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이 밝았다. 어떻게 보면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왠지 모르게 해가 바뀌었다는 느낌은 새로운 무언가를 다짐하게 한다. 하긴 한 해의 첫 날, 첫 달이다보니 왠지 단추를 잘 꿰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에 매년 본지에서는 특급호텔들의 신년 경영전략을 모아 게재하고 있다. 잠시 소강상태에 이르렀지만 위드 코로나를 목전에 두고 있던 터라 올해 경영전략 지면에는 유독 많은 호텔들이 각자의 비전을 선언하는데 적극적이었다.
송년호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신년호는 한 해의 포문을 여는 호라 지면 기획에 있어서도 남다른 의미를 담게 된다. 지나온 시간을 곰곰이 되새기는 일은 앞으로의 방향성을 찾는데 주요한 실마리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를 스케치, 어떻게 색을 물들여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부 마케팅’ 기사는 두고두고 적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아이템이었다. 호텔에 있어 인적 인프라에 대한 이슈는 언제, 어떻게 다뤄도 유의미한 내용이지만 그 중요성을 느낄 때가 아니라면 아이러니하게도 ‘당연한 이야기’, ‘알고 있는 이야기’로 치부돼 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많은 호텔리어들이 호텔을 떠났다. 잠시 부재중이 아니라 더 이상 호텔업계에 비전을 느끼지 못하고 영영 떠나버린 것이다. 이에 위드 코로나의 전환으로 호텔 영업 재개의 실마리가 보이는데 전장에서 함께 싸울 인재들이 충원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초래된 이유로 호텔업계 자체의 낮은 임금과 복지제도 등 호텔리어에게 부족한 처우가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호텔리어 임금이 낮은 이유를 호텔의 인건비 비중이 높은 탓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호텔은 호스피탈리티의 정수를 지향하는 서비스업종이다. 제아무리 서비스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결국 호텔에서 판매하는 주력 상품은 호텔리어의 환대 서비스라는 말이다. 때문에 호텔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호텔의 하드웨어인 외관과 인테리어에는 생전 처음 듣는 해외 유명 작가들을 모셔오기까지 하면서 핵심 소프트웨어인 인적 서비스에 대한 투자에는 왜 그렇게 박한지 모르겠다.
혹자는 호텔이 공급과잉의 상황에 놓이면서 이익을 추구하게 된 것이 인적 인프라 개발을 소홀히 하게 된 배경이라고 이야기해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호텔도 당연히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돈을 벌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비용 절감의 대상을 인건비에서 찾는다는 것이 의아할 뿐이다. 적어도 환대 서비스를 상품으로 파는 업종이라면 인적 인프라들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보다 생산적인 방향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내부 마케팅은 기업이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을 브랜딩하고, 비즈니스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활동이다. 그리고 내부 마케팅에 해당하는 것은 비단 높은 임금, 좋은 복지만이 아니다. 그동안 호텔업계에는 인력의 미스매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그나마도 인재들이 업계를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갭은 더욱 커져갈 것이다. 코로나19로 구석구석 비었던 호텔 빈틈을 채우고 경쟁 우위를 차지하려면 앞으로 어떤 부분에 무게를 둬야 할지, 새해를 맞이해 올해의 경영비전을 세우는 이 시기에 본질적인 고민이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