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의 Coffee Break] Ticinese의 Cofficina
Prologue# 이탈리아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선거로 떠들썩했습니다. 2009년 과격한 반체제주의자인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창당한 오성운동이 선거에서 싹쓸이를 했기 때문입니다. 불과 10년 사이에 비주류에서 주류가 된 것입니다. 이들의 등장을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비웃었지만 다크호스를 넘어 메이저가 돼버렸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빠릅니다. Scene 1# 사무실 창문을 누군가 두드립니다. 저와 직장동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3층 높이의 건물 창문을 누군가 두드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죠. 뜻밖의 침입자는, 아니 어쩌면 친구가 되고 싶었는지 모르는 불청객은 다름 아닌 참새였습니다. 부리로 계속 두드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류들에게도 표정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왠지 천진난만해 보이는 표정의 새가 벌이는 난타공연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표정이라... 기분 탓이겠지요? 실제로 봄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탈리아의 아침은 커피 잔이 부딪치는 소리, 그라인더에서 커피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주문이 오가는 소리로 분주합니다. 어떤 날은 그것이 ‘난타공연’처럼 일정한 리듬을 갖추고 있는데 세라믹 재질의 그것들이 부딪치며 나는 소리가 어쩔 때
- 전용 칼럼니스트
- 2018-04-10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