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bound Strategy] N차 프로 여행러의 나라, 싱가포르 - 구체적인 한국 여행 니즈 맞춘 특화 프로그램 요구돼

2022.12.16 09:00:00

 

엔데믹의 문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기 힘든 광경이었는데, 어느덧 조금씩 개재되는 국제관광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의 낯섦이 생경함이었던 때가 있었다. 바로 작년 이맘때쯤, 팬데믹을 뚫고 2년 만에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발을 디뎠을 때다. 한국과의 두 번째 트래블 버블, 인바운드로는 사실상 첫 번째 트래블 버블이라고 봐도 무방한 싱가포르에서 약 100명 남짓한 관광객이 들어왔고, 한국관광공사는 그들이 들어온 후부터 4일 동안 ‘싱가포르 여행안전권역 환대주간’으로 설정했다.

 

당시 입국한 싱가포르 관광객은 이미 몇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이들이 대부분이었음에도 한국에 다시 당도할 수 있어 감격스러운 모습이었다. 6시간이면 짧다고도 할 수 없는 이동 시간인데, 어쩌면 한국인보다 한국의 면면을 잘 알 수도 있을 정도로 한국 여행을 좋아하는 싱가포르 관광객들. 그들은 한국의 어떤 매력에 빠졌을까?

 

사회·문화적 교류는 물론 
정서적 유대감 형성돼 있는 한-싱 관계


말레이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국토의 면적이 부산보다 약간 작고, 진주와 비슷한 도시국가다. 싱가포르의 약 600만 명의 인구는 중국계(74%), 말레이계(13%), 인도계(9%) 등으로 이뤄져 있다. 싱가포르는 중위연령이 30대 미만이 대부분인 여타의 동남아국가에 비해 고령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2018~2019년 인구 증가세는 0.8%를 기록하며 아주 더딘 인구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고, 2030년까지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80만 명을 초과,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후 단시간에 선진국이 된 나라로 1970~1980년대에는 빠른 경제성장으로 한국, 대만,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7만 2795달러로 세계 5위에 랭크돼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5.4% 속도로 성장하면서 세계 순위가 22위에서 5위인 무려 17계단을 오른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지리적으로는 동남아시아에 해당하지만 여타의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고 있으며 영어를 제1언어로 하고 있는 영어권 국가기도 하다.


다민족·도시국가 형태의 싱가포르는 외국 문화에 대한 높은 수용성과 개방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K-Pop, K-Drama, K-Movie에 이르기까지 한류 전반에 걸쳐 높은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거의 매달 한국 연예인들의 K-Pop 공연, 팬미팅 등이 개최되고 있고, 이외에도 K-Beauty, K-Fashion, K-Travel 등 다양한 분야로 한류가 확산되는 추세다. 또한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싱가포르인들도 증가, 한국 식당도 200여 개를 상회하는 등, K-Food까지 싱가포르인들에게 한국은 문화적으로 굉장히 친숙한 국가로 여겨지고 있다.


싱가포르와 한국과의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다. 양국 간의 교역이 많이 늘어나 있는 상태인데다 어려움을 딛고 단시간에 선진국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닮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양국 국민에 대해서는 90일간 비자가 면제되고 있으며, 관광교류 확대를 위해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지사를 중심으로 주요 한국 관광지 소개, MICE 지원, 테마 관광상품 개발 등으로 관광외교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긴 체류기간, 통큰 소비, 재방문까지 많은
고부가가치 관광객으로 주목받아


싱가포르 인바운드 시장은 양국 간의 문화적 교류가 활발했던 만큼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팬데믹으로 국제관광이 잠시 중단됐던 코로나 시기에도 2021년 11월, 두 번째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VTL)이 싱가포르와 맺어지면서 가장 먼저 하늘길이 열리기도 했다. 첫 번째 VTL 국가였던 북마리아나제도의 경우 아웃바운드가 주된 시장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팬데믹 이후 국내에 첫 발을 디딘 외국인 관광객은 싱가포르인이었던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주요 방한 목적은 ‘여가/위락/휴식(69.8%)’, ‘사업 또는 전문 활동(26.5%)’, ‘친구/친지 방문(3.7%)’ 순으로 나타났고, 방한 중 주요 참여 활동(중복응답)으로는 ‘쇼핑(81.2%)’, ‘자연경관 감상(61.2%)’, ‘고궁/역사유적지 방문(52.7%)’, ‘식도락 관광(51.4%)’, ‘박물관/전시관 관람=업무수행(24.9%)’, ‘전통문화 체험(21.2%)’ 등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인의 평균 체류기간은 10.8일로 비교적 오래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인 평균 지출 금액이 3226달러(한화 약 433만 원), 하루 평균은 359달러(한화 약 48만 원)였다. 이들의 한국 재방문율은 무려 78.4%, 평균 방한 횟수가 4.2회였고, 코로나19 시기에도 한국여행의 전반적 만족도는 96.7%로 평가됐다. 여기에 향후 3년 내 관광목적 재방문 의향은 93.1%를 기록해 앞으로도 한국을 찾고자 하는 싱가포르 관광객들의 니즈를 알 수 있었다.


한편 트래블 버블 이후 한국관광공사와 각 지자체는 싱가포르 관광객들의 방한을 독려하고자 다양한 상품들을 개발, 홍보·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VTL 체결을 계기로 한국관광공사가 개발한 싱가포르 시장 대상 특별 스키상품 ‘싱스키(SingSki)’ 단체 관광객들이 방한했다. 해당 상품은 스키와 눈썰매, 한류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강원도 체류형 상품이었다. 또한 상품과 연계해 싱가포르 내 한국관광 홍보를 위해 현지 여행사 관계자 및 인플루언서를 초대한 팸 투어도 동시에 진행, 싱스키 프로그램 체험과 함께 속초 낙산사, 강릉 BTS 버스정류장 등 주요 강원도 관광지를 답사했다.


최근에는 FIT뿐만 아니라 인센티브·기업회의 단체 유치를 위한 ‘K-Pop’ 마케팅도 실시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주요 방한 국가 6개국의 기업관계자를 초청해 K-Pop 등 한국 매력을 소재로 한 국가 간 팀 빌딩 경합대회를 개최, 단순히 해외 현지 여행사나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를 초청해 팸 투어를 진행하는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국가별 기업 직원들의 팀 빌딩 경쟁이라는 흥미로운 마케팅에 반응이 좋았다는 후문이다.

 

 

동남아시아의 큰 손을 모셔라!
지자체, 싱가포르 관광객 대상 홍보에 박차


재방문율이 높아 어느 정도 한국의 경험이 있는 싱가포르 관광객인터라 주요 수도권 이외 지자체에서도 각종 유치 활동이 한창이다. 대구시는 지난 3월, VTL 체결 당시 대구를 방문한 72명의 단체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고자 지속적인 대구 관광 세일즈콜 마케팅을 수차례 실시한 결과 11명의 관광객을 다시 유치시켰다. 


또한 전라남도는 5월 중 싱가포르 여행사와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팸 투어를 진행했다. 그동안 중동 등 이슬람 국가의 지역 방문에 공을 많이 들였던 바, 당시 팸 투어를 통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서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한 신안 퍼플섬을 비롯해 안심관광지인 목포 해상케이블카, 여수 밤바다, 순천만 국가정원 등 전라남도의 구석구석을 소개했다. 그중 강진 푸소 체험과 해남 대흥사 템플스테이 등 지역 문화 체험도 소개하면서 ‘가장 한국다운 여행’에 대한 매력을 어필, 이를 통해 140명의 싱가포르 단체관광객을 유치한 성과를 보였다.

 

 

한편 최근 싱가포르 관광객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다. 팬데믹 기간 동안 제주도는 국제관광의 재개를 위해 관계 부처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규제 완화를 건의, 그 결과 지난 6월부터 제주 무사증 입국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제주-싱가포르 간 스쿠트항공의 정기 취항이 시작해 싱가포르 관광객의 입도 수가 증가 중이다.

 

제주관광공사 글로벌마케팅그룹 이강일 PM(이하 이 PM)은 “VTL 이후 싱가포르 관광객의 방문이 조금씩 있긴 했지만 당시 FIT를 위주로 VTL이 진행됐던 터라 개별 여행이 쉽지 않은 제주도까지 방문하는 이들은 사실 많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6월 스쿠트항공의 제주 직항 운항이 시작되면서부터”라고 이야기하며 “아무래도 직항이 생기다보니 싱가포르 관광객들의 제주도 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6월 처음 취항 시에는 주 3편이었던 운항 수를 10월 말부터 주 5편으로 증편했는데, 편수가 늘어난 만큼 탑승객 수가 줄어들 것이라 예상한 것과 다르게 9월 중순부터 90~95% 이상의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진 국제선으로는 다소 작은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어 보다 좌석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중형, 혹은 대형기로의 변경을 스쿠트항공과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한국에 대한 경험치 많은 프로 여행러들
경험, 콘텐츠 중심의 특수목적관광 인기


싱가포르 관광객에게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한 특수목적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싱가포르와의 VTL 이후 제주관광공사는 싱가포르 관광객들의 기존 제주 관광 니즈와 코로나19 기간 동안 갈망해왔던 그들의 여행 경험을 채워주기 위해 특화된 콘텐츠 개발 및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실시한 바, 직항편의 취항과 함께 싱가포르 관광객의 입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 PM은 “싱가포르 관광객은 다른 동남아 여행객들과 다르게 개별여행에 대한 부담도 많지 않고, 전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다보니 스스로에게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일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성향이 있다. 또한 도시국가라 부족할 수밖에 없는 자연환경과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상당히 강하다. 때문에 단순 관광지 방문이 아니라 다양한 액티비티들을 선호한다.”고 설명하며 “실제로 2018년, 제주관광공사와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지사, 싱가포르 자동차 협회(ASS)가 업무협약 이후 ‘전기차 자가운전’ 상품을 개발해 운영해오고 있는데, VTL로 가장 처음으로 방문한 단체가 전기차 자가운전 단체였을 정도로 인기다. 싱가포르에서는 비싼 자동차 값으로 차가 없는 이들이 많은 터라 여행지에서의 운전을 여행의 묘미로 생각한다더라. 여기에 2020년까지 싱가포르 내에는 없었던 전기차에 대한 호기심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었던 것이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구력을 가지고 있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10월 30일에는 싱가포르 자전거 동호인 40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를 대상으로 닷새간 제주 환상 자전거길을 따라 제주 일주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상품은 지난 4월 제주를 방문한 싱가포르 자전거 동호회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는데, 4월 말 상품 판매 시작 2주 만에 40명의 모객이 완료되고 내년 4월로 예정된 2차 상품도 판매가 완료됐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골프관광, 한라산 및 오름 등반, 올레 트레킹 등 체험형 상품도 적극 선보이는 중이다. 


이 PM은 “이번 자전거 단체가 들어왔을 때 한 관광객이 싱가포르에서도 자연을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는 있지만 자연 속에서 커피를 마실 수는 없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들으니 싱가포르 관광객들에게 제주도가 어떤 곳인지 더욱 와닿게 됐다.”고 전하면서 “이처럼 특수목적관광 상품은 일반 단체상품에 비해 2~4배 정도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은 물론 만족도도 높으며, 체류기간도 길다. 이에 제주도에서는 싱가포르 관광객을 고부가가치의 장기체류형 관광객으로 보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를 계속해서 기획, 발굴하고 있다. 앞으로도 특수목적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고소득의 럭셔리 관광객
니즈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상품 선호해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어마어마한 야경과 빌딩의 스카이라인, 빼어난 조경이 잘 혼합된 도시 문화, 휴양지 조성을 위해 자체 개발(?)한 센토사 섬이 있지만 자국의 역사가 짧고 면적이 좁은 만큼 누릴 수 있는 관광자원이 그리 많지 않은 나라다. 게다가 여타의 관광지와 다르게 자연스럽게 조성된 관광자원들이 아니다 보니 싱가포르인들에게 다양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지역들의 여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라이프 스타일이 됐다. 


맞춤형 인바운드 여행사 FNF Korea 김은숙 대표(이하 김 대표)는 “싱가포르인들은 마음속에 여행을 늘 품고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행에 대한 니즈가 굉장히 강하다. 한국의 재방문율도 높지만 한국 이외 다양한 국가로도 쉽게 떠나는 이들이다. 여행 경험치가 상당한터라 기본적으로 쇼핑이나 랜드마크 투어와 같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화된 프로그램보다 각자가 해보고 싶거나 가보고 싶은 것들이 세분화 돼 있다.”고 설명하며 “싱가포르 내의 여행사들은 절대적인 수도 많을뿐더러 맡고 있는 영역이 화교전문, 무슬림전문 등으로 특화돼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거의 매주 단체를 송출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밀리유 인사이트가 올해 초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인 10명 중 3명은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오미크론 등 변이출몰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고, 올해 여행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 중 20%는 이미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후에도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이들이었다.

 

 

단순히 관광뿐만 아니라 교육 목적으로도 여행을 찾기도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내 미식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의 최지아 대표는 “싱가포르 관광객들은 소득수준이 높은 만큼 자녀 교육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도 많다. 이 경우 대부분 럭셔리 관광 상품을 이용하는데, 평소 미식을 즐기면서도 도시국가 특성 상 식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다 보니 미식투어 요청 시 자녀들에게 식재료의 원물을 볼 수 있는 농장투어나 농장에서 진행하는 체험활동도 많이 찾는 편”이라고 귀띔하며 “한 번은 치킨을 즐겨 먹는 자녀가 닭의 원래 모습을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생닭 형태로 이해하고 있다며 닭 농장에 데려가 달라 요청한 고객도 있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싱가포르인의 여행 행태는 갈수록 고도화에 세분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여행 패턴도 대중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 맞춤 관광을 선보이는 김 대표는 싱가포르 인바운드 상품은 만들 때마다 새롭다고 한다. 그는 “싱가포르인들은 니즈가 충족되지 않으면 여행을 포기할 정도로 강한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 이에 단체는 자신들이 원하는 여행을 실현시키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불편한 타인보단 편한 가족들끼리 뭉쳐서 오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하며 “가끔은 우리조차 잘 가지 않는 관광지를 이야기하며 이곳에 가서, 어떤 것을 먹고, 무엇을 해보고 싶다고 꼭 짚어서 이야기하는 터라 깜짝깜짝 놀랄 때도 있다.”고 전했다.

 

 

 

한류도 한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자연이 최고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콘텐츠 중심 종합박람회인 ‘K-콘텐츠 엑스포’가 열렸다. 한류의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한류의 완전정착 단계라고 평가될 정도로 이미 열풍을 지나 그들의 문화 속에 K-콘텐츠가 스며들어있다. 이에 방한 싱가포르 관광객의 핵심 계층인 20대 여성들의 경우 여행 중 한류스타 관련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간접 경험한 장소에 가보는 등 한류관광에 대한 니즈를 자연스레 가지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한류가 여러모로 한국에 대한 관광객들의 관심을 일으키고 있기는 하지만 관광의 수요로는 연결되기까지는 소구력이 약한 상황이다. 싱가포르인들의 경우 워낙 한류에 노출된 지 오래되기도 했고, 한국 방문이 잦아지며 한국의 곳곳을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더 강하다.”고 이야기하며 “tvN의 <미스터 션샤인>을 보고 안동의 드라마 촬영 장소(Shooting Place)를 가보고 싶어 했던 고객이 있었는데 한국에 몇 차례 방문한 무슬림이었고, 미스터 션샤인이 좋아서 왔다기 보다 그 속에 나왔던 풍경을 느끼고 싶어서 온 케이스였다. 아직까진 한류도 한류지만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감상에 여행의 방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PM도 지난 2월 제주관광공사에서 진행한 ‘2022 제주 외국인 체험여행 테마 콘텐츠 공모전’을 이야기하며 당시 공모에 당선된 콘텐츠 중에 아웃도어·레저·스포츠 부문의 테마 콘텐츠가 싱가포르 관광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테면 야간의 오름에서 야경을 보며 야간 스냅사진을 찍는다든지, 성능 좋은 음향장비를 통해 숲속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이를 녹음할 수도 있는 사운드워크 등 제주 자연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야간 스냅사진 촬영을 곁들인 오름 투어는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관광 박람회 참가 이후 하루에 한 팀 이상 싱가포르팀의 예약을 받고 있다고.


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 비행기로 6시간이면 그리 짧은 거리는 아닌 나라에서 몇 차례고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볼거리, 체험거리가 있으면 ‘조만간’을 기약하거나 3박 4일 정도의 여유만 생겨도 바로 한국행 티켓을 끊는 싱가포르 관광객들이다. 이제는 서울 이외 외곽지역으로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어 지역 관광 상품 개발도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한편, 반대로 싱가포르 관광객을 통해 특수목적관광 상품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우호적인 국가 간 관계를 바탕으로 문화적 교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싱가포르 인바운드 시장. 그들이 발견해나갈 한국의 매력은 어디까지일지 기대가 된다. 

 

 

그동안 FNF Korea에서 타깃하는 싱가포르 관광객 특징과 그들의 한국 여행 니즈는 어떤가?
싱가포르 관광객은 여행을 통해 하고 싶은 바가 분명하기 때문에 맞춤형 여행으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대개 일정과 이번 여행에서 꼭 해야 하는 것들을 세부적으로 요청하면, 요청사항을 중심으로 나머지 일정을 FNF Korea에서 구성하는 식이다. 싱가포르 관광객들은 높은 여행 경험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개별 여행도 즐기지만 개별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스케줄이나 콘텐츠의 경우 여행사에게 문의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한국 여행 니즈는 어떤 특징을 중심으로 갈무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내장산 단풍구경을 가겠다든지, 순천만에 가서 특정 식당의 음식을 먹고 싶다든지, 철원의 노동당사, 디올 카페에 가보고 싶다든지…. 최근에는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아보고 싶다는 고객도 있었다. 오더가 들어올 때마다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웃음). 덕분에 여행자들의 시선에서 우리나라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기획자로서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싱가포르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
한국의 자연, 유네스코문화유산,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공간들을 좋아한다. 물론 경복궁이나 창덕궁과 같은 도심 속 관광지도 선호하지만 최근에는 서울 이외 외곽 지역으로 많이 나가는 추세다. 예를 들어 강화도의 고인돌 유적공원이나 신안의 퍼플섬, 순천만, 안동 하회마을이나 경주 양동마을같은 곳들을 찾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는 말할 것도 없다. 자연 경관도 자연 경관이지만 화산으로 만들어진 섬이라는 특별한 스토리, 그리고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도심 속 활동 중에서는 북한산 트레킹, 한강 라이딩이나 치맥과 같은 프로그램은 스테디하게 인기있는 투어다.

 

최근 싱가포르 관광객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관광지가 있다면?
서울에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자연 친화적인 관광지 중 그동안 남이섬이 가장 인기있는 곳이었는데, 이제 남이섬은 이미 10번도 넘게 가본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익숙한 관광지가 됐다. 물론 남이섬의 사계절은 방문할 때마다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지만, 새로운 장소가 필요해 남이섬과 비슷하면서도 거리의 저항성이 없는 곳을 물색하게 됐다. 그렇게 최근 문의도,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은 곳이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이다.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위치, 총 6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한탄강 가까이에서 아름다운 주상절리 강변을 볼 수 있는 1시간 20분 코스의 구라이길에서부터 2시간 코스의 비둘기낭 순환코스까지 볼거리와 즐길거리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더라도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지기 때문에 최근 대표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FNF Korea에서 싱가포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적 접근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FNF Korea는 왔던 손님이 다시 올 수 있도록, 한국에 재방문하고 싶어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 나라, 혹은 도시를 여행한다는 것은 전체적인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곳을 가더라도 늘 사계절은 겪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경복궁의 여름은 선선해진 밤길을 걷는 고궁 산책이 매력이고,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특히 매 여행을 한국으로 선택하는 관광객들이 생각보다 많다. 여러 나라와 도시를 돌아보길 좋아하는 한국인 입장에서 재방문이 이렇게 잦다는 점이 의아하기도 할테지만 생각해보면 아직 우리도 우리나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가보지 못한 멋진 곳들이 많다. 따라서 우리의 역할은 생소한 여행지일지라도 낯설지만 낯설지 않게 그들의 여행 경험을 잘 빚어주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싱가포르 인바운드 전망은 어떠할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이에 대한 FNF Korea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싱가포르와 한국은 사회문화적으로 비슷한 점들이 많다.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 싱가포르인들이 한국을 지속적으로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항공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이전만큼 재개된다면 싱가포르 관광객들은 언제라도 시간이 나면 티켓을 끊어서 올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여행 경험이 더 쌓일수록 여행사보다는 개별여행을 선호하겠지만, 예를 들어 원주 뮤지엄 산같은 경우에는 한국어 해설밖에 없어 싱가포르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개별 방문이 어려운 곳 중 하나다. 따라서 이렇듯 여행사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당일 투어라도 계속해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싱가포르 관광객들의 다양한 니즈로부터 새로운 니즈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흥미로운 관광 상품들을 개발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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