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Global Hospitality] 캄보디아 관광산업의 호조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①에 이어서...
일본 외식시장 현황
일본 후지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일본 외식시장은 33조 5000억 엔에 달하며, 2018년에는 33조 7000억 엔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시장 감소가 완전히 회복된 수준으로 경기 회복에 따른 민간 소비의 증가, 외국인 관광객 급증(2011년 약 600만 명 → 2017년 약 2800만 명)에 따른 인바운드 수요 증가 등으로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외식시장 현황>
자료원_ 후지 경제연구소
최근 일본 외식시장의 트렌드
최근 경기회복세를 타고 이전보다 고급재료를 사용하고 세련된 비주얼을 보여주는 프리미엄 메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과 다른 것을 소비한다는 만족감이 포인트로, 단순히 맛있는 것을 넘어서 ‘오감’을 만족시키는 메뉴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메뉴를 개발할 때부터 SNS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10~20대 사이에서 SNS의 내용이 유행이 되고 있어 상품 개발부터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일례로 ‘치즈 닭갈비’는 2016년 6월 도쿄 신오쿠보 ‘시장 닭갈비’ 매장에서 첫 등장해 인스타그램에 약 20만 건이 넘는 게시글이 등록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한국 음식이다. 일본 레시피 포털 ‘COOK PAD’ 2017년 음식 트렌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일본 여중고생이 선정한 유행어 음식 부문 1위에도 선정, 지속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日 유명 프랜차이즈 마쓰야(규동), 와타미(이자카야)에서도 메뉴로 치즈 닭갈비를 도입했다. KOTRA 오사카 무역관은 한국 기업의 외식 시장진출 TIP를 듣기 위해 치즈 닭갈비를 처음으로 개발한 H식품을 인터뷰했다.
일본 외식시장의 대표적인 특징은?
A. 일본 외식시장은 1인당 GDP 4만 달러, 1억 2000만 명의 내수를 바탕으로 하는 거대한 시장이나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롭고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최근에는 개성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메뉴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10~20대 들의 젊은 층의 경우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치즈 닭갈비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가?
한국적인 특징을 살리면서도 일본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기획하고 있었다. 닭갈비의 경우 매운 맛으로 대표되는 한국적인 이미지가 강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으나 특유의 매운맛에 거부감을 느끼는 일본 사람이 많아 보완이 필요했다. 기존에도 닭갈비에 치즈 토핑을 추가할 수 있었으나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치즈를 메인으로 내세워서 닭갈비와 어울리게 하는 메뉴를 개발하면 충분히 일본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치즈 닭갈비를 만들면서 특별히 고려한 점은?
치즈 닭갈비 개발 시 ‘오감’을 만족시키는 부분, 특히 시각적인 면을 많이 고려해서 만들었다. 예를 들면, 치즈가 늘어지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단가가 높은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했다. 또한 치즈가 눌러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테프론 코팅이 된 철판을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했다. 또한 음식은 맛이 제일 중요한 만큼, 닭갈비 소스 및 치즈와의 최적의 궁합을 찾기 위해 매장 앞에서 약 2000명에 가까운 일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이 때 나왔던 반응들이 치즈 닭갈비의 맛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치즈 닭갈비가 인기를 얻게된 이유는?
치즈가 늘어지는 모습을 재미있어한 일본 젊은이들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시각적인 면을 강조한 부분이 SNS와 결합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처음에는 주로 10~20대의 젊은 층이 매장을 방문했으나 이제는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하고 있으며, 바쁠 때는 2시간 이상 기다리기도 한다.
한국 음식에 대해서 일본 소비자는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일본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는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며, 주로 ‘중독성 있는 매운 맛’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에는 10대 여중고생들 사이에서 3차 한류 붐을 타고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일본 외식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한 제언이 있다면?
우선 일본 시장을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이 사전 조사는 하고 오지만, 단순히 겉만 보고 속을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지 않고 단기적인 이익만 보고 일본 진출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매장 확대에만 집중하다보면 전체적인 콘트롤이 되지 않아 품질 관리에 실패하기가 쉬우며 일본 소비자들은 냉정해서 한 번 실망하면 좀처럼 마음을 되돌리지 않는다. 또한 일본은 유통관련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므로 초기부터 바로 법인 설립보다는 현지에 전략적 파트너를 두고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사점
한국 음식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현지화가 필요하다. 일본에서 한국음식은 ‘매운 맛’ 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만큼, 이를 지키면서도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레시피 연구개발해야 할 것이다. 치즈 닭갈비의 경우 일본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약 2000명에 달하는 시식 테스트를 실시했다. 막연하게 판단하기 보다는 현장에서 일본 소비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뉴개발 단계부터 SNS를 활용한 마케팅 포인트 고려는 필수사항이다. 최근 10~20대의 일본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유행을 공유하는 편이므로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야한다. 치즈 닭갈비의 경우에도 인스타그램에 공유된 영상들이 인기 확산의 주 원인이 됐다.
초기 진출 시에는 법인 설립보다는 적절한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일본은 내수시장이 거대한 만큼 경쟁력 있는 식품회사, 외식업체가 다수 포진해있고 유통업계의 진입장벽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고 있어 바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 보다는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 후 단계별로 진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내용_ 정병욱 일본 오사카무역관 / Source_ 후지 경제연구소, 일본 경제신문, KOTRA 오사카 무역관 인터뷰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