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1일부터 인천에서 푸꾸옥으로 가는 직항이 생겼다. 푸꾸옥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호텔 정보를 다뤄 보고자 한다. 우리에게 베트남의 제주도로 잘 알려진 푸꾸옥은 제주도와는 정 반대로 위아래로 기다란 형태의 섬이다. 섬 중앙의 푸꾸옥 국제공항을 기준으로 남/북단으로 구분돼 글로벌 호텔/리조트 브랜드가 위치해 있다.
푸꾸옥은 어느 곳에 있는 숙소를 선정하는지에 따라 여행 스타일이 크게 달라진다. 북쪽은 사파리, 놀이공원, 그랜드월드 등 관광명소가 모여 있으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리조트들이 위치해 있는 반면, 남쪽은 비교적 럭셔리, 프리미엄 리조트들이 모여 있어 북쪽보다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리조트들이 제공하는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따라서 숙소의 선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돼 푸꾸옥의 남/북단을 대표하는 여러 호텔/리조트를 소개해 본다. 우선 푸꾸옥 남쪽, 깨끗하고 고요한 켐비치에 위치한 3개의 럭셔리 리조트를 살펴본다.
대학교를 콘셉트로 한 독특한 테마의 럭셔리 리조트
JW 메리어트 푸꾸옥
JW 메리어트 푸꾸옥은 100여 년 전 이곳에 있던 ‘라마르크 대학교’를 콘셉트로 지어진 리조트다. 모든 건물이 천문학과, 예술학과, 화학과 등 학과를 테마로 디자인됐다. 체크인 시 교복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스튜던트 북(리조트 관련 책자)을 나눠 준다든지, 쿠킹 클래스, 칵테일 만들기, 비어 요가(Beef Yoga), 스노클링 투어, 호이안 랜턴 만들기 등 다양한 수업(리조트 액티비티)을 받을 수 있다든지 하는, 마치 대학교에 입학한 듯한 느낌을 준다. 단순히 럭셔리한 리조트가 아닌,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독특한 콘셉트가 가미된 리조트라 지루할 틈이 없다.
JW 메리어트 푸꾸옥에 오기 전, 사진과 Virtual Tour를 통해 봤던 리조트의 느낌은 “아, 예쁘네.”다. 푸꾸옥에 와서 직접 보고 느낀 생각은 “역시 예쁘다.”였다. 그리고 1년 정도 일하면서 살아보고 나서의 생각은 “여전히 예쁘다.”다. 일하는 호텔이니까 당연히 팔은 안으로 굽을 수 있으니, 좀 오버하거나 과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조트 내 객실들과 식당, 편의시설, 조경, 심지어 화장실까지도 빌 벤슬리(세계 100대 건축가이자 리조트의 왕이라고도 불린다)의 디테일한 디자인과 스토리가 들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사실 라마르크 대학교 콘셉트는 가상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실제 이야기처럼 믿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기획이 잘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획과 디자인, 그리고 이에 따른 최종 결과물이 모두 일치했을 때, 비로소 가상의 이야기를 실제라고 믿도록 하는 힘이 만들어진다. 지인들에게도 리조트에 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오기를 권유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즐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푸꾸옥의 호텔과 리조트들의 1박 평균 가격이 100~150불 내외임을 감안해보면, JW 메리어트 푸꾸옥은 가격대가 다소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3박 4일 정도 이 호텔만이 가진 독특한 대학교 콘셉트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카메라에 담는 것만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갈 수 있다. 파티의 귀재, 마담 펄이 살았다던 핑크펄 레스토랑에서 프렌치 셰프가 준비해주는 프렌치 파인 다이닝 코스 메뉴와 라이브 클래식을 들으며 환상적인 저녁을 보내거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한 샹트렐 스파에서 받는 스파는 투숙 기간 동안 꼭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또한, 3개의 야외 수영장 중 조개 모양의 Shell Pool에서의 인생샷은 어렵지 않게 건질 수 있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 가득한 럭셔리 고급 빌라
뉴월드 푸꾸옥
2021년 5월 뉴월드 호텔앤리조트에서 뉴월드 푸꾸옥을 개장했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 브랜드는 로즈우드 호텔앤리조트 그룹사 안에 들어있는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뉴월드 그룹사가 2000년대 로즈우드 호텔앤리조트를 인수하면서 뉴월드 호텔앤리조트를 로즈우드 브랜드 아래로 편입시켰다고 설명할 수 있다.
375개 객실이 모두 풀빌라로 이뤄진 뉴월드 푸꾸옥 리조트는 모든 빌라가 3, 4베드룸(단독 침실이 3개 혹은 4개)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빌라마다 개인 수영장이 있다. 원목, 대나무, 라탄으로 이뤄진 객실과 리조트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이며, 동시에 베트남 전통 양식이 주는 느낌을 잘 간직하고 있다. 또한 켐비치(Khem Beach)에 위치하고 있으며 60ha에 달하는 거대한 지역을 열대정원으로 꾸며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뉴월드 푸꾸옥 리조트의 리카르도(Riccard) 영업 총괄과 리조트의 USP(Unique Selling Point)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4가지 부분을 강조했다. 첫 번째로, 푸꾸옥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에 위치해 있으니 이 부분은 JW 메리어트 푸꾸옥과 같지 않냐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두 번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375개의 빌라가 3베드룸 또는 4베드룸으로 이뤄져 있고, 가장 작은 빌라의 면적이 125sqm라는 점을 들었다. 단독 빌라며 이 또한 넉넉한 빌라 사이즈로 가족 단위의 관광객에게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세 번째로 푸꾸옥에서 가장 긴 수영장을 꼽았다. 넓은 수영장에서 편하게 수영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조경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 이상적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연령대를 포함하는 리조트 내 액티비티를 들었다. 이 역시 가족 단위의 관광객에게 크게 환영받을 만한 장점이다.
리조트는 4개의 레스토랑과 바를 운영하고 있다. 더 베이 키친(The Bay Kitchen) 레스토랑은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조식 뷔페와 점심, 저녁 모두 제공한다. 어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독특한 콘셉트의 루아 레스토랑(Lua Restaurant)은 신선한 씨푸드와 아시안 음식을 접목해 특별한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 더 라운지(The Lounge)는 편안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갓 내린 커피와 신선한 음료, 와인을 즐길 수 있다. 더 풀바(The Pool Bar)는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콘셉트로, 다양한 칵테일과 먹음직스러운 스낵 및 안주를 제공한다.
리조트의 편의 시설도 리조트 규모에 걸맞게 잘 구비돼 있다. 켐비치에서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각종 레크레이션과 리조트 내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120m에 달하는 수영장은 인스타그램에 올려 방문 인증하기에 충분하다. 피트니스 센터와 요가 스튜디오를 구비하고 있고, 16개의 스파 트리트먼트 룸도 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만큼 키즈클럽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연회장을 따로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MICE 호텔로는 부족하지만, 풀 서비스드 리조트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산비탈에 단독 빌라들을 선보이는 아코르사의 럭셔리 리조트
프리미어 빌리지 푸꾸옥
JW 메리어트 푸꾸옥, 뉴월드 푸꾸옥과 함께 켐비치 앞에 있으면서도, 조금 떨어져 있는 프리미어 빌리지 푸꾸옥은 뉴월드 푸꾸옥과 비슷한 형식의 빌라형 럭셔리 리조트다. 뉴월드 푸꾸옥이 평지에 넓게 단지를 이루고 있다면, 프리미어 빌리지 푸꾸옥은 산비탈면에 단독 빌라들이 즐비해 있다. 바다 앞에 있으면서 산을 끼고 빌라를 건축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특이하고, 다낭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호텔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200개가 넘는 빌라들이 다양한 타입과 뷰로 이뤄져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총 5종류의 빌라, 좀 더 세분화하면 8개 타입의 빌라가 있다. 리조트 중앙에 위치한 아일랜드 빌라부터, 언덕 위쪽에 위치한 힐사이드 빌라, 오션뷰를 바라보는 비치프런트 빌라, 절벽 끝에 위치한 온더락스 빌라 등 고객의 기호와 숙박인원 등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든 빌라가 개별 수영장과 럭셔리하고 넓은 거실을 보유해 가족 단위의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프리미어 빌리지 푸꾸옥의 마틸다(Matilda) 세일즈 & 마케팅 총괄과 리조트에 대한 USP(Unique Selling Point)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선 그녀는 첫 번째는 유니크한 리조트 위치를 손꼽았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데다 산의 중턱을 둘러 빌라들이 위치하고 있어서 각 빌라마다 제각기 다른 풍경과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을 이야기했다. 8가지의 빌라 타입을 가지고 있고, 산을 깎아 만들었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빌라들이 자연과 어우러져서 독특함을 가져다준다. 또한 350~380sqm에 달하는 각 빌라들은 프라이빗 풀과 주방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에게 편안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웰니스 액티비티와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스파와 식음료는 물론 리조트 액티비티 또한 요가, 명상 등 모두 개인 취향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리미어 빌리지는 베트남에서 푸꾸옥 말고도 다낭에 하나 더 운영되고 있다. 2014년에 오픈한 프로퍼티로, 가족 단위의 고객들에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중이다.
베트남 푸꾸옥 호텔과 리조트
최고의 선택은?
푸꾸옥 남쪽은 푸꾸옥 북쪽과 시내 쪽에 비해 조용하고 한적하며, 비교적 럭셔리 리조트들이 많다.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리조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거나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혼똔섬에 놀러 갈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를 타고 들어가는 혼똔섬은 아쿠아토피아라는 워터파크와 함께 스노클링, 호핑투어 등 각종 워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가족이 방문한다면 뉴월드 푸꾸옥이나 프리미어 빌리지 푸꾸옥을 추천한다. 6~10명이 숙박할 수 있는 단독 빌라를 선택할 수 있고, 럭셔리 풀빌라를 이용 가능한 리조트들이기 때문이다. 로맨틱한 커플 여행을 원하거나, 가족 또는 친구들끼리 스토리가 있는 리조트를 원한다면 JW 메리어트 푸꾸옥을 추천한다. 아니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3개 리조트를 이동해서 앞서 언급한 포인트들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개 리조트 모두 기본 객실이 1박에 300~400불이지만, 푸꾸옥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에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