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湖畔)의 도시 춘천(春川)은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봄이 오는 시내’란 예쁜 이름으로 단순한 지도상의 지역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청춘의 이정표 같은 상징성을 가진다. 안개 가득한 호수와 봉긋한 산들이 감싸주는 춘천은 그곳이 고향인 이들이나 한 두 번 다녀온 이방인들에게도 수채화 같은 추억을 선물한다. 서정적인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1968년 송병덕 의학박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180여 명의 박사를 배출한 춘천시 서면 박사마을을 비롯, 이곳을 거쳐 간 관료 중 출세한 이들이 많아 ‘입춘대길(入春大吉)’, 즉 춘천을 다녀와야 좋은 일이 생긴다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행운의 도시로도 불린다.
ITX 기준 용산에서 1시간 15분, 청량리에서 57분이면 도착하는 춘천은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 춘천이 커피도시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2021년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로 진행된 춘천커피산업 육성과 춘천커피도시 브랜드 확장을 위한 ‘2022춘천커피도시페스타’가 9월 16~18일까지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일대와 메타버스가상공간 등에서 다채롭게 열렸다. ‘2022춘천커피도시페스타’는 ‘SNS(Shot ’N‘ Shot=샷 앤 샷)’이라는 콘셉트로 커피의 농도를 나타내는 샷과 촬영의 단위인 샷을 담아서 행사장 전체를 하나의 멋진 카페로 구성해 개최했다. 춘천시가 주최하고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 한림성심대, 한국커피협회가 주관한 ‘2022춘천커피도시페스타-Let’s Coffee 춘천’은 2만 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 성황리에 마무리돼 성공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달 7일에는 춘천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커피 문화·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춘천커피협회 발대식이 열렸다. 춘천커피협회는 커피산업의 재부흥과 커피 문화의 올바른 재정립을 위해 설립됐다. 앞으로 춘천커피협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커피산업에 IT기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설 계획이다. 육동한 춘천시장, 허영 국회의원, G1 강원민방 허인구 대표이사,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 서병조 원장, 한국커피협회 김명섭 회장, 강릉커피연구회 이준형 회장, 그리고 필자(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김선일 산학협력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축사에서 “춘천커피협회가 춘천이 커피문화도시로 재탄생 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춘천시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춘천커피협회가 춘천의 모든 커피를 다루는 큰 그릇이 되리라 믿는다.”며, “춘천시는 협회에서 하는 일을 도울 테니 춘천을 커피로 인해 아름다운 고품격 문화관광 도시가 되도록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춘천커피협회 양오석 신임 회장(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은 “이번 발대식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커피산업에 IT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대식 행사에 춘천커피협회와 협력 체계 구축 및 커피도시 브랜드 창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강릉커피연구회,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강원·춘천 태권도문화축제 위원회 등과 업무협약식도 이뤄졌다.
춘천 공지천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근처에 있는 ‘이디오피아 벳’ 카페는 1968년 국내 최초 로스터리 카페로 문을 열어 춘천의 오랜 커피 역사를 자랑한다. ‘춘천’하면 닭갈비, 막국수가 주로 떠올랐는데 춘천커피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지역 소상공인들이 중심이 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