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대파, 양파, 무, 배추, 양배추, 마늘’을 식자재용 6대 채소라 부른다. 이 채소들이 메뉴나 업종을 떠나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업무용 농산물 식자재로서 품목별로 어떤 특성이 있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살펴본다. 또한 농산물은 매일 시세가 변하는 품목이므로, 업장에서 제대로 구매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서울농수산식품공사의 경매정보나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센터 시세동향 등을 참고해 채소/과일/축산물/곡물의 년월 시세를 자주 파악할 수 있다.
경매정보 확인하기
농산물의 시세정보가 궁금하거나 구매하는 채소의 가격경쟁력이 얼마나 있는지 알고 싶다면 가락시장의 경매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구리시장이나 강서시장까지 모두 가락시장의 경매 가격에 영향을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경매 가격에서 적정 마진이 붙어 식당에 납품되는 점을 참고해 받으시는 가격의 경쟁력을 유추할 수 있다.
서울 농수산식품공사 경매 결과 페이지
https://www.garak.co.kr/price/OZViewer.do
시세동향 확인하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본부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농축산물의 시세동향과 예측정보를 확인하면 머릿속에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개념을 숙지할 수 있으며, 소비정보와 구매요령도 확인가능하다.
농업관측센터 바로가기
https://aglook.krei.re.kr/
대파
크기와 두께에 따라 크게 왕대/중대로 나뉜다. 경매시장에서는 특/상/보통/하로 세분된다. 육수용이나, 채 썰어 육류 국물요리에 넣는 경우, 흰대가 길고 두꺼운 왕대 이상의 대파가 좋다. 흰 대를 육수 낼 때나, 고기 국물에 다져 넣으면 육류의 잡내를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마트나 슈퍼에서는 중대만을 주로 취급하지만 규모 있는 식자재마트나 배달형 식자재회사는 왕대와 중대를 함께 취급한다. 왕대중 특품은 신안 임자도 대파와 같이 두께가 매우 굵고 길이가 긴 것을 말한다. 왕대특품은 별도로 주문해야 하며, 설렁탕, 곰탕 등 국물요리를 취급하는 식당에서 사용하기에 바람직하다.
- 대파 구입 시 주의사항 : 초록잎 쪽에 반점이 없는 것(병충해 현상), 줄기는 흰 부분이 많고 깨끗한 것. 꽃대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양파
식당용 양파의 규격은 산지 밭에서 바로 망에 담아 유통하는 20kg ‘원망’과 작업장에서 크기별로 골라 담는 15kg ‘작업망’이 있다. 작업망 중 12kg는 소매마트에서 주로 유통하는 단위다. 또한 12kg는 kg 단가가 높고 지나치게 알이 큰 경우가 많아 선호하지 않는다. 원망은 kg당 가격은 저렴하지만, 크기가 고르지 않아서 손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원하는 손질 형태를 얻기 어려우므로 15kg 작업망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양파 1알 단위의 크기 구분은 10cm 이상 L, 7cm~10cm M, 7cm 미만 S로 나누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1번구(L), 2번구(M), 3번구(S)로 부르고 있다. 수도권에서 유통되는 15kg는 대부분 1번구(L)다.
- 양파 구입 시 주의사항 : 양파의 뿌리 쪽을 손으로 눌렀을 때 단단한 감촉이 있는 것이 좋다. 양파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나면 상한 것이 섞여있는 것이다. 햇양파는 쌍란이 섞여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식당에서는 햇양파가 출하돼도 저장양파를 최대한 늦게까지 사용하려는 이유가 바로 쌍란 출현율 때문이다.
- 양파껍질 활용 : 양파 껍질의 은은한 향과 약하지만 달달한 맛이 육수를 낼 때 좋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식 기본육수(멸치/북어/향신채소)나 맑은 해물요리의 육수를 낼 때 넣으면 효과가 좋다. 육수를 끓일 때 양파를 껍질째로 넣으면 영양소도 함께 우려낼 수 있다고 한다.
양파에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퀘르세틴’이 가득한데, 양파 껍질에는 양파 속보다 폴리페놀이 20~30배, 퀘르세틴은 4배나 더 함유됐다.
무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품종은 조선무(둥글고 윗부분이 푸른색). 왜무(조선무보다 수분이 많으며, 주용도는 단무지용)로 나뉜다. 무의 주요 산지는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다. 계절에 따라 늦봄부터 늦가을까지는 육지무가, 겨울철에는 제주무가 유통된다. 봄무는 하우스 재배 후 5~6월 잎을 제거하지 않고 출하되며, 겨울무는 제주도에서 세척해 출하된다.
김장철에는 동치미용으로 적합한 천수무도 한시적으로 출하된다. 시장출하 기준 여름 & 가을무는 9입~10입, 11~12입, 13입 이상(꼬리무)으로 담겨 박스로 출하된다.
겨울무(제주무)는 9입 미만, 10~12입, 13~15입, 16입 이상으로 출하된다. 식당에서 가장 선호하는 품위는 9~11입이며, 통상 A급이라고 불린다(숫자가 적을수록 큰 규격의 무). 너무 작은 무는 손질 후 양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므로 선호하지 않는다.
- 무 구입 시 주의사항 : 표면에 주름이 지거나 푸석한 것은 바람 든 것을 의심할 수 있다. 뿌리 쪽과 뿌리 위쪽에 숨구멍이 적은 것, 표면이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배추
배추의 품종은 크게 3종류, 결구종(잎이 감싸고 있음), 반결구종(조금 벌어짐), 불결구종(잎이 완전 펴짐)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배추는 결구종이다. 나머지 품종은 시장 반입이 거의 없다. 배추의 선호도는 시즌별로 지역 차이가 난다. 여름 시즌은 강원도(고랭지)를 선호하고, 김장시즌에는 전라도(해남) 배추를 선호한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는 단단하며 배추의 식감이 좋고 저장성이 우수하며 전라도/충청도 등 평지의 배추는 당도와 풍미가 좋다.
유통 규격으로는 3입/망 기준 45, 48, 50, 52, 55망으로 출하된다. 번호는 배추의 가로 길이며, 번호가 클수록 큰 배추다. 식자재로는 52망 이상을 선호한다.
- 배추 구입 시 주의사항 : 결구상태 위주로 보며 속이 꽉 찬 것을 고르되, 뿌리쪽(꿀통)이 녹아있으면 배추 속까지 무른 것이 나올 확률이 크다. 여러 망을 들어 무게를 확인하고 상대적으로 무거운 것을 고르면 좋다.
양배추
양배추는 수확 시기에 따라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나뉜다. 봄은 전라도 산지가, 여름은 충청권과 고랭지 위주, 겨울에는 제주도가 양배추의 계절별 주요 물량 산지다. 유통규격은 3입/망 기준 36, 38, 40, 42, 45망으로 출하되며, 번호가 클수록 큰 양배추다. 번호는 가로 길이며, 식자재에서는 24망 이상을 선호한다.
- 양배추 구입 시 주의사항 : 겉잎이 녹색을 띠는 것이 좋으며, 같은 규격이라면 무거운 것이 좋다. 손으로 눌러봤을 때 단단한 것이 좋으며, 결구 상태가 깨진 것은 피해야 한다. 뿌리쪽이 물러져 있으면 속까지 무른 것이 나올 확률이 크다.
마늘
마늘은 생태적으로 난지형과 한지형으로 구분되는데, 겨울철 추운 북부지방과 내륙지방에서 주로 재배하는 한지형 마늘과 겨울철이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 재배하는 난지형 마늘로 구분할 수 있다. 한지형 마늘은 삼국시대부터 재배돼 온 토종마늘로 유입경로 및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 난지형 마늘은 온난한 지역인 남해안과 제주도 등에서 재배된다. 난지형 마늘은 다시 스페인종과 대만종으로 나뉜다.
- 마늘 구입 시 주의사항
• 깐마늘 : 마트에서 행사하는 마늘은 저장기간이 길거나 고르지 않은 크기를 담아 떨이하는 경우가 많아 구입시 고른 크기인지, 봉지 하단에 무른 것이 서너개 이상 보이는지 꼭 확인하고 구매한다.
• 다진마늘 : 품질유지기한이 48시간 이내 이므로 가급적 당일 생산한 제품을 구입해야 하며, 색이 밝고 봉지 하단에 물이 차지 않은 것을 구매해야 한다.
김왕민 소장 前 식자재왕 연구소장/상무이사를 역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