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ism Topic]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주목받는 의료관광 의료관광객, 관광업계 큰손 될까? -①

2019.07.15 09:20:28


세계의 많은 환자들이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찾아 의료관광을 떠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국가의 의료시설이 장시간의 대기, 낮은 의료 질에 비해 비싼 진료비 등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어, 환자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 혹은 나라를 찾아 움직인다. 세계적으로 선진 의료기술과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도 의료관광을 희망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료관광객은 일반관광객보다 소비와 체류의 스케일이 커 의료관광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데, 그렇다면 의료관광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의료관광객들만이 가지고 있는 여행 패턴은 무엇인지, 그것이 관광과 어떻게 결부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외국인환자: 국내에 거주(외국인 등록 또는 국내 거소신고)하지 않은 외국인으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상태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외국인환자 유치 수 10년 새 폭발적 증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 수가 2017년 32만 1574명 대비 17.8% 증가한 37만 8937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2009년 외국인환자 유치가 법적 허용된 이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환자는 누적 226만 명으로 10년 만에 200만 명을 넘어서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환자를 처음으로 받아들였던 해인 2009년 6만 명에서 시작된 관광객 수는 연평균 22.7%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 2015년에는 누적 환자 수 100만 명에 이르렀고 그 후 3년 만인 2018년에는 두 배의 유치 성과를 보였다. 유치 국가로 보면 2009년 139개 국으로 시작한 수가 2018년에는 37% 증가한 190개 국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한해 100명 이상의 환자를 유치한 국가 수는 27개 국가에서 69개 국으로 155.6% 증가했다.


국가별 비중을 보면 유치 초반에는 미국(23.2%)과 일본(21.6%)이 절반가량 차지했으나 2018년에는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북방 국가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의 국가 비중이 높아지는 변화를 보였다. 국내 지역별로는 단연 서울과 인천·경기로 외국인환자가 몰렸지만 지역의 유치활동이 점차 활발해짐에 따라 비수도권의 비중도 12.2%에서 18.3%로 외국인환자 유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환자 유치 주요 정책·제도 및 추진 성과
짧은 시간에 많은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선진 의료시스템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보건복지부에서 그동안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유치기관 품질 관리와 시장안정화를 위해 제도적 지원을 견인한 점도 있다. 2009년 외국인환자 유치의 법제화 이전 만연했던 불법브로커들을 상대로 신고센터 또한 개소, 유치기관 등록 및 의료사고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등 관련 법령·제도를 통해 외국인환자의 권익과 안전을 강화하고 한국 의료기관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치 기관 체계를 강화했다.


의료관광은 세계에서 메가 트렌드로 꼽힐 만큼 잠재력이 높은 서비스 산업 중 하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의료관광객은 일반 관광객에 비해 해당 국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고, 지출비용 또한 일반 관광객의 배에 달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매우 크다. 실제로 지난 4월 신한카드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2018년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 지출액 분석’에는 작년 의료부문 지출이 총 5206억 원으로 전년대비 38.2%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보다 적극적인 관광 분야 정책 수립이 요구되기도 했다.


이러한 의료관광을 의료서비스에만 국한할 것이 아닌 의료와 관광의 융·복합 산업으로 받아들이고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일찍이 관련 부서를 2009년 신설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의료웰니스팀은 한국의료관광 홍보 광고, 매체홍보, 의료 및 건강 박람회 참가 등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융·복합 의료관광 상품개발을 위해 관련 업계 대상의 팸 투어, 설명회 등을 개최, 상품화 지원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의료관광은 관광산업인가?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의료관광은 정부의 주관 부처가 의료중심의 보건복지부, 관광 중심의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원화돼 있어 융·복합의 관광산업으로 봐야할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정란수 교수는(이하 정 교수) “해외 의료관광과 다르게 국내 의료관광은 병원이나 의료에 대한 수술, 시술의 개념을 외국인을 중심으로 확장하려다보니 관광활동을 하면서 치유와 치료를 겸한다기 보다 의료행위를 타깃으로 이뤄졌다. 의료와 관광이 융합된 형태로 발전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 이야기한다.
의료관광의 대표적인 예로 드는 태국은 의료관광을 의료서비스와 관광활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퓨전관광으로 정의 후 개발, 외래 관광객 중 40%가 의료관광객에 속한다. 태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주로 리조트 내에서 뷰티 & 안티에이징, 스파, 온천·광천사업, 예방의학과 공중보건 등 ‘힐링’의 개념이 부각돼 자연스럽게 간단한 의료시술과 숙박 및 레저 활동이 가능한 관광형태로 이뤄진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병원이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관광과 결합이 된 형태의 의료관광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고 덧붙인다.



의료관광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필요
다른 나라와 다르게 비교적 빠른 시일 내 성형,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성장해오기도 했고, 구조적으로 관광과 연계되기 힘든 의료관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관광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레 숙박 및 인근 관광인프라들을 찾는 이들도 많아지면서 외국인환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의료기관 글로벌 마케팅 서비스 기업, 테무의 김근진 대표는 “최근 여러 보도 자료를 통해 외국인환자들의 씀씀이가 크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여유가 있어서 의료시술을 받으러 오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의료시술에 투자되는 비용이지 이외에는 지출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의 ‘Medical Tourism’ 개념이 국내로 넘어 오다보니 의료관광이라는 용어로 번역이 돼 관광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는데, 이는 의료관광객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관광계의 큰 손으로 몽골 의료관광객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소식들이 전해지고, 중국 관광객들 못지않은 소비성향을 가진 이들에게 반색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일부 관광업계는 다소 냉소적인 반응이다. 의료관광에이전시 (주)코앤씨의 김용진 대표(이하 김 대표)는 “단순히 금액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잠재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 몽골은 땅 덩어리는 크지만 인구는 600만 정도밖에 되지 않는 나라다. 600만 정도 되는 나라에서 외국으로 의료관광을 갈 수 있는 수요, 그리고 그 중에서 우리나라로 올 수 있는 수요가 어느 정도 될 것인가는 가치판단을 해봐야 할 문제”라고 꼬집는다.


내일 이어서 [Tourism Topic]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주목받는 의료관광 의료관광객, 관광업계 큰손 될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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