩 메주에 햇고추를 섞어 간을 맞춘다.
일본된장  •‌쌀미소 : 다당다염형, 다당소염형, 소당소염형 등
•‌보리미소 : 다당소염형, 소당다염형
•‌콩미소 : 소당다염형
•‌아까미소 : 단기숙성형, 감미형의 적(赤)미소, 저장성이 짧음
•‌시로미소 : 장기숙성형, 신미형의 백(白)미소, 젊은 코지 이용

 

된장의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


1. Bacillus subtilis(고초균)
된장 발효의 주된 균인 바실러스 서브킬리스균은 된장을 구성하는 미생물이다. 이 균은 ‘낫토키나아제’로 불리는 효소를 생성해 핏속의 혈전을 용해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것을 알려졌다.


2. Aspergilus oryzae(코지균)
코지균은 호기성 균으로 메주의 표면에서 잘 자라고 콩의 단백질과 당을 분해하는 효소다. 잘 뜬 메주는 유익한 곰팡이인 아스퍼질서스 오리제가 잘 자란 것이다.


3. 효모
소금물과 만난 메주는 바실러스 서브틸러스는 거의 사라지고 곰팡이만 남는다. 바실러스 서브틸리스는 콩단백질을 분해하고 없어지며 새로운 효모가 나온다. 주된 효모인 Saccharomyces Rouxii가 관여하고 Torulopsis는 숙성 후반에 증식해 향미성분 생성에 관여한다.

 

참고문헌

- 김덕희 외 2인/ 발효저장음식/ 백산출판사
- 이삼빈 외 3인/ 발효식품학/ 효일출판사
- 장지현 외 11인/ 한국음식대관 제 4권/ 한국문화재보호재단
- 정혜경/ 발효음식 인문학/ 헬스레터
- 최은희 외 2인/ 발효음식의 미학/ 백산출판사
- 한영숙 외 7인/ 발효음식/ 파워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