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Feature] 난세에 들어선 호스피탈리티 인재 양성의 길, 현장실무 기반한 학과 교육의 재편 이뤄져야

2023.03.09 09:00:00

 

호텔과 외식, 관광업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핵심 노동인구의 감소, 호텔, 외식업에 대한 매력도 하락, 사회구조적 패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복잡다단한 원인들이 얽히고설킨 결과로, 미래를 바라보는 업계의 가장 어렵고, 해결하기 중한 과제가 됐다. 그런데 돌파구 모색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핵심 노동인구만큼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령인구가 급감, 사회로 인재를 배출해야 할 대학의 정원 충원 위기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지방대학의 고민이었던 이슈들이 수도권대학의 현실로 다가왔다. 특히 호스피탈리티산업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로 산업의 불안정성이 여실히 드러나며 학과 선택에 있어서도 호소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학과들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커리큘럼 개편, 교육방식의 보완, 산학협력 강화 등의 방법을 강구 및 적용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진퇴양난에 놓인 대학가


인바운드 재개로 인해 지난해 말부터 호조에 들어선 호텔·외식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관광 활성화에 따른 시장의 활기가 차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로 움츠러들었던 학계는 새 학기가 그리 달갑지 만은 않은 모양새다. 산업계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면 학계는 신입생 모집의 고초를 겪고 있는 것.


학령인구(6~21세)가 줄어들면서 대학교 학령인구(18~21세)의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대학교 학령인구는 2020년 241만 명에서 2030년에는 187만 명으로 2020년 대비 77.8%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학령인원 중 대학에 진학하는 인원(취학률)을 추려낸 ‘대학 입학 가능 인구’는 올해 31만 6623명에서 2035년 27만 5901명, 2039년에는 19만 4371명으로 추산, 낙폭이 큰 만큼 대학가의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이다. 한편 지난 1월 입시 전문 업체 종로학원이 조사한 ‘2023학년도 정시모집 경쟁률’에 의하면 2023년 정시에서 지원자가 0명인 학과가 14개 대학, 26개 학과를 기록했다.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8배 넘게 급증한 수치다. 게다가 지방대의 경우 10곳 중 8곳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3대 1에 그쳐 ‘사실상 미달’에 해당한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지속적인 출산율 저하로 이미 예견돼 있던 바, 특히 지방대의 미충원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교육부가 절대적 인구의 감소로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지방대의 위기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자 2025년부터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름없는 수순이라는 중론이다. 한 호텔 전공 교수는 “교육부가 2025년부터 기존에 진행하던 지역혁신, 산학협력, 대학평생교육, 전문직업교육, 지방대활성화 사업 등 대학재정지원사업을 통합, 그중에서도 절반을 지역주도로 전환했다는 것은 이제 대학에 대한 규제를 다 풀어버린다는 것과 다름없다. 4년제, 2년제 등의 대학 경계를 없애고, 존폐의 위기에서 살아남는 학교만 거두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하며 “게다가 그동안 대학이 문을 닫으면 재단에서 학교 법인에 투자한 지분을 회수할 수 없게 돼 있었는데 이에 대한 규제도 일부 풀어주려는 법 개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재단의 퇴로도 조성하는 것을 보면 자생력 없는 학교들은 속속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공 선택지에서 배제되고 있는 
호스피탈리티산업


비관적인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대학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호텔·외식·관광의 호스피탈리티 관련 학과는 산업의 불안정성이 여실히 드러나며 전공 선택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전문대학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3학년도 전문대학 정시모집 주요사항’에 따르면 호텔·관광 분야 모집인원은 1892명으로 전년대비 25.2% 감소했으며, 외식·조리 분야의 경우 952명으로 6%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한 지방 전문대 호텔 전공 교수는 “지방대의 정원 미달은 코로나19 이전에도 항상 고민인 부분이었지만 최근 1월 중순까지 1학기 등록 학생이 1명이었던 때가 있었다. 입시 위기의 문제가 아니라 학과의 사활이 걸린 일이었다. 1월 중순은 사실상 입시가 종료되는 시기이라 시계제로의 상황이었는데 학교의 제안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모집했고, 다행스럽게도 3월 학기 초에 최소 정원은 채울 수 있어 위기는 면했다.”고 전하며 “학교에서 급하게 유학생을 모집하느라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혜택, 기숙사 편의 제공, 교육과정의 파격적 개편, 대면 및 비대면 수업의 병행, 교양과목 대체, 학과 수업시간표 조정 등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통해 혜택을 내걸었다. ‘No rules, Just right’라는 모 레스토랑의 슬로건처럼 규칙은 없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혜택들이 입소문이 나 외국인 유학생들로 학과 정원 100%를 달성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지방대인데다 학문보다 혜택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유학생들이 많아 교수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그동안 산업계와 학계가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인해 실제 인력의 미스매치 문제가 지속돼 왔다. 그런데 그 과정에 있던 학생들도 학과 교육과 현장의 현실에 괴리를 느끼는 일이 잦아지며 관련학과 진학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모교의 호텔경영학과의 경우 경영학과보다 입시 커트라인이 낮은 반면 학위는 경영학 전공으로 수여되는 터라 경영학과에 지원하지 못하는 이들이 호텔경영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귀띔하며 “졸업한 이들을 보면 대부분 항공이나 금융업계로 진로를 결정하는 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응용학문에 맞지 않는 이론 위주의 커리큘럼
전공과 현장의 괴리 일으켜


한창 호텔·외식·관광업계가 호황을 넘어 활황이었던 시기, 호스피탈리티산업의 창창한 비전과 함께 미래를 꿈꾸던 이들이 많았다. 호텔리어, 셰프와 지배인, 가이드 등 직업 전문인으로서 커리어가 상당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 이외에도 그동안 강도 높은 업무에 비해 낮은 처우와 복지, 직업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인식 변화 등 여러모로 호스피탈리티산업 전반의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관련 학과 또한 비인기 학과로 전락하게 됐다. 상명대학교 외식영양학과 이승우 교수(이하 이 교수)는 “학과의 비전이 낮아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산업의 크기가 작아 배출되는 학생 수보다 산업체 수가 적다. 그런데 그중 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도 일부 대기업과 하이앤드 레스토랑에 국한돼 있어 원하는 진로 선택에 학생들이 느끼는 제약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그런 한편으로 대학 교육을 받은 것에 비해 산업 자체의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이유다. 조리사와 지배인 모두 직무 스킬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이공계나 예체능에 비해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전공자의 진입도 쉬운 편이다. 특히 홀 서비스는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인식, 전문 직업인으로는 그나마 파인다이닝이나 호텔에 근무하는 소믈리에 정도 돼야 인정받고 있다. 원하면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는 직군이라는 사회적인 기저가 깔려 있어 굳이 전공을 해야 하나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다른 호텔 전공 교수는 “호텔과 조리의 경우 전공 학과의 기원이 경주관광교육원과 경희호텔경영전문학교에서 시작됐다. 지금으로 보면 직업전문학교의 성격이 강한 교육기관이었고, 당대 배출된 인재 중에 호텔과 외식업계의 성장을 주도한 인물들이 많다. 그만큼 필드에서 필요한 교육이 이뤄졌었는데, 문제는 호텔과 조리학과가 주목받자 우후죽순 관련 학과개설이 이뤄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호텔과 외식은 진리를 탐구하는 순수학문이 아닌 기초학문을 토대로 실생활에 응용하는 응용학문의 영역이다. 애초에 호텔과 외식은 산업일 뿐 학문이라 규정하는 데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 모든 일들은 현장에서 일어나는데 일반대학에서 응용학문의 영역으로 이를 흡수했으니, 학술연구가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실무역량을 기르는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과가 탄생했다. 연구 논문이 산업에 적용되는 일도 요원하며, 실무역량도 전문대학에서 가르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 점점 학과의 특성이 애매해진 것이 현재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동안 호스피탈리티 인재 양성은 전문대학에서는 실무역량을, 일반대학에서는 전문경영인과 학자 배출에 초점을 두고 커리큘럼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응용학문의 특성상 충분한 현장경험과 실습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산업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한 교육체계가 양산됐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에서 저술한 <호텔관광대학의 미래와 도전>의 내용에 따르면 교과과정 내에서 실무교육을 중요시하는 현장실습 전통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이유로 △노동법 강화로 인한 호텔 인턴십 프로그램들의 점진적 폐지, △강사법으로 인한 겸임교수의 채용 난이도 증가, △대학평가를 위한 연구 중심의 전임교수 채용 체계의 도입 등 주로 제도적, 행정상의 문제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장에 기반을 둔 호스피탈리티산업
실습 통해 산업의 실제를 보여줘야


호스피탈리티 인재는 현장에서 몸을 부딪히며 일을 한다.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매 순간 의사결정이 이뤄지며, 서비스 마인드와 업무 스킬까지 갖춰야 하는 지극히 현장 기반의 직무를 이행한다. 이는 관리자, 경영자의 레벨에서도 마찬가지다. 산업에서 발생되는 모든 업무는 현장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관리자나 경영자도 몸보다 머리를 쓰는 일일지라도 현장중심의 사고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이에 주요 해외 호텔관광대학은 산학협력과 현장실습을 교육의 핵심 요소로 두고 있다.


미국의 코넬, UNLV, 알라바마(UA), CIA 등 유수의 해외 학교들을 보면 졸업 요건으로 인턴십, 혹은 실습 시간에 대한 최소 요건을 두고 있다. 만약 1000시간을 채워야 한다면 1주일에 40시간씩 6개월 동안 현장에서 근무를 해야 한다. 매니저 레벨의 경력을 요구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나 근무 초기부터 매니저 업무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 1000시간을 훨씬 상회하는 시간을 현장경험에 투자해야 한다. 호스피탈리티가 중심이 되는 학교 중에는 자체로 운영하는 호텔이나 외식업장이 있는 곳도 있다. 코넬대학교의 경우 스타틀러 호텔(Statler Hotel)과 호텔 레스토랑 타베르나 반피(Taverna Banfi)를 운영 중이며, 홍콩 폴리텍 대학교는 아이콘 호텔(Hotel Icon)과 비스트로 1979(Bistro 1979)라는 레스토랑에서 학생들의 현장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기 중에 호텔 실습을 하거나 교내 학생 식당을 직접 운영해보는 등 현장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PBL(Project Based Learning)도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실습 기간 동안 현장에서 발견한 업무 고민과 본인의 경험을 학우들의 경험과 공유하면서 현장 중심의 사고방식을 익혀나간다.

 

국내의 경우 세종대학교와 한양대학교에 관련한 기관들을 운영 중이다. 세종대학교는 학내에 최대 2700명 수용 가능한 대형 연회장과 10개의 중소규모의 회의실 및 전시장, 공연장 및 35실의 게스트하우스로 구성된 컨벤션 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는 한양재단이 보유한 프레지던트호텔을 활용해 현장실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조차도 앞선 제도나 행정상의 문제와 함께 현실적으로 현장실습에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한편 그동안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뜻이 있는 기업과 산학협력을 맺고,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는 형태로 이를 보완해왔다. 전통적으로 호텔 인턴십의 경우 학생들은 호텔의 현장경험, 현장 실습 교육을 제공받고 소정의 인건비를 받아오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도 2016년도부터는 현장실습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을 적용하게 됨에 따라, 현장 실무자들의 교육 부담과 함께 미숙련자 고용 효용이 감소하게 되면서 달리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체의 시선으로 접근하는 문제해결법
PBL 통해 기업 마인드 장착하다


현장실습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이론수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도입되고 있는 것이 캡스톤 디자인 수업이다. 캡스톤 디자인은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 논문 대신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설계, 제작하는 전 과정을 경험케 하는 교육과정을 뜻한다. 즉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는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창의적 종합 설계’라고도 한다.


세종대학교 호텔관광대학에서 진행하는 캡스톤 디자인 수업은 교육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LINC+ 사업으로 개설된 학과 커리큘럼의 일부다. 세종대학교 호텔관광대학은 인력시장의 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4차 산업 시대에 미래 산업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고자 ‘호스피탈리티 기술경영 트랙’, ‘스마트푸드매니지먼트 트랙’, ‘글로벌 CGI 애니메이션 트랙’, 그리고 ‘관광플랫폼 디자인 & 마케팅 트랙’, 총 4개 트랙을 운영 중에 있다.


지난 학기 ‘스마트푸드매니지먼트 트랙’에서 진행한 캡스톤 디자인은 꿈꾸는 이상㈜, 븟 워크웨어 컴퍼니,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이 참여, 각 업체에서 최근 가장 고민하고 있는 인력난과 해외진출, 신브랜드 개발, 온라인 비즈니스 확장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동안 학생들은 해당 회사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고, 그 회사의 문제를 이해당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각도에서 파악하는데 주력, 제3자의 입장에서 현상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해당 회사를 직접 방문해 여러 직원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산업체의 입장으로 업장의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기도 하며 현장실무를 익히는 기회를 가졌다.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통해 산학 연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획 의도는 무엇인가? 
일반적인 캡스톤 디자인의 경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주제를 선정, 개개인의 관심사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반면, 이번에 진행한 캡스톤 디자인은 외식산업의 현재를 반영하고자 산학협력을 통한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구성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수업을 설계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현실성’이다. 학생들이 졸업해서 능력 있는 인재로 인정받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쓸모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경우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겪을 수 있는 실무에서의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해보는 기회를 학생의 울타리에서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현실성 있는 주제를 이용해 학교와 현장 간의 간극을 줄이고, 4년 동안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역량을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연습이 되도록 했다. 

 

캡스톤 디자인 중에서는 첫 산학협력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다. 수업을 진행해본 소감은 어떤가?
이번 캡스톤 디자인은 산업체에서 당면한 문제를 학생들과 공유하고 협업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뒀던 수업이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것을 기대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학생, 그리고 산업체 간의 상호작용이 많았다는 것에 놀랐다. 결과보다 과정에 의의를 두는 캡스톤 디자인 수업에 걸맞은 듯해 다음에는 보다 고도화된 설계를 통해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이론 수업에만 전념했었던 학생들이 실제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산업체를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점에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산업체가 당면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알게 됐고, 고착화된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 나가는 과정이 유의미하게 다가간 듯하다. 다만 산업체에서 오랜 기간 동안 고민하던 난제를 제한된 시간과 정보를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많은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마치 실제 업무에 있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처럼 말이다(웃음).

 

캡스톤 디자인 수업의 의의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PBL을 통해 학생들이 마주하는 경험들은 생소할지언정 학생들에게 현실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작은 실패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 학생은 졸업 전에 이런 수업을 경험할 수 있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하기도 했는데, 수업에 대한 표현을 ‘미국식 수업’이라고 이야기 한 것이 인상이 남았다. 앞으로 기대하는 바는 이번 기회를 통해 산업체와 학생 간 교류의 시너지를 본 터라 산업체는 미래의 인재를 미리 발굴하는 기회로, 학생들은 산업체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수업이 되는 것이다.

 

 

학생과 산업체 니즈 중심의
커리큘럼 개발 요구돼


한편 경희사이버대학교 호텔경영학과는 급변하는 서비스 현장에 새로운 교육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2023학년도부터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했다. 이는 경희사이버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전임교수 3명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것으로, 학과장 김혜영 교수가 필두가 돼 이은용 교수, 이혜린 교수가 연구팀을 구성했다. 연구팀은 코넬대학교, UNLV, 홍콩 폴리텍 대학교 등 세계적인 호텔경영 명문대학과 국내 온·오프라인 대학의 호텔경영학과 교육과정을 분석했다. 그리고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현재의 재학생에 대한 인구 통계적 특성과 성격을 고려해 교과목을 전면 개편한 것이 핵심이다.


개편된 교육과정은 △경영기본, △경영비즈니스, △현장업무, △호스피탈리티 리더십 교육의 4개 분야의 구분을 통해 이론과 실무 지식을 겸비하며, 윤리적 경영이 가능한 호스피탈리티산업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김혜영 교수(이하 김 교수)는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재학생들을 보면 78%가 전문대 졸업생이고, 호텔경영학과의 경우 특히 평균 연령이 28세로 34개 학부(전공) 중에 가장 젊은 세대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현업에 재직 중인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호텔산업은 많은 변화를 겪은 데다, 그동안 학부 학생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며 사이버대학 교육에 대한 니즈가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다. 이미 전문대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a가 될만한 과정이 무엇이 있을까하는 고민 끝에 산업 현장 수요 중심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개편하게 됐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하며 “해외 유수의 호텔대학 커리큘럼을 들여다보니 리더십 프로그램부터 현장실습까지, 4년제 대학도 연구보다 실무에 기반을 둔 과정이 많았다. 기본 경영학의 이론도 가르치면서 오퍼레이션은 


물론, 해외 탐방학습, 전문가 특강 등 한국의 형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지만 산업에 대한 수업은 지극히 현실에 기반한 내용이었다. 이에 기존의 과정 중에 현실과 괴리가 있는 과목들을 현업 적용에 유용한 과목으로 바꿨다. 코로나19로 사이버 강의가 익숙해지며 사이버대학 교육이라는 한계는 이제 무의미해진 것 같다. 최대한 전에 없는 수업을 통해 커리어 성장을 기대하는 학생들의 목마름을 해소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교과과정을 개편했다고 들었다. 개편을 위한 연구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에 대해 설명해달라.
코로나19로 사이버대학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상황에서 호텔경영학과의 호소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이들에게 호텔경영학과의 메리트를 어떻게 어필하면 좋을지 고민해보니, 그동안 호텔경영학과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전문경영인 양성과 직업전문인 양성의 사이에서 포지션이 애매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게다가 호텔산업도 더 이상 그저 숙박과 휴식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 공간사업의 영역으로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경희사이버대학교는 사이버대학 운용의 묘는 살리는 한편, 실질적인 숙박산업의 CEO를 양성하는데 목적을 뒀다. 이에 해외 유수 호텔의 교육과정 분석은 물론, 기존 학생들의 교육성향을 조사해 달라진 산업과 교육환경, 학생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코로나19 이후 사이버 대학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고 들었다. 달라진 학생들의 특징은 어떤가? 
호텔경영학과의 경우 전문대를 졸업해 현업에 재직 중인 이들이 많다. 연령대도 타과에 비해 비교적 젊은 편인데 아무래도 세대가 세대인 만큼 학과와 개별 강의에 원하는 것이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낀다. 요즘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민감하고 실리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이후, 많은 대학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향하면서 일반대학보다 사이버대학의 니즈가 높아졌다. 그리고 이 와중에 그야말로 ‘가격대비 얻어갈 것이 많은’ 강의가 그들에게 소구력이 높더라. 학위과정을 마치고 졸업장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장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로, 이를 얻기 위해 그때그때 ‘필요한 수업’을 취하는 형태를 선호한다.

 

이들의 니즈를 반영한 교과과정은 어떻게 변화했나? 개편을 통해 경희사이버대학교 호텔경영학과에서 배양하고 싶은 인재상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자기주도적이고 현실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이들은 언젠가의 GM, 언젠가의 CEO를 바라보지 않는다. 전문대에서 기본적인 스킬은 배웠고, 현업에서 실무 적용까지 하고 있는 이들에게 다음 단계는 관리자 레벨로 성장하거나 직접 창업하는 수준에 와 있다. 이에 공간 비즈니스의 개념이 강해진 호텔산업에 보다 실용적인 ‘숙박산업 Space & Scape 관리’ 수업을 개강,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력을 갖춘 공간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뤄볼 예정이며, 기존의 재무관리도 중요하지만 기업 M&A를 할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숙박산업 회계 & 세무 입문’ 수업으로 대체했다.

 

또한 이제는 경영진 레벨에서의 ‘인적자원관리’보다 ‘숙박산업 인사노무관리’를 통해 근로자가 알아야 할 노무법을 가르치고자 한다. 자신을 지키는 법과 함께 직장 내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갈등 사례를 짚어보면서 대응 방안도 모색해볼 예정이다. 여기서의 핵심은 모든 강의들은 관련 현업의 실무자들이 진행하며, 이론이 아닌 실질적인 사례를 위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달라진 수업환경에 따른 경희사이버대학과 호텔경영학과의 비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 부탁한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교육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온라인 교육에 대한 교육부의 지침도 사라져 사이버대학이 아니더라도 100% 온라인 교육이 가능해졌다. 이에 많은 대학에서 온라인 교육 시스템 구축에 나섰고 당분간은 대학 교육의 핵심적인 도구가 될 듯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전처럼 사제지간, 지도교수라는 개념이 사라졌고, 좋은 콘텐츠를 강의한 교수는 그저 전달자일 뿐 내용의 실리에 반응한다. 또한 원하는 것을 스스로 공부하고 깨우치는 것보다 당장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다. 때문에 그런 학생들에게 사이버대학은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교육에 불편함이 없이 행정과 서비스 지원을 원활히 한다면 당분간 지금의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직무 스킬은 대학이 아니더라도 배울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다. 따라서 앞으로 경희사이버대학교 호텔경영학과는 보다 현실에 적용 가능한 정보 전달을 통해 문명의 상징, 숙박산업의 전문경영인 양성코자 호스피탈리티 리더들의 지적 열망을 충족시켜나갈 것이다.

 

 

학과에서 일구는 현장
일선부터 경영까지의 경험 가능하게 해


이처럼 호스피탈리티 학과의 경우 무엇보다 현장감이 중요한 가운데 교내 현장실습의 사례로는 상명대학교 식품영양학과가 설립한 안다미로협동조합(이하 안다미로)이 있다. 안다미로는 차별화된 학과 협동조합 창업을 고민하는 전국 대학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는 협동조합으로, 이승우 교수와 4명의 학생이 2014년 법인으로 설립해 2015년 3월부터 조합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교내 학생식당 중 월해관에 위치한 학생식당과 카페를 운영 중이며, 교내 이벤트가 있는 경우 케이터링을 도맡기도 한다. 안다미로는 학과의 특성과 교내 운영 공간을 잘 활용한 케이스로, 학교의 지원을 받은 것이 아닌 학과가 직접 입점 제안을 통해 운영권을 얻어 의미가 있다. 


안다미로 운영의 핵심은 학과의 특성을 살려 학생식당과 카페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협동조합의 형태를 띠지만 기업과 다름없는 조직으로 운영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임원인 대표이사 이승우 교수와 기획과 회계를 맡는 총괄 매니저가 각각 1명씩 있고, 조합원과 임원진 사이에 각 영역의 매니저들이 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전반적인 운영은 학과 교수의 지도 편달 아래 학생들의 주도로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조합원은 정기적으로 신규 조합원이 모집되며, 타과 학생도 원하는 경우 자유로이 조합원 가입이 가능하다. 조합원은 마케팅, 메뉴개발, 인사관리에 대한 부분을 담당한다. 현장 운영은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통해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고, 실습생에게는 최대 주 6시간 내외로 현장경험을 지원 받는다, 재료 구매부터 재료 관리, 제품 조리, 고객 서비스, 인력 운용, 팀 커뮤니케이션 등의 업무를 배우면서 외식산업 현장을 몸소 체험하는 중이다.

 

교육의 범위, 산업 전반으로 넓히되 
인재상에 대한 포지셔닝 명확히 해야


사회와 산업, 그리고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교육 측면에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많은 대학들이 가장 먼저 교과과정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인 모양새다. 교과과정을 바꾼다는 것은 그간 교수들이 가지고 있었던 교수법과 전공지식에 대한 도전이므로 전통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는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불투명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교수법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호스피탈리티산업 전공 교육은 산업 중심이 아닌 강의자 중심의 교육이 이뤄졌다고 본다. 호텔도 외식도,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체들은 중소기업의, 그도 아니면 소규모 자영업의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우는 호텔과 외식은 특급호텔, 파인다이닝과 같은 하이엔드 서비스에만 집중돼 있다. 연구도, 교육도 일부 상위 개념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학생들도 눈높이가 높아져 취업처도, 전공자로서 졸업 후 나아가야 할 일에 대해서도 시야가 좁아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하며 “우리의 학문은 경영학에서 파생돼 ‘호텔경영’, ‘외식경영’이라는 이름으로 특화됐다. 그런데 경영학에서도 맥도널드의 사례를 연구하지 않나. 외식경영이 기존의 경영학과와 차별화되려면 그 답은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한정된 범위로 접근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크기가 작은 산업에 더욱 제한을 두는 꼴이다. 전공학과의 의미를 살리려면 학과에서 정의하는 산업의 범위를 재설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김 교수도 “해외 호텔 교과과정을 보면 그 어디에도 호텔경영, 호텔마케팅, 호텔인사관리 등으로 나눠진 곳이 없다. 그저 Service Hospitality 산업 내에 경영, 마케팅, 인사관리가 있고 그 안에서 자기가 전공하고 싶은 분야를 사례로 더 접목해나갈 뿐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이를 취업처를 중심으로 호텔경영학, 외식경영학, 관광경영학으로 분리해 학과마다의 특징이랄 것이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도 이전에는 각 영역으로 특화된 학과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요즘 세대에는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크게 호소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게다가 경영자를 양성한다는 4년제, 일반대학에서 오너십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어갈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호텔, 외식 전공자라는 이유로 전문대와 다를 바 없는 와인 소믈리에 교육이나 조리교육을 받는 게 과연 전문경영인 배출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호스피탈리티산업에 있어서 인재는 그야말로 핵심 인프라다. 아무리 디지털이 발달한다 하더라도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암울한 시기를 보냈지만 호텔과 외식, 관광업계는 반등의 기세에 올라탔다. 비록 호스피탈리티산업과 관련된 학과들이 비인기학과로 전락하고 있지만, 업계의 비즈니스 상황이 좋아지고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변수 없이 현재의 호조만 이어간다면 업의 비전도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무수한 산학협력이 있었지만 이 시기야말로 산학협력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다. 높은 경쟁률과 커트라인에 기댈 일이 아니다. 학과도 치열한 경쟁의 반열에 올라타 이제는 다양한 전략을 연구해야 한다. 산업계도 학계의 어려움이 곧 산업의 어려움으로 이어짐을 헤아리고 산학 연계의 돌파구를 함께 모색해보길 바라본다. 

 

 

학과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교직을 맡기 전 미국에서 외식경영학을 전공하고 코네티컷 주립대 교수를 거쳐 글로벌 푸드서비스 기업 아라마크 미국 본사에서 4년여 동안 재직했다. 당시 교직과 현장에 몸담으면서 느낀 점이 외식은 현장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캡스톤 디자인 교육이 활성화 돼 있는 것에 비해 한국은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이 거의 없었다. 교과과정에 실습수업이 있긴 했지만 실습실 여건도 열악했고, 사회에서는 단순히 조리 기술만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경영자로서의 사고방식을 일깨우려면 직접 운영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설립 과정과 이후 운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설립의 취지에 따라 안다미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학생들의 손을 타지 않은 것이 없다. 물론 법인을 설립하고 조합을 운영한다는 것이 학생들의 시야에는 닿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엔 가이드를 주기도 했다. 조합 설립 이전까지는 실습실을 이용해 1년 여간 카페를 운영했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됐을 때 협동조합 설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어느덧 운영 9년차에 접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운영하는 학생식당의 규모가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했지만, 2019년에는 6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고, 교내에 기부한 누적 장학금도 6000만 원에 달했다. 이처럼 단순히 수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현장경험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기업처럼 성과를 보이고, 기여도가 높은 조합원은 해외 연수(총 10회, 50여명 이상)를 지원하는 등의 활동까지 겸하고 있다. 

 

수업의 형태로는 생소한 방식이라 진행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전에 없던 수업방식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기존 수업들이 대부분 이론위주의 강의형식이라 직접 몸을 움직이고 빠르게 사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버겁게 느껴진 모양이다. 이에 초기에는 모든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안다미로 실습으로 대체했지만 현재는 희망자에 한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학과교육과 산업현장 사이에서 인력 미스매치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여전히 수업방식 변화에 학과는 물론 학교, 심지어는 교육부마저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현 시점에 가장 필요한 수업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업이 돼야한다. 사고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을 부딪히고 빠른 의사결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현장에서는 오히려 생각이 없어야 한다. 현장의 무수한 갈등은 책에서 배우는 인사관리 이론에서는 배운 적이 없는 현실이다. 관리자, 경영진의 레벨에 도달해 학교에서 배운 사고방식을 적용하기에 앞서 어떤 것들이 선행돼야 하는지 고민 해봐야할 문제다.

 

안다미로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현장실습의 목표가 있다면?
현장실습은 학생들로 하여금 현실을 배우게 하는 데 의미가 있는 교육 방식이다. 교과서로 배웠던 이론이 어떻게 현장에 접목되고, 혹은 접목되지 못하는지, 이론에서 배울 수 없었던 현장의 이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래서 실제 내가 몸담게 될 직장은 어떤 곳이고, 앞으로 어떤 커리어 비전을 세워나갈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장실습을 통해 전공자들의 취업 의지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호스피탈리티산업 뿐만 아니라 모든 학과에 본인 전공을 살려 진로를 선택하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학교는 준 사회인을 배출하는 곳이고, 사회로 나가기 위해 준비과정에 있는 단계다. 전공 수업을 통해 업을 이해한 이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고 싶다면 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학과의 몫이라고 본다.

 

아직까지 진정한 현장실습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있는 듯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현장실습의 의미를 가장 잘 이행하고 있는 학과가 간호학과다. 간호학과는 모든 학과가 한 학기 동안 현장실습을 진행한다. 병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선임 간호사를 쫓아다니면서 필요한 때는 직접 수혈을 하고 주사를 놓기도 하면서 말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때에는 간호 인력이 부족한 방역 현장에 투입되기도 했다. 


실습이란 그런 것이다. 책에서 볼 수 없었던 현실을 무엇보다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일각에서는 실습 이후 학생들의 취업 의지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그래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국내에서 현장실습을 온전히 실현하기에 현실적인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적어도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안다미로만큼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돌파구를 모색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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