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푸꾸옥에서 근무한지도 햇수로 벌써 4년이 됐다. 이 기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국제 항공편이 2022년부터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목격해왔다. 회복세가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현재 한국(인천), 태국(방콕),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홍콩에서 직항편이 운항 중으로, 항공편 확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동계 스케줄에 푸꾸옥 정기편 증편을 확정한 다양한 항공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푸꾸옥 관광의 새로운 도약 가능성을 논하고자 한다.
대한항공 정기편
2023년 11월 26일을 기점으로 대한항공이 정기편 운항을 재개한다. 이는 푸꾸옥 마켓에서 크게 환영 받을만한 소식이다. 해외 직항편의 경우, 최근까지 비엣젯과 에어아시아만이 국제 노선을 운항하고 있었고, 대형 항공사들은 진입 자체가 없는 상태였다. 대한항공의 취항은 단순히 한국인 관광객 유입뿐만 아니라, 다른 대형 항공사들에게 푸꾸옥 시장의 잠재력을 알려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항공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 항공사들 역시 푸꾸옥으로의 취항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또한 대한항공의 취항은 비엣젯의 서비스 문제로 푸꾸옥 여행을 꺼려하던 사람들에게 푸꾸옥을 편하고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10월 29일 제주항공의 취항을 시작으로, 대한항공(11월 26일)과 진에어(12월 24일)가 푸꾸옥 직항 노선에 가세함으로써, 연말연초에 푸꾸옥을 방문하는 한국인 고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비엣젯도 서비스와 비행기 좌석 등 여러 부분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월 말이 되면, 매일 5편의 항공편이 인천과 푸꾸옥을 오고 가게 된다. 작년 5월 말에 비엣젯 1편으로 시작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이는 한국인 인바운드 수요의 증가를 시사하기도 한다.
기타 항공편
인천발 직항편 외에도, 12월 10일부터 부산에서 푸꾸옥 직항편이 비엣젯 항공에서 취항될 예정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 이외에 부산 및 기타 지방에서도 푸꾸옥을 방문하는 새로운 옵션이 생기면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은 이미 태국, 필리핀, 마카오 등 다양한 국가로의 직항편이 운행되고 있는 곳으로, 이번 신규 노선을 통해 부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 고객들의 여행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엣젯을 시작으로, 다른 한국 항공사들도 속히 직항편을 계획하기를 기대해 본다.
기타 국가
한국발 직항편의 급격한 증가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서도 신규 취항 소식이 있다. 현재 푸꾸옥은 대만을 비롯한 중국 관광객들의 지속적인 증가를 경험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비엣젯 항공은 내년 1월부터 대만에서 푸꾸옥으로의 취항을 계획 중이다. 인도의 뉴델리와 뭄바이에서의 직항편도 내년에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전해졌다.
베트남 항공이 현재 운영 중인 상해-푸꾸옥 노선은 전세기로 운항되고 있어 정기편은 아니나, 여러 항공사에서 상해와 광저우 등의 중국 주요 도시에서 푸꾸옥으로의 정규직항 노선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내년 초 혹은 그 전에 정규편이 증설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외에도, 올해 겨울에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폴란드에서 푸꾸옥으로 전세기가 운항될 예정이다. 이들 전세기 운항은 대규모의 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푸꾸옥을 더 많은 여행객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 인바운드 시장의 가능성
한국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와 함께 중국에서의 인바운드 시장 회복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상해 특별기만이 운항 중임에도, 필자가 근무하는 JW 메리어트 푸꾸옥은 중국 국경절인 10월 연휴 기간 동안 90% 이상의 점유율을 일주일 정도 기록했다. 이렇게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JW 메리어트 푸꾸옥은 중국 고객들에게 打卡地(필수 방문지)로 알려져 인기가 높다. 약 70% 이상의 중국인 고객이 이 호텔을 방문했으며, 상해뿐만 아니라 광저우, 선전, 베이징, 홍콩 등 다양한 도시에서 푸꾸옥을 다녀갔다. 직접 고객들과 이야기하며 알아본 결과 푸꾸옥을 방문하는 루트는 다양했는데, 하노이 또는 호치민을 경유하는 루트가 제일 많았으며, 홍콩이나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방문하는 고객도 꽤 있었다.
이처럼 직항 정규편이 없는 상황에서도 푸꾸옥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의 증가는 푸꾸옥 전반적인 시장 회복을 나타내는 중요한 신호다. 이에 상해 및 광저우발 정규편 직항이 추가될 것을 대비해 사전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인 중국어 버전의 Bonvoy 앱, Ctrip, Fliggy 및 Dianping 등에 호텔 정보를 현지 언어로 업데이트 하는 작업을 10월 이전에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푸꾸옥의 새로운 챕터
2020년 12월, 푸꾸옥에 도착한 이후, 기사를 통해 항상 긍정적인 내용만을 전달하지는 못한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서비스 중단과 팬데믹 이후에도 여행 수요가 매우 천천히 회복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4분기는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와 중국인 인바운드 시장 회복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국내외 관광 수요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태국 및 다른 경쟁 관광지나 국가들이 비자 면제와 관광 혜택을 제공함에 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푸꾸옥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은 다른 휴양지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Condé Nast Traveler>가 선정한 ‘Readers’ Choice Awards 2023’에서 베스트 아일랜드 카테고리에 푸꾸옥을 2년 연속 선정한 것도 그 증거다. 이번 해의 마지막 분기가 2024년 푸꾸옥의 중흥의 시작을 알리는 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