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쉐린 가이드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공식 발간 행사에 앞서 새로이 추가될 레스토랑의 일부를 ‘미쉐린 가이드 서울 선공개 레스토랑’으로 발표했다. 작년 6월 레스토랑 4곳을 시작으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 발간행사 전인 9월까지 총 16곳의 레스토랑을 선보이며, 미식가들의 높은 관심을 이끈 바 있다.
올해는 이보다 빠르게 선공개가 이뤄졌다. 미쉐린 가이드는 지난 3월부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 발간 전까지 매월 새롭게 추가될 레스토랑의 일부를 공개했다. 새롭게 추가될 미쉐린 가이드 2024 선공개 레스토랑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 홈페이지와 글로벌 모바일 앱을 통해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에 공개될 예정이며, 신규 레스토랑에는 ‘New’라는 아이콘이 함께 표기된다. 또한, 오늘부터 네이버 ‘레시피’와 ‘요즘여기’ 섹션을 통해서도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 선공개 레스토랑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새롭게 공개된 레스토랑의 선정 결과(미쉐린 스타, 빕 구르망, 그린스타, 선정 레스토랑)는 미쉐린 가이드 공식 발간 행사 때 공개된다. 미쉐린 가이드 공식 발간 시점 이후에는 많은 손님이 몰리므로, 다른 미식가들이 움직이기 전 발 빠르게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의 마음으로 선정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 미리 예측해보는 것도 신선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봄과 함께 미식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 선공개 레스토랑은 다음과 같다.
2023년 5월
알레즈
알레즈는 이병곤 셰프가 운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그는 프렌치 퀴진을 경험하고 학습하기 위해 오랜 시간 성실히 노력해 왔다. 그런 성실한 시간의 힘이 담긴 그의 요리에는 기본에 대한 충실함과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려는 정직함이 녹아 있다. 모든 코스 요리에서 식재료와 소스의 어우러짐이 좋아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프렌치 요리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이병곤 셰프가 클래식한 프렌치 소스 레시피에 자신만의 포인트를 입힌 소스가 특히 맛깔난다.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적극 활용한 잔잔한 풍미의 프렌치 요리를 차분하고 안락한 다이닝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이다.
중화복춘 살롱
시대의 흐름에 맞춰 능동적인 변화를 꾀하는 요리는 그 변화 못지않게 전통에 대한 정확하고 바른 이해가 있어야 대중에게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다. 중화복춘 살롱의 남복춘 셰프는 중화요리의 발전적인 변화를 고민하고, 그러한 고민과 연구를 자신의 요리에 담고자 노력한다. 특히 좋은 요리의 근간인 식재료 선별에 각별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중국 현지 요리사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중화복춘 살롱의 요리에 점진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국의 전통 조리법을 바탕으로 현지인의 기호를 고려한 조리법을 적용하여 다양한 풍미의 요리를 선보이는 매력적인 중화요리 레스토랑이다.
하쿠시
숯과 불 그리고 도화지, 최성훈 셰프가 하쿠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세 가지 주제를 멋지게 공간에 담아 냈다. 강렬한 블랙 앤 레드 컬러의 시각적 강렬함이 입구에서부터 다이닝 공간까지 이어지는데, 공간 곳곳에 포인트로 활용된 화이트 컬러가 조화로움과 안정감을 준다. 공간이 가진 이런 시각적 강렬함처럼, 하쿠시의 요리에도 셰프의 다양한 요리 경험이 반영된 독창성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제철 식재료의 매력이 그대로 살아 있는 하쿠시의 요리에는 모던과 클래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뚜렷한 맛과 향이 담겨 있다.
2023년 4월
사루카메
사루카메는 현재 2대째 혼마 히로토 오너 셰프가 운영을 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식당 이름만을 이은 것이 아닌, 1대 셰프와의 교감으로 기존 레시피도 보존하여 레스토랑의 발자취를 이어 간다. 이렇게 레스토랑의 역사를 지키며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쌓은 자신의 외식업 경험과 감각을 살려 사루카메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루카메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라멘의 맛에 전통의 맛과 창작의 맛을 더한 한정 메뉴를 꾸준히 개발해 소개하면서 레스토랑 고유의 라멘 브랜드를 만들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엘픽
엘픽
제주에서 그릴 하우스로 유명했던 엘픽이 서울로 자리를 옮겼다. 드라이 에이징, 웻 에이징 및 밀랍을 이용한 숙성 스테이크를 선보이는 스테이크 하우스이지만 제주에서 올라오는 신선한 제철 오징어 구이나 세비체 요리도 맛볼 수 있다. 고기를 굽는 방식이 독특한데 저온의 숯불에서 구웠다 식히는 과정을 30분 이상 반복하여 질감의 부드러움과 육즙의 풍부함을 극대화한다. 고기 색이 붉어 보이지만 아주 잘 익은 상태다. 와인과 함께 곁들여 드시는 걸 추천한다.
히가시
셰프의 이름을 따 ‘히가시(동쪽)’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이곳은 일본 정통 가이세키 요리를 선보이는 곳으로, 일본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신동혁 셰프가 운영한다. 6석으로 구성된 아담한 공간이지만 요리만큼은 가이세키의 규모처럼 넉넉한 맛을 선사한다. 계절마다 제철 재료로 정성스레 준비한 요리를 세심하게 풀어내는 셰프의 요리를 맛보려면 예약은 필수다. 복어 조리 자격증을 보유한 셰프의 겨울 복어 요리가 별미이니 꼭 맛보시기를.
2023년 3월
계월곰탕
성수동 계월 곰탕.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닭곰탕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메뉴도 닭으로 만든 요리 세 가지가 전부다. 이곳의 곰탕은 따뜻한 밥 위에 저온으로 부드럽게 조리한 닭 가슴살과 아삭하게 데친 얼갈이 배추, 기름을 걷어낸 깔끔한 육수를 더해 심심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점심에는 김부각과 함께 내는 매콤한 닭무침, 된장을 발라 토치로 구운 닭 수육을 저렴한 가격에 곁들임 메뉴로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차가운 국수도 판매하니 참고하시길.
담택
합정역 인근의 한적한 골목길 한 켠에 위치한 소박한 라멘집이다. 이미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공간이지만 조원현 셰프는 담택의 공간을 의도적으로 빈티지 소품으로 꾸몄다. 소박한 공간과는 달리 이곳의 시오 라멘을 비롯해 시오 라멘 베이스에 맛의 변주를 가한 각종 라멘 메뉴는 소박함과는 거리가 멀다. 세련되면서도 깔끔한 수프의 맛이 꽤나 개성 있고 중독성 있는 여운을 준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맛을 개발하기 위해 우직하게 시오 라멘에 집중한 셰프의 라멘에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이 담겨 있다.
레벨제로
용산역 뒤편 주택가에 위치한 레벨제로. ‘지상층’이라는 의미와 ‘제로 웨이스트 쿠킹을 추구한다’는 중의적인 뜻을 담은 업장명으로, 레스토랑 안에서 공간을 옮겨 다니며 코스 요리를 즐기는 컨셉의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커뮤널 테이블에서 시작해 주방이 있는 메인 공간을 거쳐 작은 정원에서 식사를 마무리한다. 지속가능한 다이닝을 고민한다는 셰프는 쓰고 남은 재료는 말려 가루를 내거나 발효해 다시 활용하며, 친환경 목장의 소고기만을 사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섬세하게 가꾼 정원을 형상화한 타르트나 테이블을 본따 만든 디저트는 만듦새만큼이나 그 맛도 섬세하다. 고객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예약 시간을 조절한다고 하니 방문 전에 반드시 문의해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