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풀 파티는 생소한 문화였다.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상류층 외국인들의 문화라고만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에 국내에서도 여름철에 호텔에서 풀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언제부터, 어떻게, 왜 호텔 풀 파티가 이슈되기 시작했을까?
우리들의 세상에 찾아온 그들의 세상
미국에서는 풀 파티가 열리는 시기를 ‘풀 시즌(Pool Season)’이라고 부른다. 마틴 스콜세지의 블랙 코미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증권사 직원들이 술, 마약과 함께 풀 파티를 즐기는 장면은 유명하다. 돈을 숭배하는 주인공들의 속물근성과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면인데, 이렇듯 풀 파티는 미디어에서 과욕이나 환락, 사치를 비유하는 소재로 종종 쓰이곤 한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에서는 풀 파티란 외국 상류층들이 즐기는 향락의 놀이정도로 여겨졌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인스타그램을 보면, 여름철 호텔의 수영장에서 클럽처럼 파티를 하는 사진들이 자주 게재되기 시작했다. 특급 호텔에서도 여름에 시즌별로 풀 파티를 페스티벌처럼 크게 기획한다. 어느새 풀 파티가 미국이나 이비자를 넘어 한국에서 젊은이들이 즐기는 문화로 상륙하게 된 것이다. 언제부터, 왜 풀 파티는 이슈가 되기 시작한 걸까?
매력적인 호텔의 수영장
풀 파티가 유행하게 된 건 당연히 즐길만한 수영장 시설을 갖춘 호텔이나 리조트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호텔과 리조트에서 수영장은 고객 유치에 중요한 부대시설이 됐다. 특히 싱가포르의 ‘마리나 샌즈 호텔’의 루프톱 수영장은 객실이 아닌 수영장만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증명한 좋은 예다. 국내의 경우, 최근 오픈한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은 루프탑 수영장과 투명한 아크릴로 이어지는 아래층 실내수영장을 야심차게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새로 오픈하거나 리뉴얼하는 호텔들은 매력적인 수영장을 갖추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그렇게 만들어진 수영장을 잘 활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풀 파티일 것이다. 국내 풀 파티는 8년 전 해밀톤을 시작으로, 6년 전 청평의 ‘메종 드 발리’의 풀 파티가 이슈가 되며 호텔 풀 파티가 여름철 페스티벌 문화처럼 자리잡게 됐다.
지금 가장 핫한 해외 풀 파티
국내 호텔 풀 파티 기획자들은 외국에서 영감을 받는다. 특히, 따뜻한 지역에서 계절과 상관없이 화려한 풀 파티가 열리는 곳들이 있다. 국내 호텔 풀파티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곳.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한 풀 파티들을 살펴봤다. 대표적인 지역은 미국의 ‘마이애미’, ‘라스베이거스’, 그리고 스페인의 ‘이비자’다.
(1) Marquee Dayclub, 라스베이거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타오 그룹이 선보인 호텔 코스모폴리탄의 ‘Marquee Dayclub’은 현재 세계적으로 풀 파티가 가장 크게 열리는 곳 중 하나. 가을과 겨울에도 돔을 설치해 적절한 온도에서 풀 파티가 가능하다. 봄과 여름 시즌에는 선 베드가 깔린 야외 풀에서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또, 개인 인피니티풀을 사용해 카바나에서 프라이빗 파티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장점. 올해 열린 풀 파티에는 LA의 DJ Mustard와 DJ Vice, 호주의 DJ 겸 프로듀서 인 Thomas Jack이 참여했다.
(2) Hyde Beach, 마이애미, 미국
미국 하이드 라운지는 철저하게 주요 셀럽만 출입 가능한 곳으로 유명하다. 패리스 힐튼과 킴 카사디안은 일부러 연예 가십 매체인 TMZ의 카메라 세례를 즐기러 들어가기도 했다. 셀럽이 찾는 곳이니만큼 이곳의 ‘하이드 비치’에서는 그 어느 곳에서보다 럭셔리한 풀 파티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풀 사이드 셰프 호세 안드레 (Jose Andrès)가 제공하는 고품격 식사가 유명하다고. 연중 이벤트 캘린더에 파티 스케줄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으니, 마이애미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참고하자.
(3) Ocean Beach / Ushuaïa, 이비자, 스페인
섬 전체가 파티를 위해 헌정된 섬, 이비자는 특히 국내 풀 파티 기획자들이 영감을 받았다고 자주 밝히는 곳이다. 그중 가장 화끈한 풀 파티를 찾는다면 ‘Ushuaïa’에 주목할 것. 밤은 물론 낮까지 24시간 파티의 열기가 뜨겁다. 이벤트 캘린더에는 라이브 공연과 DJ 라인업이 포함되어 있는데, 올해는 대표적으로 영국의 댄서 Groove Armada, 네덜란드의 DJ Martin Garrix, 프랑스 페스티벌의 대가 David Guetta가 참여했다.
한국 호텔 풀 파티의 효시, 해밀톤의 ‘썸머 풀 페스티벌’
“시원한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맥주 한 모금으로 부족할 때, 시원한 수영장과 클럽이 함께 공존하는 곳! 그곳이 해밀톤 수영장 클럽 풀이다.”
해밀톤 호텔은 국내 풀 파티를 역사에서 의미가 깊은 곳이다. 국내에서 루프탑 수영장을 찾아보기 힘든 시절, 루프탑 수영장을 유일하게 보유한 호텔이기도 했으며, 이태원이라는 입지의 특성상 이국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8년 전 시작된 해밀톤의 풀 파티는 소규모 마니아들의 놀이를 넘어 대중적으로 확대되며 국내 풀 파티의 효시가 됐다.
▲ '썸머 풀 페스티벌' 해밀톤 호텔
해밀톤 풀 파티가 시작될 무렵부터 기획을 맡은 조환우 차장은 해밀톤 수영장 역시 처음에는 일반 수영장처럼 수영을 하거나 야외에서 태닝을 하는 정도로 이용됐다고 한다. 하지만 2~3년 정도 운영하다보니 수영장에 변화를 주고 싶어 해외에 눈을 돌리게 됐고 수영장을 클럽처럼 운영하는 곳을 발견했다고. 그렇게 해밀톤 호텔 수영장에서 풀 파티가 처음으로 시작해 유명해졌다. 이후 점점 화려해지는 풀 파티 트렌드에 발 맞춰, 현재의 풀 페스티벌 형태로 진화하게 됐다.
해밀톤 풀 파티는 역사가 깊은 만큼 고객이 젊은 층에 한정돼 있지 않다. 풀 파티 초반에 찾아오던 젊은 고객들이 나이를 먹고, 자연스럽게 놀러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타 호텔의 수영장에 비해 크기가 협소한 점은 클럽처럼 사람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장점이 된다. 2017년에 이용한 고객을 토대로 패키지 구매 고객이 20%, 풀파티만 이용한 고객이 80% 정도로 풀 파티만을 위해 찾는 고객이 많다고 한다. 올해 해밀톤 호텔 썸머 풀 페스티벌은 8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떠오르는 특급 호텔의 풀 파티
럭셔리한 수영장을 보유한 국내 특급 호텔은 여름을 맞아 풀 파티를 개최하고 있다. 그중 주목할만한 특징을 가진 호텔 풀 파티 두 곳을 소개한다. 이국적인 오아시스 수영장을 보유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는 콘셉트 별 풀 파티를 준비해 취향대로 즐길 수 있게 준비해뒀다. 또, 파라다이스 시티에서는 환상적인 밤을 선사할 DJ 라인업을 자랑하는 풀 파티가 진행됐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콘셉트 별 풀파티
아름답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오아시스 야외 수영장을 보유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고급스러운 무드에서 다양한 콘셉트 별로 즐기는 풀 파티를 원한다면 이곳에 주목하자. ‘오아시스 서머 나잇 파티’를 시작으로 9월 1일까지 다채로운 콘셉트과 테마의 풀 파티가 개최될 예정.
6월 29일부터 7월 14까지는 원더랜드를 콘셉트로 ‘원더풀 파티’를 선보였으며, 동화 속 아기자기하고 키치한 소품들로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동화 같은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후 진행될 풀 파티는 ‘씨티 글로우 인 오아시스’ 등의 콘셉트가 남아있다.
특히 반얀트리의 자랑거리인 야외 수영장 오아시스는 지난 6월 리뉴얼 인테리어를 코발트 블루 컬러로 럭셔리함을 더했으며, 야간에도 야외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온수풀로 변경했다. 최고 32°C까지 온수를 제공해 비교적 날씨에 제약 없이 편안하게 풀파티를 즐길 수 있다. 해외 반얀트리 리조트 풀빌라의 느낌을 재현한 23개의 카바나에서는 개인 온수풀이 마련돼 프라이빗한 휴식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환상적인 ‘이비자’를 구현한 파라다이스시티의 풀 파티
아트테인먼트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는 7월 20일, 21일 양일간 이비자 스타일 클러빙을 즐길 수 있는 풀 파티 ‘유어 파라다이스 크로마’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풀 파티는 이비자 섬에 영감을 받아,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는데, 특히 하반기에 선보이는 클럽 ‘크로마’를 접목시켜 화제를 모았다.
▲ 유어 파라다이스 크로마,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는 총 4개 층에 각각의 테마가 있는 3개의 무대가 설계된 공간으로, 국내/외 유명 DJ 공연과 미디어 아트 그리고 화려한 퍼포먼스 쇼가 결합된 ‘쇼 엔터테인먼트’ 클럽이다. 이번 풀파티는 개최 전부터 화려한 라인업과 퍼포먼스로 클럽 마니아들과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중 EDM 라인업이 눈길을 끌었는데 20일에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실력파 DJ 겸 프로듀서 레이든(Raiden), 21일에는 이비자의 여름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워터맷(Watermät)이 최초로 내한해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섰다. 밤 9시부터는 파이어댄스와 인터랙티브 퍼포먼스가 풀 파티의 분위기를 정점으로 이끌기도 했다.
“풀 파티로 완벽한 파티 무드 구현해,
우리 호텔만의 ‘파라다이스 컬쳐’ 만들고 싶어”
파라다이스씨에이치 콘텐츠본부 함영찬 과장
파라다이스시티에서 풀 파티를 시작한 계기, 또 현재까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 왔는지 설명해달라.
풀 파티는 이국적이고 럭셔리한 파라다이스 호텔&리조트 수영장을 2~30대에게 트렌디한 공간으로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 우리 호텔의 첫 풀 파티는 2017년 ‘스파클링 파라다이스’ 라는 타이틀로 진행했는데 올해는 작년의 단점을 보완하여 두 번째 파티를 준비했다. 파티 패키지 구성, 얼리버드 판매 등 고객 관점에서 보다 합리적인 요소들을 추가했다.
풀 파티에 특별히 포지셔닝 하는 대상은 어떤 사람들인가?
우리의 타깃은 패션, 디자인, 음악에 관심이 많고 여행, 운동, 페스티벌을 즐기는 등 라이프스타일이 분명한 소비층이다. 파라다이스시티에 전시된 예술품과 시설들은 SNS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나 셀럽의 인증 욕구를 채워주는 훌륭한 소재가 돼, 그들을 팔로잉하는 ‘힙’한 고객들까지 유입할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시티 풀 파티는 이비자 섬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상륙시킨 파라다이스시티 풀파티는 어떤 문화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 기획한 이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파라다이스 호텔&리조트 수영장에서 아름다운 석양 아래 나즈막히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고 있으면, 마치 이비자 섬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클럽 크로마의 트렌디한 음악과 퍼포먼스 쇼를 연출해 완벽한 파티 무드를 조성했다. 여름 시즌에 꼭 즐겨야 하는 ‘파라다이스시티 컬처’로 자리 잡기를 지향하고 있다.
여러 호텔에서 풀파티를 진행하는데, 파라다이스시티 풀파티만의 강점, 혹은 특색이 무엇인가?
클럽 ‘크로마’의 특색을 담은 것이 강점이며, 최초로 내한하는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이 자랑거리다. 이비자의 여름 시즌 히트곡으로 유명한 프로듀서 ‘Watermä’가 그 주인공인데, 그가 플레이하는 음악에는 ‘여름’, ‘물’, ‘여성’ 등을 상징하는 코드들이 담겨있다, 그래서 풀 파티 ‘유어 파라다이스 크로마’에 가장 어울리는 아티스트라고 판단했다.
수영장이라는 특성상 안전사고, 예측불허한 날씨에 대한 변수가 있는데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물을 테마로 하는 풀 파티에 적당량의 비는 오히려 분위기를 배가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강우량이 높은 악천후에는 담당자의 판단 하에 행사가 취소될 수 있다. 행사장에는 심장재세동기와 구급인력, 구급차, 안전요원이 항시 준비돼 응급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호텔 사업에서 풀 파티로 기대하는 특별한 효과(수익성, 홍보효과)가 있다면 설명해달라.
호텔 사업에서 객실 상품만큼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은 F&B를 포함한 부대시설이다. 부대시설이 지닌 기본요소에 풀 파티와 같은 콘텐츠를 기획해 소비 고객층의 유입을 늘리면, 매출이익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더불어 풀 파티에 참여한 매력적인 소비층을 상대로 한 외부 브랜드의 직접 광고를 유치하여 부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파라다이스시티의 풀 파티에서 더 보여주고 싶은 것들, 혹은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2018년 9월 파라다이스시티는 2차 시설 오픈을 통해 아트테인먼트 리조트의 제2막을 열 것이다. 리조트는 클럽, 부티크 호텔, 스파, 가족형 실내 테마파크, 갤러리, 쇼핑센터까지 다양한 시설로 구성했다. 이러한 각 분야별 특징을 연계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며, 파라다이스시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풀 파티는 성인들의 물놀이,
무엇보다 재미있게 노는 곳이 되기를”
파티넷코 김주신 대표
‘파티넷코’는 어떤 회사인가?
‘파티+네트워크+컴퍼니’의 약자를 딴 합성어다. 이름만 들어도 파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라고 보이길 원해서 지은 이름이다. 클럽, 풀 파티, 공연, 브랜드 프로모션을 다양하게 기획하고 클럽의 오픈 컨설팅도 진행한다. 또, 내부에 파티회사 10팀을 보유하고 있다.
어떻게 풀 파티를 기획하게 됐나?
10년 정도 미국에 있을 당시, 단순하게 파티를 너무 좋아해서 주변에 친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게 너무 커져버려서 어느 날은 200명이나 찾아와 아파트 관리자에게 쫓겨날 뻔 했다(웃음). 한국에 돌아와 해밀톤의 루프톱 수영장을 보고 미국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만난 해밀톤 조환우 차장과 마음이 맞아 8년 전에 시작한 해밀톤 풀 파티를 지금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이후에 청평의 메종 드 발리의 풀 파티를 기획/운영했다.
8년 전에 해밀톤 풀 파티를 시작했는데, 당시 풀 파티를 하던 호텔은 많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 풀 파티가 이슈가 된 건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해밀톤을 기획하기 전에 이미 그곳에서 소규모로 풀 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있었다. 소위 좀 놀 줄 아는 사람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대중화 되지 못하고 있었다. 원인은 호텔에 직접적으로 수익성을 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채널을 넓히고 모객을 게을리 하지 않아서다. 풀 파티가 본격적으로 이슈가 된 건 7년 전의 ‘해밀톤 야간 풀 파티’, 그리고 6년 전의 ‘메종 드 발리’가 대표적이다. 메종 드 발리는 대형거품이 나오는 수영장을 보고 계약하기로 마음먹었는데 미국 교포였던 사장님이 우리의 기획안을 자유롭게 수용해주기도 했다. 그래서 이비자의 ‘버블파티’와 파타야의 하드록호텔의 ‘버블장고 수영장’에 영감을 얻어 ‘버블 크레이지 파티’를 기획했고, 그게 대성공을 거뒀다.
풀 파티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단순하지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사람들이 재밌게 놀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거다. 풀 파티라고 하면 수영장이라는 특성 때문에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 ‘나는 몸매가 좋지 않아, 부끄럽다.’ 이런 고정관념을 없애고 싶었다. 그래서 해밀톤 풀 파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소위 ‘흥부자’들을 섭외해서 수영장에서 재미있게 노는 무드를 형성했다. 또, 분위기를 배가할 흥겨운 음악과 물놀이 소품들을 추가해 지금의 해밀톤 풀 파티가 이태원의 여름 핫 플레이스로 거듭날 수 있었다.
외국과 다른 한국 풀 파티만의 특색은 무엇인가?
외국에서는 낮부터 풀파티를 한다. 그들은 집에도 풀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러운 풀 파티를 하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낮부터 소규모의 사람들이 모여서 자연스럽게 음악 틀어놓고 즐기는 게 생활화됐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밤이 되어야 뭐가 올라오는 것 같다 (웃음). 이 때문에 처음 기획할 때 시행착오가 많았는데, 그래서 이제 국내에서는 주로 밤에 풀 파티를 열고 있다. 그리고 의외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과 빨리 친해지는 게 특징이다. 같이 물을 뿌리고, 흥겨운 음악과 함께 서로 금방 어우러진다.
이제 국내에 호텔 풀 파티가 많다. 한국의 풀파티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한국 호텔 풀 파티 문화는 잘 잡혀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다만, 의견을 제시한다면 호텔 풀 파티를 기획하는 이들이 직접 해외에 나가서 새로운 것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 또 고객 입장에서 편의시설에 중점을 두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풀 파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릴 때 물놀이 하지 않나. 풀 파티는 그러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일이다. 물론 클럽, 알코올 같은 요소가 공존하기 때문이 모순적으로 들리기도 하겠지만, 본질적으로 성인들의 물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물총도 준비하고, 튜브도 준비해둔다. 풀 파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어릴 때 거리낌 없이 즐겁게 놀던 동심의 세계를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