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엔데믹 호조의 스타트라인에 선 호텔들, 본격적인 장기전 위해 발 구르기에 나서

2022.07.11 09:00:00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 체제로 전환되면서 일상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억눌렸던 여행, 특히 단체관광과 함께 미뤄진 MICE와 연회 행사들이 봇물 터지듯 재개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PCR 검사와 증명서 제출의 의무가 없어지고, 해외입국자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등 입국 제한 조치가 대폭 완화, 인바운드 시장도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호텔은 건물 개보수와 재정비는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DT를 실시하고,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등 엔데믹 전략에 착수했다. 길었던 2년을 보내고 경영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은 놓지 않은 채 심기일전하는 호텔들. 올해 4월 엔데믹 전환 이후 드러난 호텔 전략들을 살펴봤다.

 

#종합

 

초읽기에 돌입한 관광수요의 회복세


전 세계적으로 엔데믹 움직임이 탄력을 받으며 관광수요의 회복에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일상 회복 정책 기조로 호텔 이용에 제약이 대부분 사라진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K-Culture에 대한 글로벌 인식이 높아지면서 인바운드 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등 업계의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이어온 호캉스 열풍으로 그동안 인바운드에 집중하느라 부족했던 내수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마련됐다. 게다가  항공 운항이 재개되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관광지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황규완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호텔업 전망은?’ 보고서를 통해 일상 회복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될 경우 호텔 수급 여건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현재의 기조라면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더불어 내국인의 호캉스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2014년 이후 이어진 공급과잉 문제는 상당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없었다고 가정할 경우 서울지역 호텔 객실의 연간 수요량은 2119만 실이며, 2년 동안 폐업과 매각 등으로 줄어든 객실 공급량은 연간 2576만 실로 이를 기준으로 예상되는 OCC는 82.2% 정도”라고 귀띔하고 “K-Culture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외국인 입국이 기존 가정보다 10% 증가할 경우 추산된 OCC는 87.2%로 호텔 공급부족이 논의되던 2010년대 초반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의 거리, 경제력, 인구 등을 감안할 때 해외 입국객의 중국 편중은 불가피하나 동남아, 미주, 유럽 등 입국객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다변화된 시장이 안착된다면 관광 수익이 해당국의 정책 또는 경제여건 등의 외부요인에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가 체감하는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호텔 월드 마케팅담당 전보민 매니저(이하 전 매니저)는 “2022년 3월 이후부터 점차 호텔 예약 부분에서 반등을 보여 성수기인 7~8월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예약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많지 않은 와중, 내수만으로도 팬데믹 이전으로의 회복세에 도입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편 대구 메리어트 호텔 노상덕 총지배인(이하 노 총지배인)은 “대구 또한 5월 28일을 기점으로 국제선이 움직이기 시작, 다낭과 방콕을 중심으로 싱가포르와 대만 등 다양한 국가로의 하늘 길을 열어 가길 기대하고 있다. 대구로 국한하지 않더라도 서울이나 인천, 부산 등 타 광역시에서는 MICE 행사 문의와 관련한 해외 인바운드 단체 여행객의 수요가 상승하고 있으며, 인센티브 단체에 대한 문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고 전하며 “대구 또한 국내 최초의 컨벤션뷰로가 있고 EXCO 컨벤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대구 메리어트 호텔도 지자체와 협력해 국제단위의 MICE 행사와 인센티브 그룹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구 발 국제선이 활발히 움직일 때 대구를 자주 찾던 대만과 인터내셔널 기업이 많이 상주해 있는 싱가포르 기업의 인센티브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하늘 길 열렸지만 여전히 국내여행이 유효해


6월 8일부터 해외입국자 격리의무가 전면적으로 해제됐으나 이전처럼 인바운드에 몰입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코로나 2년 동안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몇 차례 반복한 탓도 있지만, 국내 인바운드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일본, 대만이 여전히 폐쇄적인 코로나19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지난 21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발생 중인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 감영병 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7~8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내국인들의 호캉스 열풍이 식을줄 모르고 있어 호텔들은 인바운드 대비는 하되 당분간은 국내여행객들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전 매니저는 “올 하반기까지는 빠르게 국내여행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도 국제보다 국내노선에 집중해 운영할 것으로 예상되며, 항공, 렌터카, 숙박 등이 연계된 패키지 상품의 다양한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안전, 위생, 비대면이 중시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호텔업계는 그에 맞는 객실 및 식음 상품을 계속해서 출시해야 할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으며, 노 총지배인은 “항공 재개가 이뤄짐에 따라 아웃바운드 증가도 예상하고 있으나, 국제 정세에 따른 고유가로 인해 항공료 인상이 코로나19 직전보다 2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이에 국내여행 시장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며 “실제로 대구 메리어트 호텔은 작년 코로나 상황에서도 주말의 레저 고객 예약률이 높아, 앞으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내 레저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다. 내국인들의 국내여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호텔에서 즐길 수 있는 부대시설에서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다양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특별함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과 서울에서 호텔포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IHM의 신재원 대표는 언제 다시 도래할지 모르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시장을 보다 굳건하게 할 긴밀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여행 시장은 엔데믹과는 별개로 성장하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속도를 코로나19가 앞당겼다고 본다. 국민 총소득이 증가하고 레저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명제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된다 해도 국내관광의 수요가 늘어나 수준 높은 숙박시설을 바라는 내국인 고객을 위한 고급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설파하며 “특히 예전처럼 위치나 입지만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외곽에 위치할 지라도 프라이빗하고 색다른 경험이 가능한 데스티네이션 호텔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이에 호텔포레도 그에 맞는 시설 보수 및 디자인 리뉴얼 등에 많은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내수 영업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물들어올 때 노 젓는 호캉스 지역들


보상심리를 넘어서 이제 호캉스는 하나의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발 빠르게 국내여행객들의 수요를 선점한 지역 호텔 중에서는 팬데믹으로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었던 곳들도 많았다. 이에 주요 관광지 호텔들은 현재의 호조를 이어나가고자 보다 공격적인 태세를 갖출 모양새다. 

 


그중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제주 호텔업계를 살펴보면, 올 하반기 오픈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는 호텔들과 함께 기존의 호텔은 시설 개보수와 대규모 인재채용을 통해 더욱 내실을 다지는 전략이 눈에 띈다. 먼저 파르나스호텔㈜은 제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 최초의 5성급 독자 브랜드 파르나스 호텔 제주를 7월에 오픈한다. 파르나스 호텔 제주는 럭셔리 호캉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3인 뿐 아니라 4~5인 고객들까지 편안한 투숙이 가능하도록 스위트 객실을 조성했으며, 제주 지역 내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중문색달해수욕장과도 가까워 럭셔리 리조트형 호텔로서 새롭게 서귀포 중문관광단지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앤 스파도 하반기에 개장을 앞두고 있다. 서귀포 태평로에 위치할 예정인 JW 메리어트 제주는 범섬을 마주보는 해안 절벽 위, 2만 6830㎡ 규모의 부지에 자리잡아 압도적인 공간과 어우러진 바다 절경의 조망을 자랑할 예정이다. JW 메리어트 브랜드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JW 메리어트 제주는 객실 및 리조트 곳곳에 제주의 농·어업에서 받은 영감을 디자인과 고객 체험 프로그램으로 승화, 그동안 국내에서는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차원의 리조트로 포지셔닝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롯데호텔 제주는 부대시설을 리뉴얼 오픈해 정비를 마쳤다. 이번에 재구성한 사계절 온수풀 ‘해온’과 ‘풀 카페’, 레스토랑 ‘더 라운지 앤 바’를 통해 롯데호텔 제주는 제주의 이국적인 풍경과 어울리는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하드웨어와 캐주얼 프렌치 요리로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소프트웨어 측면을 모두 강화했다.


성수기를 맞아 국내외 관광객 수요의 급증을 대비, 대규모 공채를 실시하는 호텔도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2017년 오픈 이래 최초의 대규모 공개 채용으로 올 하계 시즌과 하반기의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고자 했다. 제주신화월드 관계자는 “엔데믹 시대가 서서히 막을 올리고 있긴 하나, 아직까지 여행객들이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만큼 이동 동선이 크지 않고 한 곳에서 여행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복합리조트들이 핵심적인 관광 요충지로 떠오를 것으로 생각된다.”고 이야기하며 “제주신화월드는 대규모 기업 행사부터 소규모 학회, 워크숍 등 모든 유형의 행사를 수용할 수 있어 국내외 MICE 고객에게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도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카지노, 30개 이상의 F&B 매장, 워터파크 및 테마파크 등 모든 유형의 여행객들을 위한 관광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에 각 영역에 핵심 인재들을 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채용과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채는 물론 도내 산학협력을 통해 실습도 연계하고 있어 앞으로도 인재 발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DT

 

비대면, 디지털의 시대 흐름에 발맞춰
세분화돼 가고 있는 DT전략


코로나19 비대면의 여파로 호텔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호텔은 오프라인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환대 서비스산업을 이끌어온 탓에 디지털과 자동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호텔뿐만 아니라 전 산업적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장되며 디지털 트렌드의 일상화를 위해 호텔에도 DT 전략들이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그동안 ‘AI 서빙로봇’, ‘스마트 셀프 체크인·아웃’ 시스템 등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해 온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이 업계 최초로 통합 채팅 상담 ‘파라다이스 톡’을 론칭했다. 파라다이스 톡은 기존의 대표전화 ARS,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환경 조성을 위해 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네이버 톡톡, 웹 채팅 등 다채널을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관계자는 “24시간 운영되는 챗봇 상담은 시나리오 기반의 AI 서비스다. 예약, 식음, 레저, 멤버십, 주차 및 발렛 등 고객 문의가 잦은 대표 항목에 대해 고객이 쉽게 접하고 있는 채널을 통해 빠르고 쉽게 답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하며 “보다 상세한 내용이 필요할 경우 상담사 연결이 진행되지만, 챗봇을 통해 상담사가 반복적으로 응대해야 하는 정해진 답변들을 대신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상담사의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고객 또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돼 고객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초부터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싣고 있는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에서도 각 호텔의 특징에 맞게 DT를 실현시키고 있다. L7과 롯데시티호텔은 호텔 내 무인 매장 운영을 시작하며 비대면 서비스의 강화에 나섰으며, 롯데호텔 월드는 가이드봇을 도입했다. 먼저 지난 3월 L7명동에서 선보인 이후 전 L7호텔에 론칭한 무인매장 ‘맥시 바(Maxi Bar)’와 5월, 롯데시티호텔 구로에서 선보인 ‘시티 익스프레스(City Express)’는 푸드리테일 테크 스타트업 ㈜워커스하이와의 협업으로 조성됐다. 일반 소매 상품을 판매하는 단순 키오스크에서 벗어나 호텔에 특화된 상품은 물론, MZ세대에게 호응받는 상품 등을 큐레이션하고 있다. 또한 무인매장이 24시간 운영되는 호텔의 특성을 고려해 DT를 통해 인간과 로봇이 협업할 수 있는 ‘코보틱스(Cobotics)’를 구축하기도 했다.


한편 롯데호텔 월드의 가이드봇은 로비에서 고객의 맞춤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곳곳에 전시돼 있는 예술작품을 설명해주는 도슨트 서비스까지 선보인다. 전 매니저는 “롯데호텔 월드는 지난해부터 딜리버리 로봇, 무인 환전 키오스크, 인공지능 스피커 등 DT 서비스를 선도해왔다. 이번 가이드봇 역시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고 이색적 경험을 원하는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도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춰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부대시설

 

자유로운 야외활동 겨냥한 부대시설
특화된 콘셉트로 차별화 해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아 부대시설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특히 타 호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설 강화로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 레지던스는 KT 올레tv키즈랜드와 협업해 키즈 라운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리뉴얼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전국 캠핑장 제휴를 통해 안전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KT키즈랜드 캠핑’을 호텔로 확장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미끄럼틀과 볼풀, 클라이밍과 밧줄 놀이, 캠핑장 등 신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새롭게 마련됐으며, 키즈랜드 대표 콘텐츠인 프리미엄 영어교육 콘텐츠 ‘영어 놀이터’와 국민 육아멘토 오은영 박사가 키즈랜드 동화책 중에서 아이의 정서지능에 도움이 돼 엄선한 책의 스토리를 놀이 공간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야외활동 수요가 늘어나면서 입장객 수가 5월 기준 전년대비 3배 늘어난 설악 워터피아는 야간에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나이트 스파(Night Spa)’를 새로 론칭했다. 세계 유명 온천 관광지 8곳을 모티브로 설계한 18개 탕은 세계 온천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 특히 이번 나이트 스파를 위해 100여 개의 은하수 조명과 무드등을 설치하면서 야간만의 특별한 느낌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의 실내 테마파크 원더박스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강화로 테마파크의 범위를 호텔 곳곳으로 확장시켰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원더박스 카니발 공연의 세계관과 캐릭터, 스토리 등을 업그레이드해 비주얼적 요소를 보다 부각시키고,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가 함께하는 고품격 가면무도회, 매직 서커스의 진수를 보여주는 마법사와 광대들의 퍼레이드 스윙댄스가 결합된 공연 등 다양한 콘셉트의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흥미로운 점은 비단 원더박스 내에서만이 아닌 더 많은 고객들이 퍼포먼스를 만끽하도록 플라자, 호텔 로비까지 공연 장소를 확대하고, 방문자들의 행복한 순간을 위트 있는 캐리커처로 남겨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콘텐츠/프로그램

 

같이할수록 시너지 배로 만드는 컬래버레이션
단순한 호텔 콘텐츠에 색 입히는 전략 확대돼


하드웨어 변화에 한계가 있는 호텔은 내부적인 콘텐츠와 프로그램의 차별화를 통해 갈수록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입맛을 맞춰야 한다. 그런데 이미 정해져있는 객실 콘셉트, 부대시설과 서비스로는 새로운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기에도 어려움이 존재하긴 마찬가지. 하지만 호텔이라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획으로 브랜드 컬레버래이션이 있다. 호텔은 타깃 고객과 규모에 따라 등급이 나뉘어져 있고, 비교적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이 분명한 곳들이 많아 비슷한 소구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라면 협업 시 발휘할 수 있는 시너지가 배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호텔에서는 호텔의 컬러에 맞는 브랜드와 함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각종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엔데믹을 바라보면서는 단순히 단발성의 컬래버가 아닌 호텔 내 문화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이를 토대로 문화 마케팅을 실시하는 가하면, 얼어붙은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호텔과 복합리조트가 손을 잡는 업계 최초의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몰입형 예술 전시 공간 ‘빛의 시어터’를 오픈했다. 빛의 시어터는 ㈜티모넷이 예술 거장들의 작품을 새로운 시각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상설 전시 공간이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역동적인 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통해 관객에게 명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예술 경험을 선사하는 빛의 시어터는 총 4개의 공연으로 구성된다. 첫 전시는 ‘황금빛 색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프의 대표 작품을 조명하는 ‘구스타프 클림트 – 골드 인 모션’ 전으로 기획됐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현몽주 총괄은 “워커힐은 고객에게 새로운 문화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콘텐츠를 발굴해왔으며, 일례로 지난해 프린트베이커리 워커힐 플래그십 스토어 입점을 통해 미술품 소장의 문턱을 낮추고 예술로 취향을 표현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고 말하며 “이번 빛의 시어터 오픈을 통해 첨단 기술로 미술 작품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문화 공간 창출에 기여하고, 도심 속 ‘라이프 스타일 데스티네이션’으로서 워커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텔과 호텔이 협업하는 업계 최초의 시도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과 파라다이스시티가 함께 했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지난 6월 30일까지 오픈했던 스위트룸 패키지 ‘원 스위트 데이’에 그랜드 하얏트 인천 스위트룸 1박과 전용 라운지 조식, 이브닝 칵테일을 포함해 파라다이스시티의 원더박스 또는 씨메르 입장권이 포함된 것. 한 번의 투숙으로 호텔과 복합리조트를 동시에 누비는 두 배의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침체돼 있었던 지역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영종도를 홍보하고자 파라다이스시티와 협업하게 됐다. 업계 최초의 시도였던 만큼 고객들에게 복합적인 호텔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 반응도 좋았던 데다 내부적으로도 지역 상생을 위해 호텔이 힘을 합쳤다는데 많은 의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시그니처 프로그램 강화 통한 차별화 꾀해


코로나19로 잠정적으로 중단됐던 호텔들의 시그니처 프로그램들도 다시 시작되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 호텔 브랜드 L7은 힙합, 패션, 방송 등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L7호텔만의 독특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가고자 2017년부터 ‘L7 크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L7호텔은 L7크루와 함께 공연 및 팬사인회 등 고객에게 새롭고 이색적인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왔는데, 2019년 타이거 JK와 윤미래가 이끄는 필굿뮤직(FeelGHood Music)과의 컬래버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2년간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5월, 국내 대표 인기 록밴드 ‘국카스텐’과 손잡고 L7크루가 활동을 재개했다. L7크루로서 국카스텐은 5월 29일 L7홍대에서 국카스텐의 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 하현우의 두 번째 솔로 앨범 발매 기념 팬사인회를 시작으로 L7호텔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부의 방역 지침에 맞춰 언택트 상품에 집중했던 호텔업계가 대면 클래스를 하나 둘 다시 오픈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신라호텔은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시그니처 플라워 클래스 ‘블루밍 모먼트’를 열었다. 서울신라호텔의 플라워 클래스는 최정상급 연예인과 유명인사의 결혼식 꽃 장식을 도맡아 온 신라호텔 플라워팀이 진행하는 만큼, 해마다 올해 유행하는 꽃꽂이 콘셉트를 배우고자하는 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클래스다. 동시간에 최대 5팀만 참여 가능한 희소성에, 꽃꽂이를 배우려는 이뿐만 아니라 봄이 주는 설렘을 이어가고 싶은 고객,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찾는 고객, 가정의 달을 앞두고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 등 다양한 고객 군을 흡수할 수 있어 플라워 클래스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MICE/연회

 

물밀 듯 들어오는 MICE 수요에 고조되는 기대감
시장모색, 인프라 재건과 서비스 구축이 관건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소식에 MICE 시장의 수문도 활짝 열리고 있다. 제주신화월드가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예정된 MICE 행사의 매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제주신화월드 개장 이래 가장 높은 MICE 매출을 기록했던 2019년과 비교했을 때에도 30% 이상 증가하는 수치로, 제주신화월드는 물론 제주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제주신화월드에 따르면 2년 넘게 전무했던 수학여행 등 학교 단체 행사에 대한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 학생들을 위한 공공기관 행사도 10월 중으로 개최될 예정이라 MICE와 더불어 그룹단체도 머지않아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대구 엑스코에서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2022 대구세계가스총회’가 전 세계 에너지 관련 80여 개국 130여 개 전시업체, 국내외 1만여 명 규모로 개최됐다. 코로나19 이후 약 2년 반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대면 국제 행사였던 터라 대구 호텔들은 총회 개최가 확정된 시점부터 숙박 인프라 재건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노 총지배인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적으로 완화돼 엔데믹까지 고려하고 있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해외 출장을 나서며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자 하고 있으며, 그동안 온라인으로 옮겨갔던 많은 전략 회의들이 오프라인으로 전환됐다. 한국에서 출장을 나가는 사람도 많지만, 해외에서 한국으로 유입되는 해외 출장객 또한 늘어나고 있다.”면서 “여기에 국내 비즈니스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에는 레저 물량에 초점이 맞춰져 공휴일, 주말 한정으로 객실 점유율이 올랐다면, 올해 3월을 기점으로는 평일 비즈니스 투숙객의 방문이 늘었고, 글로벌 OTA를 통해서 들어오는 해외 출장객의 수요도 더해졌다. 전년도까지만 해도 전체 비율의 10% 미만이었던 외국인 투숙객의 비율이 현재는 35%를 웃돌 정도로 많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에 따르면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음악 창의도시 대구는 앞으로 국제 오페라 축제와 같은 문화예술 축제가 국제단위로 확정 및 추진될 예정이라고.

 


이처럼 각 지역에서 크고 작은 MICE 행사들이 재개되고 있는 가운데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은 성공적인 미팅과 이벤트를 위한 전용 프로그램을 론칭하기도 했다. ‘ALL미팅 플래너-더 초이스 이즈 유어스’ 프로그램은 웨딩, 돌잔치와 같은 가족모임 및 행사, 비즈니스 모임 및 브랜드 이벤트 등 다양한 미팅과 행사 시 2배 리워드를 정립해주는 프로모션이다. ALL미팅 플래너를 통해 지급되는 리워드는 이용 불가 일이 없고, 유효기간 만료 기한도 없어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다른 회원과도 리워드 교환이 가능하게 해 보다 편하게 프로그램 혜택을 누리도록 했다. 

 

보상심리 반영되는 연회
백문이 불여일견, 임팩트, 화려함으로 사로잡아


코로나19 단계별 지침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통에 호텔 운영에 많은 잡음이 있었지만 가장 골치였던 것은 무엇보다도 집합제한으로 인한 연회, 특히 웨딩이었다. 그러나 하객 인원 제한이 없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그동안 억눌렸던 예비신혼부부들의 보상심리는 웨딩에도 투영되고 있는 모양새다. 일반 웨딩홀에 비해 비용이 4~5배 비싼 특급호텔의 웨딩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러한 예비신혼부부를 겨냥하고자 호텔들은 저마다 특화된 웨딩 콘셉트 시연에 나서고 있다.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이하 AC호텔 강남)은 4월 웨딩페어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웨딩페어는 AC호텔 강남의 럭셔리 스몰웨딩 콘셉트의 맞춤형 웨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미리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 특히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신혼부부의 수요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웨딩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메타버스 내에서 호텔 웨딩을 구현하는 이색적인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글래드 호텔이 ‘글래드 여의도 웨딩’ 월드를 제페토에서 공개한 것이다. 글래도 여의도 웨딩 월드에는 글래드 여의도의 신랑 신부 메인 포토존과 신부 대기실, 웨딩홀 전면 미디어 홀, 버진 로드 등 웨딩홀 내 다양한 콘텐츠를 실제와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축해낸 것이 특징이다. 글래드 호텔은 메타버스를 통해 미리 호텔 웨딩을 체험하고, 현실에서 눈으로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결혼 준비에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자 했던 기획 의도를 전했다.

 


한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수원은 오프라인 돌잔치 박람회 ‘더 베리 퍼스트 벌스데이 파티 페어(The Very 1st Birthday Party Fair)’를 개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수원에서 처음 진행됐던 박람회였던 터라 많은 인파가 몰렸다. 박람회에는 돌잔치를 앞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돌상 차림을 비롯해 돌잔치 의상, 스냅 사진, 답례품 등 돌잔치에 관련한 유용한 정보들을 소개했다. 

 

콘셉트는 물론 아이템 다양화에 초점


돌고 돌아 호텔의 가장 기본은 뭐니 뭐니 해도 객실일 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야외활동이 자유로워졌지만 코로나19가 이끈 호캉스 트렌드 중 이제는 하나의 호텔 콘텐츠가 된 것이 바로 ‘룸콕’이다. 이에 따라 콘셉트룸이나 ‘올인룸(All in Room)’과 같이 객실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늘어난 가운데, 지난 5월 1일, 3년간의 레노베이션을 마치고 오픈한 롯데호텔 월드가 가족단위 고객을 위해 특화시킨 캐릭터룸을 대폭 확대해 선보였다. 레노베이션 전, 기존 상층부에서 운영되고 있던 브레드이발소 룸(22실)에 이어 △로티로리룸(10실) △카카오프렌즈룸(20실)이 새롭게 추가된 것. 롯데호텔 월드는 포근한 동물과 캐릭터 드로잉 벽화로 꾸며진 캐릭터룸을 통해 어린이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새로운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올인룸 트렌드는 풀캉스, 먹캉스, 뷰캉스, 북캉스 등 고객의 니즈에 따라 호캉스를 세분화시켰다. 글래드 호텔은 호텔의 시그니처 패키지인 ‘꿀잠 시리즈’를 객실화해 투숙객이 취향에 따라 저알레르기성 베개, 메모리폼 베개 등 다양한 침구를 갖추고, 잠을 테마로 한 패키지를 시즌별로 공개하고 있다. 프라이빗한 운캉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레스케이프는 ‘비 헬시, 비 세이프’ 패키지를 운영, 휴대용 러닝머신 ‘나인닷 트레드밀’을 대여해주고 인룸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팬데믹이 지나간 자리
다시 시작점에 서다


지난 코로나 2년 동안 여행, 그리고 호텔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소비자들이 가성비에 주목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의 자유가 제한돼 허용된 범위 내에서 어렵게 여행을 결심한 만큼 경비를 아끼지 않는 럭셔리 여행이 부상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 관계자는 “최근 3년간의 제주방문관광객실태조사에서는 펜션이나 민박보다 고급 호텔에서 투숙하는 여행객 비중이 비약적으로 증가했으며, 호텔 고객들 중에서도 럭셔리 호캉스 패키지 및 스위트룸을 예약하는 이들이 늘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스몰 럭셔리’ 여행이 핵심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2년간 내국인 호캉스 고객들의 시선을 따라다니며 엔데믹 니즈를 찾아온 호텔들. 여기에 항공 재개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도 예견되는 바, 호텔도 이러한 변화들을 체감하며 앞으로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다방면의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노 총지배인은 “코로나19를 겪으며 내수 물량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국내 여행객들의 호텔에 대한 경험치도 덩달아 높아졌다. 즉 호텔별 수준 차이도 인식하게 됐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잘 나타난 것이 코로나 기간 동안 경영난으로 폐업한 호텔도 있지만 반대로, 특급호텔의 경우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한 곳도 있었다는 것”이라고 전하면서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호텔은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중단됐던 다양한 서비스들을 재개하고, 내부 교육을 통한 서비스 질의 향상, 다양한 상품과 프로모션을 기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데믹의 호조는 모든 호텔에게 똑같이 다가올 기회다. 그러나 이를 얼마나 대비했는지에 따라 스타트라인은 달라질 수 있으며, 스타트라인이 뒤처졌더라도 페이스조절을 잘한다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레일의 방향성을 알고 달리는 것과 모르고 무작정 달리는 것의 차이를 이해하는 일이다. 엔데믹의 훈풍이 불어오는 7월, 이 일렁임이 호텔업계의 여름에 후끈한 쾌재도 불러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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