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Review 2023] 엔데믹 선언된 2023년, 끝은 아닐지라도 변화에 대처하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 돋보여

2023.12.15 09:00:00

 

2023년 5월, 우리나라 정부는 엔데믹을 선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팬데믹이 선언된 이후 어언 3년 만의 일이다. 4월 1일을 기준으로 특별여행주의보가 해제됐고, 6월 1일부터는 잠정 중단한 무사증 입국제도와 단기 방문 및 전자 비자 발급이 다시금 시행됐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곁에서 영영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코로나19는 진행 중이며, 예방 수칙과 안전을 위한 방역 조치는 계속되고 있다. 비록 완전한 종식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다시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텅 빈 골목 골목마다 사람들이 북적이고, 도시는 다시금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 팬데믹으로 억눌렀던 보상 소비 심리를 한 방에 날려버리려는 듯 국내외 관광객 수도 폭증했다.

 

호텔업계 또한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한 해를 보냈다.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해 인력난 속에서도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지속가능한 경영과 친환경 실천을 통해 변화에 대응했다. <호텔앤레스토랑>에서 다룬 2023년 한 해 동안의 이슈를 통해, 업계가 걸어온 다양한 도전과 변화의 길을 돌아보고자 한다.

 

 

하늘길 열리며 시작된 인바운드 경쟁

한국의 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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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는 팬데믹으로 침체한 국내 여행산업이 회복의 기색을 보였다. 다양한 국가들이 인바운드 관광을 재개해 경제 회복을 기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 3월 「내수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다양한 정책을 펼쳐 인바운드 여행을 촉진했다. 내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는 특화관광상품을 발굴 및 육성하기 위한 우수관광상품 공모전을 열었다. 또한 인바운드 여행사 대상으로 고용 유지 지원금을 지원하고, 관광취약계층의 여행활동 지원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3년과 202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해, 전 세계 15개 도시에서 한국 관광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K-관광 로드쇼를 진행했다.

 

항공업계도 회복을 위해 도약했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이전 전체 국제선의 절반을 차지했던 일본과 중국 노선의 정상화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국제선 증편과 동시에 지방공항 취항, 환승 관광 재개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제선 기준 올해 7월까지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의 여객 실적이 2978만 명을 기록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대비 71%의 회복률을 보였으며, 성수기인 8월에는 전년 대비 95% 수준인 일일 여객 19만 명 선까지 돌아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공항공사가 인바운드와 환승 관광의 수요를 선점하고 동북아 지역의 허브공항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실시하는 한편, 항공사들도 인바운드 고객 유치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경영 실적 회복에 나섰다. 한류스타 마케팅을 통해 일본, 중화권, 동남아시아의 인바운드 여객 수요를 유치해 온 제주항공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로 해외 여행자들의 한국 여행 심리를 자극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사드 보복 이후 6년 만에 완전히 허용됨으로써 이들을 맞이하기 위한 LCC 노선 확대와 인바운드 유치 경쟁 또한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가 지나치게 컸던 탓일까? 중국이 한국 단체여행을 허용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유커’ 효과는 크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반등을 기대한 면세업계는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인 여행객 유형이 기존 단체관광 위주에서 개별관광으로 바뀌었고, 소비 패턴도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년 중국 MZ세대 소비 패턴 및 여행 행태 분석'에 따르면, 중국 MZ세대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관광지를 보는 ‘특전사식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관광지 중심의 전통적 여행이 아닌 ‘테마’와 ‘체험’을 중시하는 여행을 즐긴다. 교통 및 숙박의 방식도 다양화돼 이전의 여행 유형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볼 수 있겠다. 유커 특수를 누리던 면세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다.


반면 카지노 산업은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실적을 이미 회복했다. 이에 숙박 이용객들도 늘어나 호텔업계 또한 실적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실질적인 매출 회복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며, 코로나19 이후 업계를 떠난 핵심 인력들이 돌아오지 않아 영업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호텔업계는 코로나 기간 악화한 숙박 인프라 컨디션과 회복되지 않은 불안정한 체계로 숙박업 분쟁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단체관광 여행객을 맞이할 숙박업소가 부족하다는 등 수용 태세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다양한 콘셉트로 새로운 고객층을 유혹하다
MZ세대와 알파세대 사로잡는 호스피탈리티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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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호텔과 외식업계는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춰 MZ세대와 알파세대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에 주목했다.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콘셉트를 통해 소비자를 유혹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호텔업계에서는 독특한 테마를 살린 다양하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풀 파티를 시작으로, 인기 브랜드나 인플루언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새롭게 시도했다. 엔데믹 선언 이후 재개된 풀 파티는 버블 파티와 불꽃축제, 가족 단위의 고객들도 즐길 수 있는 키즈 풀 파티 등으로 다채롭게 기획됐다. 반면 인기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한편 SNS에 친화적인 환경 또한 조성했다.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스팟, 독특한 디자인, 가상 현실(VR) 기술의 적용 등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홍보와 고객 유치에 힘썼다.

 

외식업계는 취향의 세분화에 더욱 주목했다. 맛과 영양뿐 아니라 음식과 식당의 콘셉트를 결합한 ‘이야기 식당’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으며, 한우 오마카세, 커피 오마카세 등의 수요가 대폭 증가했다. 한편 비건의 대중화가 이뤄지며 외식업계에서도 다양한 비건 옵션을 제공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여행의 편리성이 강조된 앱 기반 여행과 챗GPT를 활용한 여행계획서비스가 주목받았다. AI의 활용으로 여행자는 취향에 맞춘 일정을 손쉽게 세울 수 있어 편리성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서 주로 활용된다. MZ세대는 많은 정보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얻길 원한다. 때문에 여행 정보를 간결하게 전달하는 숏폼 콘텐츠의 중요성 또한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국내 호스피탈리티업계의 노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MZ세대와 알파세대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다양성과 차별성이 부재하면 바로 경쟁에서 소외되는 실정이며,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의 도입 역시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 업계가 더 나은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마냥 달려가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과 차별성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향상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야 알파세대 이후 또 다른 세대가 등장할지라도, 기존에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디든 붙일 수 있는 만능 단어 ‘K(Korea)’
K-콘텐츠의 무한 확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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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K-컬처의 시대다. 에어비앤비가 미국을 제외한 2022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이용자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전 세계 관광객이 가장 많이 검색한 여행지 4위에 올랐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소비되던 한류가 ‘K-컬처’로 성장한 것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이병민 교수에 의하면 “적절한 시기와 생태계 매칭이 이뤄낸 결과”며, “비영어권 국가에서 이렇게 독자적인 발전을 이룬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성과”라고 덧붙였다. 영화, 드라마, 웹툰 등 특히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K-콘텐츠의 노출은 궁극적으로 한국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실제로 방문해 보고 싶은 관광의 니즈를 자극하고 있다.

 

한편 ‘K-콘텐츠’ 열풍의 호재를 맞이한 관광업계와 발맞춰 국내 호텔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객실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자체 콘텐츠의 확장성 또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종종 접목하던 K-Pop과 K-푸드, K-드라마를 단순히 프로모션에 접목하는 정도를 넘어 다른 콘텐츠와도 유기적으로 연계하며, 기존에 볼 수 없던 K-컬처, K-패션, K-아트, K-게임, K-관광 등 새로운 영역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이 부킹닷컴과 협업해 진행한 프로모션은 가수 강다니엘의 솔로 데뷔일을 기념해 기획됐다. Y2K 콘셉트로 꾸며진 객실에서 투숙객은 노래방 시설을 즐기며 한국의 분식을 먹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밖에 다양한 서비스 제공과 함께 강다니엘의 영상 편지와 생방송 음악 방송 ‘엠 카운트다운’ 1열 VIP 티켓이 특전으로 포함됐다.

 

조선 팰리스는 고급스러운 한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6종의 인룸다이닝 한식 메뉴를 추가했고 파크 하얏트 부산은 부산의 대표 음식인 ‘낙곱새’에 랍스터를 추가한 신메뉴와 주류를 함께 판매하는 세트를 출시했다. 경주의 코오롱호텔은 천년고도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재단장을 했다.

 

목시 서울 인사동은 한복 체험을 할 수 있는 패키지를, 더 플라자는 고궁 투어 패키지를 선보여 K-문화의 가치를 결합한 숙박 경험을 선사했다. 시즌에 맞게 비슷한 프로모션을 준비하던 호텔업계에 K-콘텐츠는 새로운 효자 아이템이자 업계 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K-컬처의 부상을 마냥 황금알 낳는 거위나 무한동력쯤으로 여겨선 안 된다. 트렌드는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다. 이 변화에 뒤처져 시의적절함을 잃게 되면, 인기는 급속도로 하락할 수 있다. 문화가 이러한 휘발성에 얽매여 있을 때 그 안에 감춰진 진정한 가치와 깊이 있는 메시지는 쉽게 간과되기 쉽다. K-컬처의 급격한 상업화는 한국 문화의 표면적인 면만을 강조해 외부로 전달되는 이미지가 한층 단순해지고 왜곡될 우려가 있다. 문화가 단순한 상업적 재화로 여겨지면 그 진정한 가치는 희석되기 마련이므로 지속가능한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한 고민의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손님은 밀려드는데 준비는 미흡해
관광 인프라의 더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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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로막았던 하늘길도 열리고, 인바운드의 빗장도 완전히 풀렸다.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물밀듯 밀려 들어오며 관광산업에는 어느 정도 활기가 돌아왔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국내 인바운드 정책과 행정이 제대로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엔데믹의 관광 수요를 대비하고자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는 ‘K-ETA(전자여행허가제)’를 2021년 9월부터 시범 운행했다. K-ETA는 대한민국에 사증 없이 입국할 수 있는 국가의 국민이 대한민국을 방문 시, 입국 전 여행 정보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는 제도다. 여행 절차의 간소함을 목표로 하지만, 비자보다 까다로운 심사로 인해 본래의 취지와는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필리핀과 중국,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여행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무부는 지난 7월 K-ETA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확대하고, 17세 이하의 청소년과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또한 언어 지원 서비스를 일본어·태국어·중국어 등 6개 언어로 확대하는 등 제도개선을 꾀했지만, 아직 그 실용성은 미지수다.


한편 K-관광 브랜딩을 견인할 인프라의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 6월, <호텔앤레스토랑>은 한국 관광 인프라의 재건과 인바운드 활성화 방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특별 좌담회를 기획했다. 대안관광컨설팅 ‘프로젝트 수’의 정란수 대표는 정부에서 먼저 3000만 유치를 천명하고 이를 따라야 하는 수순이 되고 있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실정을 지적했다. 3000만 달성을 위한 전략 및 방향성 또한 부재하는데, 숙박시설 부족을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들었다. 서울 한정으로 3000만을 유치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객실은 약 6만 개 정도가 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서울에는 5만 9000개의 객실밖에 운영되지 않는 데다 이마저도 절반은 내국인 호캉스 수요로 제외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객실이 부족하면 결국 에어비앤비와 같은 대체 숙박업소를 이용하게 될 텐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불법 업소나 안전성에 대한 문제의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경비 지원 공모와 같은 여러 지원 사업이 지속가능한 상품 개발에 노력한 여행사보다 저질 덤핑 관광을 공급하는 업체의 회생 기회로 전락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관광통역 안내에서도 언어권별로 회복세가 달라 상당수가 일터로 복귀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에프엔에프코리아’의 김은숙 대표는 복귀한 안내사가 많지 않은 한편 관광객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어 안내사 임금 테이블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가진 안내사에게는 그에 합당한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현재 인력 부족으로 임금 수준에 맞지 않는 안내사를 고용해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는 불법 가이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져 자칫 국가의 이미지를 손실할 수 있는 우려를 안고 있다.

 

프리미엄과 VIP 럭셔리 타깃의 인바운드 여행사 ‘티퍼센트’의 홍윤하 대표는 국내 인바운드의 고질적인 문제로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저부가가치 관광의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럭셔리관광 시장에도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진 만큼, 이제는 파급력이 높은 바이어와 시장을 대상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해 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3000만이라는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박인숙 회장의 입장이었다. 그는 관광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고 자생적으로 건전한 질적 성장을 이루는 과정이 중요한 때임을 설파했다. 

 

숙박시설의 확충부터 K-관광 브랜딩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한 논의가 오간 가운데, 인바운드를 살려 관광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삼고자 한다면 중앙정부 산하의 컨트롤타워가 마련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중론이었다. 또한 관광객 유치의 역할은 결국 인바운드 여행사의 몫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 체감하는 정책이나 행정은 현실과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실정으로, 의미 없는 조치와 답보상태를 반복하기보단 산업의 생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신속한 정책 마련과 제도의 정착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인력난
대안으로 떠오른 외국인 노동자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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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탈리티업계는 최근 몇 년간 인력난에 직면해 왔다. 코로나19 이후 현장을 떠나게 된 인력이 되돌아오지 않는 문제도 있지만, 업계의 불안한 고용 상황은 인력 확보를 더디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업계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조처를 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그중 한 가지다. 현장에서는 구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취업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을 유도할 각종 정책과 행정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호텔업계는 올해부터 ‘전문직 취업(E-7)’의 채용이 2명에서 5명까지로 확대됐다. ‘방문취업 동포(H-2)’의 고용은 4, 5성급까지로 확장됐다. ‘외국인 유학생(D-2)’의 시간제 취업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는 주중 최대 25시간으로 근무 허용
시간이 늘어났으며, 주말이나 공휴일, 방학 기간에는 풀 타임 고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인력난에 시달리는 호텔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외국인 근로자 고용의 확대로 빚어지는 불법체류 이슈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를 제대로 단속하는 한편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제도는 현 상황에 맞게 완화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종합적으로 고려하자면 정부는 수순에 맞는 정책적 대안을 빠르게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호텔업계에서도 교육 및 규제 혁신, 외국인 노동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지원 시스템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만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인력을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지점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에 있다. 호스피탈리티산업은 기본적으로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과 친절한 태도를 필수로 한다. 이것은 고객뿐 아니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 사이에서도 필요한 자세다. 직원 개개인을 존중하고 성장을 독려하는 문화를 구축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자부심을 가지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인적 자원의 적극적인 관리와 발전은 호텔업계가 미래에도 지속해서 성공적인 경영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
호텔 DT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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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인력 감축으로 직면한 인력난에 여전히 몸살을 겪고, 급증한 인바운드 트래픽에 대비할 인프라는 미흡해 진정한 환대의 본질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탄력성을 되찾고자 올해에는 다방면으로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 시도가 일어났다. 다양한 국가에서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DT를 선보이고 활용하는 가운데, 각 국가 혹은 호텔의 특징에 맞춘 DT가 적용되는 추세다. 특히 외국인 고객이 많은 나라에서는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럭셔리한 관광객이 많은 호텔에서는 더욱 나은 편리함을 선사하기 위해, 비즈니스 출장객이 많은 나라에서는 비즈니스 고객에게 적합한 DT를 선보이는 등 그 모습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호텔산업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었을까? <호텔앤레스토랑>에서 1년간 다른 DT 관련 기사를 살펴봤다.

 

#메타버스와 버츄얼 휴먼, 머나먼 현실 혹은 가까운 미래

 

메타버스는 팬데믹 시기 여러 호텔에서 다양한 모델 및 기업과의 협업을 선보이며 영역을 개척했다. 메타버스가 하나의 세계관이라면, 최근에는 이 세계관을 종횡무진하는 ‘버추얼 휴먼’이 트렌드를 이끌었다. 롯데홈쇼핑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루시’는 롯데호텔 서울의 을지산책을 거닐며 백태원, 한봉호, 박선기 작가 등의 작품을 즐겼다. 로커스 엑스에서 탄생한 호곤해일 남매는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의 수영장을 방문한 SNS 이미지로 이슈를 모았다.


새로운 기술과 접목한 무한한 마케팅의 시장이 열렸지만, 메타버스를 주력 사업으로 미는 곳이 아닌 호텔이 메타버스 세계관을 보여주기에는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선 호텔은 각 방, 로비, 레스토랑 등 섬세한 공간 디테일이 중요한데, 이를 가상 세계에서 재현하는 것은 완성도 측면에서 기술적 한계가 있다. 현실을 실감나게 전달하려면 햇빛, 색감, 공간 감각 등을 표현해야 하나 아직은 완벽하게 구현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호텔과 같이 공간 디테일이 중요한 업종에서는 메타버스를 주력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 개발기업인 CitizenM은 지난 4월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에 가상 호텔을 세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신진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NFT 예술품 제작 또한 염두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판매되는 NFT를 할인권이나 무료 음료 쿠폰 등과 연계시켜 실제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끔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 속에 호텔만의 콘텐츠를 담은 게임이나 이벤트를 만들고 시즌마다 새롭게 패치하면 호텔의 홍보가 저절로 될 뿐만 아니라, 방문자 수가 많아질 시 부분 유료화해 다른 수익 모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호텔업계가 메타버스와 버츄얼 휴먼을 활용해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쳐나갈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호텔의 디지털 전환, 인력 대체가 아닌 인사이트를 주는 것

 

업계의 지속되는 인력난은 더욱 빠른 디지털 전환을 요구한다. OTA가 발전하며 채널을 관리할 수 있는 매니저 시스템이, F&B 업장에서는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가, 객실에서는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가 도입되며 영역을 확장 중이다. 특히 객실의 경우 키오스크와 스마트 도어락, 호텔의 정보를 확인하고 셀프 체크인이 가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룸 태블릿 등 IoT를 결합한 여러 시스템 솔루션이 개발돼 편리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며, MZ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DT가 전 연령층으로 확산한 영향이기도 하다.

 

한편 사람의 판단이 중요시되는 공간이던 F&B 업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약은 플랫폼을 통해 받고, 음식 서빙은 서빙봇이 해준다. 많은 호텔에서 이미 F&B 업무의 데이터화에 주력 중이지만 데이터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공간은 주방이다. 주로 구전되는 레시피를 하나의 데이터로 수집, 각 식재료에 어울리는 조리 방식을 기재하는 등 주방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그 변화가 미비하다. 음식의 식재료나 맛, 향 등의 섬세한 조절을 다룰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이 덜 구축된 데다가, 높은 수작업과 노동의 투입이 필요한 직무 특성이 원인이다.

 

데이터온 오세정 대표는 인력을 구하지 않고 모든 것을 기계로 대체하기 위한 기술로 DT가 자리해서는 안 됨을 지적한다. DT를 통한 결과물이 오히려 사람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그 인사이트를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호텔이 지니고 있는 모든 정성 서비스를 기술이 대체할 수 없으며, 어디까지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이점에 주목해 더욱 효과적인 DT를 구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RPA와 긱 워커 플랫폼의 등장, 다시 쓰는 업무의 패러다임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매월·매주·매일 파악해야 하는 투숙률 및 주변 호텔과의 데이터 비교 분석 등 단순 반복 노동이 많은 업무 환경에도 ‘RPA(로봇 알고리즘 자동화 처리 기술)’가 도입됐다.

 

호텔의 경우 RPA의 도움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부서는 재경부, 예약실 부서다. 자동화된 전출입, 매출 등의 리포트를 통해 수익 전략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RPA는 분석이나 전략 마련을 위한 기본 툴의 개념이다. 기술을 통해 좀 더 스마트한 업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편 하우스키핑 영역에도 DT가 적용되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하우스키핑업계 또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많은 하우스키핑 종사자가 호텔을 떠나 퍼블릭한 공간에서 업무를 진행하려고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업계의 인력난은 전통적 프로세스가 원인이기도 하다. 뭐든지 빠른 변화를 경험하는 현대사회에서 오프라인 기반의 수동적 프로세스는 시간과 수익 측면에서 모두 비효율적이다. 그 때문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기존 인력을 다른 방향으로 활용할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우스키핑 긱 워커 플랫폼인 ‘열한시’는 숙박시설 하우스키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테크 스타트업이다. 호텔업계 최초로 선보인 하우스키핑 매니지먼트 시스템 H.M.S.는 일일이 수기로 작성했던 각종 비품을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등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직원의 역량 평가 및 객실 내 비품 현황을 모바일 기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인모바일HR매니저는 초단기 근로자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계약직, 단기 근로 형태를 띠고 있는 하우스키핑의 임금 지급 절차 또한 간편해졌다.

 

세계적인 흐름으로 볼 때 긱 워커는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과 효율화된 업무 프로세스가 합세해, 하우스키핑업계의 업무 패러다임은 새롭게 규정되고 있다.

 

#폐기물의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한 호텔 되기

 

기후변화의 시대에 폐기물 처리는 가장 중요한 숙제로 떠올랐다. 다양한 기업에서 또한 폐기물 처리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이며, 처리 시스템 또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호텔은 산업 폐기물이 다량으로 쏟아지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폐기물을 배출하는 기존의 방식은 아날로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호텔을 비롯한 사업장은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작한 ‘올바로시스템’을 활용, 폐기물 관련 리포트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업무가 수기로 이뤄지고, 배출량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대장 관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이 제시됐다. ‘업박스(UpBox)’는 폐기물을 수거해 처리장으로 운반, 데이터화까지 시켜주는 폐기물 수집·운반 토탈 서비스로, 폐기물 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해 증감 추이를 분석할 수 있다. ‘리와인드’는 생분해 일회용품을 제작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플라스틱 제품 회수까지 진행하는 기업이다. 시청 등에 보고할 때 참조될 만한 데이터 및 내부 보고 용도의 데이터를 제공해, 보고서 작성에도 효율적이다.

 

국내의 호텔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친환경 캠페인을 실천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는 한편, 미국이나 유럽 등 다수의 나라에서 또한 폐기물 DT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얼마나 올바르게 폐기물을 디지털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전 세계적인 이슈다. DT는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흐름이며, 현재 호텔업계를 넘어 전 산업이 4차산업혁명에 따른 데이터 기반의 사고, 디지털 전환 솔루션 및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여념이 없어 보인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이 걷히지 않은 데다가 한국의 경우에는 아직 초기 단계라 살펴볼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다.

 

한국 호텔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부상했다. 자동화 기술, 예약 시스템의 개선, 스마트 서비스 도입 등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일부 호텔에서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투자와 적용이 미흡한 경우가 많아 전반적인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의 과제도 남아있다. 높은 수준의 디지털화는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가져올 수 있다. 더욱 안전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
호텔업계의 ESG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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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특히 호텔업계의 지속가능한 경영 및 친환경 인프라 전환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돋보인 한해였다. 1회용품 무상제공 금지 규제에 따라 어메니티의 형태를 바꿔나가고 있으며, 그린카드 제도, 업사이클링, 친환경 패키지 및 캠페인 등 다양한 실천을 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폐기물 관리를 개선하며, 지속가능한 식재료 및 자재 사용을 촉진하는 것 또한 대표적 예시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호텔 경험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해주던 어메니티를 제공받을 수 없게 되자 불만을 표하는 고객도 생겨났다. 고려대학교 소비자 심리연구실 ‘cplab.’이 호텔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얻은 소비자 행동 분석 자료에 의하면, 호텔은 편안함, 고급스러움, 나를 위한 소비를 떠오르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친환경은 아직 불편하고 고급스럽지 않으며 나보다는 환경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호텔과 친환경 이미지가 잘 매치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또한 친환경 제품의 품질이 기존 제품보다 낮을 것이라는 인식으로, 호텔에 지불한 금액만큼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때문에 ‘cplab.’의 수장인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성용준 교수는 “호텔은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소비자 심리를 이해하는 일이 선행돼야 하며, 방문객의 평소 친환경 캠페인에 대한 태도, 호텔에 대한 인식, 그리고 실질적인 친환경 행동 실천 간극을 줄일 방안 등을 탐색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고객과 함께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호텔의 자체적인 노력도 동반되고 있다. 불특정다수가 오가는 호텔의 경우 여러 공간에서 막대한 에너지 소비가 발생한다. 직원들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에너지 절감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에 노후화된 장비는 교체하고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도입하는 등,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하는 추세다. 더 플라자는 24시간 전등이 꺼지지 않는 호텔의 특성을 고려해 객실 및 연회장 내 사용하는 전등을 전력 효율이 좋은 LED로 전면 교체해 운영 중이다.

 

롯데호텔은 신규 오픈하는 호텔에 녹색건축물 구성 지원법에서 규정하는 법과 친환경 고효율 설비를 적극 도입하며 탄소 배출량 저감에 기여할 계획이다. 더불어 유휴부지를 이용해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는 중으로, 롯데호텔 울산은 업계 처음으로 태양광 에너지 설비를 구축 완료했다.

 

한편 호텔에서 도입 및 활용 가능한 신재생 에너지로는 태양광 에너지와 수열에너지, 지열 에너지 등이 있다. 태양광 에너지의 경우 신재생 에너지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에너지로, 이미 전환 과정을 밟고 있는 호텔들이 있다. 설비나 금액적인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나, 꺼지지 않는 전기가 늘 켜져 있는 공간의 특성상 메인 전력으로는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그에 비하면 수열 에너지는 바다나 강에 인접해 있는 호텔에서 활용하기 좋은 장점이 있다. 호텔과 같은 큰 건물이나 농가, 산업체 등 대규모로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서 자주 사용하며, 네이버와 카카오, 해외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수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땅에 열교환기를 삽입한 뒤 호텔 내 있는 기계실에 히트 펌프를 두고 지속해서 순환하는 방법으로 지열 에너지를 얻는 방법도 있다. 기존 가스 설비가 화재, 폭발, 누수 문제 등 안전상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지열 에너지 장비는 가스가 아닌 물이 순환하는 구조라 더 안전하다. 하지만 다른 에너지에 비해 지질학적으로 안정된 곳에서 설비해야 하고, 건물과 땅의 지형에 적합하게 설계해야 하므로 적극적인 도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용해야 하는 에너지인 만큼 다른 에너지보다도 섬세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아예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산 기장에서 오픈한 빌라쥬 드 아난티와 파라다이스시티, 포시즌스 호텔 서울과 경포 해변에 위치한 씨마크 호텔이 현재 지열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ESG 실천을 내건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신뢰도 있는 호텔로 다가설 수 있다.


다수의 호텔이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실천하고 그것을 마케팅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ESG의 세 가지 요소 중 ‘환경(Environment)’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호텔업계는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그린’이나 ‘에코’, ‘친환경’과 같은 간단한 조치만을 강조하며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얻으려는 ‘그린워싱(Greenwashing)’ 또한 지양해야 한다. 고객과 함께 책임을 나누는 실천에 앞서, 실제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이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해야 할 것이다.

 

 

 Epilogue  

 

엔데믹이라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불편한 동거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우리는 마침내 열었다. 호텔업계 또한 새롭게 열린 세상에 적응키 위해 도전적인 한 해를 보냈다. 새로 출현한 알파세대와, 주 소비층이 된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콘셉트를 도입, 이른바 콘셉트 전국시대를 맞았다. 반면 K-콘텐츠의 도약과 함께 대대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시도한 정부의 내수경제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관광 인프라의 더딘 회복세와 인력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업계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전략을 통해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해 인력난 속에서도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손님들에게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 역시 업계 전반에 걸쳐 커졌다. 친환경적인 운영 모델과 지역사회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 다양한 실천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와 노력은 앞으로도 더욱 지속될 전망이다.


2024년,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또 한 번의 혁신이 필요하다. 단순히 한 해만 잘 넘기기 위한 궁여지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래를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준비 수순을 마련해야만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도약에 성공할 것이다. 다가오는 2024년에는 더 나은 서비스와 지속가능한 경영을 통해 더욱 성공적인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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