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홍의 Hotel Design] 유연한 호텔 공간 만들기, 커튼(Curtain)

2024.06.06 08:36:00

 

디자이너들이 공간과 공간을 구분할 때 제일 먼저 벽(Wall)을 떠올린다. 벽으로 공간을 나누면 형태적, 시각적, 심미적으로 완벽하게 공간을 서로 차단하고 기능적으로 구분한다. 그 외, 공간을 구분할 때 기둥들의 나열, 파티션 세우기, 바닥의 높낮이를 달리 주거나 천정높이 차이를 둬 공간을 형태적으로 구분한다. 또는 같은 공간에서도 음영(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줘 공간을 분리할 수 있고 마감재, 색채, 질감, 가구, 커튼으로도 공간과 공간을 나누고 구분시킬 수 있다. 

 

 

그중에서 커튼을 공간적 요소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요즘같이 건설경기가 안좋을 때 가성비 좋게 시공할 수 있는 요소의 발굴이 중요하다. 커튼은 공간을 변화시키고 기능적으로 구분할 때 매력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으며 다양한 행위 및 유연한 생활을 요구에 부응하고 냉난방하는데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준다.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에 따르면 전 세계 ‘커튼’ 검색량이 작년에 비해 60% 이상 증가했고 시온 마켓 리서치(Zion Market Research) 조사 결과 2030년까지 3.24%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에 ‘커튼’ 관련 콘텐츠 조회수는 859.8m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공간적 요소인 커튼의 다양한 사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공간 속의 공간의 유연한 벽 연출


얇은 소재의 반투명 긴 커튼을 활용해 <그림 1>처럼 천장과 바닥까지 커튼을 설치하고 이어지는 커튼면에 조명을 비춰 부드러운 벽의 느낌을 강조해 보자. 공간에 벽을 세우거나 벽지, 페인트 등을 칠할 필요가 없고 마감의 이음매 없이 커튼의 다양한 색상이나 패턴, 조명으로도 손쉽게 공간을 시각적, 심리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런 연출법은 <그림 2> 호텔의 웰니스 공간, 스파나 로비, 스토리지 공간 등에 활용해 볼 수 있다.  

 

 

다이나믹한 공간 분할


커튼을 활용해 <그림 3>처럼 호텔 내 로비처럼 개방된 공간에 기능이나 이벤트에 따라 공간을 쉽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요즘 호텔 로비는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는데 공유 오피스나 집중이 필요한 업무공간 같이 소비자가 긴장을 풀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을 기대하는 곳에서는 소음 차단 커튼을 사용해 공간을 분할할 수 있다. 또한 컨시어지, 대기실, 개방형 객실에서도 유기적 곡선의 커튼 레일을 설치해 창의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담는 유동적인 공간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다.  

 

 

레이어드 룩 


커튼의 소재는 대부분 패브릭으로 돼 있어 가공성이 쉽고 이어붙이거나 겹쳐서 공간에 설치할 수 있다. 벽처럼 구조가 필요도 없고 공사기간이 길지 않아 손쉽게 공간을 <그림 4>처럼 천정에 레일만 설치하면 유기적인 공간 분할과 창의적인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고 커튼 소재의 투명감과 컬러를 이용해 여러 겹을 사용하거나 서로 겹치는 면의 컬러 블로킹(Color Blocking)을 연출할 수 있다. <그림 5>는 커튼을 서로 길이를 달리해 대조적인 길이의 변화로 공간의 깊이감과 밀도감을 높힐 수 있다. 

 

 

드라마틱한 오브제적 연출


커튼 직물의 유연성과 가벼움을 활용해 커튼 디자인의 전체적인 모양과 형태를 공간에 맞게 연출할 수 있다. 특히 직물의 접힘, 주름, 밸런스를 고려한 <그림 6>은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커튼의 주름, 다양한 드레이핑, 커튼 장식품을 이용해 식당의 4면을 커튼으로 마감했고 드라마틱하고 클래식한 공간디자인을 선뵈고 있다. 두꺼운 밧줄로 만들어진 커튼의 리프트와 주름은 주방에서 일하는 요리사의 모습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거울 패널에 보이는 아치형 창문의 프레임 전망을 보여준다. 

 


<그림 7>은 골조와 설비가 보이는 마감이 안된 흉한 벽이나 천장, 마모 및 파손이 심한 구조를 숨기고 위장하는데 커튼을 사용하고 천장을 골조들을 숨기고 텐트형 커튼을 이용해 강한 볼륨감을 살리면서 전체적으로 드라마틱하고 오브제적인 천장 디자인으로 참신한 라인을 연출할 수 있다.

 

 

야외 캐노피 활용


기능성 커튼 원단을 야외 캐노피에 활용해 외부 환경에서 아늑한 공간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소비자가 야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장려할 수 있다. 여름 시즌을 맞이해 호텔의 테라스 공간에 캐노피를 설치하고 내후성과 자외선 차단의 기능성 원단의 커튼을 준비해 보자.  

 


<그림 8>은 올해 밀라노디자인페어 때 이태리 오르시니 궁전(Palazzo Orsini) 정원에 전시된 아르마니 카사(Armani Casa) 전시공간이다. 캐노피 공간에 커튼을 활용한 공간은 투숙객들에게 야외활동을 유도하고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 


또한 <그림 9>처럼 출입문 쪽에 캐노피를 설치하면 고객들의 자연스러운 동선 유도와 공간의 깊이감 표현, 차양의 역할도 제공한다. 

 

 

침실 캐노피 활용 


호텔의 객실 안에서 커튼은 빛, 통풍의 차단 또는 욕실의 샤워커튼의 경우 물을 차단하거나 가리기 용도로만 생각했다. 여기에 투숙객들에게 좀더 나은 숙면을 제공하기 위해 캐노피 디자인으로 침실을 업그레이드 해보자. 캐노피는 중세시대부터 내려왔으며 인테리어적 효과보다는 실용성을 위해 사용됐다. 객실 안에 프라이버시, 소음과 조명으로부터 차단을 시켜주며 외부의 찬 공기로부터 침실공간의 따뜻한 보온효과를 높이고 흡음 직물 사용을 통해 좀 더 안정적이고 편안한 수면을 도와준다. 2023년 하임텍스틸 전시회에서도 캐노피를 활용한 침대가 호텔 주요 트렌드로 선뵀다. 물론 작은 크기의 객실에는 4면의 프레임이 세워져야 해서 답답한 감이 있지만 큰 평형의 객실에는 충분히 고려한 만한 공간 변화를 준다. 침실 캐노피는 때에 따라 <그림 10>처럼 클래식하고 우아한 공간 연출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커튼은 빛과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창문에 설치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요즘같이 건설경기가 좋지 않고 시공비가 높아진 시점에서 커튼을 적극적으로 건축적 요소로 공간에 녹여, 다양한 시도를 통해 공간을 바꿔보기를 제안한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열과 에너지 줄이는 솔루션 중 하나일 것이다. 


커튼과 조명을 활용하거나 커튼의 높낮이, 커튼의 질감, 두께감, 컬러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고 커튼 주름 연출로 공간디자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 호텔에 사용하는 커튼은 내화성을 꼭 고려해야 하며 그외 청결성, 자외선 열화, 유분 및 먼지 보유, 소음 흡수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위에서부터

<그림 8>, <그림 9> 아르마니 카사(Armani C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