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특급호텔들은 신용카드사, 통신사 등과 제휴를 맺고 객실 할인, 레스토랑 이용권, 라운지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멤버십은 코로나19 이후 내국인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적극 도입됐다.
이처럼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멤버십 제도를 통한 고객 확보 전쟁에 나서자, 국내 로컬 호텔들의 생존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멤버십이야말로 오너와 프랜차이즈 모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채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멤버십 혜택을 공유하고 최소 비용으로 최대 혜택을 누리려는 이른바 ‘체리피커’들이 급증하면서, 멤버십에 따른 수익 증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또한 제휴 카드로 받은 무료 숙박권이나 식사권이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등 본래 의도했던 고객 유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진정한 고객 로열티 확보를 위해서는 단순한 할인 혜택이 아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의
멤버십 프로그램 재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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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호텔업계
카드사·통신사와 제휴 멤버십 강화
호텔업계가 멤버십 제도 강화에 나섰다. 특히 주요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빠른 포인트 적립과 낮은 사용 문턱을 내세워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메리어트 본보이(Marriott Bonvoy)의 경우 전 세계 30개 이상의 브랜드, 9100여 개의 호텔을 보유해 포인트 사용처를 다양화했으며, 힐튼 아너스(Hilton Honors)는 전 세계 120개국 7600여 개 호텔에서 약 2억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하얏트는 76개국 1300여 개 호텔을 운영하며 포인트와 현금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를 도입했다.
항공사 마일리지의 경우 보상 항공권 한 장을 받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으나, 호텔 포인트는 훨씬 실용적이다. 메리어트나 힐튼은 1달러(USD)당 10포인트를 기본 적립해주고 있으며, 하얏트는 1회 투숙만으로도 포인트 3500점(비성수기)을 적립해 향후 무료 숙박이 가능하다.
이처럼 글로벌 호텔들의 적극적인 멤버십 확대에 국내 호텔들도 카드사, 통신사 등과의 제휴를 통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아코르와 함께 호텔 제휴 혜택을 선뵈는 우리카드는 지난 2023년 말 발급과 동시에 ALL 회원의 골드·실버 등급이 주어지는 신용카드 ‘ALL 우리카드 Infinite’와 ‘All 우리카드 Premium’을 출시했다. 반얀트리, 페어몬트, 소피텔, 노베텔, 이비스 등 40개 이상의 아코르 호텔체인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ALL 우리카드 Infinite’와 ‘ALL 우리카드 Premium’는 사용 시 ALL 리워드 포인트가 적립된다. ‘ALL 우리카드 Infinite’의 경우 2025년 기준 1만 4000 포인트의 ALL 리워드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연회비를 납부한 회원에 한해 등급 숙박일을 10박 추가로 제공한다. 아코르플러스 제공에 따른 기본 혜택 20박까지 포함하면 총 30박의 등급 숙박일을 인정받는 셈이다.
한편 힐튼은 지난 1월 초 롯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함께 프리미엄 카드 2종을 출시했다. 프리미엄 카드의 경우 연간 2400만 원 이상 사용 시 주말 무료 숙박권 2매와 함께 최상위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 혜택을 제공한다. 힐튼 인터내셔널의 헤더 라번 코브랜드 담당 부사장은 “새로운 여행 황금기를 맞아 한국 여행객들에게 전 세계 힐튼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독창적인 카드 옵션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호텔 멤버십
고객 취향 반영해 세분화·고도화
호텔업계가 선뵈는 멤버십 프로그램은 고객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바(Bar) 전용 멤버십이나 라이프스타일 멤버십 등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차별화에 나서는 추세다.
변화를 선도하는 곳 중 하나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프리미엄 웰니스부터 바(Bar) 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조이 드 비브르(JOIE DE VIVRE)’ 멤버십을 선뵈고 있다. 브론즈(880만원), 골드(1100만원), 다이아몬드(1500만원) 세 단계로 운영되며, 최상위 등급인 다이아몬드는 소피텔 피트니스 이용, 퍼스널 트레이닝 월 2회, 프로스치지 스위트 1박 무료 숙박권 등 가치와 품격을 겸비한 라이프스타일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페메종 주중 1일 1인 식사권과 자뎅 디베르 시그니처 룸콜 1일 이용권 등 미식 관련 혜택도 풍부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바(Bar) 멤버십의 강화다. 소피텔의 라티튜드32 바 멤버십은 골드(140만 원)와 플래티넘(200만 원)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됐다. 플래티넘 멤버십의 경우 프레스티지 스위트 룸 1박 무료 숙박권과 함께 위스키 12Y, 18Y 교환권, 바틀 드 로쉴드 샴페인 교환권 등 프리미엄 주류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레스토랑 5만 원 금액권 4매와 라티튜드32 장가식 이용권 3매도 포함된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시그니엘 부산도 멤버십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시그니엘 부산의 ‘시그니엘 컬렉션’ 멤버십(600만 원)은 프리미어 스위트 더블 오션뷰 객실 1박과 프리미어 더블 오션뷰 객실 2박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상품(200만 원)은 프리미어 더블 오션뷰 객실 이용권 2매와 레스토랑 식사권을 함께 제공해 럭셔리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글래드라이크 스위트 콤팩트’ 멤버십을 통해 연회비 150만 원으로 최상층 스위트 객실 숙박권 3매, 최대 4인 조식 및 미니바 무료, 야외 수영장 입장권 6매 등을 제공한다. 특히 8월 31일까지는 여름 성수기 추가 요금(1박당 15만 원 상당)을 면제해주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한편, 식음료 중심의 멤버십도 더욱 진화하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테이스트 바이 포시즌스’ 멤버십은 3단계 등급제(사파이어, 루비, 블랙 다이아몬드)로 운영되며, 최상위 등급인 블랙 다이아몬드(89만 원)는 호텔 내 레스토랑과 바, 베이커리에서 푸드 20% 할인과 주류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130만 원 상당의 다양한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리뉴얼 론칭 1주년을 맞아 5만 원 추가 지불 시 가족이나 친구 1인에게 파트너 카드를 발급해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는 ‘F&B 전용 멤버십 플레이버’를 통해 55만 원의 연회비로 4개 식음업장에서 최대 25% 할인을 제공한다. 또한 뷔페 패밀리아 주중 & 주말 2인 식사권 1매, 레스토랑 5만원 금액권 3매 등 385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서울드래곤시티의 ‘로얄 플러스’ 멤버십(120만 원)은 스카이킹덤 운카이 등 식음업장을 중심으로 혜택을 구성했으며, 특히 레스토랑 5만원 금액권 3매, 운카이 2인 식사권, 더 리본 디너 코스 2인 식사권 등을 제공한다.
웰니스와 피트니스 분야에서는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가 ‘티탄 피트니스’ 멤버십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150평 규모의 피트니스 센터에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운동기구 브랜드 테크노짐의 최신 유산소 및 웨이트 기구를 보유했으며, GX 프로그램으로 요가, 타바타, 필록싱, 아쿠아로빅, 줌바, 라인댄스, 스트레칭, 발렛핏 등 각 요일별 전문적인 그룹 수업을 마련해 뒀다.
문화·엔터테인먼트 혜택 역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스카이킹덤’을 중심으로 스파이 앤 파티룸 무료 이용권 3매, 킹스 베케이션 칵테일 2잔 이용권 등 엔터테인먼트 특화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호텔앤리조트가 무료 멤버십으로 운영하는 ‘롯데호텔 리워즈’는 롯데뮤지엄과 제휴해 플래티넘·골드 등급 회원 30%, 실버·클래식 등급 회원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6~7월에는 다니엘 아샴의 개인전 ‘서울 3024’ 관람권 2매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도 2025년을 맞아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인 ‘켄싱턴 리워즈’를 고객 중심 혜택으로 강화했다. 이번 개편은 실제 리워즈 회원 2000명을 대상으로 실행한 고객 조사 결과를 반영해 고객이 원하는 혜택으로만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또한, 포인트 적립 구조를 간소화해 사용 편의성을 높여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자 하는 ‘락인 효과’에 중점을 두고 기획됐다. 골드 등급 이상 등급별 주요 서비스 혜택은 식음업장 10% 혜택가, 웰컴드링크 제공, 주중 레이트 체크아웃 등으로 구성됐으며, 주중 객실 50% 혜택가, 객실 업그레이드, 조식 무료 1인 등 혜택이 담긴 쿠폰이 등급별 차등 지급된다. 여기에 전국 켄싱턴호텔앤리조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립식 포인트 제도인 ‘켄싱턴 포인트’도 새롭게 도입했다. 기존에 운영 중이던 이랜드 통합 포인트 ‘이포인트’를 동시에 적립할 수 있어 적립 혜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고객 경험 확대를 위해 간소화된 적립 구조와 다양한 혜택이 포함된 리워즈 프로그램을 고객 중심으로 리뉴얼했다.”며 “앞으로도 켄싱턴 리워즈 회원을 위한 전용 상품과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기본적인 부가 서비스도 강화됐다. 대부분의 호텔이 발렛파킹, 얼리 체크인, 레이트 체크아웃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가운데, 시그니엘 부산은 투숙객 전용 라운지 ‘살롱드 시그니엘’ 이용 혜택을, 파르나스 호텔은 V3 등급부터 클럽 라운지 및 피트니스 클럽 이용권을 제공한다. 특히 파르나스의 경우 5개 등급(클럽, V1, V2, V3, V4)으로 세분화해 등급별 포인트 적립률을 2%에서 최대 5%까지 차등 적용한다.
이처럼 최근 호텔 멤버십의 특징적인 변화는 혜택의 세분화와 고도화다. 기존에는 객실 할인이나 식음료 할인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프리미엄 주류 큐레이션부터 피트니스, 웰니스 프로그램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소피텔의 바 멤버십은 연회비 200만 원대에 프리미엄 위스키와 샴페인 교환권을 제공하고, 시그니엘은 600만 원대 멤버십에 스파 프로그램을 포함시키는 등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호텔들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 시도이자,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했다.
한편 국내 로컬 호텔들도 글로벌 체인 호텔들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멤버십 구축과 디지털 마케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직접 예약 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두드러진다. 코오롱 카푸치노호텔 김란화 세일즈 & 마케팅 지배인은 “100명이 호텔 웹사이트에 들어왔을 때 2명이 예약하던 것을 5~6명으로 늘리는 것이 멤버십의 핵심”이라며 “다국어 서비스와 실시간 응대, 맞춤형 혜택 제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호텔들은 맞춤형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한 재방문 유도와 직접 수익 창출에 주목하고 있다. 김 지배인은 부킹 엔진을 중심으로 한 통합 솔루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멤버십과 로열티 포인트 프로그램이 CRM과 연동돼 재방문을 유도하고, 최근에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까지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이를 통해 로컬 호텔과 독립 호텔도 글로벌 체인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멤버십 프로그램과 연계된 맞춤형 혜택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구글과 트립 어드바이저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연동을 통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예약부터 체크아웃까지 전 과정에서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함으로써 더욱 정교한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결국 호텔이 주도권을 가지고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는 김 지배인의 말처럼,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호텔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혁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체인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독자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데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고객이 선호하는 호텔 멤버십 선택 기준은?
‘접근성’과 ‘실질 혜택’ 중요
그렇다면 고객이 실제로 선호하는 멤버십은 무엇일까? 호텔 이용 고객들의 후기를 분석해보면, 멤버십 선택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접근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멤버십 이용자는 “A 호텔이 집 근처라 A호텔 멤버십을 제일 잘 쓰고 있다.”며 “집이 가까워 자주 갈 수 있는 위치의 호텔이 최고”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혜택의 활용도다. B 호텔의 멤버십 이용자는 “식음료 20% 할인이 만족스러웠다.”며 “다른 카페, 레스토랑 가는 것보다 약간 비싼 정도라 약속은 주로 B 호텔에서 많이 잡는 편”이라고 전했다. 특히 “생일 파티는 케이크 이용권, 가족 모임은 뷔페 이용권, 식사 모임은 식사권 등 다양한 바우처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반면 멤버십의 가성비 하락도 지적됐다. 한 이용자는 “예전엔 10장 주던 혜택이 5장으로 줄어 가성비가 확 떨어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다이아몬드 등급이라도 라운지 이용이나 레이트 체크아웃이 보장되지 않아 등급을 연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멤버십 선택 시 단순한 할인율이나 등급보다는 실제 이용 가능한 혜택과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연회비 대비 실제 사용 가능한 혜택의 가치를 꼼꼼히 따져보고,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멤버십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호텔들은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멤버십 혜택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포인트 양도나 바우처 선물하기 등 유연한 혜택 사용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회원 개인만을 위한 혜택이 아닌,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공유형 혜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멤버십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호텔들은 혜택 공유의 범위와 방식을 명확히 하고, 혜택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이는 멤버십의 본질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끊이지 않는 ‘체리피커’ 논란
기본 원칙 넘어선 과도한 혜택 요구하는 일부 회원 증가
한편 최근 호텔업계에서는 멤버십 혜택을 악용하는 이른바 ‘체리피커’들로 인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객실 업그레이드와 같은 우대 혜택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꿀팁’으로 공유되면서, 본래의 서비스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부 멤버십 회원들이 기본 원칙을 넘어선 과도한 혜택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호텔 멤버십의 객실 업그레이드 혜택은 기본적으로 ‘1단계 상위 객실 업그레이드’가 원칙이지만, 일부 고객은 이를 3~4단계까지 요구하며 수차례 메일을 보내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사례들이 온라인상에서 ‘성공 후기’나 ‘팁’으로 공유되면서 유사한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이용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원칙이나 원하는 대로 그 이상의 단계로 업그레이드를 받았다면 그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면 될 일이지, 굳이 팁이라며 공유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런 것들을 꿀팁으로 공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격이 비싸다고 항의는 할지언정 낸 돈 이상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도, 동행인 입장에서도 너무 불편하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체리피커’ 현상이 호텔의 멤버십 정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것을 하나하나 따져서 이득 본 기분을 얻는 사람을 타깃으로 한 게 호텔 마케팅이고, 호텔업계는 이런 요구를 센스 있게 대응해야 하는 산업군”이라는 한 이용자의 지적처럼, 호텔 입장에서는 고객 만족과 수익성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일부 호텔은 유료 멤버십을 폐지하는 움직임 또한 보이고 있다. KT에스테이트는 지난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셀렉티브 멤버십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셀렉티브 멤버십은 여러 호텔에서 폭넓은 혜택을 제공했지만, 낮은 할인율과 연회비 회수 목적의 가입자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 한화호텔앤리조트도 더 플라자 서울의 플래티넘 멤버십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내년부터는 아예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 대비 영업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멤버십 유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호텔들은 연회비를 올리고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추세다. 신라호텔은 신라S 연회비를 인상했고, 조선호텔도 클럽조선 연회비를 올리는 한편 객실 할인 바우처와 발렛파킹 횟수를 줄였다.
이에 멤버십 회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할인 혜택이 줄어 체감 비용이 높아졌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식 홈페이지 프로모션을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호텔 멤버십 제도와 제휴 카드사의 잇따른 혜택 변경으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유료 멤버십에 대한 가치 인식이 하락하면서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 ‘THE O’ 카드의 경우 지난 12월 31일부터 제휴 호텔을 A호텔에서 B호텔로 변경하며 체감 혜택이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객실 가격과 소비자 선호도 측면에서 A호텔이 월등했던 만큼, 가격 대비 효용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됐다.
호텔업계와 카드사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최근의 트렌드 속에서 기존 멤버십 정책의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멤버십 등급별 맞춤형 혜택 차별화 전략 강화
F&B·비즈니스 특화형 등급 신설로 고객 니즈 반영
호텔업계는 멤버십 프로그램의 수익성 악화와 체리피커 증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혜택 구조의 체계화다. 기존의 모호하고 자의적 해석이 가능했던 혜택들을 명확한 기준과 범위로 재정립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객실 업그레이드나 레이트 체크아웃과 같은 우대 혜택에 대해서는 ‘보장된 혜택’과 ‘상황별 제공 혜택’을 명확히 구분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최상위 등급 회원에게는 특정 혜택을 ‘보장’하는 대신, 그 범위와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고객의 과도한 기대나 요구를 방지하고, 호텔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두 번째로는 멤버십 등급별 차별화 전략의 강화다. 단순히 숙박 일수나 결제 금액만으로 등급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이용 패턴과 선호도를 반영한 맞춤형 혜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F&B 이용이 잦은 회원을 위한 ‘다이닝 특화형’ 등급이나,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비즈니스 특화형’ 등급 등을 신설하는 호텔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멤버십 관리 시스템 고도화도 주목할 만하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이용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모바일 앱을 통한 실시간 혜택 조회와 예약, 모바일 체크인/아웃 등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파트너십 확대도 눈에 띈다. 카드사, 항공사, 리테일 브랜드 등 다양한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멤버십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는 호텔 자체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제휴사와의 시너지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멤버십 운영의 투명성 제고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혜택의 세부 조건과 제한 사항을 명확히 공지하고, 정책 변경 시 충분한 사전 고지 기간을 두는 등 고객과의 신뢰 관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일부 호텔은 멤버십 관련 고객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를 마련하고, 정기적인 피드백 세션을 운영하기도 한다.
미래형 호텔 멤버십
단순 보상 넘어 브랜드 가치 높이는 핵심 요소로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멤버십 프로그램이 단순한 고객 보상 제도를 넘어, 호텔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고객들의 여행 및 숙박 패턴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멤버십 프로그램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단순히 숙박과 식음료 할인에 그치지 않고, 웰니스,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경험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부 호텔 체인들은 피트니스 클럽, 스파, 문화 공연 등과 연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선뵈고 있다.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가 멤버십의 새로운 표준이 되며 고객의 과거 이용 내역, 선호도,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해 맞춤형 혜택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멤버십’ 시스템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성과 ESG 가치의 반영도 중요한 트렌드로 꼽힌다. 친환경 실천에 동참하는 회원에게 추가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멤버십 혜택을 도입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로컬의 조화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글로벌 체인들의 표준화된 혜택과 함께,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로컬라이즈드 혜택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지역 특색을 살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멤버십 간 연계와 통합도 가속화되면서 호텔 체인 간의 전략적 제휴나 타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이 더 넓은 범위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슈퍼 멤버십’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고, 호텔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고객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멤버십 간 연계와 통합도 가속화될 것이다. 호텔 체인 간의 전략적 제휴나 타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이 더 넓은 범위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슈퍼 멤버십’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고, 호텔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