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호캉스 열풍이 식을 줄 모르면서 호텔의 콘텐츠들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치열하던 경쟁 속에 내국인으로 한정돼 버린 수요로 인해 호텔들이 더 새롭고, 더 의미 있는 가치를 전달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호텔이 다양한 경험과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며 다채로운 문화마케팅을 전개, 콘텐츠로 활용하는 문화예술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공연을 하거나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에서 나아가 각종 문화행사를 후원하거나 지원하며 문화예술의 프리미엄 가치를 드높이고, 동시에 문화기업으로 브랜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기업 브랜딩과 마케팅에 있어 스토리텔링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내러티브의 완성도가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호텔의 가치는 물론, 고객의 경험과 감성을 극대화하기 좋은 재료인 문화예술 콘텐츠를 차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경쟁우위 확보의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우리 호텔만의 내러티브를 빛내줄 문화예술 콘텐츠, 어떻게 접목해야 할까?
기업과 예술문화의 만남
기업성과와 소비자만족, 사회복지의 세 마리 토끼 잡아
문화마케팅 활동은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를 매개로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다. 기업이 문화마케팅 활동은 거듭 할수록 기업의 이미지와 고객 가치가 증가, 관계지속의도, 재구매의도, 구전의도를 포함하고 있는 고객 충성도를 높여 소비자 구매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한경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문화마케팅이란 ‘기업이 문화를 매개로 자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다. 표면적으로는 공익사업, 즉 사회공헌활동의 형태를 띠지만 주목적은 기업의 홍보와 이미지 제고에 있으며, 그 유형은 크게 ‘문화판촉(Sales)’, ‘문화지원(Sponsorship)’, ‘문화연출(Synthesis)’, ‘문화기업(Style)’, ‘문화후광(Spirit)’의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문화마케팅의 의의는 궁극적으로 기업과 같은 일반 조직과 문화예술이 상호 호혜 관계를 이루면서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즉 효과는 크게 ‘기업의 정당성(Corporate Legitimacy)’의 차원부터 ‘시장 우위(Market Advantage)’, ‘종업원에 대한 혜택(Employee Benefits)’의 측면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한편 그동안 국내 문화마케팅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일환으로 강조되는 경향이 짙었다면, 소비자의 문화 수용력이 높아지고 문화콘텐츠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문화예술을 매개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즉 실질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접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예술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 정대훈 부장(이하 정 부장)은 “과거 문화 마케팅은 주로 대기업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며 지역의 문화예술지원이 중심이 되는 사회공헌활동이나 기업의 이미지 제고 차원의 목적이 부각됐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하며 “문화예술을 통해 주 고객층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가치를 창출, 이를 직접적인 이윤으로 연계시키는 활동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특히 올해 소비 트렌드로도 언급되고 있는 ‘*내러티브(Narrative)’와도 맥락이 이어져 앞으로 더 많은 기업에서 문화콘텐츠의 가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내러티브(Narrative)_ ‘자세히 말하다’, ‘이야기하다’는 의미의 라틴어 동사 ‘Narrare’에서 유래된 내러티브는 ‘알다(Gnarus)’와 ‘말하다(Narro)’에서 파생됐다. 단순히 말하는 것 자체를 넘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는 단어다.
내러티브는 이야기 자체를 넘어 특정한 관점이나 가치관을 반영하고 이를 고취하는 방식이다.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는가?”에 중점을 둔다면, 내러티브는 “이야기를 어떻게 구조화해 표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이야기가 표현된 내용 자체라면 내러티브는 내용을 담는 형식이다(트렌드 코리아 2022). |
문화예술경영의 유형 ①
고객의 감성욕구 충족은 물론
문화 복지 향상에도 기여하는 사회공헌 전략
문화마케팅은 마케팅 활동의 초점이 어느 부분에 찍혀 있는지에 기준을 두고 사회공헌 전략, 마케팅 전략, 경영전략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구체적 사례를 통해 각 유형을 살펴보면 먼저 사회공헌 전략적 문화 마케팅의 대표적인 예는 교보생명의 ‘광화문 글판’을 들 수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012년 봄, 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많은 시민들의 가슴에 남아 아직까지도 시민들의 ‘삶의 한 문장’으로 남았다.
1991년 1월 교보생명의 창립자인 故신용호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광화문 글판은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민들에게 때로는 공감과 때로는 위로를 전하며 1년에 네 번씩 옷을 갈아입고 있다. 시작은 당시 시대적 분위기에 따라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 활력 다시 찾자’라는 경제 활성화의 메시지를 담은 다소 딱딱한 계몽 표어였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1998년 2월부터 절망과 고통을 겪는 국민을 위안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은 시인의 ‘낯선 곳’의 일부인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문안이 걸렸고, 그때부터 광화문 글판에는 시심이 서리기 시작했다. 현재는 강남 교보타워에도 글판이 운영되고 있다.
정 부장은 “문화예술에는 많은 장르가 있지만 문학을 중심으로 문화마케팅의 가치와 의의를 제대로 두고 있는 기업으로는 교보생명을 꼽고 싶다. 매년 계절마다 바뀌는 글판은 문인과 언론인들로 이뤄진 광화문 글판 문안 선정위원회가 엄격하게 심사를 진행, 광화문과 강남 일대의 시민들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선물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교보생명의 광화문 글판은 인간을 탐구하고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문학의 기능을 사회공헌의 측면에서 가치 있게 녹였기 때문에 30년이란 세월이 지나도 교보생명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국처럼 국민이 힘든 시기에 더욱 위로가 돼 주는 문구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교보생명의 글판 문화마케팅은 꾸준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며 사랑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문화예술경영의 유형 ②
적극적 문화예술 접목으로
이윤창출 꾀하는 마케팅 전략
마케팅 전략으로 문화마케팅은 보다 기업의 실질적 이윤 창출로 연계되는 적극적인 문화예술 접목이 핵심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의 스페셜 리포트 ‘문화예술경영 유형과 효과’에 따르면 이는 세 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문화마케팅 ‘도입단계’로 예술작품을 제품 디자인이나 광고 등에 직접 차용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써 활용하는 것이다. 문화마케팅의 ‘기획단계’인 두 번째 단계는 예술가가 기업의 정체성과 경영이념에 맞게 제품을 디자인하고 경영활동에 참여, 창의적인 시너지를 창출해 내는 것이며, 세 번째는 ‘융합단계’로 기업의 핵심역량과 예술매체 추출, 융합한 문화마케팅의 핵심 콘셉트를 바탕으로 매력적인 ‘컬덕(Culture+Product, 브랜드와 상품에 문화적 속성이 덧입혀지는 문화융합상품)’을 창출하는 등 브랜드나 기업의 가치에 예술이 체화돼 아트 브랜드, 아트 기업으로 진화하는 단계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사례 중 가장 눈여겨볼 만한 문화 마케팅은 현대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자사 온라인 식품몰 ‘투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매거진 코너가 별도로 구성돼 있는 투홈에는 ‘현대식품문학’ 페이지가 열려있는데 해당 페이지에는 식품과 음식을 주제로 한 소설, 수필 등이 매달 한 편씩 연재되고 있다. 김금희 작가는 ‘여름의 엔초비’라는 작품을 통해 멸치를, 정세랑 작가는 ‘애인은 제주도 사람이다’의 일부를 발췌해 제주감귤초를 소개했다. 이처럼 작가들은 소개하고자 하는 음식을 문학적으로 묘사, 고객으로 하여금 맛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했고, 이는 구매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계돼 주문으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발생시키고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식품문학을 운영한 후 투홈에서 고객이 머무는 1인당 체류시간이 이전보다 30%정도 증가했다고.
문화예술경영의 유형 ③
기업 경영 전략에도 적용되는 문화예술
직원 창의성과 감수성 향상의 시너지 발생해
한편 문화마케팅이 경영전략으로 스며드는 단계는 예술을 기업과 조직문화, 직원교육, 복지, 인적자원관리 등 기업 경영전략으로 활용되는 단계다. 즉 *‘메세나(Mecenat)’ 활동에서 나아가 조직 내부에서 문화를 활용, 문화예술을 통해 단순히 감성교육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창의성과 감수성을 개발하기 위해 인력개발 프로그램에 문화예술을 적극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유니레버가 꼽힌다. 유니레버는 1999년 레버 브라더스와 엘리다 파베르지의 합병 이후 서로 성격이 다른 두 회사의 조직 이질감을 극복하고 직원 화합, 그리고 창의력 개발을 위해 문화마케팅을 경영전략으로 도입했다. 유니레버의 전 CEO 제임스 힐은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캐털리스트(Catalyst)’라는 신개념 프로그램을 기획, 시인과 작가들을 통해 작문능력을, 배우와 연극인들로부터는 대화방식, 표정관리, 발표능력 등을, 미술가와는 창의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사내에 사진, 미술작품 등을 전시해 일상 속에서도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는 기업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결과, 캐털리스트 프로젝트에는 유니레버 직원의 70%가 최소 한 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중 23%의 참여자가 최소 4년간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며, 시인이 속해있던 섬유유연제 혁신그룹은 타 혁신 그룹들 중에서 가장 창의력이 뛰어난 그룹으로 회사에서 명성을 인정받았다.
메세나(Mecenat)_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총칭. 한국에서는 한국메세나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허가 아래 1994년에 결성됐으며, 예술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 및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한시적 문화마케팅에서 나아가
내러티브 갖추기 시작한 호텔들
호텔은 소비자의 감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마케팅의 가장 많은 수요를 반영하는 장소이자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향유하는 공간이다. 또한 호텔이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며 경험을 넘어 감성의 영역까지 주의 깊게 들여다보기 시작, 최근에는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객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더욱 적극적으로 호텔에 입히고 있다. 이에 호텔 문화마케팅도 사회공헌, 마케팅, 경영 전반에 걸친 전략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종전의 단순한 문화예술품 전시나 한시적인 프로모션, 이벤트를 넘어 미래의 브랜드 가치까지 어필되는 내러티브를 갖춘 사례들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규모 문화복합단지 미디어 & 아트 광명 유플래닛(U Planet)에 개관한 테이크호텔(Take Hotel)은 ‘패밀리 플레이그라운드(Family Playground)’를 지향하는 신개념 라이프 스타일 호텔이다. 기존 호텔과는 다른 콘셉트로 테이크호텔이 주목받는 이유는 촬영, 편집, 방송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는 미디어 라운지, 마이크로 스튜디오와 같이 크리에이터를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연령 대상 교육, 취미, 언어, 논술 등 자기계발 클래스를 만나볼 수 있는 EBS 미디어 스튜디오, 쿠킹스튜디오, 인피니티 풀, 키즈룸 등을 운영해교육 및 예술문화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크호텔 MX Team 손송주 매니저는 “테이크호텔은 로컬 커뮤니티 호텔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마케팅 키워드는 ‘Stay’, ‘Play’, ‘Link’며 브랜드 에센스는 ‘Alive’에 두고 있다. 즉 지역 사회 및 커뮤니티와 함께 경험을 쌓고 소통하면서 지역 상생을 추구하는 호텔”이라고 소개하며 “비단 투숙객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상시적으로 활기를 유지하는 공간이 되고자 여타 호텔과는 다르게 객실 수가 줄어들더라도 교육·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을 제공할 수 있는 부대시설과 유휴공간을 충분히 구성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유플래닛 단지 안에 속해 있어 인접해있는 AK플라자, 비즈니스 U, T타워, 복합상가스트릿몰 어반브릭스까지 통합 인프라를 공유, 다른 도시보다 유독 문화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광명의 지역 허브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운영 철학을 바탕으로 테이크호텔은 유플래닛의 주거부인 데시앙 아파트 주민들은 물론, 광명 시민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응집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27일, 광명시와 ‘문화·예술·관광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월 초에는 EBS 미디어 스튜디오의 정규 강좌로 △EBS 문해력 클럽 △키즈 영어 뮤지컬 넘버클럽 △키즈 영어 발레 클럽을 개설, 문화예술 콘텐츠 강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손 매니저는 “광명시 MOU와 정규 강좌 개설은 앞으로 테이크호텔이 나아가고자 하는 교육문화 허브로서의 첫 스텝이다. 지금은 테이크호텔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호텔 사이니지를 보면 ‘호텔’이라는 글자가 빠져있다. 우리의 정체성을 호텔에 규정 짓지 않겠다는 브랜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하며 “테이크호텔은 문화와 예술, 교육 콘텐츠를 기반으로 공동체와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Take’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주 목적을 둘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회공헌에 마케팅 효과까지 더하는 상생전략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호텔코리아나는 코로나 위기를 기회삼아 미술 작품과 음악을 활용, 쉼과 문화가 있는 호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재구성하고 있다. 기존의 Peer 라운지에는 역량이 있는 뮤지션의 노래가 흐르고, 로비를 포함한 공용부와 복도에서는 호텔코리아나를 위해 특별히 큐레이션한 곡들이 시간대별로 분위기를 바꿔가며 재생된다. 또한 객실과 로비 곳곳에 신진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갤러리 코리아나’라는 이름으로 전시하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호텔 인테리어 차원에서 작품을 매수해 비치하는 것이 아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중심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투숙 이외에도 다양한 목적의 방문객이 존재하는 호텔 공간 특성을 살려 기회가 드문 청년, 무명 예술인의 작품 전시 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나아가 판매 및 홍보 활동도 지원함으로써 마케팅 시너지를 이뤄내고 있다.
호텔코리아나 오동희 총지배인은 “20여 년 가까이 호텔코리아나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갈수록 높아지는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코리아나’하면 단체관광 버스가 줄지어져 있고, 서울 외곽의 주요 놀이시설에 가기 위해 들렀다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게다가 부대시설 또한 식음시설이 기본적으로 명확한 콘셉트는 물론, 코리아나를 대표할만한 메뉴조차 전무했던 터라 갈수록 인근의 경쟁 호텔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져갔다.”고 설명하며 “이에 저녁이 있는 삶, 문화가 있는 공간으로서 호텔의 모습을 꿈꿨는데 지난 코로나 2년이 적기였다. 기존의 호텔 인력 운영 방식부터 달라짐에 따라 보다 현세대에 맞는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됐고, 문화예술 콘텐츠를 기획하기에 시기적으로도 적합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총지배인의 이야기에 따라 갤러리 코리아나는 호텔의 유휴공간을 무상으로 제공, 작품 판매 홍보활동도 일절 수수료 없이 대행하고 있지만, 호텔이 마케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반대로 무상으로 지원받아 전시하며 호텔과 작가들이 윈-윈하고 있다. 20년 넘게 객실에 걸려있던 프린팅 그림 대신 신진 작가들의 재기발랄한 작품들이 객실을 채우면서 마케팅 키워드가 단숨에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처음 시도한 재즈 디너쇼도 높은 티켓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열흘 만에 완판의 쾌거를 누리게 되면서, 2월부터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하는 ‘리마스터 공연’도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 총지배인은 “호텔코리아나에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들이 하나 둘 늘어가면서 하루 예약의 60%가 워크인으로 들어올 정도로 고객 관심도가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인근 호텔 중 멈춰있는 곳들이 많은 반면 호텔코리아나는 끊임없이 생동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고객들의 선택지 중 하나로 포지셔닝되고 있는 듯하다.”고 귀띔하며 “호텔이라는 공간에 문화콘텐츠가 결합됐을 때 생기는 부가가치는 단순히 수익적인 부분을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일관된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앞으로도 접목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있다면 호텔코리아나만의 이야기를 담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선보인 호텔코리아나의 문화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소개 부탁한다.
우선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 코리아나’와 지난 크리스마스 디너쇼의 호응으로 2월부터 새롭게 론칭한 ‘리마스터 공연’이 가장 대표적이다. 리마스터 공연도 갤러리 코리아나와 같은 맥락으로 시작됐다. 실력이 있지만 기회가 적은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공연 기회를 마련해주는 대신, 호텔코리아나의 고객에게 아티스트의 음악으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호텔은 장소 제공과 함께 PR을 전개, 신진 아티스트들을 홍보함은 물론 호텔의 문화콘텐츠 마케팅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윈-윈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수제 마카롱케이크로 핫한 ‘맘대롱스튜디오’와 컬래버, 호텔에 쇼케이스를 들여 판매하면서 청년 사업가는 수익창출과 홍보의 기회를 얻고, 호텔은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고객에게 즐길거리를 한 가지 더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약 3년간 비어 있던 4층의 피트니스센터 자리에도 새로이 헬스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라 호텔코리아나의 문화콘텐츠가 다양한 부문에서 특화되고 있는 중이다.
문화콘텐츠 프로그램 기획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리마스터 공연을 예로 들면 좋을 것 같다. 갤러리 코리아나도 그러했지만 모든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완성은 호텔의 마케팅 직원들이 직접 진행했다. 기획단계에서 악기 구매와 믹싱, 설치는 물론 오디션도 자체적으로 치렀다. 처음이라 좌충우돌한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호텔에서 지속적으로 안고 갈 콘텐츠임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원들과 함께 이참에 공연 기획의 전문가가 돼 보자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부딪혔다. 그 결과 직원 한 명분의 월급 비용으로 기획을 성공적으로 실행시킬 수 있었다. 만약 직원들이 이를 포기해 대행을 맡겼다면 그 비용은 배를 훌쩍 넘겼을 것이다. 많은 호텔들이 비용적인 부담으로 이러한 마케팅 시도를 주저하고 있는데 비해 직원들이 능동적인 자세로 임해준 덕분에 계획에 머무르던 기획들이 실현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호텔에 문화콘텐츠 접목 과정에서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최근 호텔에 적용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들을 다방면으로 살펴보며 더욱 느끼는 것은 호텔은 종합예술사업이라는 것이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헤리티지,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나갈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해 이를 일관적인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콘텐츠가 매력적이더라도 브랜드와 같은 맥락을 이루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호텔코리아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재포지셔닝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문화콘텐츠도 그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리마스터 공연 아티스트 공모는 처음부터 MZ세대들의 접근성이 가장 높은 SNS 인스타그램에만 노출시켰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같은 세대 아티스트들의 지원이 몰릴 수밖에 없었고, 콘텐츠 공급자와 수요자가 같은 감성을 공유하고 있어 문화예술을 매개로 그 시너지가 배가될 수 있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호텔의 의미와 그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호텔은 종합예술사업을 하는 곳이다. 따라서 호텔의 각 콘텐츠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면서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호캉스 열풍이 불며 호텔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특정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집단이 아닌 보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포괄해야 하는 공간으로 호텔의 포지션이 달라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호텔의 역할이 달라진 만큼 직원들도 전통적인 마케팅, 세일즈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콘텐츠 기획 전,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관성을 지키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직무 역할을 재분배, 의미를 명확히 해뒀으며 직원들이 각 분야의 문화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문화콘텐츠를 통해 호텔코리아나가 새롭게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이야기한다면?
호텔코리아나는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탈피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고유의 헤리티지는 계승하되 고객의 눈높이는 맞춰가는 것이 필요했고, 그 매개체가 문화예술 콘텐츠가 되고 있다. 이에 앞으로도 호텔코리아나만이 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들을 협업을 통한 상생 전략으로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스토리에 진정성까지 더한 내러티브
한편 문화마케팅의 세 가지 전략을 모두 실현하고 있는 호텔도 있다. 2014년부터 젊은 소설가를 위한 작가 레지던시 사업에 나서고 있는 서울프린스호텔이 바로 그 예다. 서울프린스호텔에서 8년째 운영하고 있는 ‘소설가의 방’은 당시로부터 10여 년 전, 대학 시절 신춘문예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프린스호텔에서 합숙 훈련을 했던 윤고은 작가가 잡지 <그라치아>에 산문 ‘호텔프린스의 추억’을 발표한 것이 발단이 돼 기획이 이뤄졌다. 호텔프린스의 추억을 인상 깊게 접한 호텔에서 윤고은 작가에게 연락을 취했고, 만남을 통해 작가들에게 집필공간의 의미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호텔은 집필공간이 필요한 신진 작가들에게 무상으로 숙식을 제공하는 레지던시 사업을 구상, 소설가의 방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마침 서울프린스호텔이 사회에 기여할 참신한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던 차였기도 했고, 내부적으로 독서 경영을 강조해오던 경영진의 마인드와도 맞았던 것이다.
정 부장은 “미담에서 시작한 서울프린스호텔의 사례는 내러티브가 충분한 문화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 이외에도 1950~60년대 문화예술의 근거지로서 명동이 갖추고 있는 지역적 의미도 녹일 수 있고,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도 중단되지 않은 채 지원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게다가 지금까지 81명의 작가들이 호텔에 입주하며 쌓은 호텔과 명동 일대의 일상, 그리고 각종 경험들을 모아내면 앞으로 앞으로 풀어낼 수 있을만한 이야기들도 충분하다. 이를테면 그들의 추억을 따라 명동문화지도를 만든다든지, 의미 있는 문구를 넣어 엽서와 같은 굿즈를 상품화하는 등 마케팅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는 요소도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서사를 쌓으며 묵묵히 소설가들과 한국 문학의 발전에 기여한 서울프린스호텔은 지난해 말, ‘2021년도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 및 후원우수기관 인증식’에서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관’으로 인증 받기도 했다.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관은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근거, 문화예술 분야 후원을 모범적으로 행하고 있는 단체나 기업을 선정해 매년 인증하는 제도다. 2021년에는 서울프린스호텔을 포함해 단체 3곳과 기관 6곳이 인증 받았으며,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인증 받은 곳은 61곳이다.
기업-문화 윈윈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이뤄야
이처럼 호텔에서도 문화마케팅 설계가 다방면으로 이뤄질 수 있는 가운데, 단편적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문화마케팅을 관통하는 전략이 있다면 무엇일까? 동아비즈니스리뷰의 ‘문화예술경영 유형과 효과’의 스페셜 리포트에서는 문화마케팅의 전략은 ‘예술을 파트너로 삼는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리포트는 국내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는 문화마케팅 유형을 크게 4가지, ‘의무형(사회공헌성)’, ‘홍보형(후원이나 협찬 방식의 마케팅성)’, ‘반짝형(단편적 이벤트 형태)’, ‘파트너형(통합성)’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그중 파트너형을 가장 전략적이고 적극적으로 문화마케팅을 실행하는 유형으로 정의하며, 파트너형의 핵심은 예술가(단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사회공헌, 마케팅 및 종업원 관리 등 기업경영으로 대표되는 문화마케팅의 세 가지 효과를 통합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기업과 문화가 서로 상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문화마케팅의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한국메세나협회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같이 기업과 예술가들을 이어주는 기관들과 협업하기도 한다. 한국메세나협회는 기업과 예술단체의 징검다리 역할을 통해 기업은 예술과의 협력으로 경쟁력을 배양하고, 예술은 기업의 지원을 토대로 새롭게 성장하도록 상호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예술정책을 이끌어내면서 민간과 공공의 영역 사이에서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상적인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생활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문화예술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게다가 이미 많은 콘텐츠들에 노출돼 온 호텔 고객들은 눈높이가 높아졌고, 점점 더 새로운 것들을 갈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호텔이 문화예술을 접목할 기회는 무궁무진하며, 문화예술은 앞으로 더욱 부드럽지만 강인한 힘을 견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단순히 공간뿐만 아니라 내러티브를 갖춰야하는 호텔. 이미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넘치는 호텔에 문화예술이 흩어진 이야기를 내러티브로 이어주는 매개체가 돼 주지 않을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 사업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훌륭한 예술이 우리 모두의 삶을 변화 시킨다’는 믿음 아래 문화예술진흥법을 근거로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주로 문화예술의 창작과 매개, 향유와 관련된 사업이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서 문화예술이라 함은 문학, 시각예술, 연극, 무용, 음악을 포함하는 공연예술, 전통예술, 다원예술 등 기초예술 분야와 문화산업의 비영리적 실험영역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테면 공연예술에는 연극과 뮤지컬이 포함돼 있는데 뮤지컬 중에서도 문화산업에서 상업적 성향이 강한 뮤지컬보다는 창작뮤지컬을 지원하는 식이다.
그중 호텔과 협업할 수 있는 활동들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문화예술인의 창작환경개선이나 후생복지증진,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활동 정도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협업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호텔이 서울프린스호텔로 문화예술인의 창작환경개선 활동을 ‘소설가의 방’ 레지던시 사업으로 8년간 진행해오고 있다. 한편 문화예술후원 인증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53개 기업 및 기관이 문화예술후원 인증기관으로 돼 있으며 그중에 61호가 서울프린스호텔이다. 또한 ‘기업과 예술의 만남’은 위원회와 한국메세나협회가 기업과 예술단체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성화 하고자 공동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2020년까지 누적 지원건수는 1893건, 누적 지원 금액은 820억 원에 달한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의 문화마케팅을 지켜봐왔을 텐데 기업에 문화콘텐츠가 접목돼 시너지를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 혹은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문화마케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초기 목적을 잃지 않는 강단도 필요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기업입장에서는 지속가능한 일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기업이 문화예술을 기업 활동에 접목시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고, 그것이 실제로 기업의 이윤활동과 연결,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서울프린스호텔 사례를 통해 살펴봤던 진정성에 지속가능성, 그리고 이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이윤활동, 새로운 가치창출 등의 노력이 병행되면 좋은 흐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이야기한다면 호텔 문화마케팅은 공간에 기반을 두는 경우가 많으므로 확장에 대한 모델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호텔의 문화마케팅이지만 호텔 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인근 지역으로 파생시키는 것이다. 호텔에서도 지역상생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부분을 문화예술가들과 협업을 통해 풀어본다면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과 접목해볼 수 있는 문화콘텐츠, 혹은 마케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면?
2018년도 문학주간에 심야책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이있다. 심야책방은 특정 공간에서 무박 2일 동안 밤을 새면서 책을 읽는 행사다. 지금은 그때 진행했던 프로그램이 자리가 잡혀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작은 동네책방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시 돌아와 심야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사실 밤을 새서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많은 호응이 있을 줄 몰랐다. 물론 책을 읽다가 누군가는 졸기도, 아예 자리를 깔고 눕는 이들도 있었다(웃음). 이 또한 재밌는 요소인데 중간 중간 저자가 깜짝 등장해 별안간 북토크를 시작하고, 소규모 공연팀이 연주를 하는 등 서프라이즈 이벤트도 기획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굉장히 좋은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조금만 넓게 생각해보면 호텔은 이와 같은 행사의 최적의 시설이다. 공간은 물론 식사도 가능하며 분위기까지, 소규모 모임을 더욱 풍성히 하는 모든 요소들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단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 장르 뿐만 아니라, 역사나 철학, 여행, 취미 등의 다양한 관심사로 테마를 구성, 관련 저자와 함께하는 소규모 프로그램을 상품화하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기업의 문화마케팅이 나아가야할 방향 및 비전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기업이 예술과 협력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특히 문화예술 기관이나 단체와 협업한다면 기업에서 한계를 느꼈던 부분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으며,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문화예술을 활용한 마케팅이나 사회공헌은 대기업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하고, 오히려 브랜드 아이덴티티 설정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해본다. 단순히 가진 것을 나누는 지원에 머무는 것이 아닌, 예술이 지닌 창조력을 잘 활용하고, 뚜렷한 철학과 개성을 지닌 기업들이 새로운 가치를 세워 예술과 함께 성장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렇게 기업과 문화예술 활동이 연결되면, 훌륭한 문화예술이 삶을 바꾸는 데 기업이 일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