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은 60여년 호텔 인생에서 겪어 보지 못했던 처음 겪는 일이다.”

어느 선배 경영자의 절망섞인 푸념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그 영향으로 관광산업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호텔업도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호텔은 그 산업 특성상 막대한 고정비와 시설유지비가 필요한 업종입니다. 즉, 운영상 각종 임차료와 높은 인건비 비중을 감당해야 하고 매년 발생하는 개보수 비용을 부담하는 등 상대적으로 타 산업대비 취약한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호텔은 고객과의 관계 외에도 장·단기적으로 다양한 거래처와의 고정계약 구조를 지니고 있어 정치경제적인 이슈 외에도 질병, 재난, 재해 등 사회적 이슈 발생 시 환경변화에 대한 비용구조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관련비용 부담으로 생존을 위협당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쉽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호텔업계의 큰 손님이라 불리는 제약, 자동차, 대학, 학회 분야의 다양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고, 향후 예정돼 있던 행사마저도 사회적 불안 심리로 인해 예약취소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3월 현재 주요 호텔들의 객실점유율은 10%를 하회하고 있으며, 향후 예약율도 지속적으로 급감하는 등 전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포로 인해 국내로의 해외 관광객 유입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호텔업계의 피해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호텔들은 외래 관광객을 대체하기 위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과 할인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 역시도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인해 호응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호텔들이 휴업과 근로시간 단축, 임직원 무급휴직 시행, 식음영업장 운영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이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호텔의 생존에 해결책이 아닌 단기 미봉책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이는 저임금 구조에 놓여있는 호텔구성원들의 생계유지에 영향을 끼쳐 타 산업으로의 인력 이탈이 우려되며, 추후 코로나19 상황 호전 시 각 호텔들마다 인력 수급에 문제가 예상되고 서비스 인력의 경쟁력 저하로 연결돼 구조적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 우려됩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전례 없는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무엇보다 생존문제 해결이 시급하므로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 융자 시행 확대 및 융자 상환기간 연장 등 대폭적인 정책자금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그동안 많은 논의는 됐으나, 여전히 시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외국인 투숙객 대상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감면, 교통유발부담금 완화 등 각종 세제지원 도입이 즉시 마련돼야 합니다.

이외에도 관광숙박업 종사자 인건비에 대한 정부의 특별보조금 지원, 종업원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비용 등의 지원이 필요하며, 관광숙박시설의 위생, 안전 등 청정 환경유지를 위한 각종 시설투자지원과 대외홍보 마케팅 지원도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협회에서는 그동안 관련 정부부처와의 각종 간담회를 통해 상기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지원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강력히 건의해 왔으며 실효성 있는 정부의 지원정책을 이끌어 내기 위해 앞으로도 관련 협 단체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건의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일자리 창출과 고용유지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호텔업은 타 산업에 대비 취업유발계수가 월등히 높아 일자리 창출 기여에 잠재력이 높은 산업입니다.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호텔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호텔업계에 대한 필요한 지원이 적시에 이뤄지길 다시 한 번 간곡히 건의해 봅니다.

끝으로 <호텔앤레스토랑>이 올해로 창간 29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연륜만큼이나 그 어느 때보다 축하하고 축하받아야 할 일인데 축하하고 받기에 현재는 민망한 상황 같습니다. 아무튼 <호텔앤레스토랑>은 지난 30여 년을 우리 호텔업계와 동고동락하며 호텔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 온 호텔 대표 전문지로서 다음해로 다가온 창간 30주년과 앞으로 50년 그리고 그 이상을 향해 나날이 도약하는 가운데 호텔업계에서 더욱 신뢰받는 전문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창간 29주년을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