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수의 세계음식여행] 하노이의 크리스마스 & 2023 한국 미식 주간

2024.01.21 08:44:51

 

 

한해가 저무는 12월은 호텔업계가 가장 바쁜 시기다. 이르게는 8월 여름 성수기가 끝나갈 즈음 무렵부터 12월 크리스마스 준비를 시작한다. 특히, 베트남처럼 엔터테인먼트의 인프라가 넉넉치 못한 나라에서는 특급호텔 간 경쟁이 더 치열하다. 다른 호텔보다 먼저 콘셉트를 정하고 필요한 MC, 뮤지션 등을 미리 섭외하지 못하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호텔과 함께 하노이의 크리스마스를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가봤다. 

 

 

하노이의 크리스마스 


Hang Ma Street과 Hang Ruoi Street가 교차하는 곳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가들은 항상 계절과 특별한 행사 시즌에 맞춰 갖가지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를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10월 중순부터 각종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 아이템 등을 진열하고 판매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곳에 가면 하노이의 경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필자가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복잡한 거리를 구경한 후 하노이 특급호텔들의 크리스마스 데코와 이벤트 준비 상황이 궁금해 발길을 재촉했다. 먼저 찾은 곳은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 폴 호텔과 지난 7월호에 소개한 하노이의 랜드마크 호텔이다.

 

 

이곳은 호두까기 인형으로 호텔 정문을 꾸몄고 과하지 않게 깔끔하며 조용하게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호텔의 역사와 품격에 맞는 데코가 필자를 반겼다. 붐비지 않는 내부 정원을 들러보고 이곳저곳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한 후 발길을 길 건너에 위치한 카펠라 호텔로 옮겼다. 

 

 

오픈한 지 1년밖에 안된 호텔이라 개인적인 기대감이 컸는데 우선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건물 외곽에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카페였다. 아기자기한 카페에서 다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쿠키,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쌀쌀한 요즘 하노이 날씨에 외부 발코니에서 따뜻한 커피나 Mulled 와인, Pain D’Epices 케이크 한 조각을 즐긴다면 딱 좋을듯 했다. 


필자는 바쁜 일정으로 인해 패스하고 바로 발길을 호텔 내부로 옮겼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실내 분위기에 카메라가 쉬지 못하고 바삐 움직여야 했다. “LAST TRAIN ON NEW YEARS EVE.” 호텔 콘셉트에 충실한 크리스마스 스페셜 세트메뉴와 뉴이어 세트메뉴 광고가 눈길을 잡았다, 

 

 

이어서 바로 길 건너 있는 이태리 식당으로 갔다. 이곳은 예전에 이태리 대사관이었던 건물을 레스토랑으로 사용 중인데 특이하게 이태리 스쿠터 브랜드인 베스파로 식당을 꾸몄다. 베스파 스쿠터와 헬멧, 그외 굿즈들과 크리스마스 트리의 조화는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개인적으로 이태리 음식을 가장 좋아하므로 꼭 재방문 의지를 되새기며 발길을 멜리아 호텔로 옮겼다.

 

 

김정은의 방문으로 유명한 멜리아 하노이 호텔. 이곳은 처음으로 방문했는데 아담한 로비와 로비 왼편에 위치한 로비 라운지, ‘Mosaico’라는 지중해 풍의 음식을 콘셉트로 한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한쪽 벽면에는 이곳을 방문한 각국 정상들의 사진이 있었다.

 


잠깐 쉬어가기 위해 서호에 위치한 ‘MAROU’라는 초콜릿 카페로 갔다. 이곳은 프랑스 셰프가 베트남 로컬 초콜릿을 이용해 다양한 디저트를 만드는 곳인데 하노이에 거주하는 많은 주재원들이 즐겨 찾는 카페로 하노이 방문 시 꼭 들려볼 만하다. 

 

 

다음으로 발길을 옮긴 곳은 JW 메리어트 하노이, 이곳은 크리스마스 마켓 이벤트로 유명하다. 로비에서부터 아래 연회장까지 온갖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도배를 해 어느 곳보다 특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끝으로 소개할 곳은 인터컨티넨탈 랜드마크72다. 이곳에 가면 정문에 대형 곰인형이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으며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색다른 곰인형과 크리스마스 트리가 눈길을 끈다. 1000개의 곰인형으로 만든 트리 앞에서 많은 베트남인들이 사진 찍기에 바쁜 움직임을 보인다. 그 안쪽에 있는 Festive Shop에서는 곰 인형 판매는 물론 다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쿠키, 와인들을 판매하고 있으니 꼭 한번 들러보길 바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가 위치한 62층으로 올라가면 멋진 하노이 전경과 함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데코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62층에 위치한 3 SPOONS는 신선한 해산물, 베트남 로컬 음식, 이태리 음식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며 스텔라 스테이크 하우스, 스텔라 테판야끼, 하이브 라운지, Q Bar 등의 다양한 아울렛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터컨티넨탈 랜드마크72 호텔에서 진행된
2023 한국 미식 주간(Korean Gastronomy Week Event)  


2023년 11월 30일부터 12월 9일, 10일간 인터컨티넨탈 랜드마크72 호텔에서 의미있는 행사가 마련됐다. aT와 한국 임산물 서비스, 한국 문화원이 후원한 2023 한국 미식 주간이 그것인데, 행사 취지는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임산물, 즉, 곶감, 대추, 잣, 산양삼, 더덕, 도라지, 각종 산나물의 판매 촉진을 위해 마련된 행사다. 베트남에서 한국 식재료는 고품질로 통하며 부유층 위주로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가운데 사진 - 이준 셰프(좌)와 필자


이번 행사에는 한국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인 스와니예의 이준 셰프가 오프닝 갈라 런치 행사를 준비했으며 청주대학교 서정운 교수가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을 소개했고 김치 명인인 이선희 셰프, 궁중요리 연구원의 최향란, 강효성 셰프가 와서 김치, 산나물, 약식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다. 그 외 아시아 TOP 50 BAR 중 한 곳인 SOKO SON의 오너 바텐더가 참여해 훌륭한 칵테일을 선보였으며 한국 위스키인 기원 위스키의 창업자인 도정한 대표가 워크숍을 함께했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한국 식재료와 문화를 베트남 하노이에 알릴 수 있는 시간이어서 매우 뜻깊었다.


한국의 음식과 식재료가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많은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