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은 2019년 9월 페이스북에 ‘오늘의 단어’로 ‘꼰대(Kkon Dae)’를 소개했다. 그들은 꼰대를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정의했고 ‘다른 사람은 항상 잘못됐다고 여긴다’는 해설을 덧붙였다. 문화인류학의 대모라 불리는 미국의 사회활동가 마거릿 미트 여사는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서 배워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미래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굳이 노인과 젊은이를 구분 짓고, 기성세대와 청년세대를 나누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할 시점임은 인정할 수 있다. 즉 노인, 혹은 기성세대는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기술적 변화에 따른 사회현상의 변화로 세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젊은 연인 남녀가 각자의 핸드폰으로 서로 상대방과 대화하는 세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현세는 4차 산업 시대로 그 핵심인 AI 시대를 살아가는 중이다. MZ세대가 이용하는 핸드폰의 가치는 AI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른들의 지침보다 AI의 지시를 따르는 MZ세대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과연 AI는 MZ세대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방향으로 지시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로 유추한다면 AI는 사회적 가치를 최대한 긍정적 방향으로 극대화하려 할 것이고 그러한 가치 체계로 변화할 터다. 즉 AI도 일종의 ‘꼰대’일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2022년 8월 25일자 조선일보에는 LG그룹이 AI 윤리원칙을 개발하고 구체적인 실행 전략도 수립할 것이라는 기사와 함께 인간존중, 공정성, 안전성, 책임성, 투명성을 5대 핵심 가치로 소개했다. 즉 AI도 ‘시대의 어른’ 노릇을 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라 하겠다. 그런 의미로 AI도 꼰대일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본 것이다.
결론적으로 시대가 변해도 어른들의 잔소리는 과거와 현재에도 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젊은 세대를 바른 길로 이끌어왔음도 부정할 수는 없다. 즉, 꼰대가 나쁜 의미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미래에는 더욱 현명한 AI 꼰대가 나오기를 희망해본다.
강릉영동대학교 관광경영과 이승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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