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며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브랜드. 그러한 브랜드를 만드는 것, 혹은 구성원으로서 일하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일 아닐까. 특히 호텔과 레스토랑은 브랜드에 스토리를 가미할 때 더욱 매력을 뿜어내는 업종이기도 하다. 이에 이번 Hotel DNA지면에서는 브랜드의 생존을 위해서 필수 전략이 된 브랜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소개하고, 브랜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정의, 주목받는 이유, 호텔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성공한 브랜드들의 예시와 구체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을 통해 다뤄 봤다.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 중 고객의 흥미를 끌 만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표현할 만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파헤쳐 보자. 발굴에 지쳐 흙투성이가 돼도 지치면 안 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다만 그렇게 얻어낸 고객의 충성도, 애정은 다이아몬드보다 값질 것이다.
고객에게 말을 거는 브랜드 스토리텔링 마케팅
세상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며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에 이끌린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브랜드의 얽힌 이야기를 가공해 광고에 활용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기법 중 하나로, 브랜드의 특성과 잘 어울리는 이야기를 만들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마케팅이다. 이러한 기법은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독특한 매력을 형성하며 고객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브랜드 홍보뿐만 아니라 문화산업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는 중이며 그 역사도 깊다.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조세현 이사장(단국대학교 교수, 이하 조 이사장)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했던 신화와 전설들 역시 스토리텔링 중 하나이며, 민족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려 한 것부터가 스토리텔링의 시작”이라며 스토리텔링의 오랜 역사를 전했다. 매체의 발전과 함께 계속 진화해온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브랜드 설립, 성공과 위기 극복, 상품, 상품 개발 과정, 기업 문화, 직원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요소를 이용한다. 그러한 이야기를 통해 브랜드는 고객에게 말을 걸고, 공감하고 이끌린 고객은 브랜드의 가치와 스토리를 함께 구매한 셈이 된다.
또한 가치 소비를 중시. 심리적 만족감이 큰 브랜드와 제품의 구매에 의미를 두는 성향을 지닌 MZ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지금의 가치소비 시대에 잘 어울리는 마케팅 기법이기도 하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기업의 영향력과 이미지, 비전으로 구성된 브랜드의 정체성과 제품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통해 높은 가격임에도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의 대표 사례로는 생수 브랜드 에비앙이 있다. 1789년, 신장결석을 앓고 있던 프랑스 귀족 레세르 후작은 긴 투병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알프스의 작은 마을 에비앙을 산책하던 중 우연히 어느 집 화원에서 나오는 광천수를 얻게 돼 꾸준히 마셨다. 그러자 기적이 벌어졌는데, 신장결석이 완치된 것이다. 이 소식이 퍼지며 에비앙은 물의 명소가 됐고, 이러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건강한 고품질의 물로 고급화 포지셔닝에 성공해 생수계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은 “세상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문화, 콘텐츠, 가치, 생각이 중요해지는 사회로 진입했으며, 이러한 사회에서는 상품, 브랜드보다 고유한 스토리를 팔아야 한다.”며 “이제 스토리텔링을 배우지 못한다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고,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의미와도 같다.”고 말하며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브랜드 충성도로 가는 가장 효과적인 길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차별화되고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과 동시에 브랜드를 고객에게 경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호스피탈리티를 제공하는 호텔에서는 고객 경험에 가장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본지 기고자인 정성연 브랜드 컨설턴트는 “호텔은 훌륭한 시설과 더불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함께 Wow Moment(감동 순간)를 제공하는 체험형 예술업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각인된 브랜드 인지도는 지속적인 친밀도를 느끼면 브랜드 친숙도로 발전하게 되고, 그 후 브랜드 제품을 실제 사용하고 만족을 느끼면 충성도를 갖게 된다. 조 이사장은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대해 갖고 있는 애착의 정도를 의미하는 브랜드 충성도는 미래 이익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지표다. 브랜드 가치 중에서도 가장 핵심 자산이라고 할 수 있으 며, 소비자에게 강렬한 감성적 애착과 감성 이미지를 가지게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결국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소비자에게서 브랜드의 충성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법인 셈이다.
다각도의 브랜드 탐구, 스토리텔링 요소 발굴의 첫 발걸음
그렇다면 브랜드에서 스토리화할 수 있는 요소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브랜드 스토리텔링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미션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료하게 담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에는 기업의 존재 가치를 알 수 있는 ‘미션’, 달성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비전’, 추구하는 핵심 목표인 ‘가치’, 이를 간단명료하게 밝힐 수 있는 ‘슬로건’ 등이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기 위해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Brand Identity Prism)을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하는데, 럭셔리 마케팅 업계의 권위자인 장 노엘 카페레 교수가 1991년 개발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6가지 구성 요소를 일컫는다. 물리적 특성, 관계, 고객 이미지, 자아 이미지, 문화, 개성으로 구성되며 이것을 바탕으로 의인화 과정을 거친다. 럭셔리 브랜드를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스킬을 강화하는 LBI Korea의 ‘The Art of Storytelling’ 프로그램에서도 이 방식을 차용한다.
LBI Korea 조재호 상무(이하 조 상무)는 “6개의 앵글을 통해 브랜드를 살펴보게 되면, 우리 브랜드가 어떤 컬러를 가졌고, 사람들은 어떤 기대를 가지고 우리 브랜드를 소비하는지 등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하게 보인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LBI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를 중심으로 스터디를 한다.”며 “인터넷 검색, 책, 시각화 자료 등 다양한 자료들을 접한 후 스토리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스크립트를 함께 작성해 본다.”고 이어지는 프로그램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창립자의 스토리로 고객의 흥미를 끌어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파악해 스토리로 만들 요소들을 캐치했다면, 이제 직접 스토리화를 해 볼 단계다. 사람들은 한 인물이 목적이나 의미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가는 스토리 패턴과 성공 신화에 끌리곤 한다. CEO가 브랜드를 창립하고 성공하기까지 과정은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 소비자의 흥미를 이끔과 동시에 소비자와 개인사를 공유해 감정적 유대 형성을 하기 용이하며 브랜드를 창립한 계기가 잘 나타나 브랜드 철학까지 명료하게 나타낼 수 있다.
세계의 여성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명품 브랜드 샤넬의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은 1883년, 프랑스 소뮈르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가난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보낸 수녀원에서 바느질을 배웠고 18살에 봉제 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퇴근 후에는 변두리 술집에서 돈을 벌기 위해 노래를 불렀는데 ‘코코리코(Ko Ko Ri Ko)’라는 곡을 가장 많이 불러 애칭인 코코 샤넬로 불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1910년 파리의 패션 거리에 샤넬 모드라는 모자 가게를 차리는 것을 시작해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여성에게 노동력이 요구되며 얇고 가벼운 저지 천을 활용해 만든 실용적인 투피스가 큰 인기를 끌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실용적인 옷으로 20세기 여성들에게 자유를 선물했다는 이미지도 더했다. 이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고아원 출신의 소녀가 스타일로 혁명을 일으킨 천재 패션 디자이너가 됐다는 사실은 브랜드에 스토리와 생명력을 더하고 있다.
화려하고 격조있는 호텔 리츠칼튼 호텔의 창립자인 세자르 리츠는 스위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호텔의 소믈리에 견습생으로 지내던 중 해고를 당한다. 이후 그는 파리로 떠나 호텔리어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호텔리어로 일하며 왕세자였던 에드워드 7세를 모시게 되는데, 평민 출신이었던 세자르 리츠는 왕/귀족 신분이 아니어도 왕 대접을 받을 수 있는 호텔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1898년, 리츠칼튼의 전신인 초호화 호텔 리츠 호텔 파리를 개관하게 된다. 리츠칼튼 호텔이 펼치는 미스틱 서비스는 모든 호텔 리어가 고객이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고객에 관해 캐치하고 섬세한 부분까지 케어하는, 왕족이 받는 서비스를 뜻하는데, 이는 세자르 리츠의 창립 동기가 호텔의 서비스에 구현된 것이다.
고객의 결핍을 드러내고 해결책을 제시하라
기업과 브랜드는 사람들의 결핍을 스토리에 나타내고 공감을 표한 후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하며 고객을 유혹한다.
애플은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사회의 지식인들, 성숙한 인재, 윤리적인 사고를 지닌 계층이 아니라, 반항아, 말썽꾸러기들, 괴짜,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친 사람들이다.’라는, 언더독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있는 광고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다. 제품들을 삶 속에 녹이는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이러한 애플의 브랜드 가치에 공감하기에, 사람들은 애플 제품에 열광한다.
이렇게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고객의 심장을 뛰게 하는 데 가장 주안점을 둔다. 스토리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밋밋해서 고객의 마음에 어떠한 울림도 주지 못하는 스토리텔링은 실패한다. 조 이사장은 “21세기의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설득이 아닌 소통과 공감”이라며 “스토리가 없다면 소비자의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감성에 어필하기 힘들어지며 공감 역시 얻을 수 없게 된다.”고 귀띔했다.
메리츠화재는 귀여운 디자인의 걱정 인형이 깊은 밤, 고객의 걱정을 덜어주러 가는 콘셉트의 스토리를 만들어 스토리텔링 광고를 만든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험사의 역할과 걱정인형의 콘셉트가 맞아떨어졌고, 메리츠화재는 브랜드의 인지도를 2% 상승시켰다. 이는 매출로 환산했을 시 약 5000억 원 정도의 매출 증대 효과를 일으켰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브랜드 홍보와 매출 증대를 이뤄낸 것이다.
해비치 호텔앤리조트는 ‘어디에도 없는 일상’이라는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평범함(Beyond The Ordinary)’을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알리기 위해 해비치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장면들을 스토리화해 영상을 제작했다. 바쁜 일상을 탈출해 힐링을 얻고 싶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모닝콜, 테라피, 독서, 놀이터, 비타민, 캔버스 등 해비치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들을 잔잔한 분위기의 영상에 담아내 시청자들로 하여금 간접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해비치 브랜드는 이 영상을 통해, 해비치에 방문하면 이같은 경험을 통해 지친 일상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사람의 ‘자기 고양 욕구(Need For Self-Enhancement)’를 공략하는 것도 소비자의 결핍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기업들은 자신의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자기 고양 욕구를 충족시키고 스스로가 멋지게 보이도록 한다. 글래드 호텔은 다양한 친환경 브랜드와 협업을 하는 등 지속적인 친환경 행보를 보이며 환경문제에 경각심을 느끼고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글래드 호텔은 이번 10월, 국내 업사이클링 브랜드와 함께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착한 상품 을 혜택으로 제공하는 패키지를 선보인다. 이밖에 친환경 맞춤 어메니티를 제공하며 자가용 대신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탄소발자국 줄이기 캠페인에도 동참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글래드호텔을 이용함으로써 자신 역시 친환경에 함께했다고 느낀다. 조 이사장은 “고객들은 브랜드의 철학을 나에게 차용하고 일체감을 느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며 “이를 인정투쟁이라고 하는데, 특정 철학을 지닌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며 나 역시 타인에게 브랜드와 비슷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다. 그렇기에 브랜드를 설명하는 스토리텔링에 브랜드의 가치를 분명히 녹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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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진화해온 스토리텔링
브랜드 인식에 가장 좋은 방법”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조세현 이사장
(단국대학교 교수)
브랜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브랜드는 오래 지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오랫동안 빛나게 하고 사람들이 찾고 중심으로 돌게 만드는 힘이다. 이러한 힘들이 오랫동안 유지되면, 자동으로 브랜드의 아우라가 형성되는데, 아우라를 형성하기 위해 남들과 다른 차별화를 어필하고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인식시키며 브랜드의 품격을 지키는 브랜딩을 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호텔의 경우 오감으로 고객들에게 인식되기 때문에,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서는 호텔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 중 단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여기서 인간의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 등 신체 감각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하는 감성 마케팅 활동인 오감 마케팅은 굉장히 효과적이지만, 잠재고객 전부에게 호텔 체험권을 제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때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면 사람들에게 ‘간접 경험’을 선사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스토리텔링은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 역시 소비자에 인식시켜 시장에서의 성공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브랜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람들을 매혹할 수 있는 브랜드로서 완성되기보다는 단순한 상표로서 남을 확률이 크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으로 무엇을 인식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가?
‘갖고 싶다’, ‘소장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을 불러일으켜, 이 브랜드는 나와 함께할 가치가 있는 브랜드로 인식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브랜드는 홀로 성장할 수 없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팔려야 하기 때문 에, 끊임없이 인간에게 욕망에 대상으로 남아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그 브랜드의 철학과 비전을 느끼게 하는 것도 필수다. 예를 들어 에르메스는 한 땀 한 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철학 이라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데, 그 스토리를 접한 고객들은 한 땀 한 땀 만드는 행위를 본 것이 아니지만 에르메스 브랜드의 열정을 느끼고, 나를 빛나게 해줄 에르메스라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진행한 브랜드 컨설팅 중 스토리텔링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돈까스의 맛은 보장됐지만 마케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님이 부족했던 <날으는 돈까스>라는 매장이 있다. 그러던 중 매장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몸이 아파 아들이 가게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상황이 돼 아들이 아픈 아버지를 위해 업그레이드된 메뉴 개발을 했다는 스토리를 고객들에게 홍보했다. 또 가게를 돕는 사람 중 렌트카 사업을 하고 있던 이가 있었는데, 슈퍼카를 사용해 고객을 서울 데이트 코스에서 <날으는 돈까스>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계획, 독특하고 재밌는 스토리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감동적인 스토리에 더해 돈까스 맛까지 좋았으니,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있어 호텔 마케팅 담당자들이 갖춰야 할 역량이 있다면?
스토리텔링에는 스토리로 만들 만한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요소를 발굴해 내기 위해서는 우리 호텔의 철학은 무엇인지, 고객들에게 무엇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브랜드 마케터는 결국 가치 발굴자다. 특히 호텔은 고객과 접하는 모든 순간인 MOT에도 집중해야 한다. 결국 제품은 본질이 가장 중요하고, 스토리텔링은 마지막 터치를 하는 것이기에 호텔 브랜드의 가치를 실제로 호텔에 성실히 구현하고 고객에게 느끼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호텔에 가치를 구매하러 온 투숙객 들이 편안했는지, 불만은 없는지 등 끊임없이 체크하고 직원들은 그것을 돕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호텔의 본질을, 현 장에서 직접 고객을 접하는 일이 많은 현장 직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도 마케팅 담당자의 역량 중 하나다. 동시에 가치를 중심으로 하 는 경영을 펼쳐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오너에게 인식시키고,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작업이 선행됐을 때 비로소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펼칠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언제나 원가보다 가치에 집중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에 ‘오늘 한 일 중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한 일이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앞으로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전망은?
스토리텔링은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함께했다. 입으로 전해져 오다 문자의 발명으로 책이 되고, 그 형태만 변했을 뿐 예술, 디자인 등 모든 것과 함께했다.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진화하는 매체와 발을 맞추고 어우러지며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는 스토리텔링을 펼칠 다양한 기법들이 늘어날 예정인데, 기업은 미디어월 등 최첨단 장비들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펼쳐야 할 채비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매체를 활용해,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효과적인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디바이스를 잘 활용해 스토리텔링하는 법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마케팅을 잘 펼치는 기업들은 새로운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에 매우 능숙한 선수들이다. 만약 새로운 디바이스, 기법에서 뒤처지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매우 올드한 이미지의 기업과 브랜드로 남아 시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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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매체·디바이스를 통해 펼쳐지는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텔링
시장과 소비자는 고정돼 있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게 시장의 기본 법칙. 변화하는 시대와 독자에게 가닿도록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1851년, 4쪽 분량으로 시작해 올해 170주년을 맞이한 글로벌 매체 <뉴욕타임스>는 현재 디지털 구독자가 종이 구독자를 앞선 상황으로, 디지털 매체로의 도약을 성공시켰다. 그 비법은 인포그래픽을 사용해 독자의 집중력을 높이고, 흥미를 유도하는 한편 타인과 공유하기도 편하게 한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놓치지 않고 매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터랙티브 뉴스 팀과 그래픽 팀, 디지털 디자인 팀을 갖춘 후,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데이터 디자인에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100년이 넘도록 이어온, 독립적인 탐사 정신을 추구하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를 취재하고 가치 있는 뉴스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성공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1914년 개관한 ‘조선호테루’의 헤리티지를 계승한 웨스틴 조선 서울은 ‘조선 레코드 클럽’을 열어, 1920년대 미국 금주령 시대의 바를 콘셉트로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로 꾸몄다. 아날로그 LP를 고음질로 들을 수 있도록 오드의 턴테이블과 헤드셋도 마련해 재미를 더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이 패키지를 통해 호텔의 오랜 헤리티지를 자연스레 어필함과 동시에 SNS를 통해 이벤트를 펼쳐 2030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자연스럽게 호텔의 스토리를 알렸다. 그들의 문화적 유산을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이 아닌, 현대에 걸맞은 통로를 만들고, 그들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마케팅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4K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로 3D 전광판을 통한 실감나는 광고가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펼칠 새로운 소통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도쿄 신주쿠 인근, 154㎡에 달하는 거대한 LED광고 판에 4K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로 구현한 거대 삼색 고양이가 큰 화제가 됐다. 이 전광판은 일본의 디지털 광고 업체가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제작했다고 하며 거대 고양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3D 커브 스크린으로 제작된 전광판을 사용했다. 고양이의 영상은 밤에는 졸린 표정으로 하품을 하는 등 시간대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고양이의 스토리는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 고양이를 보기 위해 신주쿠역을 찾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서울 강남에서도 몰아치는 파도를 실감나게 형상화한 국내 최대 디지털 광고판이 설치된 바 있다.
브랜드 전 영역을 스토리화하는 시대 도래해
이제 브랜드와 기업의 아주 사소한 모든 영역, 궁극적으로 조직문화까지 스토리텔링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데이터가 아닌 스토리로 브랜드를 기억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매력적이고 효과적으로 스토리텔링 기술을 구사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생각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에서 최대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브랜드의 매력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여, 궁극적으로 그 들의 애정을 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마음 한켠에 지니고 있는 욕망이 아닐까.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가 삶의 일부분이 되기는 쉽지 않지만, 그만큼 황홀한 일이다. 오늘부터 브랜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위해 내가 일하고 있는 호텔을 둘러보고, 지금 일하는 곳의 브랜드에 대해 생각해보라. 사람들 의 흥미를 어떻게 하면 끌 수 있을 것 같은가? 어떻게 하면 알릴까? 정말 작은 것이어도 괜찮다. 바로 지금,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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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인프라 상향 평준화된 호텔
호텔만의 특별한 스토리로 차별화 이끌어낼 수 있어”
LBI Korea 조재호 상무
호텔에 있어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품의 기능적 테크놀로지 및 기술들은 점차 발달해 상향 평준화됐기에, 이제 기술만 으로 고객에게 획기적인 차별점을 느끼게 하는 것은 힘들어졌다. 이는 호텔도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각축전을 벌임에 따라 이제 고객들은 호텔이 제공하는 기능적인 퀄리티에 익숙해졌고, 차별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고객에게 차별화를 줄 수 있는 것이 호텔이 가진 특별한 헤리티지, 스토리다. 이제 고객들은 호텔에서 단순히 숙박과 식사를 하는 것을 넘어 경험 중심적인 소비를 하는 추세이기에, 매력적인 스토리라인은 가치를 부여해 체험의 재미를 높일 수 있다. 또 스토리 는 사람들에게 감정적 애착을 불러일으켜 매료시킬 수 있기에 자연스레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낸다. 고객은 호텔에 재방문할 때마다 공간의 숨겨진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 관련 주목하고 있는 호텔과 럭셔리 브랜드가 있다면?
파리 리츠호텔은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아는 호텔로, 헤밍웨이가 사랑한 호텔이라는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헤밍웨이 바’라고 이름붙인 바에서는 헤밍웨이가 즐겨 마시던 드라이 마티니를 판매하며 바 안이 헤밍웨이의 사진으로 가득 꾸몄다. 또 마르셀 프로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작품의 상당 부분을 이 호텔 에서 작성했다는 사실을 호텔 사이트에도 소개하고 있다. 작가가 호텔에서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호텔이 한 예술가의 영감의 근원이 됐다는 것을 어필하고, 그의 이름을 딴 스위트룸을 만들어 그가 방문했던 당시 시대에 있을법한 인테리어로 꾸몄다.
또한 럭셔리 브랜드의 대표주자 샤넬의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였던 코코 샤넬은 말년 30년 정도를 리츠 호텔에서 기거했다. 방돔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2층 스위트룸에서. 향후 그 방은 ‘코코 샤넬 스위트룸’으로 재탄생시켰다. 그 방은 샤넬을 상징하는 블랙 앤 화이트, 베이즈 컬러를 포함해 샤넬의 아이덴티티로 가득 채워졌다. 호텔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성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힘을 기울이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기획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또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내부 고객들에게도 영향을 주는가?
스토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테마를 리스트업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브랜드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흥미를 느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테마별로 숨어있는, 우리가 간과했던 이야기들을 파헤쳐 심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브랜드의 모든 것을 파고드는 것이다. 스토리화가 가능한 요소들은 지천에 있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브랜드 차원에서 정리한 스토리 정보만을 외워서 앵무새처럼 말하는 것이다. 전달하는 사람이 브랜드에 대해 충분히 매료되지 않은 상태로 단순 전달을 하다 보니 진정성과 깊이가 현저히 떨어진다. 우리 브랜드의 테마, 스토리를 찾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브랜드에 매료되고, 그렇게 느낀 스토리를 전달할 때 비로소 고객에게도 진정성을 줄 수 있다.
특정 공간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익숙해져 브랜드와 공간이 담고 있 는 매력에 둔감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주 객관적인 시선으로, 한 발 자국 떨어져 브랜드를 천천히 바라보고 있으면, 이 안에 담겨있는 매력들을 신선한 시선으로 발굴해 낼 수 있다. 스토리의 테마를 찾아 내고 하나하나의 테마를 정성들여 찾아보고 그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과정들은 과정 자체로 중요하다. 하나의 테마를 중심으로 정보, 시 각자료를 보고 이 브랜드가 이렇게 멋지구나, 이 호텔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구나 진심으로 느낀다면, 고객에게 어필되는 이야기는 매력을 지니게 돼 그러한 매력을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발산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전망과 그와 관련해 LBI Korea의 비전과 목표가 궁금하다.
호텔 브랜드들은 끊임없이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다. 아름다운 건축물, 컬러, 환상적인 객실, 좋은 어메니티가 될 수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브랜드의 매력을 어떻게 발굴하느냐가 관건인 와중, LBI Korea의 목표는 그러한 브랜드들이 자신들만의 컬러와 스토리를 찾도록 돕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많은 호텔, 럭셔리 브랜드들을 접하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과 스토리를 탐험하는 체험은 언제나 흥미롭고 나 역시 매료된다. 모든 브랜드들은 자신의 스토리로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데, 스토리화를 하고 있는 곳과 하지 않는 곳이 있을 뿐이다. 아직 스토리화를 하지 않는 곳은 스토리들이 원석처럼 널려있는 셈인데, 그러한 스토리들을 브랜드 구성원들과 함께 연마하고 보석으로 만드는 작업은 고되지만 굉장히 보람차기에 앞으로도 브랜드의 작은 디테일을 스토리화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것에 힘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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