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스타 셰프의 호텔진출이 약진을 보였다. 지난해 7월부터 메르씨엘의 윤화영 셰프가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의 지역총괄셰프로 부임하면서 프렌치 DNA를 갖고 있는 아코르 브랜드에 이목이 쏠렸다. 윤 셰프는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로써 국내 아코르 브랜드 3개 호텔의 식음부문을 총괄한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체인 호텔에서 식음총괄 자리에 외국인을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중 아코르 브랜드에서도 한국인 셰프를 발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호텔 식음업장마다 변화의 기류를 타고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화영 셰프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에 따라 프렌치 색을 찾아가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의 앙뜨레를 찾았다.
컨템포러리 다이닝 앙뜨레 1월 20일 리뉴얼 오픈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 로비 층에 위치한 안뜨레가 메뉴와 콘셉트를 바꾸고 ‘Entrée(앙뜨레)’로 1월 20일 리뉴얼 오픈했다. ‘Entrée (앙뜨레)’는 지난해 7월 부임한 윤화영 지역총괄 셰프의 진두지휘 아래 양식과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컨템포러리 다이닝이다. 이곳은 본래 프렌치 비스트로였던 공간이 한식당으로 바뀌었다가 1년여 만에 컨템포러리 다이닝 콘셉트로 수정되면서 프렌치 메뉴들을 포함해 양식과 한식 메뉴 30여 가지가 새롭게 준비됐다. 특히 메뉴마다 계절성을 강조했으며 뷔페 레스토랑인지 아닌지를 구별해 음식이 제공되는 형태에 따라 메뉴의 선정을 달리했다. 또한 프렌치 DNA를 가진 호텔답게 메뉴에서도 프렌치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간결한 플레이팅으로 모던함을 더했다.
정확한 고객 분석해 로열 고객 확보에 주력
대게 영업장에는 고객에게 인기 있는 메뉴가 수익성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는 이를 구별해 형식적인 것은 걷어내고 메뉴를 간소화했다. 윤화영 셰프는 “호텔마다 추구하는 경험도 좋지만 호텔 레스토랑에는 로열 고객이 있어야 한다. 누구나 다 하는 것을 따르기보다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로열 고객을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고객의 반응을 민감하게 살펴 찾지 않는 메뉴는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메뉴판도 교체가 쉬운 것으로 바꿨다. 또한 프로모션을 위한 형식적인 프로모션도 사라졌다. 예를 들면 태국, 베트남 음식은 대중화돼 굳이 호텔이 아니어도 선택지가 많아 프로모션 메뉴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 다만 계절성에 맞는다면 데일리 메뉴에 포함시키는 것은 검토해볼 수 있다. 이처럼 미리 짜놓은 연중 메뉴가 아닌 계절성에 맞게 수시로 메뉴가 바뀌는 살아있는 음식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지난해 7월부터 윤화영 셰프가 합류한 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은 외형적인 것보다 내부적인 변화에 무게를 실었고 매출에도 변화가 생겼다. 리뉴얼되기 전 한식당으로 운영되던 안뜨레는 지난해 11월 12월 매출이 전년도 대비 평균 약 15% 올랐고, 로비라운지에서 판매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전년도 기준으로 동기 대비 60%나 상승했다. 뷔페레스토랑 더 스퀘어도 10월~11월 두 달간 매출이 약 20% 상승했는데 특히 12월은 더 스퀘어 오픈 이래 최고의 매출을 경신했다.
윤화영 총괄 셰프는 “모든 조직은 혁신을 원하지만 처음은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출발한다. 급격한 변화보다 호텔의 성격에 맞는 레스토랑을 유지하는 것, 그런 변화를 서서히 진행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감성 담아 모던 프렌치로 변화 줘
새롭게 선보이는 양식 메뉴는 테이스팅 코스요리부터 런치 코스 그리고 다양한 단품 메뉴까지 정통 프렌치 요리를 모던하게 선보인다. 12시간 이상 장시간 끓여낸 육수와 6시간 이상 볶은 양파로 진한 맛의 프렌치 어니언 스프, 포르치니 버섯 뒥셀(duxelles)을 퍼프 페이스트리(Puff Pastry)로 감싸 정성껏 구워낸 포르치니 버섯 쇼숑 등 익숙한 정통 메뉴를 새롭게 재구성한 모던 프렌치로 변화를 줬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색이 담긴 제철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식 반상 코스 메뉴와 일품요리를 선보인다. 단품 메뉴 가격은 3만 원부터, 프렌치 테이스팅 코스는 8만 9000원, 한식 반상 코스는 7만 5000원이다.
앙뜨레 테이스팅 코스
Interview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윤화영 지역총괄셰프
“정확하게 고객층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것이 무언인지 아는 게 중요”
Q.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세 곳의 레스토랑을 총괄하는 데 각 성격이 어떻게 다른가?
호텔의 역사와 그 성격을 같이 하는 것 같다. 가령 가장 긴 히스토리를 가진 그랜드 앰배서더 풀만의 경우 중후한 무게감이 있고 동대문은 젊은 감각으로 신선하고 빠르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은 이 중간의 특성을 잘 갖고 있는 곳이다. 변화에 익숙한 강남이라는 지리적인 영향으로 변화에도 유연하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호텔 주방에는 오픈 멤버가 많은 만큼 노하우를 쥐고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달리 말하면 시스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쉽게 바뀌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잘 포장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작지만 꾸준한 변화가 있었다. 때로는 고객 성향상 특정한 메뉴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 세 호텔 모두 겹치는 메뉴 없이 호텔의 성격에 맞게 변화가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는 안뜨레가 앙뜨레로 바뀌었는데 이유가 있나?
점차 호텔 다이닝이 경량화 되고 올데이다이닝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의 시그니처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레스토랑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뷔페나 연회를 경험한 고객들이 호텔 다이닝에 대한 기대치를 갖게 되고 레스토랑으로 유입을 이끌어 호텔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 기능을 앙뜨레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Q. 호텔 외부에서 셰프를 영입했기에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변화가 없던 곳에 변화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로드숍과 호텔 레스토랑의 성격을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로드숍의 레스토랑과 호텔은 고객층부터가 다르다. 호텔 레스토랑은 그 호텔이기 때문에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호텔이 생겨난 역사만큼 고객 연령층이 형성되고 그 시장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호텔의 변화와 혁신은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으로써 작은 변화를 찾아야지 뒤흔들려고 하면 다 놓치게 된다.
Q. 호텔 다이닝의 화두가 된 미쉐린 보다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목 받게 되면 퀄리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미쉐린의 별을 달고 나서 별이 탈락할 경우, 로드숍에서는 인적 쇄신을 하지만 호텔에서는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더 문제가 된다. 따라서 미쉐린의 별 하나 만드는 것보다 호텔의 로열 게스트를 만들어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별을 거부하거나 미쉐린의 별을 받아 관광지가 되는 현상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Q. 식음 콘셉트를 잡을 때 중요하게 여긴 것은?
파인다이닝이 아닌 이상 고객층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의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정해진 가격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최고급 식재료와 여건이 갖춰져 있다면 모든 셰프가 멋진 요리를 만들 수는 있지만 과연 그것이 타깃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요리사는 상품을 만드는 사람이지 마냥 예술가 일 수는 없다. 따라서 정확하게 고객층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것이 무언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앙뜨레
콘셉트 컨템포러리 다이닝
위치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 로비층
좌석 79석, 룸 4개(각 10석 룸 2개, 6석 룸 2개)
가격 프렌치 테이스팅 코스: 8만 9000원
- 런치 파스타 코스: 4만 7000원
- 평창 반상 메뉴: 7만 5000원
- 양식 단품 메뉴: 1만 9000원부터
- 한식 일품 메뉴: 4만 1000원부터
운영 시간 11:30 ~ 22:00
문의 및 예약 02) 531-6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