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석의 MICE Guide] 관광·MICE, 콘텐츠가 전부다!

2023.06.25 09:00:04

 

 

 

국민 앱으로 자리잡은 명함 관리 앱


우리나라에서 명함 관리 앱으로 유명한 ‘리멤버’는 명함을 사진으로 촬영하면 손쉽게 명함에 있던 정보가 스마트폰으로 저장되는 기능이 있다. 비즈니스 미팅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리멤버는 필수 앱으로 성장했으며 이렇게 쌓인 DB만 3억 개 이상이라고 한다. 리멤버는 이 DB를 활용 미국의 유명한 ‘링크드인’과 같이 구인 구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리멤버 나우’라는 주요 시사 및 경제 뉴스를 요약해 전달하는 콘텐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리멤버가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구독자들의 잦은 방문과 체류시간 확대, 그리고 이를 통한 고객 DB 확대다. 구직활동은 개개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이벤트가 아니며, 매일 같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명함을 교환하지 않는 이상 리멤버 앱을 수시로 활용할 일은 없다. 이에 리멤버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관심있을 만한 엄선된 경제·시사 뉴스를 전문가들이 직접 요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현재 매월 50만 명 이상의 직장인이 읽고 방문하는 앱이 됨과 동시에 잠재 구직자 풀도 확대해 ‘국민 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로 소통하는 앱


우리나라 음식배달 선두 플랫폼이자 브랜딩과 커뮤니티 구축에 있어 선구자적인 배달의 민족도 콘텐츠에 진심이다. 배달의 민족은 ‘배짱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치믈리에 행사, 일문화와 관련된 컨퍼런스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배민의 팬층을 확보하고 브랜딩 강화에 힘쓰고 있다. 배민의 서비스는 서비스 그 자체만으로는 경쟁사인 ‘요기요’와 ‘쿠팡이츠’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배민이 꾸준히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위와 같은 다양한 활동과 함께 콘텐츠 생산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배민은 ‘주간 배짱이’라는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보편적이고 말랑말랑한 음식 이야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위트 있는 글과 인사이트를 전하는 다양한 콘텐츠로 소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민이 추구하는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브랜딩 강화와 함께 잠재 고객 확충에도 기여하고 있다(<왜 이토록 콘텐츠에 몰두하는 걸까?> 퍼블리 저, insight.coco)


리멤버와 배민이 자사의 메인 서비스 외에 콘텐츠에 집중하는 이유는 새로운 고객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루고 충성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잠재 고객도 유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 승부


이외에도 콘텐츠가 강조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지금까지 일본의 망가(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면 지금은 우리나라의 ‘웹툰산업’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독자들이 손쉽게 읽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K-컬처의 흥행도 한몫했다. 또한 탄탄한 스토리와 콘텐츠로 웹툰을 넘어 일본에서 종이만화책으로도 통하고 있다. 


콘텐츠 제국 ‘디즈니’도 그동안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고 자체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도 콘텐츠와 IP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 애플TV+, HBO맥스, 패러마운트플러스, 피콕 등 지금은 OTT 전쟁의 시대라고 볼 수 있는데, 다수의 경쟁자와의 접전 속에서도 디즈니+가 살아남았고 넷플릭스가 10년 이상 걸린 가입자 1억 명 돌파를 1년 만에 달성할 수 있었던 힘도 모두 디즈니가 자랑하는 콘텐츠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에서 콘텐츠의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에서 독보적인 차별화를 이루기 힘든 현재, 기업들은 콘텐츠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관광과 MICE산업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로 경쟁우위를 점해야 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 나만의 콘텐츠로 어필하고 있다.

 

 

인바운드 관광, 콘텐츠에 집중


우리나라 기존의 인바운드 관광 패키지 상품은 대부분 경복궁, 남이섬 등을 포함한 천편일률적인 카피 상품이 많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단체관광보다는 개별관광객의 비중이 늘었고, 단순 랜드마크 방문보다는 나만의 특별한 체험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우리나라 대표 인바운드 여행사인 하나투어ITC는 엔터테인먼트사인 하이브와 협업해 인더숲-BTS 촬영지 평창과 K-POP 댄스 상품을 기획, 외국인 대상 JSA 투어 단체 단독 운영권을 확보해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상징인 DMZ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투어 콘텐츠는 타 여행사에서 쉽게 모방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콘텐츠로 히트 상품이 된 케이스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국내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제주도와 부산이외에 늘 상위 랭크에 안착해온 도시가 바로 여수다. 여수는 바다와 섬, 그리고 다양한 맛집과 관광지, 풍부한 숙박시설 등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로 자부된다. 해외로 나가지 못한 여행객들이 성수기뿐만 아니라 비수기에도 여수로 몰려들었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호황기를 맞이한 것이다. 여수에는 소노캄, 베네치아 호텔, 유탑마리나 호텔 등 특급호텔이 즐비하고 있으며 최근에 신라스테이도 가세했다.

 

 

더 많은 관광객 유치와 매출확대를 위해 이들은 다양한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고, 그중에서도 유탑마리나 호텔이 특히 빛났다. 유탑마리나 호텔은 개장 초기부터 MZ세대를 겨냥, 인피니티 풀과 버블 거품 기계를 구비하고 유명 DJ를 섭외해 풀파티를 진행했다. 이러한 젊은 감각과 인기는 입소문을 타고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너도나도 방문해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려 한때는 객실을 구하기 힘들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 여수만의 느낌을 가진 ‘여수夜 감성포차’, 디스코와 하우스 뮤직을 즐길 수 있는 클럽 라운지 바 ‘미러볼가든’을 만들어 그야말로 MZ세대의 성지가 됐다. 가격과 객실 컨디션이 비슷비슷한 상황에서 콘텐츠로 승부한 것이 주요했던 것이다. 

 

 

MICE 행사, 다양한 콘텐츠로 재방문 효과 가져와


MICE 행사도 비슷한 주제와 유사한 형태로 개최시, 결국 승부를 판가름 하는 것은 콘텐츠다. 기조강연자, 패널 토론 등을 통해서 나오는 지식과 정보는 회의의 레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며, 참관객 모집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MICE 행사를 구성하는 여러 네트워킹 세션 또는 투어 프로그램,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는 참가자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함과 동시에 회의와 프로그램에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으며 향후 재방문 효과도 불러일으킨다. 

 

 

MICE에서 최근 떠오르는 유니크베뉴도 행사의 콘텐츠를 강화시킬 수 있는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유니크베뉴는 그 나라 및 도시의 문화와 특색이 가미된, 회의 또는 연회가 가능한 장소로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선호되고 있다. 특히 최근 K-컬처의 전 세계적 흥행몰이와 인기로 관광분야 뿐만이 아닌 MICE 유치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추세다. 특히 K-컬처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유니크 베뉴와 Pre/Post 투어를 활용한 도시별 유치 제안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G20 정상회의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때 국립중앙박물관을 환영리셉션 장소이자 만찬 장소로 활용했으며, 2014년 국제수학연맹총회 야간 행사에는 경주 신라밀레니엄파크가 제공됐다.

 

 

인센티브 관광 유치를 위해서도 독특한 장소인 제주도의 성산일출봉, 부산의 영화의전당 등을 백분 활용했다. 해외에서도 국빈급 방문이나 주요인사 방문시 유니크베뉴를 사용했는데, 2009년 영국 런던 개최 G20 세계정상회의는 영국 총리 관저에서 만찬과 티타임을 가졌고, 미국의 경우 디즈니랜드, 호주의 경우 오페라하우스를 활용하고 있다.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나만의 매력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시할 수 있어야만이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콘텐츠 강국 대한민국, 관광과 MICE산업의 미래가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