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팬데믹 기간동안 소비자들은 ‘집콕’ 공포증과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극복하기 위해 자연을 실내로 들여오는 플랜테리어 인테리어와 실내공간에서 유일하게 실외를 접할 수 있는 테라스, 발코니 공간을 개조하는데 지갑을 열었다. 소비자들은 스스로의 건강을 살피고 휴식을 취하는 방식에 의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각자 자신만의 ‘진정한 웰빙의 경험’을 추구하기 위해 욕실공간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특히 목욕 콘텐츠는 지난 한 해 동안 크게 발전했고 고급 목욕 브랜드인 소크 선데이(Soak Sunday) 설립자인 티파니 새먼(Tiffany Salmon)은 팬데믹 동안 매출이 900% 증가했다고 전했다.
욕조 속에서 따뜻한 목욕을 즐기는 것은 몸을 씻고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는 기능을 넘어 지친 나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진정시키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도피처이자, 나만의 웰니스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나만의 욕실이야기, 셀프케어 욕실, 스스로 삶에 웰빙을 통합할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을 모색함에 따라 점점 더 건강을 의식하는 마음가짐과 궁극적으로 자기 관리의 안식처로서 욕실에 투자하고 있다.
호텔, 욕실 업그레이드에 투자
팬데믹 이후, 호텔의 욕실공간과 관련해서도 ‘청결과 위생’이 최우선 순위 목록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전 세계적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욕실은 ‘따뜻함과 건강’이란 서비스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Houzz.com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2021년에 욕실 리모델링에 전년 대비 13% 더 지출했고 웰빙, 웰니스의 기능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그중 84%는 샤워기 업그레이드에 투자하고, 49%는 자연 채광을 우선시하며, 23%는 자연을 욕실공간에 끌어 들이기를 원하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제 욕실은 ‘휴식의 장소’로 손꼽히며 심신의 안정, 평온함을 향상시키기 위해 욕실 인테리어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MZ세대들 중심으로 틱톡과 SNS에 #Bathscaping(배스케이핑) #BathRitual(배스리추얼) #SpaBathroom(스파배스룸) 등의 해시태그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많은 인플루언서들도 셀프케어와 배스용품, 향, 뷰티용품을 진열해 놓고 욕실공간을 보여주면서 나만의 자기관리의식, 나만의 욕실 경험을 이야기를 즐겨 올리고 있다. 독일 욕실 브랜드 칼데웨이(Kaldewei)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과거에는 깨끗하고 위생적인 객실 내 욕실을 위한 디자인이 최우선 순위였다만 소비자들은 이제 건강에 대한 중요한 의식과 자기 관리 문화의 증가에 힘입어 오늘날 호텔 투숙객은 기능적인 생리적 웰빙 요구를 충족하는 욕실 공간과 촉감과 평온함을 증진시키는 인테리어를 찾는 중이다. 따라서 이제 호텔을 선택할 때 욕실의 컨디션과 서비스가 우선순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욕실에 기대치가 높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전 세계 호텔시장은 욕실 업그레이드에 투자하고 있다.
다감각적 휴식처인 치유의 욕실
이제 욕실은 투숙객들의 지친 마음과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웰빙 공간으로 자리잡고 욕실 안에 자연적 요소를 끌어들여 온전히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림 1>은 교토 중심부의 위치한 5성급의 쿄토 마아나(Maana) 호텔의 욕실이다. 기존 호텔 욕실과 전혀 다른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돋보이며 기성 욕실제품 및 디스펜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두 수공예로 제작된 욕실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그중 욕실의 하이라이트는 시가라키(Shigaraki) 지역의 도예 장인이 손수 그 지역의 흙으로 만든 욕조다. 이는 단순한 형태지만 기존 세라믹 욕조에서 느낄 수 없는 흙 질감의 자연적 촉감과 수공예의 온기가 깃든 감각성을 강조한다. 또한 전체적으로 톤 다운된 컬러의 무드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차분하고 고요함, 안정감을 선사한다. 특히, 욕실 안에서 바닥부터 벽까지 풀창을 둬 휴식을 즐기며 외부의 단풍나무와 자연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해 투숙들에게 최고의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그림 2>는 브라질의 폰타 도스 간초스(Ponta dos Ganchos) 욕실로 팬데믹 이후, 투숙객들이 객실에서 시간을 보낼 때 신체적, 정서적 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고려해 하루종일 욕조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욕실은 간초 스 데 포라 해변이 보이는 가장 좋은 위치에서 일광욕과 스파를 즐길 수 있도록 특대형 자쿠지 욕조를 두고 그 옆에는 건식 사우나, 레인샤워헤드, 스팀모드가 있는 대형 샤워부스와 같은 통합 웰니스 서비스 시설을 갖춘 투숙객 전용 마이크로 스파를 객실에 투자했다, 이는 투숙객들에게 다감각을 만족시키며 최고의 다감각을 만족시키는 웰빙의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공간의 재구성, 욕조가 중심이 되는 객실
기존 호텔 대부분의 객실 레이아웃은 한정된 객실 공간 크기 안에 욕실이 설계됐기 때문에 욕실은 창이 없는 입구 쪽에 배치돼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욕실은 비좁고 자연광이 없는 답답한 디자인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수면공간쪽 욕실의 벽면에 유리를 사용, 그나마 개방감과 확장감을 제공하는 것이 최선책이었다. 하지만 유리의 투명성 때문에 욕실공간이 노출되면서 상황에 따라, 유리부분에 블라인드나 커튼을 달아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도 했다. 또한 욕실공간은 물을 쓰는 습식이라는 구조상 특징으로 욕조, 세면대가 항상 한 세트로 배치됐다. 하지만 요즘의 욕실은 꼭 습식공간으로 한정하지 않고 그 기능을 해체해 욕조와 세면대를 침대 옆 수면공간으로 배치, 건식공간으로 변형된, 기존의 루틴을 깬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욕조가 창측으로 재배치되면서 자연광과 외부자연과 즐기며 목욕을 할 수 있는, 욕조가 중심이 되는 객실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3>의 칠레에 위치한 비크(VIK) 호텔은 칠레 원주민들이 ‘황금의 땅’이라 부르는 콜차구아 벨라(Colchagua Valley) 내 알파타 밸리의 북쪽 경사면의 비크(Vix) 와이너리에 위치해 있다. 비크 호텔의 욕실은 아름다운 주변 자연과 투숙객들을 연결하는 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 객실의 구석진 곳이 아닌, 포도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다. 욕조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대형 창문 앞에 거의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해먹의 바이킹 선박 모양으로 공간 속 주인공의 모습이다. 욕조는 해먹모양으로 매달려있는 형상을 구현하기 위해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자전거, 항공기에 쓰이는 탄소섬유를 사용했다. 탄소섬유는 유기적인 디자인 구현성도 좋지만 무엇보다 물을 오랫동안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능성이 매우 뛰어난 소재다.
<그림 4>는 크레타섬 절벽에 자리잡은 아크로 스위트(Acro Suites) 호텔이다. 5년이라는 오랜시간에 걸쳐 최근 완공된 호텔로 욕실 뷰가 최고의 디자인을 선사한다. 욕실창 너머 에게해가 내려다보이게 욕조를 전면에 배치, 이 또한 기존 호텔의 정형적인 레이아웃을 해체해 욕실에 자연광을 적극 도입했다. 투숙객들의 침실, 욕실, 야외공간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중시해 수면공간에 욕조를 드러내거나 숨기는 회전식 문을 사용하며 공간 사용을 극대화했다.
극적인 인스타그래머블한 욕실
기존 욕실은 ‘위생과 청결’이라는 키워드가 중심인 기능을 중시하고 전통적으로 욕실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미니멀리즘, 모더니즘 즉, 단순성에 의미를 둔 디자인이 전반적이다. 하지만 요즘 호텔을 중심으로 욕실의 풍경은 전통적인 모던미를 탈피하고 극적이며 대담하고 풍부함이 가득 찬 맥시멀리즘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평소에 경험해보지 못한 드라마틱한 욕실 공간 디자인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래머블한(Instagramable) 극적인 공간미의 경험을 선사한다. 앞서 설명한 #Bathscaping(배스케이핑) 해시태그에 열광하는 트렌드와 연결된다. 재미있고 개성있는 목욕 시간과 욕조를 완벽한 안식처로 구성하는 것이다. 이는 향초와 목욕오일, 와인한잔, 허브티, 소설책, 푹신한 목욕매트 등으로 예쁘게 꾸며 기억에 남을 목욕풍경을 만든다.
런던 중심가 옥스퍼드에 위치한 <그림 5>의 샤토 덴마크(Chateaux Denmark) 호텔은 펑크 록(Punk Rock) 음악을 테마로 디자인해 빨강, 검정, 금색 팔레트로 대담하고 극적인 욕실공간을 자랑한다. 이 공간은 욕실에서의 안정감과 휴식 평온함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화려함과 드라마 세트 공간과 같이 스토리가 있는 빈티지 고딕 인테리어를 부각시킨다. 연회석 또는 그래피티 안락의자, 화려한 벽난로 및 롤탑 욕조를 갖추고 있다. 마찬가지로 에든버러의 호화로운 하우스 오브 갓(House of Gods) 부티크 호텔(<그림 6>)은 ‘신들의 집’으로 불린다. 호텔은 불균형의 미학, 깨진 규칙의 콘셉트로 베이지색을 신성모독의 컬러로 지양하며 사치스럽고 극대주의적 표현의 공간미를 표현한다. 욕실에 과감히 나무패널 벽으로 마감하고 두툼한 니켈 또는 구리의 욕조가 생동감 있게 공간의 주인공처럼 자리잡고 있다.
Newstalgia, Curated Retro 욕실
노스탤지어(Nostalgia), 레트로(Retro)는 MZ세대에게 계속해서 그들을 사로잡는 트렌드다. 이러한 노스탤지어와 레트로는 현대적인 물성과 스타일로 재편집돼 뉴스탤지아(Newstalgia), Curated Retro, 즉, 뉴트로(Newtro)로 변모되고 있다. 오래된 과거의 골동품, 중고품이 주는 옛것의 감성적인 편안함이 현대의 마감재의물성의 조화가 큐레이팅돼 새로운 디자인의 기회를 제공한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을 혼합하고 용도를 변경하고 재생하는 트렌드는 예산과 비용 부문에서 가성비 좋고 효율적인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다. Curated Rretro의 대표주자인 에이스 호텔(Ace Hotel, <그림 7>)이 그것이다.
에이스 호텔(Ace Hotel)은 MZ세대들을 위한 가성비 좋은 라이프 스타일 호텔의 시초로 과거 그대로의 건축골조 및 마감재, 호텔이 위치한 지역의 유산과 역사를 담고 특히 그 지역의 예술가와 장인의 손길을 호텔에 녹였다. 이 호텔은 호텔 욕실 마감재의 정석인 대리석을 처음으로 걷어내고 밝고 현대적이며 가성비 좋은 타일을 사용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흰색 그리드 타일은 시공비는 내리고 복고풍의 디자인은 부각시켰다. 더글러스 전나무 캐비닛, 구리 액센트 거울, 모두 현대적인 맥락에서 전통적이고 지속가능한 단순한 재료를 재구성함에 따라 진정성과 레트로풍의 신선한 느낌을 주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림 8>의 호텔 레두가르(Hotel Les Deux Gares)는 루크 에드워드 홀(Luke Edward Hall)이 디자인한 안티모던 디자인으로 레트로 컬러가 호텔 디자인의 핵심 시그니처다. 보색컬러의 대비, 특히 아보카도 색상의 객실 벽면과 욕실 벽면의 겨자색 타일과 욕실 바닥의 체크무늬 타일이 서로 이색적인 컬러 톤으로 레트로한 분위기를 물신 풍긴다. 뉴스탤지아의 욕실 트렌드는 예산을 고려한 비용절감에 효과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MZ세대들에게 복고, 과거의 향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중요한 콘텐츠다.
호텔의 욕실은 제한적인 레이아웃으로 투숙객들에게 한정된 서비스만 제공돼왔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욕실에서 원하는 행위와 니즈가 변화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욕실이 고객의 발길을 끌어올 수 있는 중요한 서비스와 마케팅 요소임을 인식해 앞서 제안한 4가지 콘텐트를 반영, 이색적인 욕실 경험을 위해 디자인을 변화시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