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찾는 고객들은 말한다. 어메니티는 호텔 경험 중 빼놓을 수 없는 행복이라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호텔에서 마주하는 어메니티는 호텔에서 항상 제공돼 온 것처럼 당연시 생각되지만 실상은 다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호텔에서는 지금의 우리가 ‘어메니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 배스 용품이 거의 마련돼 있지 않았다.
HVS KOREA는 국내 어메니티 서비스의 첫 장을 펼친 기업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한 HVS KOREA 김만재 대표를 만나봤다.
국내 어메니티 시장을 이끄는 부동의 선도기업 HVS KOREA는 미국 A SYSCO COMPANY의 자회사인 ‘게스트 서플라이 아시아(Guest Supply Asia)’의 한국측 파트너사(社)다. 2004년 설립된 이래 하얏트 호텔 그룹, 힐튼 호텔 그룹, 메리어트 등의 세계적 체인 호텔뿐 아니라 국내 특급 호텔과 리조트 등에 꾸준히 호텔 용품을공급해 오고 있다.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매 3~4년 주기로 포장 디자인 및 용기 타입을 세련되고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교체해 주고, 로고 프린팅 서비스 또한 제공한다. 최초 주문 시에는 해당물품 입고까지 약 90일이 소요되나 두 번째 주문부터는 발주 후 7일 이내에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
HVS KOREA는 사업 초기부터 SCM의 중요성을 인지해 서울 근교에 물류 센터를 보유 중이다.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재고 관리와 신속하고 정확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개업 2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에는 모범 중소기업인 표창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부터 수상했다. 또한 4회에 걸쳐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최근에는 업계의 주요 과제인 지속가능한 경영에 발맞춰,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대용량 디스펜서 제품 보급과 함께 볼펜, 종이 빨대, 빗 등의 객실 비품을 수입하며 공급하고 있다.
HVS KOREA 김만재 대표는 경희대학교 정경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코넬대학교의 AMP(최고경영자) 및 PDP(호텔투자 및 개발전문가) 과정을 수료 후 제주 하얏트 호텔에서 경리·기획부장으로 호텔리어 경력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미국방성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 서울 JW 메리어트 등에서 호텔 오프닝부터 경영 전반의 노하우를 쌓았다.
국내 호텔업계에 아직 어메니티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았던 시절, HVS KOREA를 설립하며 첫 사업을 시작한 그는 “관련 법제도 수시로 변하고 환율 변동성도 따져야 하는데 혼자서 하려니 초반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다. 사업을 시작할 때 겪는 문제들인데 예나 지금이나 아마 같을 것”이라며 입을 뗐다. 특히나 “실적을 가지고 오라고 요구하는 곳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 막 사업을 꾸린 업체에게 실적이 어떻게 있겠나. HVS KOREA라는 사명도 많이들 생소해 했다.”고 말했다. 어려움 속에 돌파구는 어떻게 마련했을까? 김 대표는 “정말 열심히 세일즈 활동을 했다. 직접 복사해 만든 회사소개서를 가지고 1년에 200여 개 호텔을 다니면서 구매부, 하우스키핑, 객실 담당자들을 만났다. 그렇게 시작했다. 첫 매출은 50만 원이었다.”라고 전하며 판로를 개척할 때 겪었던 난항을 떠올렸다.
HVS(Hospitality Valuation Services)는 호텔 전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호텔과 레스토랑, 카지노, 공유 숙박 시설, 복합 용도 개발, 골프 코스, 스파 및 웰니스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호텔 자산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제공한다. 또한 부동산 구매 계획 단계에서의 타당성 조사부터 자금 조달, 개발, 소유, 운영 등 전반적인 분야에 걸친 솔루션을 제시한다. HVS가 지닌 지향성을 모델로 삼고자 상호명을 정하게 됐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현재 HVS KOREA의 주력 라인은 불가리(BVLGARI), 살바토레 페레가모(Salvatore Ferragamo), 아쿠아 디 파르마(Acqua di Parma) 등의 럭셔리 브랜드의 배스 어메니티다. 특히 아쿠아 디 파르마는 최근 개장한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스위트룸 전 객실에 비치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에서 지난 3월 게재한 어메니티 관련 기사를 통해 한 차례 만나봤던 김 대표에게 못다 물었던 질문을 몇 가지 건네봤다. 인터뷰 현장에는 작년부터 합류한 김태우 팀장이 동석했다. 튼튼한 클라이언트 풀에 젊은 세대의 니즈까지 더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INTERVIEW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국내 어메니티 브랜드의 수출 판로 되고자 노력 다짐”
HVS KOREA 김만재 대표 & 김태우 팀장
게스트 서플라이 아시아’의 한국측 파트너사(社)라고 했다. 게스트 서플라이 아시아는 어떤 기업이며, HVS KOREA와는 어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태우 관광산업 전반의 운영에 필요한 호텔용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홍콩에 소재하며 아시아 지역 500개 이상의 주요 호텔 및 리조트의 호텔용품을 공급한다. 메리어트 그룹의 자회사로, 어메니티뿐 아니라 린넨이나 바인더, 볼펜 등 호텔에 들어가는 전반적인 물품을 공급하는 곳이다. HVS는 게스트 서플라이 아시아의 한국측 파트너로서, 업계에서 검증된 물품을 국내에 보유한 물류센터를 통해 독접 수입한다. 또한 고객사에 보다 편리하고 원활한 물품 구매 요청, 견적 의뢰, 물류 배송을 전담하고 있다.
수입할 브랜드를 선별할 때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만재 우선은 좋은 성분인지를 따져보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향인지에 대해서도 리서치를 많이 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과 지인들에게 체험하게 한 뒤 피드백을 받아보곤 한다. 100% 소비자의 입장으로 생각을 해보려 하는 편이다. 반대로 호텔 측에서 먼저 원하는 브랜드를 요청하기도 한다. 어메니티에 관심이 많은 오너들이 종종 타 호텔을 방문한 뒤 좋은 브랜드를 접하게 돼 요구하는 경우다. 만일 본사에서 취급하고 있지 않은 브랜드를 원한다고 하면 MOQ(최소주문수량)부터 시작해 국내 고객이 매력을 느낄만한 포인트가 무엇인지 등을 따져본다. 적합성을 판단한 뒤에 취급 여부를 결정한다.
호텔들이 어메니티 브랜드를 선택할 때 가져야 할 기준점이 있다면?
김태우 직접 테스트 해보고 향을 분석하거나 성분, 유기농 여부, 피부 자극성 정도 등 세부적인 카테고리에서의 명확한 스탠더드를 마련해 두면 좋을 것 같다. 국내 경우 아직까지는 백화점 입점 여부가 중요한 선택 지표 중 하나로 제시되기도 하는데, 젊은 소비자들은 브랜드 자체 혹은 웰빙, 환경보호 등이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까지도 세세하게 분석해 본다면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어메니티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1회용품 무상제공 금지법으로 정식 시행된 지 한 달째다. 디스펜서로의 전환과 관련해 국내 호텔들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김만재 지금은 전환기다 보니 서울 소재 브랜드 호텔이나 지방 호텔이나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HVS KOREA에서 어메니티를 공급하는 호텔들을 보면 대용량 어메니티가 도매형으로 나오다 보니 사용에 불편함이 많아 다시 용기 디자인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도난을 방지한다고 잠금장치를 마련하거나 벽에 부착하기 위해 따로 홀더를 제작하는데, 결국에는 편하게 비치해놓는 식으로 바꿔 나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최근 언론에서 다룬 기사들에 따르면 많은 고객들이 비치용 어메니티를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태우 아무래도 코로나 시기를 겪고난 후에 위생관념적 부분에서 내 것과 남의 것에 대한 구분이 더 크게 생겨 그런 인식을 갖게 된 것 같다. 마스크를 예시로 들고 싶다. 우리가 서로의 마스크를 빌려 쓰고 싶지 않은 것처럼 위생물품을 공용으로 사용하기를 꺼리는 게 아닐까.
김만재 그렇다. 하지만 호텔에서 제공하는 어메니티 디스펜서가 비위생적이라거나, 그 안에 이물질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반드시 잘못된 오해라 짚고 넘어가고 싶다. 위생 관리에 있어서는 각 호텔들마다 자체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너무 지나치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의 어메니티 트렌드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향후 몇 년 내 어메니티 시장 전망은 어떤가?
김만재 최근 국내에서는 자체적으로 어메니티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단지 내수용으로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해외로 딜리버리 시스템을 마련하려 준비 중인 호텔들이 꽤 있다. 이것이 잘 기반화되면 우리나라도 해외에서 일방적으로 수입만 하는 게 아니라 역으로 수출을 하게 되는 제품들이 많아질 것이라 판단된다. 그것이 또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고. HVS KOREA가 수출의 판로를 개척하는 데 또 한 번 일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하반기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김태우 매 분기가 중요하나 이번 하반기는 코로나 이후 정상화된 만큼 특히나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올해 여행객 수가 더 늘어날지 줄어들지 아직 예측할 수 없기는 한데, 이에 맞춰 새롭게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춰 나아갈 예정이다. 다가올 6월에 있는 코리아호텔쇼에도 참가 예정이다. 새로운 제품도 많이 선뵐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