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 과도하게 들어서는 요즘, 호텔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 호텔업계 시장에 공급이 활성화되고 있는 반면 유독 광주, 전라도에서는 특급호텔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광주의 특급호텔 라마다 프라자 광주 호텔과 홀리데이 인 광주 이외에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전주, 군산, 여수에도 4성 호텔조차 많지 않은 것이 현실. 그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광주, 전라도 지역 관광산업 현안과 호재 및 악재 등을 광주, 전라도 호텔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 풀어봤다. 동강대학교 이정호 교수, 남부대학교 조 피터 성규 산학협력교수, 라마다 프라자 광주 호텔 이병갑 총괄이사, 홀리데이 인 광주 구은영 총지배인, 벤처비즈니스호텔 이우복 대표, 두바이호텔 류중삼 총지배인, 영산재 윤일선 총지배인이 함께 모여 광주, 전라도 지역의 호텔산업 현황 및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광주, 전라도의 열악한 관광산업
이정호 광주의 대표적인 총지배인님들을 모시고 이 자리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오늘은 광주, 전라도의 호텔 산업에 관한 의견을 듣고자 마련된 자리입니다. 먼저 첫 번째 안건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광주, 전라 호텔 산업이 열악하고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왜 그런 문제를 이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부터 여쭙고 싶습니다.
이우복 타 지역에 비해서 굉장히 발전하기 힘든 점들이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부분이 취약하지 않느냐 생각하는데요. 제가 호남 지방 통계청 자료를 살펴봤더니 광주시의 총예산이 5조 9017억, 재정 자립도가 40.7%입니다. 광역시 중 가장 재정 자립도가 낮은 편이죠. 거기에 전남이 8조 1829억, 재정 자립도는 약 24%, 전북이 12조 938억, 재정자립도는 약 22%입니다. 전국 도 평균이 41.2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그 정도로 산업 생산을 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취약하다 보니 이 지역에 비즈니스 고객들이 오지 않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그 다음에 한국호텔업협회 자료를 봤더니 시도별 객실 이용률이 가장 낮은 곳이 호남 지방이었습니다. 광주가 광역시 중 가장 낮은 52.76%의 객실 이용률을 보이고 있고 전남도 48%, 도 단위에서는 하위권에 속하며 전북은 그래도 제주, 경기를 제외한 상위권에 있지만 객실 이용률이 53.69%입니다. 전국 평균 객실 이용률이 64.15%인 것에 비하면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죠. 이 중 외국인 객실 점유율이 광주는 25%, 전북은 9.06%, 전남은 6.75%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죠. 생산을 할 수 있는 산업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사업이나 출장차 오는 비즈니스 고객의 방문도 적습니다.
이정호 산업 구조, 재정 자립도 등을 광주, 호남 지방 통계청, 한국호텔업협회를 통해 분석해주셨는데요. 다른 의견이 있으실까요?
이병갑 현재 광주와 전라도의 행정이 따로 나눠져 있는데 하나로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 지역에 기존 관광지가 있다 하더라도 개발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외국인 관광객들이 타지에서 방문할 경우 체류를 하면서 객실 이용을 기본으로 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잠시 지역을 들렸다 갈 뿐, 체류형 관광객들이 아니기에 호텔이 잘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및 외국인 관광객들을 광주, 전라에서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기본 관광거리에서 각 테마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관광 테마를 발굴해서 각 학계나 시민단체, 정치인 등과 함께 힘을 합쳐 관광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개발을 시행해야 합니다. 인위적인 개발도 가미돼야 더욱 빠른 발전이 가능하겠죠. 지금 목포에 최장 해상 케이블카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대로 인해 지체되고 있는데요. 해상 케이블카가 만들어질 경우 다도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객의 수요도 늘 것입니다. 여수에도 기존 케이블카가 있습니다. 덕분에 전라도에서 그나마 여수 호텔이 호황을 누리고 있죠. 이를 경험 삼아 광주도 무등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거나 다른 테마를 기획해야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반대에 부딪힐 수 있으나 최대공약수를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체류형 관광자원을 조성해 볼거리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이정호 이병갑 총괄이사님의 말씀처럼 광주, 전라도에 개발할 곳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와의 갈등으로 인해 난관에 부딪혔던 점도 있죠. 광주 또한 큰 요인이었습니다. 이 부분도 해결해야 될 요소입니다.
구은영 오늘 좌담회에 오신 분들은 고향이 광주, 전라도 지역인 분들이 많으신데요. 저는 직업으로 인해서 재작년 9월에 처음으로 광주를 왔습니다. 그전에는 광주를 굉장히 먼 곳으로 알고 있었어요. KTX를 타고 오다 보니 오히려 부산보다 가깝더군요. 그런데 서울, 경기 지역에 계신 분들에게는 심적으로 먼 곳이죠. 부산 못지않게 충분히 매력도 있는 곳인데 왜 좀 더 적극적으로 관광홍보를 하지 않았는지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처음에 광주에서 일할 때 거의 해외에서 일하는 것처럼 어려웠어요. 같은 언어인데 언어 소통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고 타지 사람에 대한 경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아까 이병갑 총괄이사님의 말씀처럼 광주광역시청과 전라도청이 하나로 가야 한다는 말에 적극 공감합니다. 다 뭉쳐서 협업을 해도 어려운데 너무 각자 따로 일을 하니까요. 올해가 ‘2018 전라도 방문의 해’인데요. 정말 좋은 올해의 사업이라고 생각해요. 광주광역시, 전북, 전남이 함께 홍보하는 사업이니만큼 행정상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업무를 함께 잘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조 피터 성규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2019년 광주 세계 수영선수권대회’를 기점으로 대기업에서 진행해왔던 특급호텔 복합시설을 추진하려 했기에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직, 간접 고용효과 창출을 기대했으나 여러 현안 문제에 부딪혀 중단됐습니다. 특히 관광학도, 호텔리어들의 아쉬움이 컸는데요. 광주 지역이 워낙 경쟁력도 약하고 수익 구조를 맞추기 어려워 대기업이 접근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지역 특성상 주말 그리고 성수기라고 불리는 4, 5월 또는 9, 10월에만 행사가 집중돼 있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보는데요. 수지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비, 성수기 구분 없이 꾸준한 관광객 유치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구은영 광주, 전라도 지역에는 기업체가 거의 없어요. 제가 세일즈 & 마케팅을 20년 가까이했지만 이런 마켓믹스는 처음 봤어요.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죠. 대도시 같은 대기업도, 공장도 없고, 엔터테인먼트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태국, 말레이시아에 광주를 홍보하러 간 적이 있는데 다들 중국에 있는 광저우냐고 얘기하더군요. 광주를 잘 아는 태국 여행사 직원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광주를 3번이나 방문했다고 하기에 광주의 매력에 대해 물어봤어요. 그가 “광주를 알게 되면 계속 가게 될 거야”라고 말했죠. 그만큼 매력이 있는 도시인데 해외에 홍보가 전혀 안 돼 있어요.
물론 국내에서의 인지도도 약하죠. 천년의 역사를 지닌 만큼 문화적인 콘텐츠도 없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활용을 못 하는 부분이 있죠. 제가 광주에 와서 사찰도 많이 돌아봤는데 경상도, 경기도에는 없는 다양한 사찰들이 존재해요. 역사적, 지리적 지나간 시간이 다르니 이곳도 매력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인들은 국내 유명 사찰을 보기 위해서는 경주의 불국사, 강원도의 백암사를 가죠. 이곳에는 그에 못지않은 백양사, 대흥사, 화엄사, 송광사 등 다들 삼국시대 사찰들이 많아요. 많이들 오시라고 마케팅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는 관심이 좀 덜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봤을 때는 안타까운 일이죠. 개인이 다 할 수 있는 일들은 아니죠. 구심점이 돼서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홍보를 하고 다 같이 협심해야 하는데 그렇게 끌고 나가는 곳이 없어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광주, 전라 지역의
호텔산업 호재 및 악재
이정호 광주, 전라 지역의 호텔산업에 있어 그동안의 발자취를 살펴보려 합니다. 각 호텔 총지배인님들이 호텔을 경영함에 있어 어떠한 호재 및 악재가 있었을까요.
윤일선 영산재는 기존 호텔과는 다르게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했습니다. 전통호텔이기에 가능했고 무안 공항에서 중국 관광객이 들어오면 영산재로 많이 오셨습니다. 현재는 사드 때문에 영향을 받아 무안공항을 운영하지 않아 이전처럼 들어오지는 않는데요. 앞으로 무안공항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들어서 올해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병갑 2015년도에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는데 광주는 그때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방역에 있어 철저히 하겠다고 담당자를 설득했고 행사 또한 잘 마무리해 위기를 현명하게 넘겼죠. 그 당시의 매출을 보니 오히려 올랐더군요. 앞으로도 이러한 위기가 다가왔을 때는 전의 경험을 되살려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액션을 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류중삼 사드의 영향을 받은 지가 몇 년이 지났죠. 풀린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광주에는 그러한 여파가 미미한 듯하네요.
조 피터 성규 그나마 최근 호재라 한다면 나주 혁신도시에 16개의 기관(한국전력공사, 농어촌 공사, 전력거래소 등)이 이전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전으로 숙박 및 행사가 증가했고 2015년부터 3년째 이어오고 있는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가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죠. 앞으로의 긍정적인 변화는 2017년 전남 방문 관광객이 5079만, 광주가 673만으로 점차적으로 늘어가는 추세며 구은영 총지배인이 말씀한 바와 같이 정도(定道) 천년을 맞이한 시점에 관광객 5000만 시대를 열어 올해 ‘전라도 방문의 해’ 사업을 통해 전남의 매력 있는 관광자원을 활용으로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으며 눈여겨볼만한 연계상품 및 관광지로는 광양의 와인동굴, 영광 고창의 청보리밭 여행, 장성-정읍 선비 여행, 곡성-남원 심청춘향 여행 등의 코스 등이 있습니다.
이정호 다양하게 광주, 전라도 지역의 호재 및 악재들에 관해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병갑 총괄이사가 말씀해 주신 것처럼 2015년에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유치하고 메르스 사태를 잘 준비한 덕에 오히려 광주가 객실 점유율이 높았습니다. 이외에도 2년마다 열리는 ‘광주 비엔날레’ 또한 성황리에 진행돼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광주를 다녀갔습니다.
내일 이어서 지역 발전 및 호텔업계 상생을 위한 광주, 전라도 호텔_ 오피니언 리더 좌담회-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