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일, 호텔업 등급결정업무 수탁기관은 한국관광공사에서 한국관광협회중앙회로 옮겨졌다. 2014년 한국관광공사로 이관된 후 약 7년 만에 민간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이는 공사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소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했다면 중앙회가 호텔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현장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호텔업계가 큰 위기에 빠지자,자연스레 평가를 해야 하는 등급결정관리국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이에 등급결정관리국은 팬데믹 속 기존에 받았던 등급을 통지기간 및 유효기간 연장고시를 통해 2년 유예하는 기간을 가지게 됐다. 한편 성큼 다가온 디지털 전환과 인력난의 문제는 현재 호텔업계에서 핫이슈로 손꼽히며 등급평가 지표에도 이를 반영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는 가운데, 등급평가관리국은 등급평가 지표 개선 및 성공적인 이관을 위해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중이다.
호텔의 든든한 보증, 등급
관광호텔에 있어 등급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다. 따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지 않더라도 5성급, 3성급이라는 분류에 따라서 찾는 투숙객들의 유형이 달라지기도 하고, 식음료 업장의 퀄리티와 객실 수, 로비 라운지의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보증된 지표기 때문이다. 이러한 등급 심사는 1971년 1월 18일 최초로 도입돼 수차례의 개정을 거쳐 지금의 단계에 와있다. 처음에는 정부에서 주관하던 업무를 국가경쟁력을 키우고 자율 민주국가 실현을 위한 행정규제완화 방침에 따라 민간단체에 이양하게 된 것이다. 이는 정부에서 주관한 등급평가가 호텔의 통제 수단으로 이용돼 왔으며, 객관적 품질 수준을 살피기에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서였다. 이에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호텔업협회 중 주도권을 가질 민간단체를 살펴보기 시작, 많은 고심 끝에 복수로 심사하기로 결정했고, 두 단체가 지정되다 보니 한 곳에서 만족스러운 등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 다른 곳에서 재평가를 받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던 2014년, 호텔 등급평가 지표 개편과 함께 한국관광공사가 새로운 등급기관으로 선출되며 다시 정부의 품으로 돌아갔다. 당시 한국관광공사 숙박개선팀 주상용 팀장은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 2016년 10월 호 Special Interview 지면에서 “단일기관인 공사가 주관하게 되며 평가의 일관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을 해소했으며 호텔업계와 사업적인 이해관계가 없으므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고 밝혀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오래 가지는 못했다. 당시 변기를 닦은 솔로 욕조, 컵 등을 닦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건들이 유포되면서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과 위생 문제가 거론 됐고, 2019년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호텔등급 심사위원 위촉에 관한 문제점이 제기된 것. 허위로 등급이 표기되는 일 또한 종종 들려오는 가운데 2021년 1월 1일 호텔등급평가는 다시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수탁하게 됐다.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등급결정관리국 정민영 국장(이하 정 국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웠던 호텔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심사 기준을 특별히 강화시키기 보다는 이전에 한국관광공사에서 하던 업무들을 연착륙 시키는 데 주안점을 뒀다.”라며 “다만 절차의 투명성과 평가의 공정성은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이용객의 안전과 위생을 중심으로 해당 항목에 대한 세밀한 평가를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민간으로 돌아온 등급평가. 제대로 자리잡기 어려웠고,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악재로 인해 호텔은 수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디지털 전환(DX)부터 인력난의 여파까지. 또한 등급평가의 기준에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정성 평가적 부분과, 트렌드에 맞지 않는 식음업장 영업 기준 및 부대시설 축소 또한 많은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는 추세다. 호텔업 등급결정 통지기간 및 유효기간 연장고시 2년을 거쳐 본격적인 평가의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등급평가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다가오는 등급평가 지표 개선,
그리고 돌아보게 되는 이전의 문제점들
1# 별을 따라하는 OTA
이렇듯 등급평가는 수많은 이동과 어려움 끝에 자리잡아가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앙회는 칼을 빼들었다. 이번 2023년에는 구체적인 지표 개선을 통해 그동안 있었던 문제점을 타파하겠다는 것. 보다 명확한 개선을 위해서는 앞선 등급평가에서 생겨난 여러 문제점을 짚고 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등급평가는 그 중요도가 높은 만큼 오남용 되는 일도 잦다. 국내외 유수의 OTA,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중앙회에서 받은 등급평가 외에 ‘3.5성급’, ‘6성급’ 등으로 이름 붙여진 곳들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마케팅적인 관점으로 ‘5성급 시설’, ‘6성급 인프라’라고 활용하는 경우는 존재하지만, 호텔 옆에 자체적인 기준으로 표기하는 전례는 없었다. 하물며 등급을 받을 수 없는 일반 숙박업 또한 OTA에서는 4성급이라고 치부되며 혼선을 주기도 한다.
이는 최근 고객들이 다이렉트 부킹이 아닌 OTA를 활용한 부킹을 선호하면서 OTA의 위상이 높아지자 일종의 마케팅 기준으로 삼으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정 국장은 “공중위생법, 관광진흥법에 의한 숙박시설과 기타 농어촌, 유스 호스텔까지 포함하면 전국 숙박업소는 총 3만여 개다. 이 중 약 10% 이내의 호텔만이 등급평가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요즘은 웹이나 플랫폼 등으로 숙박업소를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고, 경험 또한 높아졌기 때문에 퀄리티가 우수한 일반 숙박업장도 많아졌다. 이런 경우 자체적으로 등급을 매겨 활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관광진흥법 안에 들어와 있는 호텔만이 등급을 받을 수 있음에도 등급의 효과와 무게 때문에 남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 국장은 “문제는 4, 5성급 호텔이라고 기재 됐을 때 그만큼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라며 “정확하게 5성급으로 표기된 호텔들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되고, 실제로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트립닷컴과 같은 해외 OTA는 5성급 호텔을 4성급으로 기재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특히 국내 외에도 해외 소비자들은 특별한 정보 없이 OTA를 통해 호텔의 정보를 확인하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등급 시스템은 혼선을 일으키기 쉽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지난 4월 시사위크의 기사에서 “호텔을 소개할 때 호텔에서 평가 받은 등급과 자체 기준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등급평가를 받지 않은 경우 다양한 기준을 두고 자체 심사를 통해 등급을 표기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현실적으로 타파할 방법은 아직 없다. 중앙회 뿐만 아니라 한국관광공사에서도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사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 국장은 “자체적인 별점 표기를 강제로 그만두라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등급 심사를 받은 호텔들의 등급은 등급평가 성급표기 방법으로 자체적인 평가는 다른 모양으로 표기하는 등 차별점을 둘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다.”며 “그렇게 바뀐 플랫폼들이 몇 군데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아낼 방법이 없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향후 중앙회와 문화체육부관광부가 마케팅 활동으로 차이점을 알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방향성을 검토 중에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2# 성큼 다가온 디지털 전환 속 생겨난 난항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호텔 인력난이 지속되면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중소형 호텔들을 선두로 키오스크를 프런트에 비치해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 나가는 중이며, 서빙봇을 활용한 룸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해왔다. 한 3성급 호텔 관계자는 “호텔은 24시간 돌아가기에 교대 근무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요새는 식음업장이나 프런트 직무에 지원하는 수 자체가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수월하게 면접을 진행했는데, 지금은 간신히 백오피스에만 지원자가 채워지는 수준”이라며 “기존 식음업장도 야간에 근무할 사람이 없으니 조식부터 오후 5시까지로 영업 시간을 조정했으며, 호텔 내 라운지나 카페도 마찬가지”라고 털어놓았다. 다른 호텔 관계자는 “인력 자체가 줄어들었기에 키오스크로 프런트의 단순 업무를 줄이며 운영하고 있다. 인력을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어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활용에 긍정적인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렇듯 키오스크로 업무를 진행하니 기존 등급심사에서 요구했던 고객카드 보관 문제가 생겼다. 키오스크는 고객카드를 따로 작성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심사 기간 내 고객카드를 평가 담당관에게 보여주기 어려운 것. 특히 1, 2성급은 현재도 고객카드 보관 문제로 등급 보류가 나있는 상황이라 등급결정사무국에도 이와 같은 상황을 전하고 있다고 설명한 호텔 관계자는 전해오기도 했다. 정 국장은 “복잡한 사안이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키오스크, 서빙봇 등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등급결정관리국에서 제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호텔들도 있고, 고객도 있다 보니 한 순간에 서비스 평가 항목에 넣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디지털 전환 부분을 감안해 배점을 높이거나 낮추고, 점진적으로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등급평가 지표 개선 자문회의(이하 자문회의)에 참여한 한 호텔 관계자 또한 “현재 대면 서비스가 여전히 필수적인 호텔이 있고 아닌 호텔도 존재해 필수항목으로 지정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물론 디지털 전환 기술을 합리적으로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추가 배점을 항목에 가미하고, 가점과 감점을 부여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인력난에 따른 디지털 전환의 문제는 전반적으로 항목이 신설되는 것이 아닌 추가 배점과 감점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조금씩 반영하는 상황이다.
3# 분위기가 좋은 로비, 조화성이 좋은 로비…
정량이 부족한 평가 지표들
현재 호텔업 등급결정사업에 명시된 현장평가, 불시평가 기준 모두 주관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항목 평가 기준은 줄곧 아래와 같은 정성 평가가 포함돼 있다.
주차장의 넓이를 체크할 때도 면적 단위가 아닌 넓음, 보통, 협소, 매우 협소 혹은 없음으로만 표기하고 있으며 로비 공간의 경우 고객을 위한 휴식 공간 구비 여부와 전체적인 분위기, 인테리어 및 장식의 조화 등 평가요원의 개인적인 가치관이나 취향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지표를 가지고 있던 셈이다. 이는 호텔업계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아온 지점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지난 7월 경제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내년 1월 호텔업 등급결정업무 위탁 및 등급결정에 관한 요령 개정안을 공포하고, 주관성 개입여지 항목을 축소하거나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문회의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이야기도 정성평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인사팀 오병섭 부장(이하 오 부장)은 “면적과 층고의 높이 등 정량적인 평가로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조경과 로비 등은 매우 주관적인 항목이 많아 객관적인 수치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며 “현실적이지 못한 지표들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모았다. 특히 기존 식음업장 평가의 경우 2개나 3개 등 양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작고 테이블 간격이 좁은 식음업장 보다는 1개더라도 넓고 테이블 간격 넓고, 쾌적한 공간이라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현 지표가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쇄신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함께 자문회의에 참석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총무팀 김영주 차장(이하 김 차장)은 “비즈니스 센터에 대한 부분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전에는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들이 오면 비즈니스 센터에서 호텔 데스크탑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현재는 노트북을 가지고 오지 않는 외국인 손님이 없다.”며 “공간이 아니라 호텔에서 노트북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면 실제로 현장에서는 그렇게 서비스 하고 있다. 실용성이 떨어지는 항목을 삭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실효성을 요구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들은 중앙회의 적극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호텔에서 등급심사를 꽤 오랜 시간 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 관계자들과의 자리를 마련해 자문회의를 만드는 경우는 처음이었다는 이야기다. 정 국장은 “지표를 개선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지는 지표가 아닌 느려도 명확하게, 현재 호텔 소비자들이 원하는 트렌드와 호텔이 밟아가고 있는 과정을 따라갈 수 있게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하며 지표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착 과정으로 느렸던 지표 개선
이제 천천히 나아갈 계획
기존에는 지표 개선이 쉽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호텔업 등급평가가 의무화되면서 제도가 정착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고, 코로나19로 업계가 어려웠던 상황에서 공사에서 협회로 이관되며 생기는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함이라는 것이 정 국장의 이야기다. 공사에서 지난 6년 간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중 하나는 등급평가 의무화를 정착시키는 데 있었다. 이전에는 등급평가가 의무화로 규정되지 않아 유효기간이 경과한 등급을 사용하거나, 등급을 허위로 기재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021년 협회로 넘어오면서, 협회는 의무화한 제도를 가지고 지표를 개선하는 데 비전을 뒀다. 정리하자면 공사의 업무를 유지하면서 플러스 알파로, 업계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지표 개선을 지금 시작하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관광법규는 1961년 제정된 관광사업진흥법을 시작으로 현재 관광기본법, 관광진흥법, 관광진흥개발기금법이라는 큰 틀로 나눠져 있다. 이 중 호텔 등급평가는 호텔업 등급결정업무 위탁 및 등급결정에 관한 요령이라는 이름으로, 1986년 12월 제정된 관광진흥법에 속해있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호텔은 관광객의 숙박에 적합한 시설을 갖춰 이를 관광객에게 제공하거나 숙박에 딸리는 음식, 운동, 오락, 휴양, 공연 또는 연수에 적합한 시설 등을 함께 갖춰 이를 이용하게 하는 업이라 돼 있다. 관광진흥법이 개정될 때 호텔은 관광객들이 가는 비즈니스 미팅 장소, 숙박 장소였지만 호캉스 문화가 자리한 지금은 관광객만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상황이다. 계속 변화하는 소비자트렌드와 여행 환경 속에서 이를 반영하고, 호텔업이 갖추어야 할 기준이 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관광 시설의 안전 점검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이에 테러 경보 및 소방 등 국가의 안전점검을 담당하는 대테러 센터를 만나 바뀐 법령이나 규제에 맞게 지표 항목 개선을 점검하고 있다는 것이 정 국장의 이야기다.
기대되는 2023년 등급평가 지표
현재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호텔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와 자문위원을 통해 지표 개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처음 들어갈 수 있는 자리다 보니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오 부장은 “ESG에 관련된 이야기도 오갔다. 그린 카드나 건물 효율 등급을 받은 부분을 배점에 반영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라며 “플라스틱 제로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는 등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특히 자문회의 중 최근 자주 거론되는 부분은 요새 이슈화되고 있는 호텔 인력난을 해갈하기 위해 등급평가에 항목을 추가하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김 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호텔 종사자들이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고,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인력난이다. 그런데 현재 지표에는 시설 점검만 있을 뿐 호텔리어들의 복리후생이나 복지에 대한 논의는 아예 없다.”며 “우선 감정노동자인 호텔리어들의 직원 라운지를 확대하는 등 직원이 다닐 만한 직장이라야 새로운 인력이 투입되고, 기존 인력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자문회의에서도 등급평가에 직원 관련 시설 및 복지에 관한 항목을 넣는 건 어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렇듯 현장의 의견들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변화를 보이면서 최근 등급평가를 받은 호텔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이번에 등급평가를 받으며 이전과 다르다고 느낀 점은,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상황을 고려해 인력적인 부분을 감안하고, 축소 운영의 어려움 또한 이해해줬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다가오는 2023년 지표 개선을 앞두고, 중앙회는 현장의 문제점을 읽고 느리지만 정확히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법령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는 지표며, 그 기반이 되는 법이 미비한 상황이지만 중앙회에서 의지를 보이고 목소리를 수렴하는 만큼, 앞으로는 업계와 나란히 걸어가며 호텔 고객들에게 더욱 인정 받을 수 있는 평가가 되기를 바라본다.
올해부터 등급평가 연장고시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떤가?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특별히 평가 기준을 강화한 부분은 없었다. 중앙회에서도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하던 등급평가 업무를 성공적으로 연착륙시키는 것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최근 여러 사건들로 인해 안전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져 안전과 위생에 더욱 주안점을 두기는 했다.
6대 항목 안전점검 필증을 서류로 받고 현장에서는 소방 장치나 구석구석 안전 용품을 확인해보고 있다. 현재까지 총 152개의 호텔에 대한 등급평가가 완료됐으며, 접수 완료 후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호텔도 150건이 넘는다. 12월에 연장고시가 끝나기 때문에 4분기에 들어서며 평가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에 대비해 평가요원 100여 명을 추가 선발하고 등급결정 평가요원과 담당관들의 교육 또한 철저히 진행 중이다.
지표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관광호텔업 지표는 1성부터 5성까지 총 4개의 지표로 돼 있다. 각 지표의 항목이나 배점이 다르기도 하고, 4성을 준비했다가 떨어지면 다시 수수료를 내고 다시 신청하는 경우도 있어 혼란이 야기 됐었다. 이에 현재 지표 통합으로 평가 지표 표준화를 검토 중이다. 이럴경우 점수 미달 시 해당 점수에 맞는 성급으로 이동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물론 수수료를 내고 재심사를 받고 싶다면 재신청 또한 할 수 있다. 주관적인 지표를 최대한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으로 바꿀 예정이며 현재도 업계 자문회의, 평가요원, 연구원, 협회 등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듣고 수렴해 기존 지표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을 보다 좋게 개선해 나가려고 한다.
코로나19로 많은 호텔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식음업장의 경우 통폐합을 하는 경우도 많다.
원칙과 절차를 지키면서도 현장에 있는 어려움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무래도 사람이 평가하는 것이고, 업계의 생리를 알고 있기에 가능한 지점이다. 현재 비즈니스 센터와 연회장은 지표 상 양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넓거나 상주 인원이 있어야 한다는 등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적어졌을 뿐더러, 연회장은 배점이 꽤 높은 터라 배점을 낮추는 방향도 생각해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수정, 보완하는 방향으로 지표 개선이 이뤄지는 것이지 항목은 과감하게 삭제하고 획기적으로 삽입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진정 업계에 필요한 부분과 정량적인 기준 설립에 목적을 두고 있다.
물론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해서 객실과 식음료장을 폐쇄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우선 등급평가는 관광호텔업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국내 방문 시 편하게 숙박을 즐기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관광객의 특성 상 객실의 컨디션과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음업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기에 등급평가를 받을 때 식음업장 운영시간을 축소하는 방향은 등급 유지를 고려해볼 수 있지만, 아예 폐쇄 시켰을 경우 기존과 똑같은 등급을 받으려면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키오스크 등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는 호텔들은 디지털 전환에 성과를 내는 호텔들에 항목을 부여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상관 없는 부분이다. 객실에 비치된 호텔 설명서를 패드로 안내한다고 해서 감점을 할 수 없듯이 키오스크나 서빙봇 같은 경우도 그 서비스에 걸맞으면 된다. 현재 현장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 키오스크를 비롯한 디지털 전환이 초기 단계라서 관련 법령이 없고, 많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혹은 등급에 따라 호텔에 어울리는 물건일 수도, 어울리지 않은 물건이기도 하다.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호텔과의 합의도 필요한 부분이라, 공통 지표를 만드는 데는 아직 무리가 있는 지점이다. 항목을 신설하는 대신 배점을 올리거나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호텔에서는 이와 같은 등급 심사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등급 심사 때문에 호텔을 청소한다는 관점보다는 ‘우리 호텔을 보여준다.’라는 느낌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인테리어나 규모는 말할 필요도 없고 항상 청결하고 안정적인 호텔이라면 특별히 준비할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등급평가 사전 컨설팅을 신청할 수 있는데, 수정보완 부분과 장점을 알 수 있어 반응이 좋기도 하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몇 번 강조해도 모자라지만, 안전과 위생이다. 더불어 성급별 필수항목이 있는데,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등급을 신청하면 해당 성급의 등급결정이 불가능해진다. 객관적으로 평가해 호텔에 맞는 등급을 실천하고 이를 이행해 나가는 편이 좋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현재 관광호텔업 등급평가기준 통합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중에 있다. 정성적인 평가항목, 현실에 맞지 않고 뒤떨어진 평가항목, 수수료 이중부담 등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향후 호텔업 등급제도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더욱 신뢰 받는 평가제도로 자리잡고,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예정이니 앞으로 많은 성원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